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Chapter 1671 - Chapter 1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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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1화

이정원의 안색이 한순간에 어두워지자 옆에 있던 남자 검사가 얼른 두 사이에 끼어들며 말했다.“조사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임유진 씨는 이만 돌아가 보셔도 됩니다.”임유진은 자리에서 일어선 후 아무 말도 없이 검사실을 걸어 나갔다.남자 검사는 임유진이 나간 후 곧바로 이정원을 바라보며 물었다.“오늘 왜 이래? 방금 건 지나쳤어. 우리는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사실만 가지고 판단해야 되는 거 모르는 거 아니잖아?”그러자 이정원이 팔짱을 끼며 씩씩거렸다.“제까짓 게 뭐라고, 어이가 없어서! 강지혁 와이프면 다야? 검사 알기를 개똥으로 알지 아주?”“네 말대로 임유진 씨는 강지혁 회장의 와이프야. 만약 임유진 씨가 정말 권건우 변호사와 그렇고 그런 사이라면 남편인 강지혁 회장이 가만히 놔뒀겠어? 임유진 씨가 아까처럼 고개를 빳빳이 들고 수사에 임했겠냐고.”그 말에 이정원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한편 임유진은 검찰청에서 나온 후 곧바로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버렸다. 기자들의 질문은 예상을 빗나가는 법 없이 뻔했다.다들 김승수의 사건보다는 권건우와 그녀 사이의 일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다행히 강지혁이 붙여둔 경호원들이 제때 다가와 임유진의 앞을 막아서며 기자들이 그녀에게 다가가지 못하게 했다.하지만 그때 기자 한 명이 큰소리로 외치며 임유진에게 질문을 던졌다.“임유진 씨, 라온시에서 평범한 변호사로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이름 있는 스타 변호사가 된 것에 권건우 변호사가 깊게 연관이 되어있다고 하던데 맞습니까? 그리고 따님인 강선현 양도 사실은 강지혁 회장이 아닌 권건우 변호사 사이에서 낳은 딸이라고 하는 말도 있던데 이에 관해 얘기 좀 해주세요!”임유진은 그 말에 발걸음을 우뚝 멈추더니 고개를 돌려 차가운 눈으로 기자를 바라보았다.“사과하세요.”“네?”기자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되물었다.“아무런 증거도 없이 그런 말 하는 거 엄연한 명예훼손이에요. 그러니 지금 당장 제 스승님과 제 딸에게 사과하세요.”“제 말이 틀렸다면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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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2화

“회, 회장님... 저는... 그, 그런 뜻이 아니라...”기자는 버벅거리며 조심스럽게 말을 내뱉었다.조금 전까지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대며 신나게 사진을 찍던 기자들은 강지혁이 남자 기자를 무력으로 제압하는 걸 뻔히 보면서도 누구 한 명 말리려 들지 않았다. 심지어 하나둘 카메라를 아래로 내리기까지 했다.하긴 GH 그룹의 강지혁 회장의 얼굴을 누가 감히 찍을 수 있을까. 어설픈 객기로 덤볐다가는 언론사에는 물론이고 S 시에 두 번 다시 발을 들이지 못하게 될 것이 뻔한데.“할 말은 그게 끝인가?”강지혁의 차가운 목소리가 조용한 공기를 뚫고 울려 퍼졌다.“잘 들어. 강선현은 나 강지혁의 딸이고 내 부인이 어떤 사람인지는 남편인 내가 제일 잘 알아. 만약 이 시간 이후로 내 부인과 내 딸에 관한 말도 안 되는 기사가 하나라도 올라오면 그때는 강씨 가문을 적으로 두겠다는 것으로 간주할 거니까 행동 똑바로 하는 게 좋을 거야.”강지혁의 경고는 바닥에 깔린 기자뿐만이 아니라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기자들에게도 향해 있었다.기자들은 말 한마디 못한 채로 가만히 서 있다가 강지혁이 임유진을 데리고 자리를 벗어나고서야 한숨을 돌리며 긴장을 풀었다.강지혁에게 밟혔던 기자는 만신창이가 된 채로 자리에서 슬금슬금 일어나더니 얼굴을 가리며 주차장 쪽으로 홀연히 사라졌다.“행동 똑바로 하기는 무슨. 그렇게 당당한 양반들이 왜 해명을 안 해? 내가 기사를 어떻게 쓰는지 한번 두고 봐!”기사는 구시렁거리며 차량 문을 열었다.하지만 막 차에 타려던 그때 갑자기 검은 양복 남자들이 나타나더니 그의 양팔을 덥석 잡아버렸다.기자는 그들이 아까 강지혁의 뒤에 있었던 경호원들이라는 것을 빠르게 알아채고는 공포에 질린 얼굴로 물었다.“왜, 왜 이래요?”조금 전 일은 강지혁에게 한번 밟힌 것으로 끝이 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하긴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S 시의 꼭대기에 군림한 남자가 고작 발길질 한 번으로 놓아줄 리가 없었다.그 시각 강지혁과 함께 차에 올라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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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3화

“어떤 결말을 원하는데? 말만 해.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강지혁이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임유진은 강지혁의 말에 눈을 두어 번 깜빡였다. 말하는 것이 꼭 그녀가 원하는 게 아무리 말이 안 되는 거라고 해도 꼭 들어줄 것 같았다.“내가 어떤 걸 요구할 줄 알고. 만약 내가 죽여달라고 하면 그렇게 해줄 거야?”임유진이 장난스러운 말투로 물었다.“그게 네가 원하는 거라면 그렇게 해줄게.”강지혁의 얼굴은 진지했다. 조금의 농담도 들어있지 않는 그런 눈빛이었다.“아니야. 안 원해!”임유진은 덜컥 겁이 나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그냥 장난 좀 쳐본 거야. 혁아, 나는 네가 나 때문에 손에 피를 묻히는 걸 원하지 않아. 그러니까 다시는 그런 말 하지 마. 절대 안 돼! 알았어?”진지한 그녀의 말에 강지혁은 잠시 빤히 바라보더니 이내 입꼬리를 올리며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그래, 알겠어.”...소민아는 요즘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즐겁고 또 행복했다.김승수가 임유진과 권건우를 고소한 일로 인터넷이 한바탕 난리가 났으니까.GH 그룹에서 인기 검색어에 오른 기사들을 이미 발 빠르게 다 내리기는 했지만 김승수가 SNS 곳곳을 돌아다니며 불을 지피는 바람에 논란은 계속해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그리고 오늘도 역시 김승수는 또다시 SNS에 동정 여론을 얻을 게시물을 올렸다.내용은 당시의 사건 뒤로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처참하게 무너졌는지와 그게 다 임유진과 권건우가 짜고 쳐서 그렇다는 전과 다를 것 없는 뻔한 레퍼토리였다.해당 게시물은 2시간 전에 올라온 게시물이고 소민아는 게시물이 올라온 직후에 바로 확인했기에 당시에는 아직 댓글이 많지 않았다.그래서 그녀는 2시간 정도를 기다린 후 다시 게시물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임유진을 향한 각종 비난과 질책의 댓글들을 보러 말이다.소민아는 김승수가 결과적으로 싸움에서 패한다고 해도 상관이 없었다. 그녀의 목적은 임유진의 명성이 바닥으로 떨어지면 되는 거였기 때문에.임유진을 향한 잡음이 끊이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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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4화

게다가 권건우의 부인은 개인 SNS를 이용해 김승수에게 다른 목적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고 하며 또 무명 변호사가 피해자를 위해 정의를 실현할 때마다 이런 오명을 뒤집어쓰게 되면 정의로운 변호사가 점점 적어질 거라는 말을 내뱉기도 했다.변호사 협회와 재판장, 그리고 권건우 변호사 부인의 발언은 큰 파장을 몰고 왔고 이내 인기 검색어에까지 오르게 되었다.김승수의 말만 듣고 임유진을 질타하던 네티즌들은 변호사들의 확실한 증거와 분석 아래 점차 임유진을 옹호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여론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수많은 변호사들이 앞으로 김승수의 의뢰는 절대 받지 않을 거라며 대놓고 소리를 높였다. 라온시 뿐만이 아니라 S 시의 변호사들까지 말이다.그때 한 네티즌이 임유진이 당시 라온시에서 참여했던 재판의 영상들을 풀었고 사람들은 매번 논리정연한 말로 상대 변호사를 압도하는 그녀의 모습에 열광의 댓글을 달았다.[미친, 나 팬 될 것 같아. 완전 내 스타일이야.][어쩜 말을 저렇게 조리 있게 잘하지? 나도 연습하면 저렇게 되려나?][얼굴도 예쁘고 직업도 좋고 남편은 재벌에 예쁜 아들딸까지, 이거 완전 다 가졌잖아. 부럽다...]그리고 몇 시간 후 인터넷에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는데 그 사진으로 사람들은 완전히 임유진 쪽으로 돌아서게 되었다.네티즌이 올린 사진은 바로 임유진이 소민아가 눈독 들였던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강지혁과 나란히 파티장 한가운데 서 있는 사진이었다.사진 속 임유진은 달콤한 미소를 머금은 채로 강지혁을 보고 있었고 강지혁 또한 임유진의 곁에 서서 손을 잡으며 그녀에게 다정한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이 사진을 보고 누가 강지혁과 임유진 사이를 의심할 수 있을까.더군다나 잔인하고 무섭기로 소문난 그 GH 그룹의 강지혁이 이런 얼굴을 하고 있으니 믿고 싶지 않아도 믿을 수밖에 없었다.소민아는 사진 속 두 사람을 보며 질투심이 극에 달하는 것이 느껴졌다.“왜! 왜 노인네랑 그런 소문까지 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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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5화

소민영의 머리는 윤기가 흐르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많이 푸석해졌고 헤어스타일도 따로 없이 머리끈 하나로 질끈 묶기만 한 것이 다였다.소씨 남매는 저택 바로 앞에 차량이 멈춰서자 곧바로 실랑이를 멈췄다.임유진은 차에서 내린 후 두 사람을 바라보며 물었다.“나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있어?”소민영은 그 말에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눈을 똑바로 뜨고 말했다.“넌 우리 오빠가 널 구해줬는데 달랑 치료비만 내주면 다야? 그게 생명의 은인을 대하는 태도야?”그녀는 더는 무서울 게 없는지 이제는 최소한의 존댓말도 쓰지 않았다.소민준은 한숨을 한번 쉬더니 이내 다치지 않은 손으로 소민영의 팔을 잡아당겼다.“내가 보상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어. 그러니까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빨리 집으로 가자!”“오빠, 우리 지금 돈 필요해! 그 손으로는 적어도 한 달은 일을 못 할 텐데 엄마 병원비는 어떻게 마련하려고? 내 수입만으로는 다음 달 월세 내는 것도 빠듯해!”소민영의 말에 소민준은 난감한 기색을 표하며 이를 꽉 깨물었다.“돈이 필요해서 찾아온 거야?”임유진이 물었다.“그래, 돈 때문에 왔다. 오빠가 보상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어떻게든 줬어야지. 치료비만 내주고 입 싹 닫아버리면 어떡해?!”소민영은 질투심이 가득 어린 눈빛으로 임유진을 바라보았다.인생사 참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람의 처지는 상당히 많이 달라져 있었다.소민영이 그렇게도 무시하고 조롱했던 임유진은 지금 강씨 가문의 안주인으로 들어가 온갖 호사를 다 누리고 있고 임유진을 늘 자기 아래라고 여겼던 소민영은 지금 제일 밑바닥에서 돈에 허덕이고 있으니 말이다.당시 임유진이 출소하고 환경미화원으로 취직했을 때 소민영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녀를 한껏 조롱하고 또 비웃었다.하지만 상황이 바뀐 지금, 소민영은 식당에서 일하고 있고 한쪽 다리를 저는 것 때문에 홀이 아닌 작은 주방에 갇혀 설거지 담당만 하고 있다.“알았어. 줄게.”임유진은 순순히 알겠다고 했다.돈을 주는 것으로 소민준에게 진 목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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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6화

“네, 알겠습니다.”경호원은 답한 후 곧바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그리고 잠시 후, 임유진은 경호원으로부터 소민준 어머니의 현 상황에 관한 자료를 전해 받았다.소민준의 어머니는 아직 투석해야 하는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신장이 꽤 나빠진 상태로 얼마 전부터 입원해서 보수적인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신장 치료에 필요한 모든 돈을 총합하면 대략 2천만 원으로 지금의 소씨 가문에게는 상당히 큰돈이 아닐 수 없었다.게다가 자료에 따르면 이미 4백만 원 정도 미납이 된 상태라고 한다.임유진은 자료를 훑어보며 지금 이 상황이 무척 웃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게 2천만 원은 당시 소민준의 어머니가 아무렇게나 내팽개치던 명품 가방값이었으니까.다음날.임유진은 소민준의 어머니가 입원한 병원으로 찾아왔다.병실 문을 열어보니 잔뜩 노래진 얼굴로 힘없이 병상에 누워있는 소민준의 어머니가 보였다.온몸에 명품을 휘감은 채 늘 턱을 한껏 치켜들며 임유진과 그녀의 배경을 깔아보던 여자가 지금은 병든 닭처럼 입을 조금 벌린 채 누워있었다.임유진은 소민준과 연애했을 당시 그의 어머니에게 잘 보이려고 가진 돈을 다 털어 비싼 가방을 선물했을 때의 일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그때 소민준의 어머니는 가방에는 손도 안 댄 채 미간을 사정없이 찌푸리며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이딴 것도 지금 선물이라고 주는 거니? 이걸 들고 나갔다가 창피라도 당하면 네가 책임질래? 민준이 얘는 대체 어디서 이런 급이 안 맞는 애를 데리고 와서는, 쯧쯧!”한때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던 부잣집 사모님이 지금은 그렇게도 깔보았던 일반 시민, 아니, 그것보다 더 밑바닥까지 내려가게 되었다.소민준의 어머니가 있는 병실은 4인실이라 꽤 시끄러웠다. 하지만 그렇게 시끄러운 와중에 소민준 어머니의 병상 쪽은 너무나도 썰렁하고 조용했다.임유진은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 병상 바로 옆에 멈춰 섰다.눈을 감은 채로 있던 소민준 어머니는 뭔가 느낀 듯 서서히 눈을 떴다. 그러다 눈을 완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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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7화

임유진은 할 일을 마친 후 병원 입구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고 경호원도 그녀의 뒤를 따랐다.그런데 병원을 막 나가려던 그때 누군가가 뒤에서 그녀의 이름을 크게 부르는 것이 들렸다.“유진아! 잠깐만!”임유진이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자 소민준이 헐레벌떡 뛰어오는 것이 보였다.경호원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소민준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제지했다.“유진아, 잠깐 시간 좀 내줄래? 할 얘기가 있어.”“해.”경호원은 임유진의 시선을 받은 후 그제야 소민준을 막고 있던 손을 거두어들였다.“우리 엄마 병원비 한꺼번에 다 내준 거 너지?”“응.”“그리고 혹시 몰라 2천만 원이나 더 넣어준 것도 너고.”“응.”“...왜? 왜 그랬어? 나도 우리 집도 아직 원망하고 있잖아.”“그래, 예전에는 그랬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이제는 별다른 감정이 안 들어.”임유진은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너희 어머니 병원비를 내준 건 너한테 빚 갚는 셈 치고 싶어서야. 서로 빚진 게 없어야 더 이상 만나는 일도 없을 테니까.”소민준은 그 말에 순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들었다. 얽히고 섞인 그 감정 중에는 죄책감도 있었고 실망감도 있었고 후회도 있었다.이렇게 가까이에 있는데도 소민준은 어쩐지 임유진과의 거리가 무척이나 멀게 느껴졌다.사람은 높은 곳에 올라가면 안 좋았던 과거들은 자연스럽게 잊는다더니 지금의 임유진이 딱 그러해 보였다.그녀는 어느샌가 제일 꼭대기까지 올라가 있었고 반대로 소민준은 점점 더 밑바닥으로 내려가 있었다. 그래서 그는 이제 그녀의 원망조차 살 자격이 없어졌다.“나는 정말... 보상 같은 걸 받으려고 널 구한 게 아니야.”소민준이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알아.”그가 뭘 노리고 한 게 아니라는 건 이미 CCTV로 충분히 확인됐다.“세령이가 애령 씨를 죽인 진범이었다는 걸 알게 된 뒤에 널 찾으러 가려고도 했어. 그런데 하필이면 그때...”소민준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내 진심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임유진을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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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8화

소민준은 저도 모르게 몇 걸음 앞으로 다가가 조금 더 임유진과 가까워지려고 했다. 하지만 곧바로 다시 경호원의 손에 의해 막혀버리고 말았다.‘이제는 너와 가까이 있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거야...?’임유진의 손을 잡고 싶었지만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너무 멀었다.소민준은 한때 임유진을 위해서라면 집안의 반대도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머니가 못마땅해하는 걸 알면서도 억지로 두 사람을 만나게 했다. 하지만 잘해볼 틈도 없이 그는 그 스스로의 손으로 임유진과의 사이를 박살 냈다.“유진아, 나는 진심으로 널 사랑했어...”소민준은 이 말을 내뱉으며 서서히 앞으로 손을 뻗었다.하지만 임유진은 그의 손을 보고도 꿈쩍하지 않았다. 이제는 그가 뭐라고 하든 아주 조금의 동요도 일지 않았으니까.“과거 일일 뿐이야. 나는 이제 네 사랑이 달갑지 않아.”임유진은 말을 마친 후 아무런 미련도 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그리고 경호원도 곧바로 임유진의 뒤를 따랐다.소민준은 가만히 자리에 선 채로 임유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그녀가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천천히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임유진은 그를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또 이제는 그의 사랑이 달갑지 않다고도 했다.소민준은 살면서 두 번의 사랑을 했다. 첫 번째 사랑은 채 피어나기도 전에 그의 손으로 완전히 망가트려 버렸고 두 번째 사랑은 그의 집안을 송두리째 지옥으로 밀어 넣었다.그래서 이제 그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하하... 하하하....”소민준은 실성한 듯 웃으며 두 손을 꽉 말아쥐었다. 손톱이 살갗을 파고드는 느낌이 생생하게 전해져 왔다.하지만 아픔을 느끼면서도 그는 손을 풀지 않았다. 이렇게 해야만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소민준이 고개를 떨군 채로 있던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소민영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휴대폰을 집어넣고 있었다.그녀는 소민준과 임유진이 대화하는 걸 전부 다 지켜보았고 그걸 카메라에 담기까지 했다.소민영이 찍은 사진 중에는 경호원이 교묘하게 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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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9화

“이거 안 놔? 당신들 이거 범죄야! 알아?!”소민영이 큰 소리로 떠드는 바람에 병원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소민준 역시 그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소민준은 동생이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걸 보더니 빠르게 이쪽으로 뛰어왔다.“당신들 뭐야? 내 동생한테 지금 뭐 하는 짓이야?!”“당신 동생이 휴대폰을 순순히 넘기지 않아서 어쩔 수 없었어.”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소민준을 바라보며 말했다.“내 동생이 왜 휴대폰을 당신네들한테 넘겨줘야 하는데?!”소민준이 큰소리로 외쳤다.“찍어서는 안 될 걸 찍었으니까.”싸늘한 목소리가 소민준의 바로 뒤에서 울려 퍼졌다.소민준은 목소리의 주인을 알고 있다. 듣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치는 이 목소리는 뒤를 돌 것도 없이 강지혁의 목소리였다.소씨 가문을 하루아침에 무너트린, 현재 임유진이 사랑하는 바로 그 남자 말이다.소민준은 아주 천천히 몸을 돌렸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근처를 왔다 갔다 하던 환자들과 병원 관계자들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오직 강지혁의 모습만 보였다.그의 경호원들이 사람들을 통제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역시 강지혁이라고 해야 할까, 촌각을 다투는 병원 안에서 이렇게도 간단히 사람들을 물릴 수 있으니 말이다.소민영의 휴대폰을 들고 있던 경호원은 곧바로 강지혁의 곁으로 다가와 그녀의 휴대폰을 건넸다.따로 비번이 설정되어있지 않아 강지혁은 쉽게 앨범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강지혁은 입꼬리를 올린 채 손을 아래위로 움직이며 소민영이 방금 찍었던 사진들을 하나하나 다 확인했다.분명히 웃고 있는 얼굴이었지만 눈빛은 음산하기 그지없었다.“네 눈으로 직접 봐봐. 네 동생이 뭘 찍었는지.”강지혁은 휴대폰을 소민준에게로 던져버렸다.소민준은 그의 말대로 휴대폰을 확인하더니 곧바로 얼굴을 굳히며 소민영을 바라보았다.“너 이게 무슨... 이건 대체 왜 찍었어?”소민영은 차마 얼굴을 마주 보지는 못하고 시선을 옆으로 돌리며 낮게 중얼거렸다.“그냥... 그냥 별 뜻 없이 찍은 거야.”“뭐라고? 별 뜻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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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0화

소민준은 그 말에 몸을 움찔 떨었다.“다... 듣고 있었습니까?”강지혁의 얼굴은 이대로 주변을 다 얼려버릴 수 있을 정도로 무척이나 냉랭했다.“만약 내 경고를 무시하고 또다시 유진이 주변에서 얼쩡거리거나 쓸데없이 엮이려고 들면 그때는 지금보다 더한 지옥이 있다는 걸 똑똑히 알게 해줄 거야.”소민영은 자신에게 하는 말이 아닌데도 몸이 얼어붙으며 손이 덜덜 떨렸다. 꼭 무지막지한 맹수에게 위협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그런데 정작 경고를 받은 소민준은 오히려 여유롭게 웃어 보였다.“그러니까 나랑 유진이가 얘기를 나눌 때부터 쭉 근처에 있었다는 소리네요? 그런데 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까? 유진이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려고? 아니면... 혹시 무서웠던 건가?”강지혁의 눈빛이 점점 더 살벌해졌다.“유진이가 나를 불쌍하게 여기고 나아가 다시 나를 좋아하게 될까 봐 무서웠습니까?”소민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강지혁은 거칠게 그의 멱살을 잡았다. 얼마나 세게 잡았는지 소민준은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유진이가 다시 널 좋아해? 네까짓 걸? 말도 안 되는 소리인 걸 네 스스로도 알고 있지?”강지혁은 코웃음을 치며 손에 힘을 더 세게 가했다.“넌 유진이 목숨을 구한 게 아니면 나와 유진이 앞에 서 있지도 못했어.”소민준은 점점 더 숨이 막혀오자 본능적으로 버둥거리며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힘을 줘도 강지혁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갑자기 숨통이 트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온몸이 바닥으로 털썩 내려앉았다.소민준은 강지혁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후 연신 기침을 내뱉으며 숨을 크게 몰아쉬었다.누군가의 살기를 느낀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강지혁은 더러운 걸 털어내듯 손을 툭툭 털고는 소민준을 내려다보았다.“날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니까.”그는 말을 마친 후 바로 발걸음을 돌렸다.경호원들은 소민준과 강지혁이 대치하는 동안 사진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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