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영은 탁윤을 바라보다가 탁윤의 긴장한 표정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알겠어, 엄마한테는 말 안 할게. 근데 다음에 또 그런 말 듣거나 그런 일 있으면 꼭 나한테 전화해. 이모가 직접 선생님이랑 이야기해 볼게. 그런 애들 그냥 두면 안 되지!”그제야 탁윤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요, 이모.”한지영은 탁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녀는 가끔 너무 어른스러운 탁윤을 보면서 안쓰러울 때가 많았다. 아직 아홉 살밖에 안 된 아이가 또래보다 훨씬 더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고 있으니.하지만, 둘이 눈치채지 못한 게 있었다. 방문 밖의 벽에 기대선 탁유미가 눈물을 머금은 채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걸...탁유미는 지금껏 탁윤의 청각 문제로 인해 아이가 차별받을지도 모른다는 걸 마음 한구석에 늘 두고 있었지만, 탁윤이 단 한 번도 그런 이야기를 입 밖에 낸 적이 없었기에 그냥 아무 문제 없이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있을 거라고 믿고 싶었다.하지만 지금 보니 그건 결국 자신만의 착각이었고, 아들이 참아내고 있었던 것이다.탁윤은 원래 건강하게 태어나야 할 아이였다. 이런 상처, 이런 차별은 겪을 이유가 없었다.결국, 탁유미는 또다시 모든 게 다 자기 잘못이었다는 죄책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그 순간, 그녀는 가슴 깊은 곳이 욱신거릴 정도로 아팠다....한편, 임유진과 강지혁은 하씨 가문에 도착했다. 하만수부부는 이 두 사람이 집에 들어서는 순간, 당장이라도 동네 사람들 다 불러 모아 잔치를 열고 싶은 눈치였지만, 강지혁이 싸늘하게 한 번 눈길을 주자 바로 꼬리를 내렸다.그때, 임유진이 겸이의 방이 새로 단장된 걸 발견했다. 정가연과 하만수는 마치 자식 사랑이 넘치는 부모인 양 들떠 있었지만, 임유진은 그들의 의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하유은이 말하길, 겸이는 여전히 자기 방이 아닌 하유은의 방에서 함께 자고 있다고 했다.“누나랑 같이 자는 게 좋아요,”겸이가 조용히 말했다.잠시 후, 임유진이 자리를 뜨려 하자 하유은이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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