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은지는 이수연 곁을 오래, 아주 오래 지켰다. 꼬박 하룻밤을 새웠다.그저 그렇게 이수연을 바라보았다. 마치 그 얼굴을 머릿속 깊이 새겨 두려는 듯 말이다.그리고, 이수연 덕분에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더 또렷해졌다.무엇은 타협할 수 있고, 무엇은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지,무엇이 자신의 것이며, 또 무엇이 자신의 것이 아닌지 알 것 같았다.엔데스 현우가 찾아와 억지로 소은지를 밖으로 데리고 나왔고, 소은지는 결국 엔데스 현우의 품에서 완전히 기절해 버렸다.엔데스 명우가 도착했을 때는, 엔데스 현우가 기절한 소은지를 안고 병원에서 막 나오던 참이었다.“내려놔.”엔데스 명우의 목소리는 싸늘했고 위험으로 가득했다.권중호가 엔데스 현우의 뒤에서 그 소리를 듣고 경계심을 세웠다.엔데스 현우는 엔데스 명우의 목소리를 듣고도, 눈만 차갑게 번뜩였을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소은지를 안은 채 몸을 돌렸다.엔데스 명우가 반사적으로 뒤쫓으려는 찰나, 권중호가 엔데스 명우와 강혁 사이를 가로막았다.“도련님, 자중하십시오.”자중이라니.그 말 두 글자가 명우의 신경을 건드렸다. 엔데스 명우는 바로 주먹을 들어 그대로 권중호를 향해 휘둘렀다.하지만 권중호의 몸놀림은 민첩했다.엔데스 명우가 손을 뻗는 순간, 권중호는 가볍게 비켜섰다.그 짧은 틈에 엔데스 현우는 소은지를 품에 안고 무사히 빠져나갔다.엔데스 명우의 분노가 치솟았다.“강혁!”“네!” 강혁의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흘렀다.엔데스 명우가 소은지를 향해 품고 있는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편이지만, 지금 이건... 도대체 뭐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게다가 조금 전 소은지가 보인 싸늘함을 떠올리니, 이렇게까지 집착하는 게 과연 값어치가 있나 싶었다.그러나 엔데스 명우의 분노는 이미 참을 수 없는 정도였다.“저자를 막아.”가로막으라는 건 권중호였다.예전 같았으면, 엔데스 명우 앞에서 이런 태도를 보인 사람은 살아서 돌아가긴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엔데스 명우에겐 시비 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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