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한지영은 알고 있었다.만약 이번에도 도망치듯 물러난다면 평생 후회하게 될 것이란 걸.별장이 눈앞에 보이자, 한지영은 조심스레 차를 길가에 세우고 내릴 준비를 했다.그런데 그 순간...다른 차량 한 대가 빠르게 그녀의 차를 추월해 별장 입구에 멈춰 섰다.그리고 그 차에서 내린 사람은... 고은채였다.한지영의 눈이 순간 크게 흔들렸다.‘고은채? 저 여자가 왜 여기에...? 분명 연신 씨와는 끝났다고 알고 있었는데?’그러나 곧 그녀는 믿기 힘든 장면을 목격했다.별장 입구에 있던 보안요원들이 고개를 숙여 고은채를 반겼다. 한 명은 그녀에게서 차량 키를 받아 조심스레 주차했고, 또 다른 한 명은 무겁게 잠긴 철문을 열어 그녀를 들였다.그 누구도 말이 길지 않았다. 오히려 모든 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마치... 늘 그래왔듯 익숙한 루틴처럼.한지영은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순간 자기 눈이 피곤해서 잘 못 본 거라고 믿고 싶었다.하지만 곧 천천히 차에서 내려 보안요원 쪽으로 걸어갔다. 그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의문뿐이었다.‘고은채는 왜 들어갈 수 있는 거지?’‘그리고 왜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익숙하게 행동하는 거야?’‘설마, 연신 씨와 고은채 사이에 아직 무슨 관계가 남아 있는 건가...?’그때, 고은채의 차량을 주차했던 보안요원이 돌아왔다.그는 한지영을 보고 잠깐 눈을 좁히더니, 곧 그녀를 알아본 듯했다. 예전에 백연신이 데려왔던 여성이라는 걸 기억해 낸 모양이었다.그는 성큼 다가와 그녀를 막아섰다.“죄송합니다. 오늘 대표님께선 아무도 만나지 않으시겠다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누가 오든, 어떤 사정이 있든... 일절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일절 안 된다?’한지영의 심장이 움찔했다.“그런데 방금 고은채 씨는 왜 들어갔죠?”그녀가 조용히 물었다.“아, 은채 아가씨요? 은채 아가씨는 다르죠. 오늘 대표님이 하루 종일 기다리신 분이죠!”보안요원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러고는 노골적으로 한지영의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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