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율은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그는 예지연의 소꿉친구임에도 늘 일보다 뒷전이었다.예지연의 마음속에서 자신이 대체할 수 없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선우율은 때때로 씁쓸했다.늘 일에 밀려난 기분이었으니까.자기 회사 사무실로 돌아온 선우율은 곧바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어머니가 전화를 받자 그는 도움을 청하기 시작했다.“엄마, 뜨개질할 줄 아는 사람 알아요?”은서윤이 의아해하며 말했다.“뜨개질? 그건 왜 묻는 거야? 한여름에 더워 죽겠는데 누가 뜨개질을 하냐.”“용정 형 때문에요. 그 형은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손수 스웨터를 떠서 설희 누나한테 주겠대요. 근데 지연이가 저한테 뜨개질할 줄 아냐고 슬쩍 물어보더라고요.”“지연이가 설희를 부러워하는 거군.”“용정 형이 설희 누나한테 스웨터를 떠 준다고 하는데 저도 할 수 있어요. 지연이가 남을 부러워하게 하는 꼴을 못 봐요.”은서윤이 대답했다.“용정 이 녀석, 무슨 생각이래. 돈 좀 써서 설희한테 새 옷 몇 벌 사 주면 될걸, 굳이 뜨개질을 손수 하겠다니... 할 줄이나 안대?”선우율이 말했다.“할 수도 있죠. 용정 형의 주위 분들은 다 능력 있는 분들이라 뜨개질쯤은 할 줄 알아도 이상할 게 없잖아요. 엄마, 뜨개질할 줄 알아요? 저 좀 가르쳐 주세요. 재봉도 좀 배워야 해요. 지연한테 앞으로 지연의 옷은 제가 다 만들겠다고 했거든요. 원단을 사다가 직접 디자인하고 직접 만들어서 선물하겠다고요.”은서윤이 말을 이었다.“아들, 허풍은 좀 그만 떨어. 다 배우고 나서 말해도 늦지 않잖아. 뜨개질 못 하는 주제에 예지연의 사계절 옷을 다 만들겠다고 하면 어떡해. 못하면 어쩌나, 그런 걱정은 안 해봤어? 근데 뜨개질은 배워볼 만하지.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 스웨터 하나 떠서 주는 것만 해도 정성이 대단한 건데 사계절 옷을 다 만들어 주겠다고? 그것도 손수? 쯧, 정말 가지가지 한다!”“엄마,이미 큰소리를 쳐 버렸어요. 미래의 며느리를 위해서라도 저 좀 도와주세요.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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