하예정이 허리를 펴고 아들에게 몇 마디 더 당부했다.몇 분 뒤, 전시우는 차를 몰고 집을 나섰다.전지섭은 뒷좌석의 어린이 카시트에 앉았다.꼬마는 어른들을 따라 나들이 가는 걸 좋아하여 어른들 차든 형과 누나들 차든, 그를 위해 마련된 어린이 카시트가 하나씩 설치되어 있었다.“형, 다른 형들은 언제 와?”“글쎄, 형이 아직 물어보지 않았는데.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어. 방학이 길잖아. 대학 다니는 형들은 아르바이트하러 갈 수도 있고.”전시우는 떠올렸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방학이 되면 전씨 그룹에 들어가 아르바이트했다.사장 노릇을 한 것이 아니라 가장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온갖 일을 다 했다.전씨 그룹 사람들은 그가 전씨 가문 도련님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처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을 때 회사 사람들은 그에게 공손하게 대하며 어떤 일도 함부로 시키지 못했다.그 사실을 눈치챈 전태윤은 일을 하나도 안 하면 월급이 없다고, 반드시 일을 해야만 월급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튿날부터 누군가 일을 안 시켜도 전시우는 스스로 일을 찾아 나섰는데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척척 해냈고 못 하는 일은 남에게 열심히 배웠다.그 뒤로 부잣집 도련님티를 전혀 내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본 직원들은 조금씩 그에게 일을 맡기기 시작했다.성인이 된 뒤에도 전씨 그룹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전시우가 몇 년 동안 일하며 쌓은 풍부한 실무 경험 덕분이었다.사회에 발을 내디딘 뒤로 전태윤 부부는 그를 자주 상류층 행사에 데리고 다니며 관성 재계의 거물들을 소개해 주었다.이는 그가 전씨 가문 도련님이라는 걸 세상에 알리는 자리이기도 했다.장차 전씨 그룹의 후계자가 될 사람이라고 말이다.사촌 동생들도 그와 같은 길을 걸었다. 전씨 가문의 아이들은 고등학교만 올라가면 방학 때마다 회사나 지사에서 경험을 쌓았다.물론 스스로 방학 아르바이트를 구해도 허락되었다.특히 전하연은 그쪽을 더 좋아했다. 그녀는 집안 어른들이 자신을 오빠들과는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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