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알겠습니다.”경호원은 답한 후 곧바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그리고 잠시 후, 임유진은 경호원으로부터 소민준 어머니의 현 상황에 관한 자료를 전해 받았다.소민준의 어머니는 아직 투석해야 하는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신장이 꽤 나빠진 상태로 얼마 전부터 입원해서 보수적인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신장 치료에 필요한 모든 돈을 총합하면 대략 2천만 원으로 지금의 소씨 가문에게는 상당히 큰돈이 아닐 수 없었다.게다가 자료에 따르면 이미 4백만 원 정도 미납이 된 상태라고 한다.임유진은 자료를 훑어보며 지금 이 상황이 무척 웃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게 2천만 원은 당시 소민준의 어머니가 아무렇게나 내팽개치던 명품 가방값이었으니까.다음날.임유진은 소민준의 어머니가 입원한 병원으로 찾아왔다.병실 문을 열어보니 잔뜩 노래진 얼굴로 힘없이 병상에 누워있는 소민준의 어머니가 보였다.온몸에 명품을 휘감은 채 늘 턱을 한껏 치켜들며 임유진과 그녀의 배경을 깔아보던 여자가 지금은 병든 닭처럼 입을 조금 벌린 채 누워있었다.임유진은 소민준과 연애했을 당시 그의 어머니에게 잘 보이려고 가진 돈을 다 털어 비싼 가방을 선물했을 때의 일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그때 소민준의 어머니는 가방에는 손도 안 댄 채 미간을 사정없이 찌푸리며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이딴 것도 지금 선물이라고 주는 거니? 이걸 들고 나갔다가 창피라도 당하면 네가 책임질래? 민준이 얘는 대체 어디서 이런 급이 안 맞는 애를 데리고 와서는, 쯧쯧!”한때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던 부잣집 사모님이 지금은 그렇게도 깔보았던 일반 시민, 아니, 그것보다 더 밑바닥까지 내려가게 되었다.소민준의 어머니가 있는 병실은 4인실이라 꽤 시끄러웠다. 하지만 그렇게 시끄러운 와중에 소민준 어머니의 병상 쪽은 너무나도 썰렁하고 조용했다.임유진은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 병상 바로 옆에 멈춰 섰다.눈을 감은 채로 있던 소민준 어머니는 뭔가 느낀 듯 서서히 눈을 떴다. 그러다 눈을 완전히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