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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Chapter 1691 - Chapter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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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1화

“은지야, 너 내가 가장 후회하는 게 뭔지 알아?”“그 사람과의 결혼?”“응. 나도 은별을 낳은 걸 후회해.”소은지는 이유영이 은별을 낳은 걸 후회한다는 말에 말문이 막혔다.은별은 너무나도 착한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의아했다.다음 순간, 이유영이 말했다.“우리 사이에 은별이 없었다면 나를 계속 괴롭힐 이유가 있었을까?”분명 이유영에게 은별이 없었다면 강이한은 더 이상 그녀에게 집착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였다.그가 계속 집착한 건 모든 것이 은별 때문이라는 뜻이었다.“너 예전에 강이한이 은별이 자기 딸인 걸 몰랐을 때도 널 괴롭혔다는 걸 잊었어?”“그때는 희망이 없었잖아.”이유영이 말했다.그때 강이한은 단지 그녀를 놓치고 싶지 않았을 뿐 희망이 희박했기에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은별의 존재를 알게 된 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강이한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희망이 있었다.그들 사이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생각 때문에 끝없는 집착이 이어진 것이다.소은지도 희망이 있는 집착과 없는 집착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아직도 전화 와?”사실 이 질문은 필요 없었다. 소은지도 알고 있었다. 당연히 전화할 것이다.강이한이 어떤 사람인지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전에 이온유때문에 그녀를 찾아 이유영 앞에서 좋은 말 좀 해달라고 부탁했을 정도였다.이것이 바로 이유영이 가장 마음 아파하는 점일 것이다.강이한이 한 번씩 찾아오는 이유다.“됐어.”전화기 너머 점점 거칠어지는 숨소리를 들으며 소은지는 어떻게 이유영을 달랠지 몰라 잠시 말을 멈췄다.강이한이라는 사람은 정말 당하기 어렵다는 것을 지금의 소은지조차도 느낄 수 있었다.“그럼 내 말 이해했지?”“나는 엄마가 되지 않을 거야.”소은지는 이유영의 뜻을 충분히 이해했다.아이 이야기는 그녀 마음의 상처이자 민감한 부분이었다.눈을 감는 순간 눈빛 속에 감춰진 건 고통이었다.“이해했으면 돼. 최소한 지금은 엄마가 되지 마.”이유영 역시 소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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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2화

전화를 끊은 뒤 소은지는 곧바로 자신이 먹고 싶던 아침을 만들기 시작했다.원래는 맑은 국물의 샤브샤브를 먹으려 했지만 엔데스 명우가 끼어든 바람에 모든 계획이 망가져 버렸다.그때 손목에 어떤 힘이 닿았고 엔데스 현우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그 힘은 가볍지만 부드러움 속에 묘한 강압이 숨어 있었다.그가 말했다.“다 준비됐죠?”“필요 없어요.”그의 손에 힘이 조금 더 들어갔고 이어 소은지가 얘기했다.“이제 그만 나가줘요.”그 네 글자에는 온기가 하나도 없었다.결국 그녀는 인내심을 잃고 말았다.그동안 마음의 준비를 하며 이 두 사람과의 보이지 않는 싸움을 받아들일 준비를 했지만 지금은 그 둘이 그녀의 일상 자체를 심각하게 흔들고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맞닿았다.소은지의 눈동자 속에는 차가운 시선만이 남아 있었다.엔데스 현우는 그녀의 눈에서 느껴지는 거리감에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았다.“소은지 씨.”“난 할 말을 다 했어요. 그러니까 나가줄래요?”이미 할 말은 다 했다.하지만 세상엔 아무리 말해도 정리되지 않는 일들이 있는 법이다.예를 들면 강이한과 이유영의 사이처럼 분명 서로 놓기로 했는데도 하룻밤 사이에 마음이 변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하지만 엔데스 현우는 소은지에게 단 한 번도 놓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다 정리됐다고 생각하겠지만 난 아직 아니에요.”그의 목소리가 한층 단단해졌다.소은지는 말문이 막혔다.“지금 당신 바로 옆집에 있어요. 설마 다시 계속 얽히고 싶진 않겠죠?”“...”이미 어두웠던 얼굴빛이 그 말 한마디에 완전히 굳어버렸다.그녀의 눈빛이 더욱 날카로워졌다.그 눈빛을 바라보며 엔데스 현우의 입가에는 조용히 웃음이 스쳤다.“내가 지금 나가면 집착은 끝도 없을 거예요.”끝도 없을 거란 그 말이 소은지의 가슴을 세게 내려쳤다.몇 번이나 깊게 숨을 쉬었지만 그 답답함은 가라앉지 않았다.“명우 형이 완전히 당신 세상에서 사라진 뒤에도 여전히 나에게 이런 감정이라면... 그때는 내가 떠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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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3화

엔데스 현우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일방적인 착각이라는 말은 그에게 큰 충격이었다.이것이 그녀가 그에게 내린 모든 결론이다.이유영이 엔데스 현우와 엔데스 명우가 파리의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고 했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그때 소은지의 마음에는 조금도 감동이 없었다.아니면 그들이 당연하다고 느꼈거나 아니면 그들이 어리석다고 느꼈다.소은지의 눈에는 엔데스 현우가 어리석게 보였고 엔데스 명우는 통쾌했다.“정말 한심한 일방적 착각이었군요.”오랜 시간 후 엔데스 현우는 소은지를 바라보며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말했다.그 말투 속에는 숨길 수 없는 쓸쓸함이 담겨 있었다.하지만 소은지는 그냥 조용히 듣고 있을 뿐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쿵 소리와 함께 엔데스 현우가 나갔다.소은지는 오픈 키친에 서 있었다. 집 안은 난방이 충분히 따뜻하고 문도 단단히 닫혀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계속해서 뼛속까지 파고드는 한기 같은 것을 느꼈다.눈을 감고 온몸에 퍼진 위험한 기운을 감췄다.그녀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이유영 쪽에서 이 두 사람이 파리의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녀 깊은 내면에는 조금도 감동이 없었다.소은지는 원래 잡을 때 잡고 놓을 때 놓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래서 파리에서도 한때는 붙잡았지만 파리를 떠날 때 그녀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았다.게다가 지금 그녀는 아주 선명하게 보고 있었다. 특히 엔데스 현우의 그 두 눈 속에서 그는 왜 여기 나타난 것인지 알고 있었다.엔데스 명우 쪽은 원래도 눌러지지 않는 분노가 있었는데 엔데스 현우가 소은지에게 아침을 배달한 사실을 알게 되자 즉시 폭발할 듯 화가 났다.강혁이 엔데스 명우를 보며 급히 막았다.“도련님.”“비켜!”매 순간 그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그는 분노로 이성을 잃었다. 자신에게는 그렇게 모욕을 주더니 돌아서서 엔데스 현우가 배달한 아침을 먹었다는 생각을 하면 할수록 더 화가 났다.강혁은 머리가 터질 듯 아팠다. 지금 이 장면은 완전히 통제 불능임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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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4화

작업자들의 동작은 매우 빨라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바로 교체해 버렸다.새 열쇠가 소은지의 손에 전달되었고 그 자물쇠는 절대 안전한 자물쇠였다. 지문 인식도 가능하고 내부에서 잠금도 가능했다.작업자들은 떠나기 전에도 배터리를 반드시 주의하라고 거듭 당부했다. 배터리가 다 떨어지고 열쇠가 없으면 그때는 문을 부수는 수밖에 없다.핵심은 지금 그녀가 설치한 문이 열기 어려운 것이어서 이 부분에 대해 작업자가 오랜 시간 주의를 줬다.소은지는 하나하나 기록했다.한편 엔데스 명우와 엔데스 현우는 눈보라 속에 서서 소은지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이 작업을 완수하는 모습을 지켜봤다.작업자가 떠나고 그녀는 문 앞에 서서 두 사람을 한 번 흘긋 보았다.그 눈빛은 너무 차갑고 한 점의 온기도 없었으며 이어서 쾅 소리와 함께 문을 닫았다.여기 오기 전 엔데스 명우와 엔데스 현우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든 지금은 완전히 소은지가 어떤 사람인지 깨달았다.엔데스 현우가 돌아오고 권중호가 전화를 건네며 말했다.“이유영 씨의 전화예요.”엔데스 현우는 깜박이는 번호를 바라보며 이미 통화가 거의 1분 가까이 이어진 것을 확인했다.그는 멍하니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볼 것은 다 봤나요?”전화 건너편 이유영이 말했다.엔데스 현우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이 기간 동안 이유영은 거의 연락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엔데스 현우 마음속에서는 그들이 파리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이유영이 이미 상황을 분명히 본 듯했다.전화 너머 이유영은 엔데스 현우의 숨이 점점 거칠어지는 것을 들으며 말했다.“이미 다 봤다면 거기서 떠나요.”아무도 몰랐다. 엔데스 명우가 다시 소은지 옆으로 이사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이유영은 진심으로 걱정했다.사실 그녀가 걱정한 것이 아니라 엔데스 신우가 걱정한 것이다.한때, 엔데스 가문에서 모두가 엔데스 현우는 감정이 깊은 편이라고 말했었다.하지만 사실 엔데스 신우와 함께한 이후 이유영은 그가 가장 감정이 깊은 사람임을 알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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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5화

그래서 지금 이 두 사람이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소은지에게는 너무나 골칫거리였다.엔데스 현우는 침묵했다.이제는 자신이 그저 조용히 있는 것조차 소은지에게는 하나의 부담이 되어버린 거라는 생각에 답답했다.하지만 그가 모르는 건 이유영이든 소은지든 사실 그를 너무나도 명확히 보고 있다는 것이었다.너무 잘 알기에 그가 그곳에 더 머물러 있기를 바라지 않았던 것이다.엔데스 명우는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돌아와서는 오히려 아무 말 없이 담배를 한 개비 또 한 개비 피워댔다.소은지 쪽에서는 초인종 소리가 울렸고 그녀는 미간을 꽉 찌푸리며 문을 열었다.이 문은 예전 문과 달랐다. 그녀가 원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절대로 들어올 수 없었다.그녀는 문 앞에 서서 찬바람 속에 서 있는 엔데스 현우를 바라보았다.그 시선은 너무나도 차가웠다.그동안 둘 사이에 어떤 완화가 있었다 하더라도 단 하룻밤 사이에 그녀는 완전히 변해 있었다.“...”엔데스 현우는 소은지를 바라보며 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입술만 몇 번 움직이고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소은지도 아무 말도 없이 그를 바라보았다.이게 지금 그녀의 태도였다.그가 말하면 들어주고 그가 말하지 않으면 그녀도 더 말할 이유가 없었다.이런 소은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엔데스 현우는 숨이 막혀왔고 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결국 입을 열었다.“잠시 후 떠날 거예요.”소은지도 그 말에 눈썹을 살짝 추켜세웠다.곧 엔데스 현우가 이어서 말했다.“그게 당신이 원하는 평화라면요.”평화라는 이 두 글자가 얼마나 비웃음 같고 또 얼마나 무섭게 들리는지 몰랐다.이유영이 그한테 그저 조용히 있는 것조차 소은지에게는 부담이라고 했고 파리에서는 그녀 마음속의 가시가 되었다고 했다.지금 이곳에서도 그가 좋은 존재일 리 없었다.엔데스 현우는 자신이 그런 존재라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유영의 말이 언제나처럼 뼈에 사무치게 정확하다는 걸 부정할 수 없었다.그래서 결국 생각 끝에 떠나기로 결심했다.소은지는 그의 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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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6화

엔데스 현우가 드디어 갔다!소은지한테도 그제야 평화가 찾아온 듯했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역시나 이유영한테서 전화가 왔다.“현우 씨 갔지?”수화기 너머에서 빠르게 물어왔다.그제야 소은지는 엔데스 현우가 갑자기 저런 태도를 보였던 원인이 이유영 때문이라는 확신이 들면서 순간 웃음이 나왔다.그 웃음이 너무나 홀가분해 보였는데 아무리 소은지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도 엔데스 현우와 엔데스 명우가 한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숨 막혔을 것이다.그중 한 명이 떠나갔으니 현장은 평화를 되찾았고 그제야 소은지도 안심되었다. 소은지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이유영에게 되물었다.“두 사람도 참, 혼자 살기는 싫고 또 상대방의 쓸데없는 일에는 참여하고 싶고?”그러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정곡이라도 찔렸는지 수화기 너머에서 잠깐 정적이 흘렀다.“쓸데없는 일이 아니라 도와주려는 거잖아!”상대방이 어떤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해결해 주고 싶었다.사실 이유영은 맨처음 엔데스 명우부터 접근하려 했는데 엔데스 신우 쪽에서 먼저 손을 내밀었다.그러나 나중에 그런 혜택을 주어도 엔데스 명우 쪽에서는 그곳을 떠날 의사가 없었다.하여 결국에는 어쩔 수 없이 엔데스 현우한테까지 손을 쓰게 된 것이다.게다가 소은지도 이제는 엔데스 현우가 어떤 마음인지 알고 있기에 반드시 이곳을 떠나가야 했다.“그저 강이한 같은 사람만 아니었으면 좋겠어.”소은지는 고민 끝에 한 마디를 내뱉었는데 그 소리에 이유영은 순간 숨이 턱 하고 막혀왔다.사실 모든 사람이 제일 걱정하는 부분이기도 했다.만약 엔데스 현우가 강이한과 같은 유형의 사람이라면 지금 이렇게 떠나가는 것도 잠시뿐일 것이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소은지는 자기도 모르게 두통이 몰려왔다.“나중에 얘기하자. 지금 좀 바빠.”사실 청하시에 있을 때도 이유영이 조금만 응석을 부리면서 매달려도 소은지는 이와 같은 핑계를 대곤 했었다. 하여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에 이유영은 내심 너무 기뻐 재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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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7화

이런 점만 봐도 소은지가 그에게 꽤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의미하는데 이렇게 짧은 시간에 떠나버렸다.그런데 왜 갑자기 그런 결정을 의문스러워 엔데스 명우가 다시 강혁에게 물었다.“혹시 무슨 일이라고 있었어?”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엔데스 현우가 아무 이유 없이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 여겨져 대체 무슨 원인으로 이런 결정을 했는지 궁금했다.“어쨌든 도련님한테는 좋은 일이잖아요!”그러나 엔데스 명우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그의 말대로 엔데스 현우가 어떤 이유로 떠났든 간에 자신에게는 좋은 일인 것 같았지만 곧바로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엔데스 현우가 떠났어도 그에게는 아무것도 변한 게 없었기 때문이다....차 안.엔데스 현우는 말없이 창밖에 쌓인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리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저 그윽한 눈빛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는데 사실 그를 뒤따라온 권중호는 이번에 이렇게 떠나는 게 결코 끝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다.“그쪽은 어떻게 돼가고 있어?”마을에 곧 도착하려는데 갑자기 엔데스 현우가 침묵을 깨고 물었다.“걱정하지 마세요. 병원에서 이제 괜찮아졌다고 했대요.”“그래.”그렇게 차 안은 또 다시 조용해졌다.권중호는 백미러로 엔데스 현우를 힐끔 바라보다가 결국에는 못 참고 그에게 물었다.“그 여자가 사모님한테 그토록 중요한 사람인가요?”어느 여자를 의미하는지 고민해 보다가 한참 뒤에야 엔데스 현우가 입꼬리를 씩 올리며 답했다.“아니면 지금처럼 저러지는 않았겠지?”엔데스 현우도 이수연의 일에 대해 소은지가 엔데스 명우 쪽 탓만 하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도 살짝 불만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이 모든 사실을 여태껏 가만히 주시하고만 있었는데 소은지의 입장은 달랐다.그녀로서는 이수연의 목숨이 걸린 일이었고 이는 엔데스 명우가 절대 참견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그렇다면 사모님과 여섯째 도련님께서?” 역시나 권중호도 엔데스 현우가 갑작스럽게 떠난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지만 결코 이유영이 전화로 말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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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8화

강이한은 소은지의 차가운 모습과 그 속의 보이지 않는 자신에 대한 거부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는데 청하시에 있을 때의 모습과 똑같았다.“그럼 들어가지 않을게.”소은지가 거부하니 강이한도 더는 강요할 수 없었다.그제야 살짝 안도의 한숨을 쉬려는데 또다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혹시 나랑 어디 좀 같이 가줄 수 있어?”“바쁘다고 했잖아!”강이한의 물음이 끝나기 무섭게 소은지가 바로 맞받아쳤다.그리고 한참 후에야 남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얼마 안 걸려. 한 시간만 내줘.”문득 소은지는 눈앞의 강이한이 점점 초라해 보이기 시작했다.말 그대로 없어 보였다!예전에 청하시에 있을 때는 언제나 고고한 태도에 누구라도 그의 앞에 서면 마치 왕을 대하듯이 머리를 수그려야 했다.이유영도 결혼 시기에 이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었었는데 그런 강이한이 오늘날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될 줄을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그러나 소은지는 여전히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그러다가 문득 강이한이라는 사람의 심성을 고려해 봤을 때 만약 저 사람이 제대로 억지 부리기라도 하면 아마 소은지만 더 난처해질 뿐이라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여야 했다.그리고 곧장 옷을 입고 나왔다.차 안.눈으로 뒤덮인 나무들을 바라보며 그들은 어느 마을로 향하고 있었는데 원래부터 두 사람 사이에는 별로 할 말이 없었기에 소은지도 그저 조용히 가고 있었다.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강이한도 먼저 말을 걸기 힘들었다.그렇게 차는 마을을 지나 어느 병원에 도착했다.눈앞에 병원 건물이 보이자 소은지가 차갑게 물었다.“병원에는 왜 왔어?”그러나 강이한은 고개를 돌리고 덤덤하게 답했다.“가자.”소은지는 그제야 자신을 여기까지 데려온 원인을 알아챌 수 있었고 그 뒤로부터 몸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그러나 일단 말없이 그를 따라 가야 했다.이정은 멀리서부터 강이한이 소은지를 데리고 오는 모습을 발견하자마자 소은지에게 공손하게 머리를 끄덕이며 인사를 건넸다.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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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9화

청해시에 있을 때 사실 소은지 주변의 사람은 그녀가 무뚝뚝하다고만 생각했었다.지금도 비록 많이 변한 건 아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그래도 다정한 면이 깃들어 있었다.“하!”강이한의 입에서 이수연이라는 이름이 들리는 순간 소은지는 자기도 모르게 차가운 웃음이 터져 나왔다.“내가 그 사람한테 상처 준 거에 대해 네가 용서하기 힘들단 걸 잘 알아.”그 사람이 바로 이유영이다!청해시에 있을 때, 소은지는 이유영을 위해 소송해 주겠다고 여러 번 말했고 결국에는 그녀의 도움을 받겠다고 했다.그리고 소은지는 정말 최선을 다해 그녀를 도왔다.“너 같으면 용서할 수 있겠어?”그녀의 물음에 강이한은 아무 대답도 못 하고 있었는데 슬슬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러나 소은지는 눈앞의 창백한 얼굴을 한 강이한을 차갑게 쏘아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다른 사람이 널 용서하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는데, 너부터 네가 정말 용서받을 자격이 있는지 잘 생각해 봐.”맞다, 나 자신이 제일 중요하지 다른 사람은 아무 상관이 없었다.강이한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소은지를 바라보았다.그 눈빛이 너무 고통스러워 보였는데 의심할 여지 없이 강이한은 지금 이유영의 일에 대해 많이 후회하는 것 같았고 자기 자신마저 용서하기 힘든 눈치였다.사실 두 사람 사이가 오늘과 같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누구의 탓도 아닌 강이한 자신이 자초한 일이었다.“난 착한 사람이 아니야!”소은지는 강이한을 바라보며 방금 한 말에 한 마디 한 마디 대답했지만 결국에는 그의 부탁을 거절한 것과 마찬가지였다.강이한은 고집이 매우 센 사람이다.어느 정도냐면 한 가지 일에 매달리기 시작하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한지는 안중에도 없이 끝까지 물고 가는 스타일이었다.비록 이유영과의 관계는 끝났다고 강이한이 스스로 말했지만 순간 또다시 그의 속임수에 넘어가고 있었다.그리고 강이한도 소은지의 말뜻을 어느 정도 알아차린 눈치였다.“아이는 반드시 구해야 해!”소은지가 뒤돌아선 순간, 강이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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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0화

두 시간 뒤.모든 게 드디어 끝났다.소은지는 한껏 차가운 눈빛으로 강이한을 쏘아보았는데 그녀의 눈빛에는 남자에 대한 경멸함이 가득 담겨있었다.“소은지!”“할 말 끝났어? 네 그 우스운 농담 말이야!”격세라는 단어가 강이한의 입에서 나올 줄은 전혀 몰랐다. 이유영과 강이한의 여태껏 드러난 적 없었던 과거가 소은지한테는 그저 우스꽝스러운 농담거리로 되었다.이때, 강이한이 답답하다는 듯이 소리쳤다.“다 사실이야!”“하!”저 말을 믿으라는 건가 싶어 그에게 되물었다.“뭐가 사실인데? 사람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거? 웃겨 죽겠네!”이게 헛소리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강이한은 또다시 어두운 얼굴을 한 채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그러나 소은지는 그의 이런 모습에 어떻게 세상에 이런 남자가 존재할 수 있나 싶었다.이유영이 이온유를 구해줄 수만 있다면 이 남자는 아무 헛소리나 지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강이한이 막 뭐라고 다시 말하려는데 소은지가 그의 말을 잘랐다.“그래. 네 말이 다 사실이라고 치자...”사실이라기에는 한지음이 이유영을 위해 목숨까지 잃었다.소은지는 강이한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이 모든 게 다 사실이면 네 쪽에서 유영이 두 눈을 뺏으려 했던 것도 다 사실이겠네?”방금 강이한이 이유영과의 어두웠던 과거를 말해주면서 살짝 가슴 아파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러나 소은지는 그의 애절함이 이유영에 대한 사랑이 아닌 그녀에 대한 무지막지한 횡포였다는 걸 오늘에야 제대로 알아챌 수 있었다.“아무리 그 말이 다 사실이라고 해도 너한테는 이제 자격이 없어!”소은지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다시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그리고 유영이는 절대 너희들을 용서하지 않을 거야. 한지음 씨한테 빚진 거라고? 정말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그저 헛소리라고 생각하려 했다.설령 이 모든 게 다 사실이라고 해도 이유영이 절대 그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강이한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아무리 이유영과의 과거를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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