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뒤.사흘 전, 소은지 쪽으로 접수 통지가 도착했다. 담당 기관에서 정식으로 사건을 받아들였고, 재판 날짜는 보름 뒤로 잡혔다.그래서 지난 일주일 내내, 소은지는 집에 틀어박혀 이 지역의 혼인 관련 법령과 판례를 샅샅이 훑었다.그 사이, 엔데스 명우는 틈이 날 때마다 들이닥쳤다.하지만 올 때마다 소은지는 문을 열어 주지 않았고, 마침 외출 길에 마주쳐도 얼음장 같은 태도로 단 한 뼘의 틈도 내주지 않았다.일주일 동안 다섯 번을 왔지만 엔데스 명우는 소은지와 단 한 마디도 나누지 못했다.그리고 뒤이은 사흘 동안, 엔데스 명우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잠잠해졌구나 싶던 참에 엔데스 명우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소은지의 세계에 끼어들었다.이수연이 숨을 몰아쉬며 들이닥쳤다.“정말로 변호사를 데려왔대요.”이수연이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한 눈으로 얘기했다.소은지의 미간이 좁아졌다.“괜찮아요.” 변호사를 선임해도 상관없다.하지만 이어서 이수연이 변호사의 출신과 학교 시절의 수상 경력들을 줄줄이 읊자, 이번 상대가 만만치 않음을 깨달았다.빌라주 국제법학원.예전에 소은지가 가장 가고 싶어 했던 곳이자 마지막 커트라인에서 아깝게 낙방한 학교였다.그런 무뢰한이 그렇게 대단한 변호사를 데려오다니.“소, 소은지 씨... 그만두는 게 좋지 않을까요.”이수연은 눈물을 훔치면서 얘기했다.지고 싶지 않았다.여기서 무너지면 삶은 더 어려워질 게 분명했다. 이혼 결심을 굳게 한 지는 오래지만, 수년간의 학대가 남긴 두려움은 뼛속 깊이 심겨 있었다.정말로, 무서웠다.“이긴다고 했죠. 그 말,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빌라주 출신이든, 어떤 변호사든, 소은지는 한 치도 물러설 수 없었다.이만한 상대는 예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소은지는 매번, 물러서지 않고 버텨 냈다.“다만, 예상보다 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요.”소은지가 이수연을 보면서 얘기했다.상대 변호사가 양심적인 변호사라면 깔끔하게 끝낼 수 있을 테지만, 만약 돈에 눈이 먼 쪽이라면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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