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한은 진영숙을 보면서 또박또박 얘기했다.“아직 아이잖아요...”그 순간 진영숙은 강이한이 말하는 아이가 이온유라는 것을 깨달았다.“하지만 그 애는 한지음의 딸이야!”진영숙은 처음 무력함을 느꼈다.아니, 비슷한 무력함을 느꼈던 적이 있었다. 강이한이 무조건 이유영과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진영숙이 아무리 말려도 말려지지 않을 때, 바로 이런 느낌이었다.지금 이온유에 대한 강이한의 태도를 보면서, 진영숙은 아무리 해도 강이한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봉황산을 떠나게 해. 다른 곳에서 키워도 상관하지 않을게.”이건 진영숙의 마지막 양보였다.진영숙은 본인이 무슨 얘기를 하든, 강이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강이한이 얼마나 이유영과 이소월을 원하든, 결국 이온유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강이한, 정신 차려. 두 아이는 영원히 함께 자랄 수 없어.”진영숙이 또박또박 얘기했다.틀린 말은 아니었다.그들은 함께 공존할 수 없었으니까. 강이한도 잘 알고 있었다.“...”그 말을 들은 강이한은 눈을 감고 더 얘기하지 않았다.공존?강이한은 처음부터 그걸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그가 원하는 건 오직 이유영뿐이다. 하지만 지금은...강이한은 이제 이유영을 찾을 수 없다는 걸 잘 알았다.이유영은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 강이한에게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으니까.아무리 이유영을 다시 찾는다고 해도... 찾는다고 해도 무슨 소용이겠는가.찾아도 이유영은 또다시 도망가려고 할 것이다. 어렵게 단역시까지 찾아왔는데 결국 이유영은 또 사라지지 않았는가.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강이한이 있는 곳이라면 이유영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마치 무서운 전염병이라도 되는 듯이, 이유영은 강이한과 같은 곳에 있는 것을 싫어했다.마치 같은 공기를 마시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이 말이다.도대체 언제부터 두 사람 사이가 이렇게 된 것일까.모든 것이 변해버렸다.두 번째 삶이라고 해도 소용없었다. 해명할 수 있는 건 다 해명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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