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파리에서 그렇게 오랜 시간을 보낸 소은지도 알고 있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선 반드시 잔인해져야 한다는 것을.그녀를 바라보는 강이한의 눈빛이 어두워졌고 저도 모르게 숨결이 거칠어졌다.소은지는 강이한을 보며 말했다.“그냥 이대로 끝내면 안 돼? 왜 굳이 매달리는 거야?”전에 파리에 있을 때, 강이한이 손을 놓았던 장면이 소은지는 지금도 생생했다.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이 남자가 변한 건 처음이 아니었다. 그가 이유영을 포기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이번이 마지막이야!”“하!”그 말을 들은 소은지는 웃음이 났고 조롱하듯 강이한을 보며 물었다.“이번이 온유의 마지막 생명의 위기라고 확실해?”“...”그 말을 들은 강이한은 머리가 윙해났다.순간 숨이 턱턱 막혔다. 늘 몸이 좋지 않은 이온유는 지난번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그러나 건강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악화할 줄은 몰랐다.소은지는 남자의 하얗게 질린 안색을 보며 말했다.“유영이가 다시 기회를 준다고 해도 넌 또 변할 거야.”“...”“이번엔 온유가 잘 버텼지만 다음번에도 같은 상황이 오면 넌 또 유영이를 찾아 갈 거야.”그러니 어떻게 마지막일 수 있을까?강이한은 늘 이런 식이었다. 변하고 또 변했다.이유영도 아마 이를 깨달았을 것이다. 거듭되는 남자의 변화를 보며 완전히 마음을 접은 것이다.“너 요 며칠 동안 계속 유영이를 어떻게 이쪽으로 오게 할지만 생각했지?”강이한이 말이 없자 소은지는 그를 바라보며 차갑게 물었다.“정말 유영이를 위한 게 뭔지 생각해본 적 있어? 유영이가 여기 온 사실이 보도되면 파리 쪽에는 어떻게 설명할 건데?”어쨌든 지금 이유영의 신분은 특별했다. 무슨 일을 하든지 그녀를 위해, 그리고 엔데스 신우를 위해, 그리고 은별이를 위해 책임을 져야 했다.강이한의 얼굴이 잿빛인 것을 보고 소은지는 더욱 화가 났다.“유영이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쳐. 그래도 은별이 생각은 해야 할 것 아니야?”은별이는 그의 딸인데도 생각하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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