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원은 현이의 반짝이는 두 눈을 보고 있자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그래.”...진세령의 장례는 그녀의 부모인 진기태 회장 내외가 직접 S 시에서 치렀다. 하지만 외손자인 진해원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 눈치였다. 이미 자신들 생활도 녹록지 않은데, 나이도 적지 않은 데다 아이까지 맡아 키우려니 앞으로의 생활이 더욱 힘들어질 게 뻔했다.그래서 진기태 부부는 진해원이 강씨 저택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일부러 데려가겠다는 말조차 꺼내지 않았다. 그리고 강지혁 쪽에서도 진기태 부부에게 진해원에 대해 굳이 언급하지 않았다.마치... 진해원이라는 존재 자체가 없는 것처럼, 모두가 외면하는 상황이었다.한편, 소민준은 여전히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목숨은 건졌지만, 매일 계속되는 치료와 온갖 부작용에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하지만 그가 진세령의 사망 소식을 들은 순간, 힘겹게 입을 열어 말을 뱉었다.그 말은...“잘 죽었네!”한때 진세령을 사랑했던 마음은 이미 모두 증오로 변해 있었다. 그녀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졌다. 마지막에 저지른 죄마저도 자기 아들을 위한 것이었으나 결국 그 아이마저 친자가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진세령... 나를 얼마나 철저히 속였던 거야!’한때 화려했던 스타였던 그녀는 아무런 장례식도 없이 서둘러 화장되었고, 진기태 부부는 딸의 시신을 화장한 뒤 S 시를 떠났다.한편, 강씨 가문의 대문 앞, 진해원이 작고 가냘픈 몸을 떨며 외롭게 홀로 서 있었다.가정부 아이들의 말이 귓가에 들려왔다. 진기태 부부가 딸의 유골은 가지고 갔으면서도 외손자인 자신은 보러오지조차도 않았다는...“외할머니, 외할아버지도 널 원하지 않는대!”“네가 현이 아가씨한테 잘 보이면, 앞으로 좋은 날만 생길 줄 알겠지? 언젠가 아가씨도 널 버릴 거야!”“현이 아가씨는 아직 네 엄마가 사모님한테 어떤 짓을 했는지 모르는 거야. 네 엄마가 겸이 도련님 납치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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