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Bab 1321 - Bab 1330

1726 Bab

제1321화

두 남녀의 뜨거운 열기에 달도 부끄러운 듯 구름 뒤에 몸을 숨겼다...소민아는 숨을 헐떡이다 배에 통증이 느껴져 그를 멈춰 세웠다. “이랑 씨, 나 배가 너무 아파요. 생리 시작하려는 것 같아요.”신이랑은 그 순간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내가 약 가져다줄게요.”소민아는 이불 속에서 빼꼼 머리를 내밀었다. 침대 무드등이 켜져 있어 상반신을 벗고 있는 신이랑의 모습이 선명히 보였다. 소민아는 얼굴이 화끈거려 시선을 바로 돌렸다. “괜찮아요. 프런트에 전화해서 생리대 좀 가져다 달라고 해줘요. 화장실 한 번 가야겠어요.”“내일 병원에 가서 검사받아봐요.”소민아는 바닥에 떨어진 옷을 주워 입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괜찮아요. 그냥 생리 날짜가 다가와서 그래요.”하지만 흘러나온 피를 보니 생리혈 같지는 않았다.화장실에서 다시 소민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도 병원에 가보는 게 좋겠죠?”소민아는 변기에 앉은 채, 잠옷 차림으로 생리대를 들고 다가오는 신이랑을 바라보았다. “내가 도와줄까요?”“괜찮아요. 들어오지 말아요. 부끄러워요.”“그래요. 그럼 밖에서 기다릴게요.”신이랑은 발코니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여우림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여우림은 컴퓨터로 메일을 보며 말했다. “이랑 씨가 보낸 메일 봤어요. 그동안 이렇게 많은 일이 있었는 줄은 몰랐네요. 이랑 씨, 여자가 가장 싫어하는 건 거짓말이에요. 민아 씨가 이 일을 알면 이랑 씨를 원망할 거예요...”“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진실을 말해줘요. 그리고 마지막 선택은 민아 씨에게 맡겨야 해요. 지금 사실대로 말하면 어떻게든 만회할 여지가 있을지도 몰라요.”소민아는 물을 마시고 싶어 불편한 배를 움켜쥐고 방에서 나왔다. 진실, 여지 등 단어들이 그녀의 귀에 흘러들어왔다.신이랑과 그녀의 시선이 마주쳤다. 소민아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부엌에 들어가 컵에 물을 따랐다.하지만 물의 온도가 차가워 전기 포트 전원을 눌렀다.“많이 아파요? 병원에 가볼까요?”소민아는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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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2화

“그럼 이랑 씨는요? 당신은 괜찮아요?”“만약 이랑 씨가 싫다고 한다면, 이혼해도 좋아요. 어쨌든 결혼 전 당신에게 미안한 행동을 한 건 나예요. 다른 남자 아이를 가진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 할 사람은 없잖아요.”신이랑은 깨진 컵 조각을 밟으며 다가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럴 리가요. 난 민아 씨 모든 걸 사랑해요. 과거는 전혀 신경 안 써요. 그저 민아 씨와 다시 시작하고 싶을 뿐이에요. 미리 말하지 않은 건, 민아 씨를 곁에 두고 싶어 하는 내 이기적인 마음 때문이었어요.”“민아 씨 아이는 내 아이와 마찬가지예요. 민아 씨와 함께 그 아이 키우고 싶어요.”“제발 나 떠나지 말아요, 네?”소민아는 왜인지 모르게 이 아이의 존재가 의외라 생각되지 않았다.다만 마음 한구석에 여전히 풀지 못한 무언가가 박혀 있는 것 같았다.그녀의 감정은 스스로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차분했다.소민아는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며 냉담하게 말했다. “이랑 씨, 나 이 아이 낳고 싶지 않아요.”“당신과 함께 살기로 마음먹었으니, 이 아이는 낳지 않을 거예요. 당신에게 너무나 잔인한 일이잖아요.”신이랑은 이런 대답을 들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민아 씨, 날 위해서라도 이 아이 낳아주면 안 될까요?”소민아는 바들바들 떨리는 몸으로 그를 밀어냈다.“내일 다시 이야기해요. 이랑 씨, 나 너무 졸려요. 좀 쉬고 싶어요.”소민아는 영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터덜터덜 방으로 들어갔다.샤워를 하고, 잠을 청했다...그녀는 평소와 다름없이 옆으로 누워 침대에 몸을 맡겼다. 또다시 거실에서 전화벨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소민아는 피로감이 몰려와 최대한 머리를 비우고 더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다.시간이 조금씩 흘러가고, 소민아는 겨우 잠이 들었다. 그때 신이랑이 조용히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소민아는 어둠 속에서 신이랑의 고른 숨소리를 듣고 있다가 조심스럽게 이불을 걷어내고 신발을 신고 거실로 나갔다.그녀는 어두컴컴한 거실 소파에 앉아 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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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3화

이제 그녀는 그의 아이까지 품고 있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소민아는 몽롱한 정신으로 눈을 떴다. 누군가의 품에 안겨있다는 것을 느낀 그녀는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지금 몇 시예요?”“네 시 반이에요. 아직 이른 시간이니까 좀 더 자요.”소민아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오전 여덟 시에 수술 예약해 뒀어요. 임신이 진짜든 아니든, 이 아이 남겨두고 싶지 않아요.”지난밤 내내 고민한 끝에 내린 최선의 선택이었다.기성은은 약혼식을 앞두고 있다.머지않아 결혼도 할 것이고, 주가은이 그의 아이를 낳을 것이다. 설사 그녀가 이기적인 마음에 아이를 낳는다 하더라도, 신이랑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아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냉대를 받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고통받을 것이 자명한 사실인데, 굳이 낳을 필요가 있겠는가...신이랑은 그녀와 함께 잠시 눈을 붙였다. 깨어나 보니 병원 예약 시간을 훌쩍 넘긴 열 시가 되어가고 있었다.소민아는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방에서 나왔다. 신이랑이 전화를 끊으며 다가왔다. “민아 씨, 내가 괜찮은 레스토랑 예약했어요...”“됐어요. 나 병원에 가봐야 해요.”“민아 씨...” 소민아가 돌아선 순간, 신이랑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민아 씨 지금 어떤 모습인지 알기나 해요? 정말 걱정돼서 미치겠다고요! 민아 씨... 난 정말 괜찮아요.”소민아는 눈을 내리깔고, 차분히 말했다. “난 안 괜찮아요. 내 아이가 사생아로 사는 거 싫어요. 그럴 바엔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게 나아요.”신이랑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럼 같이 가요.”소민아는 조용히 그를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병원으로 가는 차 안에서 소민아는 줄곧 차창 밖 풍경만 바라보고 있었다.그때, 소민아의 핸드폰에 낯선 번호로부터 문자가 도착했다.[민아 씨 일, 이랑 씨가 나한테 다 이야기해줬어요. 이랑 씨는 글 쓰는 재주가 뛰어나서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감정 표현 모두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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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4화

15분 후, 검사 결과가 나왔다.소민아는 정말로 임신했다.게다가... 임신한 지 7주나 되었다고 한다.그때 면북에서 소민아는 확실히 기성은과 관계를 가졌었다.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차가운 병원 복도에 덩그러니 서 있었다. 창문 밖에서 따스한 햇볕이 쏟아져 들어와 그녀의 몸을 감쌌지만, 소민아의 손발은 얼음장처럼 얼어붙었다.그녀는 정말로 임신했다.그렇다면 이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그녀만큼 이 아이의 탄생을 바라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게 바뀌어 있다. 지금 이 아이는 세상에 나와서는 안 된다.그녀가 얼이 빠진 듯한 얼굴로 복도에서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기고 있을 때, 다른 한 산부인과 진료실에서 두 사람이 걸어 나왔다.확실히 질긴 인연이긴 한가 보다. 보고 싶을 때는 꿈속에서조차 인색하게 굴더니, 이젠 어디에 가든 그 사람이 나타난다.기성은은 주가은을 부축하며 진료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주가은은 두 눈이 빨갛게 부어오른 채 기성은의 품에 기대어 가녀린 몸을 떨고 있었다. 소민아는 무표정한 눈으로 그 장면을 바라보았다. 기성은이 그녀를 안아주는 모습까지...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소민아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하여 병원 복도에 놓여 있는 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했다...반대편에서, 주가은이 그녀를 발견했다.주가은이 옆에 선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소민아 씨가 왜 여기 있지? 기성은 씨... 우리 가볼까요?”“민아 씨 기분이 안 좋아 보여요.”그때, 주가은의 눈에 소민아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신이랑이 들어왔다. 거리가 너무 멀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을 수는 없었다.한눈에 봐도 소민아의 기분이 매우 침울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기성은이 무심히 입을 열었다. “그럴 필요 없어요. 돌아가요.”소민아가 신이랑을 바라보았다. “여우림 씨가 당신더러 여기 오라고 했어요? 또 뭘 가르쳐주던가요?” 신이랑이 그녀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소민아는 차갑게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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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5화

신이랑은 자리에서 일어나 초췌한 모습으로 떠나가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민아 씨... 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 날 좋아해 줄 거예요?”소민아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더욱 속도를 높여 앞으로 걸어갔다.그녀는 곧장 본가로 돌아갔다.소민아가 돌아왔을 때, 모두 놀란 기색을 드러냈다.“민아야, 여긴 무슨 일로 왔어? 이랑이는? 왜 같이 안 온 거야?”소민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충 얼버무려 변명했다. “별일 없어요. 그냥 오고 싶어서 온 거예요.”소민아의 부모님은 결혼식을 마친 그날 밤 바로 연구소로 돌아갔고, 소정국은 업무를 보러 회사에 출근했다.소민아가 방으로 돌아간 후, 명세진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그녀를 따라 올라갔다. 소민아는 방에 앉아 멍하니 있다가 명세진을 보고는 억지로 감정을 추스르며 말했다.“고모, 왜 오셨어요?”“네가 걱정돼서 와봤지. 민아야, 무슨 일 있는 거야? 혹시 이랑이랑 싸웠니? 결혼한 지 하루 밖에 안 지났는데 왜 혼자 집에 돌아온 거야?”소민아는 고개를 숙이고 한참을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제 잘못이에요. 하지만 괜찮아요. 걱정 마세요. 이랑 씨와의 일은 저희 둘이 알아서 해결할 거예요!”“혹시 이랑이가 다른 사람이 시키는 대로만 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한 거니? 그 여우림이라는 사람이 너한테 문자 보냈다며?”소민아는 깜짝 놀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고모, 그걸 어떻게 아세요?”명세진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네가 돌아오기 전에 이랑이가 나한테 전화했어. 처음에는 믿지 않았는데, 네가 정말로 돌아올 줄은 몰랐어!”“사실 고모는 네가 진심으로 여기를 네 집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기뻐. 난 네가 바깥에서 힘든 일을 겪고도 친정에 돌아와 하소연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을까 봐 걱정했었거든. 민아야... 너는 이제 결혼한 몸이야. 이전과는 달라. 이랑이한테만 양보를 요구해선 안 돼.”“여우림에게 너희 사이의 일을 모두 이야기한 건 이랑이가 그만큼 너를 신경 쓰고 있다는 뜻이야.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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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6화

10층 구르미 시리즈는 송시아가 가장 발을 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 곳이다.하지만 오늘 그녀는 예외를 만들었다.막 다른 웹사이트 회사와 저작권 계약을 마무리하고 돌아온 여우림의 눈에 사무실에서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한 채 경직된 자세로 앉아 있는 직원들이 보였다.그리고 활짝 열린 자신의 사무실 문도 눈에 들어왔다.여우림은 눈살을 찌푸리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뜻밖의 불청객이 기다리고 있었다.여우림은 손에 든 서류를 내려놓았다. “부대표님, 바쁘실 텐데 여긴 어쩐 일로 오셨나요?”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송시아의 등 뒤엔 소피아가 서 있었다. 두 사람의 날카로운 시선이 일제히 여우림을 향하고 있었다.송시아는 피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서 손가락으로 책상을 어루만지며 말했다.“사실 10층에 있는 이 구르미 시리즈는 내가 가장 오고 싶어 하지 않는 곳이에요. 여 편집장이 남의 일에 참견하는 걸 좋아한다는 걸 몰랐다면... 이곳에 발을 들이지도 않았을 거예요. 당신은 애초에 날 만날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거든요.”여우림의 눈동자에 순식간에 경계심이 감돌았다. 송시아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그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열려있는 사무실 문을 통해, 송시아가 한 말들이 한 글자도 빠짐없이 귀에 흘러들어왔지만, 직원들은 아무것도 듣지 못한 것처럼 각자 일에만 집중하고 있었다.“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네요.”송시아가 싸늘한 눈으로 여우림을 쳐다보며 말했다. “여 편집장,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아요. 이제 회사 일에 대해 이야기할게요. 내가 구르미 시리즈에 신경 쓰지 않으니까, 권력을 남용해 불법적으로 돈을 벌어들였더라고요, 그것도 100억이나 되는 거금을요. 수 편의 드라마 제작 계약금도 당신 주머니 안에 들어간 거 맞죠?”“여 편집장, 성세 그룹의 이름을 이용해 사적으로 이익을 챙기는 기분 꽤 흐뭇했겠어요?”“뭐 물론 나에게는 액세서리 한 세트 가격에 불과하긴 해요.”“부사장님, 저는 모든 일을 절차에 따라 진행했어요. 협력 업체도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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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7화

“괜찮아요. 두 사람에게 한 주의 시간을 주죠. 원래 항공편으로 예약하고, 모든 일정 다시 잡아요. 처음으로 가는 신혼여행인데 행복하게 지내다가 오게 도와줘야죠.” 소피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대표님.”송시아가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우림의 부하직원 세 명이 사무실로 들어와 창백해진 얼굴로 말했다. “편집장님, 어떡하죠? 부사장님이 다 알아버렸어요. 법무팀에서 조사하면 우리 다 감옥 가는 거 아니에요?” 여우림은 전혀 당황하지 않은 채 말했다. “불안해할 필요 없어요. 하던 일이나 계속해요.”“하지만 저희는 편집장님 덕분에 회사에 들어온 거잖아요. 일이 잘못돼 회사에서 쫓겨나면 어떡해요!” 여우림은 손으로 이마를 짚은 채 의자에 앉았다. 그녀 역시 당황한 기색을 보이기 시작했다. “걱정 말아요.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나가봐요.” 이렇게나 빨리 일이 터질 줄은 몰랐다. 송시아는 대체 어떻게 알게 된 걸까? 설마 줄곧 그녀를 감시하고 있었던 건가? 여우림은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신이랑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에게 문자를 보내고 한참을 기다려도 답장이 오지 않아 전화를 걸어보니 그녀의 번호는 이미 차단된 상태였다. 여우림은 포기하지 않고 사무실 전화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누구시죠?”“민아 씨? 이랑 씨는요? 이랑 씨 바꿔줘요.” 소민아가 말했다.“이랑 씨, 전화 받아요.”“잠시만 기다려요. 이랑 씨 지금 화장실에 있어요.” 신이랑은 집에 가는 길에 소나기가 너무 많이 쏟아져 하마터면 교통사고가 날 뻔했다. 소민아는 그의 전화를 받고 걱정되는 마음에 소씨 저택으로 오라고 말했었다. 이 비가 언제쯤 그칠지는 알 수 없다. 신이랑이 머리카락의 물기를 닦으며 욕실에서 나왔다. 조금 어두워진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서는 소민아를 본 신이랑은 살짝 눈썹을 찡그리며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에요?” 여우림은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꺼냈다. “나 좀 도와줘요...” 신이랑이 말했다. “우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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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8화

잠깐 사이에 비에 흠뻑 젖은 남자를 보며 소민아가 말했다. “이랑 씨 미쳤어요?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려고요?”신이랑은 시선을 내리깔고 힘없이 말했다. “난 괜찮아요. 이건 민아 씨 꽃이잖아요. 민아 씨가 비 맞는 거 싫어요.”풀이 죽은 그의 모습에 굳게 닫혔던 소민아의 마음이 순간 사르르 녹아내렸다.정말이지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이제야 날 한 번이라도 봐주네요. 민아 씨...난 정말 민아 씨를 잃을까 봐 너무 무서워요. 온 힘을 다해서 겨우 내 아내로 만들었는데, 민아 씨를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요.”소민아는 무거운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 말도 여우림 씨가 가르쳐준 거예요?” 손으로는 그의 머리카락에 맺힌 빗방울을 닦아주고 있었다.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도우미가 담요와 우산을 들고 달려가려 했지만, 명세진이 그녀를 막아 세웠다.도우미는 무언가 알아차린 듯 다시 뒤로 물러섰다.길게 드리워진 속눈썹에 맺혔던 빗방울이 또르르 떨어졌다. 그가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여우림 씨한테 도움을 청한 건 세 번뿐이에요.”“첫 번째는 우리가 처음 만남을 가졌던 날이에요. 소개팅 상대가 민아 씨라는 걸 알고 엄청 긴장했거든요. 그때 우림 씨가 민아 씨가 좋아할 거라면서 입고 나갈 옷을 골라줬어요.”“두 번째는 민아 씨가 경찰서에 갇혀있을 때였어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우림 씨가 아버지에게 부탁하라고 말해줬어요. 내가 돌아가 그분의 자리를 물려받겠다고 약속만 하면 분명 민아 씨를 꺼내줄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 민아 씨... 난 그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어요. 그곳에는 내 가족이 없으니까, 그 사람들은 다 날 버렸으니까. 그날 민아 씨가 안에서 혼자 견디게 놔두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눈을 맞더라도 바깥에서 민아 씨를 기다리고 싶었어요. 그건 순전히 내 의지였어요.”“세 번째는 민아 씨의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였어요. 난 정말 개의치 않았지만, 혹시라도 민아 씨가 아이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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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9화

“기 비서 자리는 이미 다른 사람이 대신하고 있거든요.”송시아 옆에 서 있던 소피아는 기성은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황급히 시선을 피했다.기성은이 풍기는 분위기는 송시아에게 너무나도 익숙했다. 얼굴만 아니었다면, 전연우가 살아 돌아와 그녀 앞에 서 있다고 해도 믿었을 것이다.기성은의 뒤에는 성세 그룹 법무팀 총책임자이자, 국제 법조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변호사, 엄기준이 서 있었다.엄기준은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송시아에게 건네주었다. “이건 대표님께서 사고를 당하시기 전 저에게 남겨두었던 성세 그룹 대표 직무 대행 계약서입니다. 이제 이 서류의 효력이 발동되는 시간이 되었네요.”“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에 따라, 지금부터 기성은 씨는 성세 그룹의 임시 대표입니다. 또한 회사 경영에 관한 모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갖습니다.”“말도 안 돼요. 절대 그럴 리가 없어요. 그 사람은 아직 혼수상태인데 어떻게 사인을 할 수가 있어요?”기성은이 말했다. “이 세상에 절대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처음부터 오늘을 예상하신 겁니다. 이 계약서는 이미 반년 전에 작성된 겁니다.”“이제 송시아 부대표님은 당신의 사무실로 돌아가 주시기 바랍니다.”송시아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황당한 상황 절대 받아들일 수 없어.”소피아는 서류를 살펴보다가 맨 마지막에 자리 잡고 있는 사인을 본 순간 경악했다.“이... 이건 대표님의 친필 사인이 확실합니다.”송시아는 냉소하며 엄기준을 바라보았다. “당신까지 전연우의 편에 선 거예요?”“아니, 애초부터 전연우의 사람이었죠?”“어쩐지 전연우가 거액을 들여 법무팀을 키우더라니... 그중에 당신까지 포함되어 있었을 줄은 몰랐네요!”송시아는 그 서류를 확인할 필요도 없이, 모든 것이 진실임을 예상할 수 있었다.송시아는 여전히 침착한 얼굴로 기성은의 옆으로 다가갔다. “무언가를 얻으면, 다른 무언가는 잃게 되는 법이에요. 당신은 기꺼이 전연우의 개가 되었지만, 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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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0화

“네. 최대한 빨리 사모님의 행방을 찾겠습니다.”전화를 끊은 뒤.기성은은 휴대폰 속 두 번째 연락처에 전화를 걸어보았다. 하지만 없는 번호라는 신호음이 들려왔다.지금 상황이야말로 그가 바라던 것이 아닌가?기성은은 바로 누군가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소민아 연락처 보내줘.]상대방은 3분도 채 되지 않아 전화번호를 보내왔다.소민아는 짐을 챙기며 신이랑과 함께 신혼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공항으로 가는 길, 소민아는 모르는 번호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무슨 일이시죠?”“어디예요?”소민아는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왜 끊었어요?”소민아는 대충 얼버무리며 말했다. “별거 아니에요. 그냥 스팸 전화였어요.”신이랑이 소민아의 손을 잡아 입을 맞추자 그녀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됐어요. 운전에나 집중해요.”이번엔 백혜진이 전화를 걸어왔지만, 소민아는 망설임 없이 바로 전화를 끊었다.그녀의 새 번호는 가족 외에 백혜진에게만 알려주었었다.성세 그룹.백혜진은 연결되기도 전에 끊겨버린 핸드폰을 보며 곤란한 표정으로 기성은에게 말했다.“기 비서님, 전화가 끊겼습니다.”“신혼여행 간다고 했으니까 지금쯤이면 아마 비행기를 탔을 거예요. 지금 가봤자 아무 소용없을 겁니다.”기성은은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려 발걸음을 뗐다. 백혜진은 그런 그의 뒷모습을 쳐다보다가 용기 내어 그를 불렀다. “기 비서님, 저 이미 다 알고 있어요. 기 비서님 마음속에 아직 민아 씨가 남아 있다는 것도요. 하지만 민아 씨는 얼마 전 결혼했어요. 그리고 기 비서님도 곧 약혼하시잖아요. 이제 와 민아 씨의 삶에 끼어든다면...”“민아 씨는 분명 기 비서님을 원망할 거예요!”“겨우 기 비서님을 잊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민아 씨를 부디 흔들지 말아 주세요.”“기성은 씨, 지금 싸우는 거예요?” 복도 끝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한 여자가 그들의 대화를 듣고는 말했다.양옆에 보디가드 두 명을 데리고 나타난 주가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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