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엔데스 현우는 소은지가 무슨 말을 해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소은지에게는 증거가 없었다.“하.”소은지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엔데스 현우는 비웃듯이 입꼬리를 올렸다.소은지는 가슴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결국 엔데스 현우는 떠났다.소은지는 온몸에 힘이 빠져버렸다. 어둠 속에서 한참이나 생각했지만 여전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엔데스 현우는 처음부터 소은지를 죽이려고 했던 것이다.이때 이유영이 전화를 걸어왔다. 소은지를 도울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었다.“유영아, 미안해. 나 못 갈 것 같아.”전화기 너머의 이유영이 멍해져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은지야?”“못 간다고!”소은지가 두 눈을 꼭 감고 이 복잡한 감정을 지우려고 애썼다.소은지는 총명한 사람이다. 파리에 들어올 때부터 소은지에게 이미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그러니 파리 말고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인가?“은지야, 내가 다 준비해 놓았으니까 네가...”“네가 무슨 준비를 했든지 소용없어!”엔데스 현우는 강이한이 무슨 짓을 하는지도 알고 있었다. 그러니 지금이 소은지가 도망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이제 소은지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도망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말이다.“무슨 일이야?”이유영이 그렇게 묻는 순간, 소은지는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심호흡으로도 이 무거운 마음을 누를 수 없었다. 소은지에게 이 일은 크나큰 충격이었다.전화기 너머의 이유영은 인내심 있게 소은지의 대답을 기다렸다. 하지만 소은지는 목이 막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한참 있다가, 소은지가 입을 열었다.“윤아정 씨, 기억해?”윤아정은 강청시 갑부의 아내다. 그때 이혼 재판은 아주 유명했는데 자극적인 기사들이 가득 쏟아질 정도였다.그리고 그건 소은지가 패소한 유일한 재판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유영이 그 이름을 잊을 리가 없었다.윤아정이 죽었을 때, 소은지는 윤아정의 남편을 죽이겠다고 했었다. 소은지는 윤아정이 얼마나 착한 사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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