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한테 소은지는 어떤 존재일까.그가 악마라면, 소은지는 그의 눈에 사탄이었다.한번 독해지면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는, 상대가 겁을 먹게 만드는 사람.소은지는 눈앞의 이빨 빠진 호랑이를 똑바로 노려봤다.머릿속엔 이수연의 온몸에 퍼졌던 동상 자국, 그리고 그 밖의 상처들이 아른거렸다.이렇게나 허세뿐인 인간이, 어떻게 온 마을을 겁박해 누구 하나 이수연에게 손 내밀지 못하게 만들었을까.“분명히 말하는데, 난 너 안 무서워.”소은지가 한 걸음씩 다가가자, 사내가 반사적으로 벌떡 일어섰다.짝.묵직한 뺨 소리가 울렸고, 남자의 입가에 곧바로 피가 맺혔다.소은지의 눈빛에는 온도라고는 없었다. 차가운 위험만이 번들거릴 뿐이었다.권중호는 그 모습을 보며 미간을 좁혔다.파리에 있을 땐 본 적 없는 표정이었다. 언제나 곧고 단정한 사람이었는데, 싸울 때는 이렇게 단호하다니....“너, 너!” 사내가 뺨을 감싸 쥐고 다른 손을 들어 올리자, 소은지가 그 손목을 탁 붙잡았다.이어 뚝 소리와 함께, 산골짜기를 울리는 비명이 터졌다.“아아아!”늘 다른 사람을 때리던 자는 처음으로 고통을 맛보는 중이었다.살을 에는 추위에, 부상까지 겹쳤으니 얼마나 아플지 뻔했다.소은지는 바닥에서 몸부림치는 사내를 냉랭하게 내려다봤다.남자는 원래 반격을 하려고 했다. 그렇게 해서 다른 사람을 위협한 것처럼 소은지를 위협하려고 했지만 소은지는 마냥 당하고만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소은지는 참지 않고 공격을 퍼부었다.“지금 당장 꺼져. 그렇지 않으면 죽여버릴 테니까.”그 차가운 목소리엔 위험이 가득했다.막무가내로 악명이 높던 사내조차, 소은지가 실제로 본인을 죽일 수 있다는 걸 믿는 눈치였다.예전에는 마을 사람들 앞에서 목숨 걸고 다른 사람들과 싸웠기에 다들 겁을 먹고 이수연의 남편을 건드리지 못했다.하지만 똑같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사람을 만나자, 그는 단숨에 목숨을 아끼는 자가 되었다.“윽... 허!”사내는 데굴데굴 구르더니 벌떡 일어나, 뒤도 안 돌아보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