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악연이야.”예수진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나랑 계지원은 첫 만남부터 잘못됐어. 그와의 모든 건 다 우연이야, 결혼까지도.”“그렇지 않을 수도.”소이연은 계지원이 그녀와 어렵게 함께 해서 예수진이 그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그녀를 쉽게 놓아주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한 사람을 사랑한다면 쉽게 놓아주지는 못한다.“너와 얘기하고 싶지 않아.”예수진은 더 이상 그녀와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그래, 좋은 소식 기다릴게.”“그러던지.”예수진에게 이혼이 바로 좋은 소식이었다.소이연도 더 이상 이 주제를 물고 늘어지지 않았다.“하연의 사진 좀 보내봐. 요 며칠 바빠서 가기는 어려워. 나 빨리 하연이 보고 싶어. 어떻게 보면 우리도 친척 사인데.”“친척? 잊을 뻔했네. 계지원이 육씨 가문 사람이라 하연이는 민이보다 어른이네.”예수진은 참 우스웠다.“응, 어른이지.”“친자식이 아니니 망정이지, 민이가 얼마나 억울하겠어. 이연아, 너 그거 알아? 하연이를 낳고 민이와 선을 볼가 생각했어. 민이는 정말 잘 생겼어. 현경 씨랑 너를 닮으면 정말 한 인물 할 거야.”“그런 생각은 하지 말아.”“우리 하연이가 부족해?”예수진은 발끈했다. 하연이도 어디 하나 빠지지 않았다.“보지도 못했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그럼 나이 차이가 많다고 생각하는 거야? 하연이가 세 살이고 민이가 열 살이잖아. 나는 괜찮아. 남자가 나이 많으면 더 자상해서 나는 더 좋아.”소이연은 예수진에게 근친은 결혼이 불가함을 어떻게 말할지 고민하다 결국 입을 열었다.“수진아, 계지원씨한테도 물어봐야지. 어떻게 생각하는지.”“왜 물어봐야 하는 거야? 하연은 내 딸인데.”“내 말 들어.”“...”“됐어, 나 일 있어. 너희 신혼 방해하지 않을게.”“신혼 아니라니까.”“끊을게.”예수진이 반박했으나 소이연은 듣지 못하고 전화를 끊었다.어이가 없어진 예수진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뭘 해야 할지 몰랐다.지금 너무 엉망이 되어 냉정하고 싶었지만 뭘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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