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Chapter 331 - Chapter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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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예수진이 침묵하면서 계단으로 내려갔다.한마디도 하지 않고 집중해서 층계를 하나씩 내리 디뎠다.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 일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다.여기서 버티지 못할까 봐 걱정되었다.그녀가 절반쯤 내려왔을 때 갑자기 한 그림자가 곁에 나타났다.예수진은 누가 왔는지 쳐다보지도 않았다.“데려다줄게.”귓가에 계지원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녀가 놀랄까 걱정되어 목소리를 잔뜩 깔고 말한 것이다.“됐어요.”예수진이 담담하게 대답했다.가장 필요하지 않는 사람이 바로 계지원이다.“수진아.”“계지원.”계단 입구에서 육은숙이 싸늘하게 불렀다.그녀의 손을 부축하던 계지원의 손이 허공에 멈췄다.예수진이 그것을 보고 코웃음을 쳤다.다행히 계지원에게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다.그녀가 쓰러져서 입원한 동안 계지원이 떠난 후 다시는 오지 않았던 때처럼 말이다.그는 정말 한 번도 실망시키지 않은 적이 없었다.한 번도… 그녀에게 어떤 기대도 주지 않았다.“잊지 마. 네가 어떻게 육씨 가문에 남게 되었는지.”육은숙이 뒤에서 계지원에게 경고했다.예수진은 그의 안색도 살피지 않고 차분하게 말했다.“본인이나 잘 챙겨요. 계지원.”계지원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그럴 능력이 없으면 주제넘게 굴지 말아요.”예수진이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걸으며 떠났다.그녀는 지금 이 순간 정말 피곤했다.마치 이 세계와 작별하는 것처럼 진이 빠졌다.육 씨 저택에서 나오자 웃음이 나왔다.자신이 엄청 대단해 보였다.그런 상황에서도 쓰러지지 않고 멀쩡하게 걸어서 나왔다.하지만 결국은 참지 못하고 축축하게 젖은 도로에 주저앉았다.육씨 저택에서 멀리 떨어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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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소이연의 재판이 아직 3일이 남았다.하지만 소씨 그룹에서 연간 행사를 조용히 치르지 않고 각 언론 매체에 보도되었다.그 사실이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소이연이 소송에 휘말렸지만 소씨 가문은 상관하지 않고 여전히 행사를 진행한다. 뉴스가 실검에 오르자 자연스럽게 곳곳에 논쟁이 벌어졌다.어떤 사람은 소씨 가문이 너무 냉정하다고 했다. 어쨌든 소이연은 소씨 가문의 큰 아가씨인데 그녀의 심정을 헤아리지 않았다고 말했다.어떤 사람들은 소이연은 워낙 소씨 가문과 사이가 안 좋고 그녀가 소씨 가문을 떠났으니 자신이 선택한 길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논쟁이 조금 커졌다.연간 행사일 저녁, 소씨 가문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유백희는 매체 앞에서 엄숙하게 말했다.“소이연은 19살부터 우리 가문과 인연을 끊었어요. 지금 그런 일을 저질러서 가슴이 아프지만 전혀 동정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선택한 길을 성실하게 가지 않고 굳이 나쁜 길을 고집한다면 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어르신, 소이연 씨가 19살 때 무슨 일로 소씨 가문과 관계를 끊게 되었습니까? 소이연이 미혼으로 아이를 낳아서 소씨 가문의 얼굴에 먹칠을 했습니까? 그래도 소씨 핏줄인데 그런 실수를 했다고 바로 매정하게 쫓아내다니 너무 냉정한 거 아닙니까?”기자가 의문을 제기했다.“그것뿐이 아닙니다. 소이연은 성품이 악랄하고 어른을 존중하지 않았으며 자기 남동생과 여동생을 괴롭혔어요. 그 해 소이연은 미혼인 몸으로 아이를 낳고도 잘못을 고치지 않고 점점 더 악랄하게 변해갔어요. 지금 한 짓거리들만 봐도 본성이 나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우리 소씨 가문이 호구도 아니고 왜 은혜도 모르는 인간의 편을 들어줘야 합니까? 사람마다 한계라는 것이 있습니다.”“제가 알기로는 소이연이 사업적으로 재능이 있고 능력도 출중하다고 들었어요. 디자인 실력 또한 놀라운 수준이죠. 지금 은하 그룹은 소이연의 인솔하에 반년 사이에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와 기세를 제압할 수 없는 장안 최대의 다크호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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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소나은이 주먹을 꽉 쥐고 가슴속에서 이글거리는 분노를 억눌렀다.그녀가 소 씨 가문에서 아무리 잘 보이려고 해도 결국은 소 씨 가문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완전히 소준환을 위해 노동하는 신세가 되었다.소나은이 싸늘하게 웃었다.그녀는 지금까지 손해를 보는 일은 한 적이 없다.소 씨 가문의 경영권을 손에 넣어야 소 씨 가문이 고통을 겪게 만들 수 있다.지금은 3일 뒤의 재판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소이연의 형량이 발표되는 즉시…소나은은 생각만 해도 통쾌했다.재판 전날 밤.소이연과 하지수는 사건에 필요한 준비를 전부 마쳤다.하지수가 서류를 챙기고 떠나려 할 때.“지수 씨.”소이연이 불렀다.그동안 자주 만나다 보니 이젠 많이 친해졌다.“네?”하지수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수진의 일에 대해 알고 있어요?”소이연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보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예수진과 연락이 되지 않았다.이 일이 그녀에게 얼마나 타격이 큰지 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그러니 예수진을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무슨 일이요?”하지수는 어리둥절했다.표정을 보니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순간 뭐가 떠올랐는지 이내 말했다.“수진이 요새 뭐 해요? 전에 일을 그만두고 이연 씨 재판을 돕겠다고 하던 애가 그림자도 보이지 않네요.”소이연이 입술을 오므렸다.그동안 두 사람의 친분을 봐서라도 예수진이 하지수한테만은 연락할 줄 알았다.“수진한테 무슨 일이 있어요?”소이연의 엄숙한 표정에 하지수가 조금은 당황했다.“수진은 육 씨 가문의 혈육이 아니에요.”소이연이 천천히 한 글자씩 말했다.“뭐라고요? 어떻게? 아저씨와 수진은 정말 똑같이 생겨서 남자 버전과 여자 버전이라고 말할 정도였는데요.”하지수는 전혀 믿지 않았다.이렇게 기괴한 일이 예수진에게 일어나다니 믿을 수 없었다.예수진처럼 활발하고 착하며 대범한 사람들은 대부분 운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런데 하느님이 어쩌면 이렇게 불공평할 수가 있단 말인가!소이연은 예수진의 일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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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나 돌아갈 수 없어.”예수진이 의기소침하게 말했다.“누가 돌아갈 수 없대? 너 육씨가 없어도 우리 자매들이 있잖아. 우리가 무슨 장식품이야? 예수진, 육씨 가문의 핏줄이 아닌 게 뭐가 대수냐? 하늘이 무너져?”예수진의 눈가에 눈물이 글썽거렸다.본래 휴대폰을 켤 생각을 하지 않았다.더는 소이연과 하지수한테 연락하려고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에게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소이연은 지금 소송에 휘말려 있고 육현경과의 사이도 복잡해서 전력으로 외환을 대처해야 한다.그런데 예수진 때문에 육씨 가문과 대적하면 그녀의 행복을 잃을까 마음이 불안했다.육현경과 소이연이 서로 사랑한다는 것을 진작에 알아챘다.하지만 수많은 장애물이 앞을 가로 막아서 서로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다.워낙 갈 길이 고단한데 예수진 때문에 마음을 쓰는 건 원치 않았다.하지수를 말하자면 그녀의 가정 환경도 매우 복잡했다.송 씨와 육씨 가문은 워낙 대대로 친분이 있고 송 부인과 육은숙은 사이 좋은 자매 관계로 매주에 서너 번은 만나는 사이다.하지수가 송씨의 며느리로서 가문에서 편들고 어느 정도 봐준다고 하지만 이런 상황은 오히려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었다.때문에 예수진은 본인 때문에 두 사람을 난처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혼자서 불행하면 충분하니 다른 사람까지 덩달아 불행하게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지금 예수진은 장안의 어느 낡은 동네에서 지낸다.그녀의 친어머니가 이곳에 살고 있다.그날 쓰러지고 깨어나 보니 이곳에 와 있었다.허름한 집은 거실 하나, 방 하나뿐이고 작고 지저분했다.가연은 그녀가 편하게 지낼 수 있게 깨끗한 시트로 갈아주고 자신은 거실에서 잠들었다.예수진은 거절하지 않고 감동하지도 않았다.그저 아무런 느낌도 없이 받아들였다.어제 저녁, 갑자기 한밤중에 문을 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예전의 예수진 같았으면 진작에 화들짝 놀랐을 것이다.하지만 이상하리만큼 차분했다.이젠 어떤 일에 닥쳐도 무관심이었다.과격하게 문을 두드린 후, 문을 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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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건드리지 마. 건드리지 마!”가연이 격동하며 울부짖더니 옆에 있던 의자를 들고 남자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남자가 당황했다.가연이 그에게 의자를 날릴 줄은 생각도 못했다.남자가 거세게 가연의 뺨을 후려쳤다. 힘이 어찌나 센지 그 한 방에 가연은 죽어버릴 것 같았다.그녀가 바닥에 쓰러진 후 한참이나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남자가 가연을 때린 후 예수진을 향해 다가왔다.“6000만 원 내가 줄게.”예수진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하, 계집년이 또 날 속이려고? 넌 네 어미랑 똑같이 썅년이야! 네 어미가 어디서 남자를 만나 갖고 너를 낳은 거야. 넌 왜 어미처럼 살지 않아? 나랑 같이 가서 며칠 밤만 몸을 팔자. 내가 돈을 받으면 다시는 너희 모녀를 귀찮게 하지 않을게.”“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가 줄 수 있다고!”예수진이 분노하며 큰소리로 외쳤다.조금은 공포스러웠다.마치 모든 원한을 이 순간에 다 터트리는 것 같았다.예수진이 갑자기 발악을 하자 남자는 조금 당황했다.남자 앞에서 가희는 심한 말을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가 찾아와서 돈을 달라고 할 때마다 구석에서 울기만 했었다.근데 지금은 감히 대들어?남자가 눈앞의 여자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생김새가 예전과 다른 것 같았다.그는 모녀와 산 적이 없어서 얼굴을 기억하지 못했다.“내일 준다고!”예수진이 다시 말했다.“내가 믿을 줄 알아? 내일 도망치면 어떻게 할까?”남자가 매섭게 말했다.“도망가면 날 때려서 죽여! 난 죽어도 그런 곳에 따라가지 않아!”예수진은 전혀 겁을 먹지 않았다.“내가 죽으면 넌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1원도 받지 못할 거야!”남자는 갑작스러운 기세에 겁을 먹었다.단호한 그녀의 모습을 보고 이를 악물었다.“내일 이 시간에 돈 가지러 온다. 돈을 준비하지 않으면 너와 네 어미는 죽을 각오를 해. 개수작 부리고 도망이나 치치 마. 네 어미가 몇 번이나 도망쳐도 실패했거든. 나 정말 때려 죽일 수 있어!”남자가 말을 마치고 씩씩거리며 나갔다.예수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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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어제 그 남자랑 무슨 사이예요?”예수진이 죽을 마시며 차갑게 물었다.관심이 아니라 어떤 사이인지 궁금했을 뿐이다.어제 같은 상황을 매일 마주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가연이 애써 눈물을 삼키며 말했다.“남편이야.”예수진이 그녀를 힐끗 보았다.“육씨 가문에서 나온 뒤, 아기를 데리고 시집가기가 어려웠어. 그래서 정직한 사람을 골라 시집간 거야.”그 인간이 정직하다고?“전에는 농사를 지으면서 정직하게 살았어. 사람이 성실하고 나를 싫어하지 않고 가희에게도 잘 대해줘서…”가연이 잠시 머뭇거리다 말했다.“그래서 내게 모은 돈이 있다고 했어. 그런데 그 돈을 본 이후로 사람이 완전히 돌변했어. 계속 나를 설득해서 시내에 집을 사고 장사하자고 했지. 내가 보기엔 그 사람이 적극적이고 열정도 있는 것 같아서 막지 않았어. 그런데 장사를 할 재목이 아니었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돈을 말아먹고 집을 내놓게 되었어. 그 뒤로 마약에 중독돼 갖고 성격도 난폭해졌어.”가연은 말하면서 눈물을 계속 흘렸다.“마약을 살 돈이 없으면 나를 때리고 욕하면서 계속 돋을 뜯어냈어. 돈을 다 써버려서 난 어쩔 수 없이 가사도우미로 일했지만 월급을 받으면 다 빼앗아갔어. 한번은 내 고용주 집에 찾아가서 소란을 피웠지. 난 가사도우미 일자리를 잃고 지금은 공사장에서 노가다 뛰고 있어.”“왜 이혼하지 않아요?”예수진이 물었다.“나도 생각해왔어. 근데 이혼해 주지 않아. 나를 때리고 협박하면서 이혼하면 바로 나와 가희를 죽인다고 협박해서 생각을 접었어. 가희를 데리고 도망도 쳤는데 번마다 잡혔어. 그럴 때마다 나와 가희는 미친듯이 복수를 당해서 지금은 건드릴 엄두가 나지 않아.”“경찰에 신고할 줄도 몰라요?”“신고해서 노동으로 회개를 했어. 하지만 나오면 더 난폭해지는데 무슨 소용이 있어? 1, 2 년 정도만 조용하게 살 뿐이야.”“그럼 장안을 떠나서 그 사람이 완전히 찾지 못하는 곳에 갈 생각은 안 해봤어요?”“난 평생 살면서 장안을 떠난 적이 없어. 다른 도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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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예수진은 무너지는 가슴을 추스렸다.문득 머릿속에 그녀를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이 스쳐 지나갔다.연락처를 뒤져보았지만 갑자기 전화를 걸 엄두가 나지 않았다.육현경, 소이연, 하지수…심지어 하도경까지 생각했다.그들에게 있어 손만 흔들면 바로 나오는 적은 돈이다.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이렇게 비참하고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고 더군다나 자신 때문에 난처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손가락을 움직여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었다.모든 자존심을 내려놓고 6000만 원을 빌려달라고 했다.하지만 다인이 단번에 거절했다.주기 싫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예수진을 돕지 말라는 협박을 받았다고 했다.그리고 다인의 입을 통해 모든 광고가 중단되었다는 것을 알았다.심지어 이미 촬영을 마치고 방영을 기다리는 드라마와 영화도 재촬영 하거나 AI로 얼굴을 바꾸어서 방영했다가 전부 하차했다.예수진은 철저하게 연예계에서 출연 금지를 당했다.다인의 말투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필경 예수진은 다인이 직접 키운 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인은 냉정했다. 연예계라는 게 원래 그랬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어떤 연예인을 오래 기억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배우의 길은 이젠 완전히 막혀버렸다.다인이 도와주지 않으면 다른 영화사와 협상할 자격도 없다.예수진은 한참 망설이다가 다른 번호를 눌렀다.“예수진?”통화가 금세 연결되었다.“진우 오빠.”예수진이 불렀다.왜 그한테 전화를 했는지 본인도 알지 못했다.솔직히 잘 아는 사이도 아니었다.지난번에 심씨 가족이 육씨 저택에 온 이후로 연습하는 동안 SNS로 연락했었다. 그때는 깊게 대화를 나누지 않고 평범한 친구처럼 지냈었다. 말하자면 그냥 깊은 관계를 유지하지 않았다.심씨 가문에서 육씨를 꺼리지 않으니 심진우가 자신을 도와준다고 해도 삶에 지장을 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리고 육은숙이 알아도 마음이 불쾌할 뿐 무리하게 심씨 가문과 눈살을 찌푸리지 않고 어느 정도 체면을 줄 것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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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머릿속에 갑자기 가연의 모습이 떠올랐다.삶에 짓눌려 늙어간 얼굴, 굳은살이 가득한 손.그렇게 가난하게 살면서 매일 그녀에게 영양죽을 끓여주었다.이상하게 눈물이 볼을 타로 흘러내렸다.평생 가연을 용서하지 않고 마음이 약해지지도 않으며 인정하지 않을 거라 여겼다.그런데 불과 보름만에 그녀의 생사를 걱정하고 있다.얼마나 울었을까?본인은 아무런 감각이 없는데 눈물은 계속 흘러내렸다.오후가 되었을 때 다인의 메시지를 받았다.만약 이 메시지를 받지 않았다면 중요한 시기에 뻔뻔스럽게 다른 사람을 찾아가지 않고 죽기를 기다렸을지도 모른다.그 메시지를 본 후 오랫동안 침묵했다.메시지 내용은 이랬다.“현재 연예계에서 모든 활동이 중단되었어. 하지만 아직 숨겨진 보석이 있어. 네가 원하면 찾아 가든지. 네가 사치스러운 생활에 익숙해져서 갑자기 아무도 없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거 잘 알아. 나도 수많은 연예인들이 각종 부정적인 뉴스 때문에 모든 것을 잃고 몸과 영혼을 파는 것을 많이 봐왔어. 그러니까 생각해 봐. 내가 감독님 번호를 줄 테니까 감독과 잘 상의해 봐. 얼굴은 드러내지 말고.”예수진은 매니저가 보낸 일련 번호를 물끄러미 쳐다봤다.그렇다고 다인이 자신을 모욕해서 에로 영화를 찍으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인은 그저 다양한 캐릭터들과 돈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연예인을 봤을 뿐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그녀를 최대한 돕는다고 생각했다.예수진이 손가락을 부들부들 떨며 전화를 걸었다.같은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 그녀의 상황이 얼마나 비참한지 알고 가격을 일부러 낮게 불렀다. 한 편의 영화를 9000만 원밖에 주지 못한다고 했지만 대답했다.얼굴을 내밀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세우자 감독도 허락했다.저녁 8시에 시사하기로 약속했다.그녀는 일어나서 공중 목욕탕에서 가서 샤워했다,비록 내부가 많이 낡았지만 이미 익숙해졌다.차가웠다 뜨거웠다 반복하는 물 온도와 곳곳에 쓰레기와 머리카락이 널려 있는 것도 익숙해졌다.그 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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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그녀는 휴대폰에 대고 말했다.“지수, 나 혼자 부딪쳐보고 싶어.”하지수가 하려던 말을 삼켰다.눈가에 계속 눈물이 글썽거렸다.“다들 날 걱정해 준다는 거 알아.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나 외에 누구도 도와줄 수 없어. 우리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면서 너도 내가 육씨 가문에 얼마나 정이 깊은지 알고 있을 거야. 내가 그 가문에서 태어난 것이 얼마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무도 없어. 돈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이 무너졌어. 지금 네가 도와주고 보호한다고 해도 내가 이 고통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겠어. 그러니까 똑같아.”“똑같지 않아. 너를 보면 적어도 내 마음이 편해. 네 힘으로 성장하고 싶은 심정은 알겠어. 그렇지만 우리 곁에 있다고 해서 성장할 수 없는 건 아니잖아. 과도한 관심이 싫으면 우리 아무것도 묻지 않을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나도 자존심이란 게 있어. 너희들의 은혜를 그냥 받아드릴 수 없어.”“예수진, 우리의 감정을 은혜라고 생각해?”하지수가 버럭 화를 내며 그녀를 나무랐다.“너무 소중해서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아.”“예수진.”“내가 살아있고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려고 전화를 받은 거야. 어느 날 정말 살기 힘들어질 때, 삶에 억눌려서 내 존엄이 바닥을 칠 때면 내가 먼저 찾을게!”“수진아!”“너희들은 내 마지막 퇴로야.”말이 끝나기 바쁘게 예수진이 전화를 툭 끊었다.하지수가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 이미 전원을 꺼버린 뒤였다.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소이연을 바라봤다.어찌해야 될지 몰랐다.예수진은 어디에 있는지 말하지도 않아서 그녀를 찾을 방법도 없었다.“이연 씨, 어떻게 해요?”소이연이 머리를 흔들었다.그녀도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다.예수진의 말을 따라야 할지 아니면 강제적으로 데리고 와야 할지 몰랐다.“수진은 지금까지 고생한 적이 없어요. 정말 밖에서 버티지 못할까 걱정돼요. 혼자 어떻게 버둥거리면서 산다고…”“혼자 직면하고 혼자 성장하려는 것이 다가 아니에요. 가장 중요한 건 우리한테 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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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그날 밤, 장안의 도로는 여전히 차들로 북적거렸다.예수진은 촬영 현장에 도착한 후 다시 휴대폰을 켰다.감독을 찾지 못해서 전화하려고 켠 것이다.감독이 그녀를 본 순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예수진이 그의 영화를 찍으러 올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정말 하늘에서 파이가 뚝 떨어진 격이다.출연료도 많지 않고 저 얼굴이 화면에 나온다면…분명 큰 돈을 벌 것이다.하지만 너무 서두르면 안 되었다.예수진이 적응이 된 후에 천천히 얼굴을 공개해도 늦지 않으니까.감독은 너무 기쁜 나머지 예수진에게 친절하게 대했다.“수진 씨, 먼저 가서 옷을 갈아입어요. 안에는 아무것도 입지 말고 가운만 걸치면 돼요. 걱정 마세요. 나왔을 땐 현장이 다 정리되어 있을 거예요. 오직 두 사진 작가와 나만 있을 겁니다.”붉게 부은 예수진의 눈을 보며 감독이 위로했다.“처음엔 부끄럽고 서먹할 수 있지만 내 요구에 따라서 하면 괜찮아요. 수진 씨의 몸매는 너무 좋아서 저기에 누워 있기만 해도 남자들이 코피를 흘릴 테니까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알았어요.”예수진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이런 영화를 찍게 되어서 운 것이 아니다.하지수와 통화를 한 후 관심 어린 말투에 가슴이 무너져 내려서 운 것이다.하마터면 자신의 곤경을 말해 버리고 이곳에 오지 않으려고 했다.감독은 여자 스태프에게 예수진을 데리고 가서 옷을 갈아 입히라고 했다.스태프는 예수진을 보고 조금 당황했다.탑 배우가 망한다면 이렇게 망가지는구나.문제는 활동 금지령을 받은 지 얼마되지도 않았다.역시 여자 연예인은 돈이 없어서는 안 되었다.돈만 준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그녀는 예수진이 옷을 갈아입는 것을 시중들었다.옷을 다 벗은 뒤 가운 한 장을 걸쳤다.하지만 예수진은 탈의실에서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다.이 지경까지 올 줄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솔직히 수많은 연예인들이 유명해지기 전에 다 남들이 알지 못하는 부끄러운 일들을 한다.‘원나잇’은 연예계에서 아주 흔한 일이고 현재 많은 탑 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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