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한지영은 짧게 대답하고, 조용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책상에 앉자마자 그녀는 손에 쥔 업무들을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다.인수인계가 필요한 자료는 후임에게 넘기고, 급한 일은 미처 마감하지 못한 채 동료에게 부탁했다.그런데 시간이 오후로 넘어가자, 조용했던 사무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한지영이 임신했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진 것이다.입소문이란 참 빠르기도 했다.한 사람, 두 사람... 어느새 사무실 전체가 그녀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동료들의 시선은 더 이상 눈치를 보지 않았다.마치 그녀의 배를 꿰뚫어 보려는 듯, 시선이 일제히 그녀의 배에 꽂혔다.“지영 씨, 혹시... 그 아이... 백연신 대표 아이야?”동료 한 명이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다른 직원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었다.“헐, 진짜? 지영 씨, 그럼 이제 재벌가로 시집가는 거야?”“우와, 진짜 부럽다. 앞으로는 백씨 가문 사모님이 되는 거네!”“완전 드라마네, 로맨스 실사판이야!”하지만 한지영이 대답할 틈도 없이, 분위기를 단칼에 자르는 목소리가 섞여 들었다.“에이, 요즘 누가 애 있다고 무조건 재벌가 며느리 되는 줄 알아? 그게 그렇게 쉬우면 세상 여자 절반은 이미 시집갔지.”“맞아, 듣자 하니 백연신 대표, 며칠 전에 아예 S 시를 떠났다며? 진심이었으면 지영 씨도 데리고 갔겠지.”“조심해, 지영 씨. 괜히 믿고 있다가 나중에 애만 남을 수도 있어. 재벌가에 제일 흔한 게 자식들이라잖아. 돈만 주면 애 낳겠다는 여자들이 줄을 선다던데?”“그리고 말이야, 재벌가 사람들은 결혼 상대 볼 때 가문, 배경 따지잖아. 설마 백 연신 대표가 고씨 가문 아가씨랑 헤어졌다고 지영 씨랑 이어질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차가운 말들, 비웃음 섞인 시선, 지나치게 솔직한 속내들...질투와 경계심이 뒤엉킨 대화 속에서, 한지영은 조용히 주변을 바라봤다.한지영은 담담한 눈빛으로 이들을 한 번 훑고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렸다.이미 예상했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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