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 Chapter 1661 - Chapter 1670

All Chapters of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Chapter 1661 - Chapter 1670

1674 Chapters

제1661화

“넌 항상 그 아이들을 후원했잖아. 설마...”“그 아이들이랑 이온유가 같아?”달랐다.이온유는 언제나 강이한의 보호 속에서 사랑을 받지 않았던가. 심지어 이유영의 친딸인 이소월보다 더 총애를 받았다.그러니 달랐다. 이온유는 이유영의 세상과 다른 세상을 살고 있었다.“강이한, 넌 그저 이온유랑 같이 잘 살고 잘 죽어. 응?”말을 마친 이유영은 강이한이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전화를 끊어버렸다.그 말을 들은 강이한은 온몸이 굳어버렸다. 그리고 그제야 무언가를 알 것만 같았다.강이한이 이온유 때문에 이수연의 한계를 건드려서, 그것 때문에 이유영이 화를 내는 것이라는 걸 말이다.소은지는 병원에 두고 온 물건이 생각나 돌아가던 길에 강이한이 이유영에게 전화하는 것을 발견했다.다가가서 한 대 쥐어박아 주려고 했는데 전화기에서 흘러나오는 이유영의 목소리를 들은 후에는 편하게 마음을 놓았다.강이한에게는 이런 결말이 어울렸다.‘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그래, 같이 살고 같이 죽어.”그 말을 들은 소은지는 꼴좋다는 듯 웃고 있었다.강이한은 고개를 돌려 날카로운 눈빛으로 소은지를 바라보면서 위험한 기운을 내뿜었다.분노로 타오르는 그 위험은 당장이라도 주변을 삼켜버릴 것만 같았다.소은지는 전혀 두렵지 않다는 표정으로 다가갔다.“사실 유영이도 처음부터 그렇게 독한 건 아니었어.”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소은지는 이유영의 말을 들으면서도 이유영이 약간 독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유영의 행동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독하지 않으면 강이한 같은 쓰레기를 처리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유영이는 처음부터 온유를 싫어한 게 아니야. 이건 다 네 탓이야.”강이한이 직접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이다.“...”강이한은 차가운 기운을 흘리며 소은지를 쳐다보았다.“그렇게 왜 소월이한테까지 손을 댔어.”소월이는 이유영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그러니 이유영이 이온유를 좋게 볼 수 없었다.원래부터 어두웠던 표정이, 소은지의 말을 듣는
Read more

제1662화

강이한이 파리에 있을 때, 그들은 이온유의 문제로 하늘이 무너질 것처럼 싸웠다. 이온유의 몸이 좋지 않아 거의 매일을 병원에서 보냈고 소월이까지 이용하려고 들었으니까 말이다.그런 강이한을 옆에 두고 이유영이 어떻게 편한 삶을 보내겠는가.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이유영의 심장은 차갑게 굳어갔다....강이한은 차가운 바람을 한참 동안 맞았지만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소은지는 많은 물건을 들고 안에서 나왔다.그리고 강이한 곁을 지나면서 강이한을 조롱했다.“같이 잘 살고 잘 죽어. 하하하.”그 덕분에 소은지를 통쾌하다는 듯 비웃고 차에 탔다. 물론 지금 소은지의 주변도 난장판이지만, 강이한은 차에 타는 소은지를 보면서 더욱 화가 났지만 어찌할 줄 몰랐다.이정이 강이한의 뒤에 나타나 소은지가 떠나는 방향을 보면서 물었다.“소은지 씨는 여전히 돕지 않으신다고 하십니까?”이정은 강이한과 소은지가 무슨 대화를 나눈 것인지 모르는 게 분명했다.하지만 만약 소은지가 정말 도와준다면 이유영은 무조건 올 것이다.강이한이 그걸 모를 리가 없었다. 하지만 아까 소은지의 표정을 떠올리고는 눈빛이 어두워졌다. “소은지는 도와주지 않을 거야.”맞다. 소은지는 절대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그 말에 이정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이 더욱 무거워졌다. 이온유를 향한 걱정도 더 커졌다.이온유의 상태는 정말 좋지 않았다. 이대로 가다가는 이온유가 먼저 삶에 대한 희망을 놓아버릴지도 모른다. “의사 선생님이 얘기하셨습니다. 작은 아가씨의 생존 욕구가 낮은 건 그 기사들과 연관 있을지도 모른다고요.”기사라니.아마 이유영이 소월이를 데리고 공공장소에 나타나 받았던 그 인터뷰에 대한 얘기인 것 같았다.기사에서는 이유영이 얼마나 좋은 엄마인지를 썼었다.그건 이온유에게 큰 충격이자 자극이다.이온유는 항상 이유영의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파리에 있을 때... 이유영은 이온유에게 단 한 번도 부드러운 눈빛과 사랑을 준 적이 없었다. 오히려 소월이한테는 물심양면으
Read more

제1663화

추운 날에 장작을 더 때는 그런 삶이 좋았다.“좋으면 앞으로 여기서 살죠.”“하지만 당신과 엔데스 명우의 등장이 이 마을을 평화를 깨버린 거예요.”소은지의 말투가 조금 진중해졌다.청하에 있을 때도 소은지는 많은 유형의 사람들을 만났었다. 하지만 그때의 삶은 아주 평범하고 단조로웠다.하지만 지금은 아니다.엔데스 명우와 엔데스 현우는 원래부터 귀찮은 존재였다. 두 사람 모두 문제를 몰고 다닌다고 할 수 있다.그리고 두 사람의 등장 때문에 간단한 것을 좋아하던 소은지의 삶이 점점 복잡해지기 시작한 것이다.소은지는 이런 상황이 싫어서 벗어나기 위해 애썼다. “...”소은지의 말을 들은 엔데스 현우는 그대로 굳어버렸다.“소은지 씨!”소은지의 손을 잡고 뭐를 얘기하려던 엔데스 현우는 생각보다 너무 차가운 소은지의 손을 잡고 놀라서 얼른 손을 녹여주려 두 손으로 소은지의 손을 잡았다.소은지의 손은 여전히 차가웠다. 마치 차갑게 얼어붙은 심장이랑 이어진 듯, 차갑게 얼어붙어 있었다.소은지는 천천히 엔데스 현우의 손에서 자신의 손을 빼내고 죄책감 가득한 엔데스 현우의 눈빛을 마주하고 물었다.“우리, 이제 그만 끝낼까요?”엔데스 현우는 조용히 소은지를 쳐다보았다.소은지가 진심을 다 해 그 말을 한다는 사실이 너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엔데스 현우는 그런 소은지를 그저 묵묵히 바라보았다.“우리 둘 사이에 누구도 누구한테 빚진 거 없잖아요. 난 처음부터 현우 씨를 이용하려고 온 거예요.”그때의 소은지는 엔데스 현우를 이용해 엔데스 명우에게 대항하려고 했다. 소은지의 모든 것을 망쳐버린, 엔데스 명우에게 복수하려고 말이다.엔데스 현우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소은지는 그런 엔데스 현우의 표정을 보지 못한 사람처럼 얘기했다.“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나는 당신을 당당하게 이용한 거지만, 당신은 비열하게...”만약 엔데스 현우가 처음부터 그 부드러운 태도가 연기였다고 알려줬다면 소은지가 거기에 빠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그들이 서로를 이용하는
Read more

제1664화

하지만 소은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은 가끔은 너무 갑작스럽기도 하지만 또 가끔은 아리송하기도 하다.청하에 있을 때 소은지는 항상 깔끔하고 실수 없는 여자였다. 엔데스 현우는 소은지의 재판 영상을 본 적이 있었다.검은색 제복을 입은 소은지는 한마디도 지지 않고 옳은 말만 따박따박했다. 하지만 엔데스 현우는 몰랐다. 이렇게 당당한 여자가...결국 두 눈에 이러한 절망을 안게 될 줄은. 그날 소은지는 엔데스 현우의 차 앞에 서서 말했다.“당신이랑 결혼할게요. 원하는 걸 줄게요.”그때의 엔데스 현우가 원했던 것은 뭐였나. 엔데스 현우는 원하는 것을 감추는 데 아주 능숙한 사람이다.소은지는 엔데스 명우 곁에서 괴롭힘으로 말이 아니게 되었지만, 사실 소은지의 마음은 여전히 차가웠다.소은지의 생각도 깔끔했다. 그래서 엔데스 명우 곁에 있으면서도 엔데스 가문의 사람에 대해 충분히 분석했다,엔데스 가문에 단순한 사람이 있을 수가 없으니까 말이다.그렇게, 소은지는 가장 친한 엔데스 현우를 만나 거래를 성사했다.물론 그때의 소은지는 몰랐다.그날 차창 밖에 우뚝 서 있던 소은지의 모습이 영원히 엔데스 현우의 가슴 깊은 곳에 남아있다는 걸. “이수연의 일은 내가 해결해 줄게요. 그러니 엔데스 명우의 요구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아도 돼요.”“해결해 준다고요?”그 말을 들은 소은지는 농담을 들은 사람처럼 웃었다.엔데스 현우는 소은지를 바라보며 눈빛이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소은지가 이어서 얘기했다.“우리는 파리에서 끝난 관계예요. 그런데 왜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을 엮어서 또 싸우겠어요.”도움은 무슨.이건 또 다른 전쟁의 서막이다.말로는 이수연을 돕는 것이지만 사실 소은지가 봤을 때는, 아무 죄 없는 이수연을 끌어들이는 것이다.“아무 죄도 없다고요?”엔데스 현우는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이 있다는 걸 믿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그들의 세계에는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이 없었으니까 말이다.그들은 억울함이 무엇인지 모르고 그 사람들
Read more

제1665화

소은지는 그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엔데스 현우를 바라보았다.“중요하지 않다고요?”엔데스 현우가 겨우 그 말을 뱉어냈다.소은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미 할 말은 다 했다는 뜻이었다.엔데스 현우가 이곳에 나타난 뒤부터, 소은지는 엔데스 현우의 눈 속의 감정을 똑똑히 마주 보았다. 엔데스 현우는 번마다 소은지를 보면서 죄책감을 가졌다.“내가 말했잖아요. 우리 사이는 서로 빚을 진 사이도 아닌, 그저 약간 불협화음이 있었던 협력 파트너라고.”“하.”엔데스 현우가 차갑게 웃었다. 소은지가 아무 감정의 변화도 없이 담담하게 얘기하자 엔데스 현우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그 웃음은 아주 씁쓸해 보였다.이유는 몰라도 소은지가 이렇게 담담하게 얘기하는 걸 들으니 절망적이고 공허해 보였다.소은지의 말투는 아주 강경하지만 엔데스 현우는 그 말투에 생기가 전혀 없다고 생각했다.대체 언제부터 시작된 거라. 아마도...그 부드러움이 끝난 다음부터 소은지는 보호장치를 다 한 갑옷 기사처럼 강경했다.그 갑옷은 너무 단단해서 모든 것을 그 안으로 보호하고 있었다.“그러니까 은지 씨 말은, 내가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이수연보다 덜 중요하단 말이에요?”이수연이야말로 낯선 사람이 아닌가.그런데 이수연 때문에 이혼을 얘기하다니.이게 엔데스 명우의 협박 때문이라는 걸 어렴풋이 알고 있어도, 직접 그 얘기를 듣게 될 줄은 몰랐다.“협력 파트너로 보면 이수연 씨가 더 중요하죠.”공과 사를 잘 구분해야 했다.이수연의 일을 해결하는 건 공적인 일이다. 엔데스 현우는 물론 거의 낯선 사람인 정도가 되었지만 결국 혼인 문제이다 보니 사적인 일이 되었다.소은지는 항상 공과 사를 분명히 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공적인 일을 먼저 처리하고 사적인 일을 후에 처리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엔데스 명우의 간섭 때문에 사적인 일을 앞에 둔 것이다.엔데스 현우는 소은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다. 그저 상처 입은 눈으로 소은지를 바라볼 뿐이었다.“그래요, 알겠어
Read more

제1666화

엔데스 현우가 승낙했다.그러면 소은지 일은 한결 수월해진 셈이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건, 이 끝맺음이 이수연의 자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엔데스 명우의 요구는 그보다 더 지나쳤다!소은지가 엔데스 현우와의 이혼 증명 서류를 엔데스 명우의 눈앞에 탁 내려놓으며 말했다. “이제 내가 이기게 해줄 수 있어?”“이기게?”이 순간 이 말을 꺼내면서도 소은지는 답답했다. 소은지의 승리는 한 번도 타협으로 얻은 적이 없었으니까 말이다.그런데 엔데스 명우는 소은지를 극한까지 몰아붙였다.엔데스 명우는 소은지의 눈동자 밑으로 극에 달한 인내심을 발견했지만, 이 타협이 통쾌하진 않았다. 이혼 증명서류를 확인해 보니 진짜였다. 소은지와 엔데스 현우의 사이는 정말로 끝났다.“엔데스 현우가 널 순순히 놓아줬다고? 파리의 모든 것마저 버렸던 사람이, 정말 손을 놓았다고?”소은지가 쏘아붙였다. “적어도 그 사람은 너만큼 뻔뻔하진 않아!”“그건 자비야. 남자에게 가장 치명적인 자비.” 엔데스 명우의 날카로운 시선을 마주치자, 소은지는 무심코 눈을 피했다.엔데스 명우가 뭐라 하든 상관없었다.저 인간의 머릿속이 어떤지, 무슨 생각인지, 소은지는 조금도 알고 싶지 않았다.그런데 엔데스 명우는 화도 내지 않았다. “여기로 이사 와.”“꿈도 꾸지 마!”“소은지, 내가 말했지. 둘 중 하나라도 빠지는 건 안 돼.”“밤에 내가 널 몰래 죽여버릴까 봐 무섭지도 않아?” 소은지가 엔데스 명우를 날카롭게 노려봤다. 눈빛에는 위험이 가득했다.지금 당장이라도 엔데스 명우를 갈가리 찢고 싶었다.그런데 그때 엔데스 명우가 웃었다.그 웃음엔 진득한 온기가 섞여 있었다. 그렇다. 소은지와 엔데스 현우의 관계가 완전히 끝났다는 결과를 얻었으니,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소은지는 그런 웃음이 눈에 거슬렸다.“그럼 나랑 같은 방에서 지낼 거라는 말이야?”“너!”“죽이기 편하게 말이야, 응?” 엔데스 명우는 다급해하는 소은지의 모습을 보며 노골적으로 놀렸다.소
Read more

제1667화

이유영의 말투는 가벼웠지만, 아무렇지 않다는 느낌이 실려 있었다.마음속에 아무리 금기가 있어도, 입에 올리는 횟수가 늘어나면 그 금기도 점점 무뎌지는 모양이다.지금의 소은지가 딱 그랬다.두려운 것이 없었고 더 이상 상관하지도 않았다.“강이한이 너한테 전화했어?” 소은지의 목소리가 살짝 조여들었다. 소은지는 어제 병원에서 강이한을 본 것을 떠올렸다.그리고 너무 흥분한 나머지 방금 겪은 일도 통째로 잊어버릴 뻔했다.이유영이 말했다. “응, 알았어.”“그럼, 오진 않을 거지?” 병원에서 대강 이유영이 강이한에게 뭐라고 답했는지 들은 것 같았지만, 그래도 갑자기 병원으로 달려올까 봐 걱정됐다.만약 이유영이 온다면, 그건 정말...“나 이제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 아니거든? 이 정도 분별도 없겠어?”그 말을 듣자 소은지는 겨우 한숨을 내쉬었다.오기만 하지 않으면 된다.소은지 눈에는 이유영의 삶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비너스 타운까지 오게 되면,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게 쉽게 무너질 수 있었다.“네 쪽은 어떻게 됐어? 그 두 사람 말이야.” 그 둘은 엔데스 현우와 엔데스 명우였다.소은지는 이유영을 걱정했고, 이유영도 똑같이 소은지를 걱정했다.그런데 그 두 사람을 언급하자 소은지의 속에서 또다시 분노가 치밀었다.“엔데스 명우는 진짜 쓰레기야.”그게 소은지가 엔데스 명우에게 내릴 수 있는 전부의 평가였다. 아무리 엔데스 명우가 높은 데 서 있어도, 소은지는 쓰레기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사실 엔데스 명우와 이수연의 남편은 같은 부류다.다만 무뢰한 짓을 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소은지의 손등에 남은 상처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예전에 엔데스 명우가 복수하겠다며 저질렀던 짓은, 이수연 남편이 이수연에게 한 짓보다 세면 셌지, 가볍지는 않다. 어쩌면 더 끔찍하고 더 비열했다.그래서일 것이다. 소은지가 이수연의 남편을 마주쳤을 때, 한 치 망설임도 없이 달려든 건.엔데스 명우가 그보다 천 배는 더 무서웠기
Read more

제1668화

소은지가 그렇게까지 말하자, 이유영은 더 말하고 싶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서 한숨만 길게 내쉬었다. “하...”죄책감.이 단어가 이렇게나 무겁게 들릴 줄, 이유영은 몰랐다. 그런데 방금 소은지가 그것을 입 밖에 낸 순간, 그 무게를 실감했다.동시에 소은지의 냉정함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소은지는 언제나 정신이 맑았다. 아마 예전부터 겪은 일이 너무 많아서일 것이다.감정이 뒤엉킨 사건들을 수없이 중재해 온 사람이라, 본 것이 많았고 그래서 더 분명하게 판단할 수 있었다.남자의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 소은지는 한눈에 읽어냈다.왜 엔데스 명우와 엔데스 현우가 소은지의 선택이 될 수 없는가?소은지는 너무 똑똑하게 알고 있었다. 하나는 죄책감일 뿐이고, 다른 하나는 내려놓지 못하는 소유욕일 뿐이라는 걸.그런 걸, 어찌 선택하겠는가.“그럼 조심해.” 오만 가지 생각 끝에 이유영이 당부했다.엔데스 명우는 만만한 사람이 아니다. 소은지가 끝내자고 한다고 해서, 정말로 끝낼 인물도 아니다.소은지가 말했다. “걱정하지 마. 먼저 끊을게.”“응.”두 사람은 전화를 끊었다.이유영의 걱정을 소은지는 알고 있었다. 눈이 흩날리던 그날의 일, 그게 바로 엔데스 명우가 복수를 시작한 근거였다.하지만 이제 이른바 진상은 죄다 드러났다. 그러니 엔데스 명우가 쥐고 흔들 명분도 사라졌다.그래서 지금의 얽힘은 예전과는 본질이 완전히 달라졌다.전화를 막 끊자마자 권중호의 전화가 걸려 왔다. 발신자를 확인하지 못한 채 소은지가 받았다. “여보세요.”“소은지 씨, 권중호입니다. 지금 당장 병원으로 오셔야 합니다.”저편의 목소리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무슨 일이에요?”소은지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권중호가 아무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는데도, 그 낮은 톤만으로 소은지는 본능적으로 불안해졌다.“이수연 씨가...”이어서 말을 하려던 권중호가 잠시 멈추자, 소은지는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수연 씨가... 왜요?”소은지
Read more

제1669화

두 다리는 납을 부어 넣은 듯 무겁기만 했다. 들어가야 했다. 그런데 발이 도무지 떨어지지 않았다.“대체 무슨 일인데요?”한참 만에 겨우 입을 떼었지만, 목소리는 자기 것이 아닌 듯 멀게 들렸다. 머릿속은 여전히 새하얗게 비어 있었다.왜 이렇게 된 걸까.어제 돌아설 때만 해도 분명 멀쩡했는데.엔데스 현우와는 완전히 이혼했고 엔데스 명우와 정면으로 맞서는 판으로 들어갔다. 이수연이 그 남자 곁에 머무는 시간을 가능한 한 줄이려 했다.이수연을 데리고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작은 가게를 내주겠다고 했고 퇴근할 때마다 그 작은 가게에 들러서 음식을 먹겠다고도 했다.그 눈동자에는 분명 희망의 빛이 떠오르고 있었는데 왜, 왜 고작 하루 만에 이렇게 된 걸까.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했다. 그런데도 누구를 원망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어쩌다 일이 이렇게 흘러가 버렸을까.권중호가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병상 옆 탁자에 놓여 있었습니다. 아마 소은지 씨한테 드리려고 한 것 같습니다.”소은지는 말문이 막혔다.숨이 막혀 가슴을 치며 봉투를 받아서 들었다.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봉투에는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아마... 이수연의 것일 것이다. 소은지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 남자가 다녀갔어요?”그 남자. 이수연의 남편. 원래라면 가장 가까운 사람이어야 했지만 존재 자체로 늘 이수연을 위협해 온 사람.두 사람이 온 힘을 다해 도망치고 피하려 했던 바로 그 존재가 이수연의 삶 한가운데에 박혀 있었다.권중호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오지 않았습니다.”오지 않았다고? 그렇다면 이수연이 왜 갑자기...살고자 하는 마음이 그렇게 강했는데, 그럴 리가 없는데. 어쩌다 하룻밤 사이에 이런 일이...소은지 쪽도 문제투성이였지만, 그럼에도 이수연만큼은 이런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게 하려고 애써 왔다.그런데 왜. 정말 왜...소은지가 길게 숨을 들이켰다. 그러나 세상은 이미 완전히 뒤섞여 있었다.어떻게 영안실 문 앞까지 걸어왔는지조차
Read more

제1670화

소은지는 이수연 곁을 오래, 아주 오래 지켰다. 꼬박 하룻밤을 새웠다.그저 그렇게 이수연을 바라보았다. 마치 그 얼굴을 머릿속 깊이 새겨 두려는 듯 말이다.그리고, 이수연 덕분에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더 또렷해졌다.무엇은 타협할 수 있고, 무엇은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지,무엇이 자신의 것이며, 또 무엇이 자신의 것이 아닌지 알 것 같았다.엔데스 현우가 찾아와 억지로 소은지를 밖으로 데리고 나왔고, 소은지는 결국 엔데스 현우의 품에서 완전히 기절해 버렸다.엔데스 명우가 도착했을 때는, 엔데스 현우가 기절한 소은지를 안고 병원에서 막 나오던 참이었다.“내려놔.”엔데스 명우의 목소리는 싸늘했고 위험으로 가득했다.권중호가 엔데스 현우의 뒤에서 그 소리를 듣고 경계심을 세웠다.엔데스 현우는 엔데스 명우의 목소리를 듣고도, 눈만 차갑게 번뜩였을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소은지를 안은 채 몸을 돌렸다.엔데스 명우가 반사적으로 뒤쫓으려는 찰나, 권중호가 엔데스 명우와 강혁 사이를 가로막았다.“도련님, 자중하십시오.”자중이라니.그 말 두 글자가 명우의 신경을 건드렸다. 엔데스 명우는 바로 주먹을 들어 그대로 권중호를 향해 휘둘렀다.하지만 권중호의 몸놀림은 민첩했다.엔데스 명우가 손을 뻗는 순간, 권중호는 가볍게 비켜섰다.그 짧은 틈에 엔데스 현우는 소은지를 품에 안고 무사히 빠져나갔다.엔데스 명우의 분노가 치솟았다.“강혁!”“네!” 강혁의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흘렀다.엔데스 명우가 소은지를 향해 품고 있는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편이지만, 지금 이건... 도대체 뭐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게다가 조금 전 소은지가 보인 싸늘함을 떠올리니, 이렇게까지 집착하는 게 과연 값어치가 있나 싶었다.그러나 엔데스 명우의 분노는 이미 참을 수 없는 정도였다.“저자를 막아.”가로막으라는 건 권중호였다.예전 같았으면, 엔데스 명우 앞에서 이런 태도를 보인 사람은 살아서 돌아가긴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엔데스 명우에겐 시비 걸 시간
Read more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