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있을 때, 아무도 엔데스 명우를 이렇게 대하지 못했다.하지만 지금의 소은지는 마치 거대한 바위처럼 틈을 찾을 수가 없었다.강하게 대해도, 혹은 구슬려보아도, 소은지한테서 돌아오는 건 매정함 뿐이었다.“당장 이곳을 떠나.”집에 돌아온 엔데스 명우가 차갑게 얘기했다.엔데스 명우는 두 사람 때문에 화가 나서 차가운 기운만 내뿜고 있었다.강혁은 떠난다는 말을 듣고 기뻐하려다가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또 걱정했다.“네.”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그렇다면 앞으로 소은지한테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하지만 강혁은 매정한 소은지의 태도를 떠올리며, 소은지가 무슨 일을 당해도 그건 인과응보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강혁은 소은지를 전혀 동정하지 않았다. 그저 이 관계에서 모든 것이 소은지의 탓이라고 생각할 뿐이었다.강혁이 봤을 때, 엔데스 명우는 이미 소은지에게 많은 양보를 했다. 파리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소은지를 찾으러 왔으니까 말이다.하지만 지금은 결국 이렇게 되었다.설마 소은지는 엔데스 현우와 결혼하기 전, 본인이 엔데스 명우와 무슨 사이였는지 잊어버린 걸까?하지만 강혁은 몰랐다.소은지는 그 모든 것을 다 기억한다는 걸 말이다.기억하기 때문에 엔데스 명우를 끊어내려는 것이다.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행동인지 알면서도, 소은지는 그럴 수밖에 없다....다른 한편.소은지는 차갑게 엔데스 현우의 팔을 놓았다. 그러자 엔데스 현우가 바로 차가워진 소은지의 손을 잡았다.하지만 소은지가 빠르게 손을 빼고 차갑게 얘기했다.“진심이라고 생각하지 마요.”“...”하지만...“난 진심이라고 생각할게요.”엔데스 현우가 장난스레 웃으면서 얘기했다. 그 눈빛 속에는 소은지를 향한 부드러움과 사랑이 섞여 있었다.“그렇게 생각해 봤자 좋을 거 없어요.”파리에서 소은지가 엔데스 현우를 진심이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연기를 진심으로 대해봤자 좋은 건 하나도 없었다.“난 그저 은지 씨만 있으면 돼요. 다른 건 필요 없어요.”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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