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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4 Chapters

제2371화

“아직도 안 내려오냐? 다 같이 저놈을 죽여라! 저놈은 너무 괴상해서 나 혼자서는 도저히 못 버티겠어!”방금까지 성질을 부리며 날뛰던 노인이 압박감을 느끼자 망설임도 없이 곧장 지원군부터 불렀다.노인이 이렇게 오래 살아남은 이유는 단순했다.그는 체면 같은 건 애초에 집어던진 사람이었다.이길 수 있으면 싸우고, 이길 수 없으면 도망치고, 도망도 못 치면 사람을 부른다.죽자고 고집부리며 체면을 챙기려고 생고생할 타입이 아니었다.노인의 철학은 하나였다.살아남는 게 제일 중요했다.나머지는 다 개나 줘 버려도 될 정도였다. 사람이 죽으면 끝인데, 체면은 전혀 소용이 없었다. 관에 붙여 놓기라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노인은 늘 이렇게 살아왔다. 무슨 일을 하든 일단 자기 목숨부터 건진 뒤에 나머지를 생각했다.예전에는 사람들이 노인을 보고 겁쟁이니 비겁하다느니 비웃었다.하지만 그때 노인을 비웃던 놈들은 지금쯤 무덤 위 잡초가 몇 번이나 갈아엎혔을 만큼 오래전에 묻혔다.반면 노인은 아직도 멀쩡히 살아 있었다.그래서 노인은 시간이 날 때마다, 오히려 그들을 비웃었다.술 한 병, 안주 몇 개 챙기고, 기분이 좋으면 젊고 예쁜 여자들까지 데리고 예전에 자기 흉을 보던 놈들의 무덤 앞에 가서 술을 마셨다. 노인은 안주를 씹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리기도 했다.“당시에 누가 말이 맞은 것 같아? 너희가 그렇게 대단했다고 생각해? 그런데 봐봐. 마지막까지 웃는 사람은 결국에 나야.’중얼거리다가 흥이 오르면 노인은 그 무덤 앞에서조차 선을 넘는 짓을 벌여 놓곤 했다.좋은 꼴을 보라는 듯 일부러 대놓고 더 그랬다.그나마 그건 관계가 좋았던 쪽 이야기였다.관계가 나빴던 놈들에겐 더 심했다.노인은 원수의 후손 중 여자를 꼬드겨 데리고 와, 그 조상 무덤 앞에서 술판을 벌이고 마치 그 조상들이 보고 있다는 듯 일부러 더 모욕적인 짓을 해댔다.예전에 맞고 비웃음당한 건 인정하지만 상대가 죽은 뒤에도 갚을 건 하나도 빠짐없이 갚겠다는 식이었다.“너희가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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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2화

“보니까... 역시 만만치가 않네.”위에 떠 있던 조상님들은 내려올 생각이 전혀 없었다.오히려 무덤 건달을 대놓고 비웃기 시작했다.이미 버티기도 벅찬 무덤 건달은 저들이 도와주긴커녕 조롱까지 하자 그대로 화가 치밀어 올라서 폭발했다.“이 씨X! 지금 이 늙은이를 비웃는 거냐? 너희는 벌써 잊은 거야? 예전에 날 비웃던 원수들이 어떤 꼴을 당했는지!”노인은 이를 갈며 으르렁거렸다.“너희들 정신 똑바로 차려. 너희가 먼저 죽기라도 하면... 난 너희 손녀든, 증손녀든 안고... 너희 무덤머리에서 첫날밤 거사를 치를 줄 알아!”그러더니 노인은 목소리를 더 높였다.“빨리 내려와서 같이 덤비자. 저놈이 너무 사악해서, 나 혼자서는 못 잡아. 지금은 누구 하나 단독으로도 못 이겨. 힘을 합쳐야 저놈을 잡을 수 있어. 보물을 나누는 건 그다음에 말하자고!”무덤 건달의 한마디는 묘하게도 도리가 있었다.그가 그 말을 꺼내는 순간, 위에서 웃던 놈들이 바로 입을 다물었다.다른 사람이 저런 협박을 했으면 그냥 열받아서 내뱉는 말로 넘어갔을지도 몰랐다.하지만 이 노인은 달랐다.말만 하는 놈이 아니라, 진짜로 하는 놈이었다.무덤이 어쩌고저쩌고하면, 노인은 진짜로 무덤까지 찾아갔다.게다가 이 노인은 이상할 정도로 정력이 죽지 않았다.보통은 나이가 들면 평범한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무도 수련자들도 몸의 정기를 아끼려고 욕망을 억눌러야 했다. 다름이 아니라 그저 오래 살기 위해서였다.그런데 무덤 건달은 예외였다.대부분의 시간을 무덤에서 여자를 끌어안고 놀아대는데도 생명력은 여전히 왕성했다.그게 더 소름 돋는 부분이었다.그래서 성역에서는 다들 이 노인에게 가까이하지도 못하고 멀리하지도 못했다.누가 먼저 죽을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만약 노인이 먼저 죽으면 모든 게 끝이고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하지만 다른 사람이 먼저 죽는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관 속에 누워 있는데 어느 날 저 미친 노인이 딸이든 손녀든 증손녀든 그중 한 명을 안고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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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3화

“이 개새끼들아! 너희 이 미친 새끼들, 진짜 보고만 있을 거야? 빨리 내려와서 날 도와! 너희도 죽고 싶어? 당장 내려오라고!”무덤 건달은 진짜로 다급해졌다.지금 그는 이미 절벽의 끝자락까지 몰린 상태였다.이도현의 공격은 아까와 비교도 안 될 만큼 강해졌다.한 번 한 번의 공세가 버티기 어려울 정도였고, 무덤 건달은 그저 이를 악물고 목숨 걸고 버티는 중이었다.그런데 위에 있는 놈들은 끝내 내려오지 않았다.무덤 건달은 단번에 알아챘다.저놈들은 자기를 돕는 게 아니라, 이도현의 손을 빌려 자길 죽이려는 속셈이었다.“하하하. 저 늙은 새끼 좀 봐. 급해졌네. 이제 곧 못 버틸 거야. 하하하!”한 늙은이가 신나서 떠들었다.“저런 자식은 진작 죽어야 했어.”허공에 떠 있는 자들은 아래를 차갑게 내려다보며 이도현에게 밀려 연달아 뒤로 물러나는 무덤 건달을 보고 속으로 통쾌해했다.그때, 이도현이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후후... 보니까 네 인맥이 바닥이네? 다들 네가 죽기만 기다리잖아.”무덤 건달은 이를 갈며 뻣뻣하게 버텼다.“너... 이 자식...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네가 강한 건 인정해. 하지만 날 죽이겠다고? 넌 아직도 한참 모자라!”“그래?”이도현이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그럼... 어디 한번 해 볼까.”말이 끝나자마자, 이도현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음양검에서 폭발하듯 힘이 치솟았고, 그 기세가 그대로 무덤 건달의 곡상봉 위로 밀려왔다.애초에 곡상봉이라고 불리는 무기는 무덤 건달한테 기가 막히게 어울렸다.남의 무덤에서 그런 짓을 벌이는 걸 좋아하던 그는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이왕 별명도 무덤 건달인데 꼴값을 좀 제대로 떨어야지.’그래서 원래 쓰던 병기를 아예 곡상봉 모양으로 바꿔 버렸다.막상 무기를 손에 쥐는 순간, 무덤 건달은 분위기가 확 살아난다며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그런 곡상봉 위로 이도현의 힘이 정면으로 꽂혔다.쾅!충격이 그대로 밀어닥쳤고 무덤 건달은 그대로 튕겨 나가듯 뒤로 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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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4화

이렇게 악취가 진동할 만큼 천하에 몹쓸 짓만 골라 하는 놈인데, 하필 ‘적수의 적수’였다.‘적의 적이면 결국 내 편이잖아.’위에 있는 놈들 모두가 무덤 건달이 죽길 바라고 있었다.그렇다면 이도현은 더더욱 죽이지 않기로 했다.저런 인간 말종 하나를 살려 두면 앞으로 오래오래 살아서 저놈들 속을 뒤집고 역겨운 짓을 해 댈 테니, 그게 훨씬 통쾌했다.생각이 거기까지 닿자 이도현은 더더욱 눈앞의 음흉한 늙은이를 죽이고 싶지 않았다.죽이지 않는 것뿐 아니라, 조금 더 오래 살게 해 줄 생각이었다.이도현은 자신이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그래도 어쨌든 저 늙은이가 더 많은 천인공노할 짓을 저질러서 지금 자신을 포위한 저자들이 밤마다 이를 갈며 잠도 못 자게 된다면 그건 나름대로 괜찮은 일이었다.이도현이 무덤 건달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난 널 죽이고 싶지 않아. 그런데 너도 봤지? 위에 있는 저것들은 네가 지금 당장 죽어 주길 바라잖아. 저런 놈들을 위해 목숨 버리는 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그러자 무덤 건달이 침을 탁 뱉었다.“퉤! 누가 저 새끼들 위해 목숨을 던지겠어! 난 그냥 네 몸에 있다는 곤륜옥의 비밀이 탐나서 온 거야. 솔직히 말하면 난 네가 저것들 좀 더 많이 죽여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무덤 건달은 인간이 썩을 대로 썩었지만, 적어도 목적만큼은 솔직했다.저 위의 놈들처럼 천하 대의니, 세상의 평화니 하며 자신을 포장하지 않았다.그들은 어차피 곤륜옥이 탐나서 달려온 주제에, 입만 열면 정의를 떠들며 자기 욕심을 감추는 놈들이었다.이도현이 진심으로 한마디했다.“너는 진짜 소인배네. 그래도 저 위선자들보단 나아.”그러고는 곧바로 덧붙였다.“솔직히 말해 줄게. 곤륜옥의 비밀은 네가 못 얻을 거야. 사실 나도 그딴 거 모르거든. 얻은 적도 없고, 찾아본 적도 없어.”그 순간, 무덤 건달의 눈썹이 꿈틀했다.이도현은 여유롭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그래도 네가 원하는 게 결국 수련의 경지를 올리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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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5화

무덤 건달의 눈빛이 좀 섬뜩했다. 이도현을 너무 빤히 바라보는 바람에 이도현도 말문이 막혔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무덤 건달은 지금 이도현을 자기랑 같은 부류로 착각하고 있었다.‘아니, 이게 무슨...’이도현이야 색욕이 좀 있는 편이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기 아내한테, 자기 선배들한테 그런 거였다. 말하자면 전부 자기 여자였다.그 외에 엮인 여자는 많아야 형수님 한 사람뿐인데, 형수님에 대해서만큼은 하늘에 대고 맹세할 수 있었다. 진짜로 사심도 없었고, 형수님한테 뭘 어쩌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없었다. 벌어진 일들은 전부 오해였다. 진짜로 천지신명께 맹세코 오해였다.음양탑 안, 그 저장 반지 속의 저장함 안에 들어 있던 레이스 달린 작은 팬티도, 그건 실수로 형수님이 준 거였다.이도현이 그걸 아직 안 버린 건, 전부... 전부... 정말 낭비하기 싫어서였다.‘그래, 낭비하기 싫어서 안 던졌지. 누가 그랬잖아. 세상에 쓰레기라는 건 없고, 쓰레기는 전부 자리를 잘못 찾아간 보물이라고 했지. 하찮은 화장실 휴지조차도 쓸모가 있는 거야. 화장실 휴지까지도 쓸모가 있는데, 형수님이 준 레이스 속옷 조각이야말로 천 조각이잖아. 작긴 해도 어쨌든 물건은 물건이지. 혹시라도 언젠가 필요할 날이 올 수도 있어. 버려서 그때 없으면 얼마나 아깝겠어.’그러니까 이도현이 형수님의 속옷을 보관한 건, 오로지 낭비하지 않겠다는 정신 때문이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가난이 사람을 무섭게 만들었고 이도현은 어릴 때부터 절약하며 살아온 사람이었다. 한번 몸에 밴 습관은 쉽게 못 버린다.‘그러니까 말이야. 좀 거칠어도 나는 진짜로 올바른 사람이야.’그렇게 올바른 이도현이 저렇게 덕지덕지 결이 썩은 늙은 인간에게 저런 눈빛으로 쳐다보임을 당하니, 마치 서로 동지라도 되는 것처럼 느껴져서 기분이 더러웠다.이도현이 결국 못 참고 말했다.“야, 그런 눈으로 날 보지 마. 아까 분명히 말했잖아. 너를 안 죽이는 건, 네가 살아 있어야 저 인간들이 역겨워할 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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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6화

“문제없어. 네가 말한 건 일도 아니야. 그건 내가 원래 하던 본업이거든. 완전히 내 전문 분야야!”무덤 건달은 자기 가슴을 쾅쾅 두드리며 큰소리쳤다. 그런 얘기를 하면서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자랑스러워하는 기색까지 보였다.이도현은 진짜로 말문이 막혔다.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짓을 영광스러운 일처럼 떠받드는 인간을 만나니, 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도현은 그저 한참을 쳐다보기만 했을 뿐, 당장 뭐라고 했으면 좋을지 몰랐다.사실 이도현만 멍해진 게 아니었다. 허공에 서 있던 성역의 고수들도 멍해졌고, 공작 제국 사람들은 더더욱 어리둥절했다.그들이 봐 온 이도현은 늘 거칠고, 잔인하고, 한마디라도 거슬리면 바로 베어 버리는 사람이었다. 누구든 손을 대기만 하면 상대가 누구든 가차 없이 죽였다. 검을 한 번 휘두르면 수백 명이 쓰러졌고, 주먹 한 번 내리치면 앞의 사람이 그대로 피안개가 됐다.그런데 이도현이 여기 온 뒤로 누군가와 이렇게 오래 말을 섞는 장면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그런데 지금은 전혀 달랐다.둘 다 표정이 왠지 평온했고, 심지어 두 사람은 웃음기까지 비쳤다.‘똑같이 적인데 왜 저쪽만 대우가 다른 거야? 격차가 너무 크잖아. 이게 말이 돼?’ ‘이도현은 우리 황실 귀족이랑은 말 한마디 제대로 안 섞더니, 남의 무덤 위에서 그런 짓을 벌이는 인간이랑은 담소를 나누고 있다니... 너무한 거 아니야?’결국 그들이 내린 결론은 하나였다.‘이도현은 그냥 개자식이야. 질투 많은 미친놈이야... 그러니까 우리들만 죽이고, 저런 썩은 인간은 살려 두는 거겠지.’“미친 자식들... 도대체 지금 둘이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저 새끼랑 노망난 색골이랑 한패였네? 아니, 둘이 왜 저렇게 오래 대화하는 거야?”“역시 사악한 놈들끼리 친구가 되는 법이지. 성역에서 가장 썩어빠진 놈이랑 붙어먹다니... 더럽고 사악한 자식!”“말이 돼? 저 늙은 색골은 원래 친구도 없고 누구랑도 안 맞는다더니... 왜 저렇게 태평하게 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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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7화

솔직히 말해 무덤 건달은 방금 선택 하나로 제대로 폼을 잡았다. 허공에 서 있던 자들이든, 주변에 있던 자들이든, 이도현이 던져 준 걸 무덤 건달이 망설임 하나 없이 입에 털어 넣는 순간, 다들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미친... 무덤 건달 저거 맛이 갔나? 대체 뭘 그렇게 아무거나 처먹는 거야! 안 무섭나?”“제기랄, 저 더러운 인간이... 이도현 저 개자식을 무덤 위에 눌러 놓고 놀아대던 여자들처럼, 몇 번만 건드리면 좋아서 들러붙는 사람으로 착각한 거 아냐? 적이라고, 적! 적이 준 것도 제멋대로 처먹는다고?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끝났다. 끝났어! 저 더러운 늙은이가 이도현 저 개자식한테 홀리기라도 한 거 아니냐? 무슨 미혹 술법이라도 쓴 거 아냐? 사술 같은 거 말이야!”...그러자 사방에서 웅성거림이 터져 나왔다. 사람들은 눈을 부릅뜨고, 방금 이도현이 준 단약을 삼킨 무덤 건달만 뚫어져라 바라봤다.모두가 무덤 건달은 분명 이도현에게 홀린 거라고 확신했다.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말을 듣고, 저렇게 순순히 삼킬 리가 없었다.그리고 사람들은 무덤 건달은 곧 죽을 거라고, 그것도 처참하게 또 확신했다.이도현 같은 악종이 주는 물건이 좋은 것일 리가 없었다. 먹고도 안 죽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그러니 무덤 건달도 이제 벌받을 때가 됐다는 말이 나왔다.물론 그런 말 속에는 은근한 통쾌함도 섞여 있었다. 그들의 눈에 무덤 건달과 이도현은 같은 부류였다. 더 나빠질 수도 없는, 죽어 마땅한 놈들이었다.그런 인간들은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재앙이라 숨 쉬게 놔두면 세상이 잠잠할 날이 없고, 그런 존재들이 죽어야 다른 이들이 비로소 편히 살 수 있다고 믿는 눈빛이었다.하지만 모두가 예상했던 일은 끝내 벌어지지 않았다.무덤 건달은 피를 토하고 쓰러지기는커녕, 그대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다리를 꼬았다. 그러고는 태연하고 너무 자연스럽게 수련에 들어갔다.정말 아주 잠깐이었다.무덤 건달의 몸에서 갑자기 거센 기운이 치솟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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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8화

“하하하! 내가 공력만 는 게 아니라, 방어까지 올라갔고 공법 운용 속도도 빨라졌어! 신단이여. 진짜 신단! 하하하... 도현 님, 고맙네! 정말 고마워...”“나 같은 늙은이한테 이런 기회를 줘서 고맙네. 하하하... 대단해... 정말 상상도 못 했어! 이 세상에 이런 신단이 진짜로 있을 줄이야. 도현 님의 큰 은혜는 늙은이가 뼛속에 새겨 두겠네. 도현 님과 약속한 일은 반드시 해내겠네!”무덤 건달은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다.지금 그가 이도현을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친아버지를 보는 것보다 더 뜨거웠다. 아니, 그 눈빛은 마치 이도현이 무덤 위의 아가씨들인 것처럼 묘하게 끈적했다.“그만, 그만해! 그런 눈으로 날 보지 마. 진짜 죽여 버리고 싶어지니까. 공력도 올랐겠으니 이제 떠나. 내가 시킨 일을 잊지 말고.”이도현은 진심으로 어이가 없었다.아마 선입견 탓인지, 무덤 건달이 저런 눈빛을 할 때마다 계속 기분이 묘하게 찝찝했다.“좋아, 좋아! 도현 님, 몸조심하게. 나는 먼저 가겠네! 하하하...”무덤 건달은 크게 웃으며 이도현에게 다시 한번 정중하게 인사를 올리더니, 곧바로 공법을 끌어올려 순식간에 열반지에서 사라져 버렸다.그 순간, 현장에 있던 모두가 또 한 번 멍해졌다.원래 그들이 바랐던 건 이도현과 무덤 건달이 서로 물어뜯다가, 둘 다 크게 다치는 거였다. 가장 좋은 결과는 두 사람 다 큰 상처를 입고, 그 틈에 자기들이 어부지리를 챙기는 속셈이었다.최악의 경우라도 이도현이 무덤 건달을 죽여서 성역의 그 썩어 빠진 늙은이가 드디어 사라지는 게 맞았다.그래서 아까 무덤 건달이 도움을 청했을 때도, 일부러 팔짱만 끼고 보고만 있었다.이제 와서 보니 안 도와준 대가로 무덤 건달은 이도현과 친구가 되어 버렸고, 이도현은 거기다 무덤 건달에게 단약이라는 선물까지 쥐여 줬다.무덤 건달은 그걸로 바로 돌파까지 해 버리고 신나서 휙 떠나 버렸다.따지고 보면 오늘 여기서 제일 큰 수확을 챙긴 건 무덤 건달이었다.한 판 붙고 멀쩡한 채로 조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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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9화

이도현은 눈앞에서 친구가 되겠다는 유도윤을 보며 비웃듯 웃었다.“나랑 벗이 되고 싶은 거야? 아니면... 내가 가진 단약이 탐나는 거야?”이 정도로 뻔뻔한 상대 앞에서 이도현은 굳이 돌려 말할 이유도 없었다. 이도현에게 체면 따위는 원래 없었고 시간 낭비할 생각도 더더욱 없었다.“하하하! 도현 님의 시원시원한 성격은 나와 똑같네. 전혀 꾸미지도 않고 속마음 그대로 말하다니 말이오.”유도윤이 껄껄 웃으며 수염을 쓸었다.“내가 말했잖소? 나와 도현 님은 인연이 있다니까... 이런 시원시원한 사람을 얼마나 오랜만에 만나는지... 나는 정말 도현 님과 나이 상관없이 친구를 맺고 싶소. 이 인연은 정말 소중하오. 도현 님의 생각은 어떻소?”유도윤은 정말 뻔뻔했다. 이런 소리를 입에 담는 것부터가 보통 배짱이 아니었다. 더 기가 막힌 건, 저런 역겨운 멘트를 내뱉고도 얼굴 하나 붉히지 않는다는 점이었다.마치 이런 뻔뻔함이 당연하다는 듯했다.이도현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나왔다.“그럼 결국... 내 단약이 목적이라는 말이네?”“아이고, 아이고. 그렇게 말하면 너무 직설적이지 않소.”유도윤은 느긋하게 웃었다.“나의 첫째 목적은 어디까지나 도현 님과 벗이 되는 것이오. 단약이야... 우리가 친구가 되면 도현 님이 알아서 주지 않겠소?”유도윤은 뻔뻔하게 덧붙였다.“친구란 원래 동고동락하는 게 아니겠소? 그렇지 않소?”유도윤의 말을 듣는 순간, 사방에서 욕이 터져 나왔다.“와... 진짜 뻔뻔하네.”“퉤, 저런 역겨운 늙은이 같으니라고.”“세상에 저렇게까지 구역질 나는 인간이 있냐? 위선적인 데다 뻔뻔함까지...”“무덤 건달은 결이 더럽긴 해도 그래도 하고 싶은 말은 대놓고 하잖아. 그런데 저 늙은이는 입에서 나오는 말이 전부 구역질이 나네...”...유도윤의 말은 듣는 사람들 속을 뒤집어 놓기에 충분했다.다른 사람들도 자신이 꽤 뻔뻔하다고 생각했지만, 유도윤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스스로가 유치원생처럼 순진해 보일 지경이었다.저건 그냥 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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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0화

갑자기 유도윤이 둘째라고 부르자, 이도현은 순간 의미가 심상치 않다는 걸 알아차렸다.‘X발, 누가 둘째라는 거야. 너나 둘째해... 늙은 둘째...’이도현은 속으로는 바로 되받아쳤지만, 입 밖으로는 차갑게 선을 그었다.“그만해. 그런 호칭 쓰지 마. 난 아직 너랑 형제 맺을 생각 없어.”유도윤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진심으로 억울하다는 표정까지 지었다. 기가 막히게도 어딘가 서운해 보이기까지 했다.“어라? 둘째... 아니, 도현 님, 아까 분명히 내 말이 맞다며 웃었잖소. 왜 이제 와서 말 바꾸는 거요? 설마 도현 님이 형이 되고 싶소?”그러더니 유도윤은 금세 태도를 싹 바꿨다.“뭐... 도현 님이 형하고 싶으면 해도 되오. 우리 무림은 나이를 따지지 않잖소? 강한 사람이 바로 윗사람이오. 도현 님의 실력은 나보다 훨씬 위니까 도현 님이 형님이 되는 게 맞소!”말 끝나기가 무섭게, 유도윤은 그대로 털썩 무릎을 꿇더니 망설임도 없이 입을 열었다.“형님, 동생 유도윤이 형님께 인사 올립니다.”그 꼴을 지켜보던 성역 강자들은 단체로 질색했다.“젠장... 나 더 이상 못 보겠어. 너무 역겨워... 눈이 다 썩겠어.”“와, 진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살다 살다 이런 파렴치한 자식은 처음 보네.”“남자로 태어나서 저런 짓을 한다고? 같은 남자라는 게 수치스럽네. 퉤퉤!”“미친... 진짜 어디까지 가는 거야.”유도윤이 무릎까지 꿇으며 인사하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속이 제대로 뒤집어졌다.이도현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진짜로 말문이 막히네...’이도현은 한참 동안 웃음을 참다가 겨우 말했다.“오해야. 내가 형 하겠다는 게 아니고... 네가 내 말을 잘못 알아들었어.”이렇게까지 뻔뻔한 인간을 상대하다 보니 이도현도 순간 괜히 사람을 죽이기가 민망해질 지경이었다.유도윤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표정은 어쩐지 진심이었다.유도윤은 눈빛, 자세, 말투까지 자기가 얼마나 완벽한 동생인지 온몸으로 증명하는 꼴이었다.“그럼 형님께서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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