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시에 있을 때 사실 소은지 주변의 사람은 그녀가 무뚝뚝하다고만 생각했었다.지금도 비록 많이 변한 건 아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그래도 다정한 면이 깃들어 있었다.“하!”강이한의 입에서 이수연이라는 이름이 들리는 순간 소은지는 자기도 모르게 차가운 웃음이 터져 나왔다.“내가 그 사람한테 상처 준 거에 대해 네가 용서하기 힘들단 걸 잘 알아.”그 사람이 바로 이유영이다!청해시에 있을 때, 소은지는 이유영을 위해 소송해 주겠다고 여러 번 말했고 결국에는 그녀의 도움을 받겠다고 했다.그리고 소은지는 정말 최선을 다해 그녀를 도왔다.“너 같으면 용서할 수 있겠어?”그녀의 물음에 강이한은 아무 대답도 못 하고 있었는데 슬슬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러나 소은지는 눈앞의 창백한 얼굴을 한 강이한을 차갑게 쏘아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다른 사람이 널 용서하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는데, 너부터 네가 정말 용서받을 자격이 있는지 잘 생각해 봐.”맞다, 나 자신이 제일 중요하지 다른 사람은 아무 상관이 없었다.강이한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소은지를 바라보았다.그 눈빛이 너무 고통스러워 보였는데 의심할 여지 없이 강이한은 지금 이유영의 일에 대해 많이 후회하는 것 같았고 자기 자신마저 용서하기 힘든 눈치였다.사실 두 사람 사이가 오늘과 같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누구의 탓도 아닌 강이한 자신이 자초한 일이었다.“난 착한 사람이 아니야!”소은지는 강이한을 바라보며 방금 한 말에 한 마디 한 마디 대답했지만 결국에는 그의 부탁을 거절한 것과 마찬가지였다.강이한은 고집이 매우 센 사람이다.어느 정도냐면 한 가지 일에 매달리기 시작하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한지는 안중에도 없이 끝까지 물고 가는 스타일이었다.비록 이유영과의 관계는 끝났다고 강이한이 스스로 말했지만 순간 또다시 그의 속임수에 넘어가고 있었다.그리고 강이한도 소은지의 말뜻을 어느 정도 알아차린 눈치였다.“아이는 반드시 구해야 해!”소은지가 뒤돌아선 순간, 강이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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