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현경은 결국 임아영의 병실에서 나왔다.떠날 때 임아영은 잠결에도 그의 손을 놓지 않아 육현경은 큰 힘을 써서야 벗어날 수 있었다.임아영이 깨든 말든 크게 상관하지 않고 그는 몸을 돌려 떠났다.그의 걸음은 천근처럼 무거웠다.3년이란 시간이 그에게는 한 차례 꿈만 같았다. 꿈에서 깨면 일어났던 모든 일에서 그는 도망갈 수 없었다.그는 한 병실 문 앞에서 걸음을 멈춰섰고 소이연이 침대에서 일어나 휠체어에 앉는 모습을 지그시 쳐다보았다.육민은 옆의 컴퓨터에 코딩을 치다가 소이연의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엄마?”“난 괜찮아, 할 거 해.”소이연은 아직 문 앞의 사람을 눈치채지 못하고 작은 소리로 육민에게 말했다.소이연은 침대에서 잠깐 눈을 붙였지만 사실 잠에 들 수가 없었다.마음속에 일들이 너무 많아 그녀는 숨조차 쉴 수 없었다. 그래서 잠시 휴식이 필요했다.그러나 휴식을 하면 할수록 잡념이 많았다.그래서 결국 견디지 못하고 육현경을 보러 간 것이었다.그녀는 지금 매 순간 그와 함께하고 싶었다.휠체어를 밀고 나가려던 때 그녀는 소파에 앉아 잠이 든 심문헌을 발견했다.그의 얼굴은 피로감이 가득했다.그는 정말 소이연이 마음이 약해 질만큼 그녀에게 진심으로 잘 대해줬다.그녀가 자신의 침대에서 큰 힘을 들여 이불을 가져 와 심문헌에게 덮어주었다.심문헌은 움직임을 느끼고 중얼거렸다.“이연 씨, 무서워 하지 말아요. 내가 지켜줄게요... 이연...”소이연은 마음이 아팠다.이승에서 그녀가 빚을 진 사람은 아마 심문헌일 것이다.그래서 더욱 그의 진심에 답할 수 없었다.그에게 이불을 덮어 준 후 소이연은 문 앞으로 다가가려 몸을 돌린 순간 육현경을 마주쳤다.그녀는 자신이 환각을 본 거라고 생각해 한 발자국도 다가가지 못했다.둘은 서로를 마주 보았다.그때 육민이 그들의 적막을 깨뜨렸다.“루카스, 일어났어요?”육민은 흥분하여 육현경에게 달려 나갔다.그런 육민을 육현경은 바라보았다.3년의 시간이 흘러 육민은 많이 자랐다.“그래, 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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