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Chapter 1691 - Chapter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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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1화

임유진은 율이가 컴퓨터 쪽으로 재능을 보인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강지혁에게서도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어른 못지않은 컴퓨터 조작 실력을 갖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듣기도 했고 말이다.하지만 설마 김승수의 녹음 파일까지 입수하고 전시회장 모니터를 해킹해 그걸 틀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인 건 몰랐다.율이는 고개를 들며 강지혁과 똑 닮은 눈빛으로 마치 칭찬을 기다리듯 임유진을 빤히 바라보았다.이에 임유진은 놀란 마음을 잠시 잠재우고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제대로 된 칭찬을 해줬다.그리고 율이는 그녀의 칭찬에 기분이 좋은 듯 슬며시 입꼬리를 위로 말아 올렸다.임유진은 소민아가 김승수를 이용해 이런 짓을 벌인 것에 대해서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소민아는 그녀가 강지혁의 죽은 아내라는 걸 알고 나서도 대놓고 적대감을 드러냈었으니까.경찰들은 소민아와 김승수 두 사람 다 경찰차에 실어 서에 연행해갔다.임유진도 당사자라 당연히 서로 가서 진술서 작성에 협조해야 했고 강지혁은 임유진이 가는 곳이라면 무조건 따라가는 사람이라 자연스럽게 함께 가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임유진은 가기 전에 현이와 율이, 그리고 소안나를 경호원에게 부탁하며 저택으로 데려가 달라고 했다.소안나는 소민아가 연행된 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창백한 얼굴로 자신의 치마 밑단을 꽉 말아쥔 채 고개만 푹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경찰 아저씨가 엄마를 데리고 가버렸어... 엄마가 한 나쁜 짓을 사람들이 다 알아버렸어. 이제 어떡하지...? 회장님이 엄마를 엄청 미워할 텐데 그럼 나도 미워하게 되는 건가? 나는 더 이상 회장님 딸을 할 수 없게 되는 건가...?’소안나는 지금 걱정으로 머리가 꽉 차 있었다.한편 현이는 경호원을 따라 전시회장 밖으로 나가다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다시 안으로 들어와 사람들 틈을 두리번거렸다.“현아, 왜?”임유진이 다가와 물었다.“뭐 찾아?”“아까 피아노 쳤던 남자애가 없어졌어.”현이가 속상한 듯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아직 못 나눈 얘기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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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2화

남자아이는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자신의 양손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아까 전시회장에서 현이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나는 현이야. 강선현! 나중에 나랑 꼭 함께 연주해줘. 알겠지?”‘그 아이랑 함께 연주하면 나도 피아노가 재밌어지려나...?’“오늘 어땠어?”운전석에 앉은 여성이 물었다.“뭐... 그력저럭 괜찮았어요.”남자아이는 담담한 목소리로 대꾸했다.다른 사람이 들으면 아이가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남자아이는 평소에 ‘재미없었어요.’ ‘별로였어요’라는 입에 말을 달고 살았기에 이 정도면 상당히 즐거웠다고 해석할 수 있었다.“그래?”여성은 그 말에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엄마도 오늘 너무 즐거웠어.”다년간 죽은 줄로만 알았던 사람이 멀쩡하게 잘살고 있는 걸 봤는데 어떻게 즐겁지 않을 수 있을까.‘아무렴 잘살고 있어야지. 그래야 나중에 가진 걸 잃었을 때 더 많이 아파하고 더 고통스러워하겠지. 임유진, 너도 얼마든지 꼭대기에서 추락할 수 있어.’“원아, 아까 너랑 얘기했던 여자애 어때? 마음에 들어?”여자의 말에 아이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여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원이가 그 애를 좋아하든 안 좋아하든 둘이 친구가 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임유진이 경찰에 협조하고 있던 그때 밖에서는 그사이 소식을 전해 들은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김 기사한테 차를 다른 곳에 대라고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강지혁이 조사실에서 나온 임유진에게 말했다.“알겠어. 혁아, 나 잠깐 화장실 좀.”“그래.”임유진이 화장실로 들어간 후 강지혁은 벽에 기대 그녀를 기다리며 몇 분 전에 경찰과 나눴던 얘기를 곱씹어보았다.경찰은 그에게 김승수와 소민아 모두 사람 모두 청소부를 고용해 화분을 떨어트리게 한 사건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며 즉각적으로 부인했다고 했다.물론 거짓말일 수도 있지만 한 번 더 조사해볼 필요는 있었다. 어쩌면 임유진을 해하려고 하는 또 다른 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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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3화

하지만 말을 내뱉으려던 그때 화장실 문이 열리며 임유진이 안에서 걸어 나왔고 이에 강지혁은 곧바로 시선을 돌려 임유진을 바라보았다.분명히 1초 전까지만 해도 싸늘하기 그지없던 눈이었는데 임유진을 보자마자 날카로운 눈이 풀리더니 금세 따뜻함으로 채워져 갔다.‘지금 저딴 여자 하나가 가문의 명성보다 더 중요하다는 거야...? 고작 저딴 여자가?’소민아는 강지혁의 가슴을 가득 메운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임유진뿐이었다는 것에 마음이 차갑게 식어버렸다.여경은 소민아가 발걸음을 멈추자 호통을 치며 그녀의 팔을 잡아당겼다.“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빨리 앞으로 걸어가!”소민아는 그 말에 다시금 다리를 움직이며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임유진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임유진이 한없이 증오스럽고 또 원망스러웠다. 자기 손으로 자기 인생을 망쳐놓고 여전히 그녀는 이렇게 된 게 전부 임유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저 여자만 없었으면... 임유진만 없었으면...’임유진이 바로 옆까지 다가왔을 때 소민아는 반쯤 돌아버린 눈으로 있는 힘껏 몸을 움직여 임유진을 밀었다.“!”갑작스러운 그녀의 움직임에 임유진은 외마디 비명도 지를 새 없이 밀려나고 말았다. 그런데 하필 밀려난 곳에 활짝 열려있는 창문이 있었다.소민아는 임유진을 창문 밖으로 떨어트릴 생각으로 세게 밀었고 여경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미처 반응도 채 하지 못했다.임유진은 속수무책으로 밀려나다가 어느 순간 발이 붕 뜨는 느낌이 들자 본능적으로 뭔가를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 하지만 손에 잡히는 건 아무것도 없었고 몸은 점점 더 뒤로 넘어가기만 했다.상체가 완전히 밖으로 내몰린 임유진은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이대로 죽는 건가?’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그런데 그때 그녀의 머릿속으로 5년 전 그날의 광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차량이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다가 점점 뒤로 향해지고 이윽고 눈앞에 지금처럼 파란 하늘이 펼쳐지던 그 순간이 말이다.그 짧은 순간에 임유진은 삶에 대한 미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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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4화

강지혁은 여경의 말을 듣자마자 그대로 몸을 돌려 소민아의 바로 앞에 멈춰 섰다. 그러고는 그녀의 멱살을 덥석 잡더니 찢어 죽일 듯한 눈빛으로 노려보며 외쳤다.“네가 감히! 네가 감히 유진이한테 손을 대?!”소민아는 그 말에 갑자기 실성한 듯 웃음을 터트렸다.“저 여자가 뭐 신줏단지라도 돼? 강지혁, 당신한테 나는 그냥 당신 가문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한낱 기생충일 뿐이었지? 나를 여자로, 아니, 하나의 인간으로 생각해준 적도 없었지?”강지혁의 눈빛은 점점 더 험악하게 물들어갔다.“내가 저 여자를 얼마나 증오하는지 당신은 모를 거야. 나는 아까 진심으로 임유진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영원히 이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알아?!”“네가 뭔데 유진이를 증오해?! 네 까짓게!”강지혁은 멱살을 잡던 손을 풀어 이제는 아예 소민아의 목을 움켜쥐었다. 그 악력이 얼마나 셌는지 소민아는 호흡곤란으로 얼굴이 다 빨갛게 달아올라 버렸다.“만약... 임유진이 나타나지 않았으면... 내가 이런 꼴을... 겪는 일도 없었어... 나는 임유진을 증오하는 만큼... 강지혁 당신도... 증오해! 왜 나한테... 희망을 줬어? 왜... 왜 희망을 줘 놓고 다시 절망을 줬어...?”강지혁이 손아귀에 힘을 주면 줄수록 소민아의 목소리는 점점 더 작아져 가고 뚝뚝 끊겼다.여경은 빨개진 소민아의 얼굴을 보고는 얼른 다가가 강지혁의 손을 풀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봐도 그의 손은 마치 무쇠처럼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혁아!”그때 임유진이 곁으로 다가오며 말했다.“난 괜찮으니까 이만 풀어줘! 이런 인간 때문에 네 손을 더럽히지 마! 내가 싫어!”강지혁은 싫다는 그녀의 말에 미세하게 손힘을 풀었다.임유진은 강지혁의 손목을 단단히 잡으며 단호한 목소리로 얘기했다.“난 정말 괜찮아. 그러니까 이만 풀어줘.”강지혁은 시선을 돌려 임유진을 바라보았다.“하지만 이 여자가 방금 널 죽이려고 했어!”“법이 알아서 심판할 거야. 법이 이 여자에게 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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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5화

“말은 바로 해요. 소민아 씨가 그렇게 된 건 다 본인 때문이니까.”임유진은 차가운 말투로 소민아를 향해 말했다.“소민아 씨는 혁이가 손을 내밀어준 것에 감사해야 했어요. 욕심을 부릴 게 아니라. 만약 혁이가 주는 것에 만족하고 살았으면 당신과 안나는 남부럽지 않게 살았을 겁니다. 소민아 씨의 욕심과 욕망으로 망쳐버린 걸 멋대로 혁이한테 책임 전가하지 마세요. 혁이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으니까!”임유진은 말을 마친 후 그대로 강지혁의 손을 잡았다.“혁아, 이만 가자.”“응.”강지혁은 순순히 대답하며 그녀를 따라나섰다. 소민아 쪽으로는 시선 한번 주지 않고 말이다.소민아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악에 받쳐 소리를 질렀다. 차갑고 좁은 감옥에 들어갈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는 듯했다.“입 다물고 앞으로 똑바로 걸어!”여경이 신경질적으로 팔을 잡아당기며 그녀를 질질 끌고 앞으로 걸어갔다....임유진과 강지혁은 경찰서 앞문이 아닌 뒷문으로 나왔다. 물론 거기에도 기자들이 있었지만 다행히 강지혁의 경호원들이 잘 막아주고 있어 발목이 잡히는 일은 없었다.임유진은 차에 오르고 나서도 여전히 강지혁의 손을 꽉 잡고 있었다. 마치 자기 거라고 도장이라도 찍는 것 같았다.강지혁은 그녀의 체온이 흘러오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정말 나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해?”“응?”임유진은 2초가량 지난 뒤에야 그가 뭘 물어보는 건지 알아챘다.“응, 넌 잘 못 한 거 없어. 아까도 말했지만 소민아가 그렇게 된 건 다 괜한 욕심을 부렸기 때문이야. 욕심이 나쁘다는 건 아니야. 가끔은 그게 동력이 되기도 하니까. 그런데 그 욕심 때문에 타인을 함부로 다치게 해서는 안 되지.”임유진은 단호하게 말을 하고는 갑자기 한숨을 내쉬었다.“그보다 안나가 걱정이야. 큰 이변이 없는 한 소민아는 적어도 10년 이상의 형을 받게 될 텐데 그 어린애가 어떻게 생각하겠어. 게다가 자기 두 눈으로 엄마가 연행되어 가는 걸 보기도 했고. 그것도 나랑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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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6화

임유진은 아까 있었던 일을 떠올리면 아직도 심장이 쿵쿵 뛰었다. 5층 창문에서 떨어져 죽을 뻔해서가 아니라 강지혁이 살인자가 될 뻔했기 때문에.그녀는 강지혁이 자신 때문에 누군가를 해치는 걸 원하지 않는다.“더럽혀져도 돼. 난 상관없어.”강지혁의 태연한 말에 임유진은 그의 손을 잡고 다시 한번 진지하게 얘기했다.“내가 싫어. 내가 원하지 않아. 혁아, 나는 네 손이 계속 깨끗했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나 때문에 누굴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은 버려.”강지혁은 그녀에게 잡힌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임유진은 모르고 있지만 그의 손은 이미 더러워진 지 오래였다. 그녀를 만나기 전부터 안 써본 수단이 없었으니까.하지만 그녀가 바라는 게 깨끗한 손이라면 강지혁은 더 이상 손이 더러워지지 않게 노력할 의사가 있었다.임유진이 원하는 거라면 그게 뭐든 다 들어주고 싶었으니까.잠시 후, 두 사람을 태운 차량이 강씨 저택에 도착했다.율이와 현이, 그리고 소안나는 조금 전에 도착해 지금은 식탁에 앉아 맛있는 디저트를 먹고 있었다.하지만 어째서인지 세 명 모두 먹고는 있지만 표정은 멍한 것이 디저트에 조금도 집중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그때 문이 열리고 임유진과 강지혁이 안으로 들어왔다.현이는 두 사람을 보자마자 그대로 의자에서 뛰어내려 임유진의 앞으로 달려갔다. 그러고는 그녀를 와락 끌어안으며 물었다.“왜 이제 와! 현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임유진은 미소를 지으며 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그새 엄마랑 아빠가 보고 싶었어? 경찰 아저씨랑 잠깐 얘기 좀 하고 온다고 말했잖아.”율이도 현이 뒤를 따라 임유진의 앞에 멈춰 섰다. 평소 표정 변화를 거의 보이지 않는 아이인데 지금은 그 작은 얼굴에 서린 걱정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였다.임유진은 현이를 안심시켜준 후 율이도 꽉 안아주었다.“엄마가 이렇게 무사할 수 있는 건 다 율이 덕분이야. 율이 덕에 살았어. 정말 고마워.”율이는 그 말에 그제야 안심이 됐는지 고사리 같은 두 손을 들어 임유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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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7화

“안나야, 아줌마 말 좀...”“다 아줌마 때문이에요! 아줌마 때문에 우리 엄마가 경찰 아저씨한테 잡혀간 거예요! 아줌마만 돌아오지 않았어도 회장님은 우리 엄마만 좋아했을 거고 강선현이 아닌 나만 좋아했을 거예요!”소안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강지혁에게로 달려갔다. 그러고는 마치 정의를 실현하려는 것처럼 어깨를 쫙 편 채 말했다.“회장님, 아니, 아빠! 저 아줌마 나쁜 사람이에요. 저 아줌마가 우리 엄마를 엄청 많이 괴롭혔어요. 그러니까 저 아줌마를 빨리 이곳에서 내쫓아버려요! 예전에 나랑 엄마를 괴롭혔던 사람들을 혼내준 것처럼 저 아줌마도 혼내주세요!”임유진은 아이의 말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 그대로 굳어버려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내가 분명히 회장님이라 부르라고 했을 텐데?”강지혁의 입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그리고 그딴 말은 누구한테서 배운 거지? 누가 너한테 내 부인이 나쁜 사람이라고 얘기해준 거지?”소안나는 강지혁의 눈빛이 너무나도 무서웠지만 그럼에도 용기를 내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엄마가 그랬어요... 저 아줌마는 표독스럽고 못된 아줌마라고, 회장님을 조금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정말 좋아했으면 5년이나 회장님 곁을 떠나지 않았을 거라고. 회장님, 저 아줌마는 회장님을 좋아하지 않지만 저랑 엄마는 회장님을 엄청 좋아해요! 저희는 절대 회장님 곁을 떠나지 않아요! 그러니까 빨리 저 아줌마랑 강선현 좀 이 집에서 쫓아내 주세요. 제가 더 예쁜 딸이 될게요. 애교도 맨날맨날 부리고 맨날맨날 회장님 품에 안겨서...”“소안나.”강지혁은 딱 이 한마디로 소안나의 입을 막아버렸다. 그러고는 이보다 더 음산할 수 없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내가 널 거둬준 건 율이가 여동생이 갖고 싶다고 해서지 너나 네 엄마가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야. 나는 단 한 번도 너를 내 딸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없어.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거고. 너희 엄마가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크면서 차차 알게 될 거야. 그리고 이번 기회에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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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8화

그날 밤, 강지혁은 평소보다 훨씬 더 집요하고 거칠게 임유진을 안았다.“혁아, 이제 그만... 읏... 그만...”한계까지 몰아붙여 진 임유진이 몇 번이고 그만하라 외치는데도 강지혁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더 강하게 그녀를 몰아세우며 더 뜨겁게 몸을 부딪쳐올 뿐이었다.강지혁은 힘이 다 빠진 임유진의 손을 들어 깍지를 끼고는 그녀의 희고 매끈한 살갗을 잘근잘근 맛보며 거친 숨을 내뱉었다.“유진아... 나 아직 부족해... 조금만 더... 응?”강지혁은 마치 오랜 시간 사막 한가운데 떨어져 있다가 드디어 물을 입에 댄 사람처럼 갈구를 멈추지 않았다. 아무리 그녀를 안고 또 안아도 여전히 부족한 마음밖에 들지 않았다.아무래도 오늘 있었던 일 때문에 불안감이 극도로 치솟은 모양이었다.아까 경찰서에서 강지혁이 어떤 마음으로 그녀를 꽉 붙잡고 품에 끌어안았는지 임유진은 아마 평생 모를 것이다.심장이 몇 초간 멈추고 이성이 완전히 날아갈 뻔했던 그 기분을 임유진은 짐작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유진아... 유진아...”강지혁은 마치 그녀의 이름을 온몸에 각인시키려는 듯 계속해서 불러댔다. 그러면서 땀에 흠뻑 젖은 채 기어코 기절하고야 만 그녀의 볼을 매만지며 낮게 중얼거렸다.“그 누구도 널 내 곁에서 데려갈 수 없어. 넌 내 거야. 평생 내 곁에만 있어야 해...”소유욕이 가득 묻어있는 말이었다.강지혁은 잠들어버린 임유진을 살포시 안아 들어 욕실로 향했다. 미리 받아둔 욕조 물에 그녀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자 은은한 불빛을 받은 임유진의 몸이 마치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여신처럼 빛이 났다.“유진아, 넌 내 거야. 그리고 나도 네 거고. 이건 절대 변하면 안 돼.”강지혁은 임유진의 몸에 자잘한 입맞춤을 하며 깨끗이 씻어준 후 다시 품에 끌어안아 침대로 돌아왔다.깊은 잠에 빠진 그녀와 달리 강지혁은 아직도 정신이 맑았다.경찰서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온몸이 다 활성화된 듯 좀처럼 잠기운이 찾아오지 않았다.어쩌면 임유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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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9화

임유진은 눈을 뜨고서도 한동안 멍한 얼굴이었다. 강지혁의 얼굴을 바로 가까이에서 보고 있으면서도 이게 현실인지 아니면 꿈속인지 구분하지 못했다.“혁아... 혁아...”많이 놀란 건지 그녀의 목소리에 잔떨림이 묻어 있었다.“응, 나 여기 있어. 어깨, 아프게 잡아서 미안해.”강지혁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해주었다.‘오늘 있었던 일 때문에 절벽에서 떨어진 꿈을 꾼 건가...?’임유진은 조금 전에 봤던 장면이 꿈인 걸 알고 있으면서도, 절벽 사건으로부터 벌써 5년이나 흘렀다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이 모든 게 매우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나 정말 돌아온 거야? 정말 혁이 곁으로 돌아온 거 맞아...?’임유진은 확인하려는 듯 강지혁의 얼굴 쪽으로 손을 내밀었다가 금방 다시 이게 꿈이면 어떡하나 싶은 두려움에 움직임을 멈췄다.강지혁은 그런 그녀의 행동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자신이 먼저 그녀의 손을 잡고 자기 볼에 가져다 댔다.“왜? 악몽이라도 꿨어?”임유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조금 쓴웃음을 내뱉었다.“응. 그런 것 같아...”지독한 악몽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계속해서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을 만큼.“어떤 꿈이었는데?”강지혁은 마치 강아지처럼 그녀의 손바닥에 자신의 얼굴을 비비적거렸다. 하지만 행동만 강아지였지 눈빛은 이빨을 숨긴 집요한 맹수가 따로 없었다.임유진은 그 질문에 한 번 흠칫하더니 이내 슬며시 눈을 피했다.“글쎄... 어떤 꿈이었더라? 기억이 안 나. 아무튼 안 좋은 꿈이었어.”사실대로 얘기하면 강지혁이 또다시 두통 때문에 괴로워할 수 있기에 임유진은 숨기기로 했다.“그래?”하지만 강지혁은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이미 알아채 버리고 말았다. 거짓말했다는 죄책감 때문인지 볼에 닿아 있는 그녀의 손이 갑자기 차가워졌으니까.“손이 왜 이렇게 차?”“그런가...?”임유진이 어색한 얼굴로 손을 거두어들이려 하자 강지혁이 손을 더 꽉 맞잡아오며 완전히 자기 손으로 감쌌다.“내가 따뜻하게 해줄게.”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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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0화

소민아와 김승수의 말로를 확인했을 때 한지영은 사이다 열 병을 내리 들이켠 것처럼 속이 후련했다.“참, 안 그래도 물어보려고 했는데 김승수랑 소민아가 나눴던 대화도 강지혁이 찾아낸 거야? 전문가를 시켜서?”한지영이 물었다.“아니. 그걸 찾아낸 건 율이야.”“율이라고?!”임유진의 답변에 한지영은 눈을 커다랗게 뜨며 되물었다.“아직 5살밖에 안 된 애가 그걸 찾아냈다고? 요즘 애들은 뭐가 이렇게 다 빨라?”“그러니까요.”탁유미도 물론 놀라긴 했지만 그녀의 아들 역시 그맘때쯤 율이 못지않게 똑똑했던 터라 한지영보다는 조금 덜 신기해했다.“컴퓨터 쪽으로 확실히 재능이 있는 것 같아.”임유진은 두 사람과 얘기를 나누다 우연히 학교 쪽으로 걸어가는 작은 아이를 발견했다.낯이 익은 그 아이는 다름 아닌 놀이공원에서도 보고 얼마 전에 얘기도 나눴던 하겸이라는 아이였다.그런데 걸어가는 아이의 발걸음이 어딘가 이상했다. 절뚝거리는 것이 다리가 좀 불편한 듯 보였다.“어머, 저렇게 작은 아이가 왜 혼자 있지? 부모는 주위에 없나?”한지영도 아이를 발견하고는 이상하다는 얼굴로 물었다.그러자 탁유미가 하겸에 관해 간단히 얘기해주었다.“그게 진짜예요? 아니, 제대로 키워주지도 못할 거 애는 왜 데려왔대요? 누가 협박이라도 했대요? 기가 막혀서 진짜.”얘기를 전해들은 한지영이 씩씩거리며 분노했다.“저 애한테는 그럼 피 한 방울 안 섞인 누나가 세상의 전부일 거 아니에요.”“네, 맞아요. 의지할 곳이라고는 누나밖에 없죠. 그래서 누나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도 엄청 강한 것 같아요. 에휴, 며칠 전에 다리를 다쳐서 제대로 걷는 것조차 힘들 텐데 오늘도 또 누나 데리러 왔네...”탁유미가 안타까운 얼굴로 아이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다쳐요?”임유진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네. 며칠 전에 겸이 누나랑 엄마 사이에 말싸움이 좀 있었는데 그 미친 여자가 글쎄 아이를 때리려고 들었다지 뭐예요. 그걸 겸이가 막아섰고 누나를 지켜주려다가 자가 부러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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