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다 타버릴 기세였다. 소은지는 집 안에 갇혀 방향을 잃었는데 계단 쪽의 불길은 점점 더 가까워졌고 창문에서도 마찬가지고 연기가 계속 들어오고 있었다.“콜록, 콜록, 콜록!”소은지는 사레들린 채로 눈조차 뜰 수 없었고 호흡하는 것마저 점점 힘들어졌다.그리고 귓가에는 오직 엔데스 명우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바로 이때, 핸드폰이 ‘윙윙’ 거리는 소리를 내며 울려 그녀는 더듬거리다가 냉큼 전화받았다.“여보세요.”“은지야.”수화기 너머에서 이유영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방금까지 혼잡하던 마음이 순간 안정되었는데 문득 강이한이... 저번에 이유영이 격세 해서 돌아왔을 때도 큰 화재 사건을 겪었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사실 그때 소은지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그런데 지금은 너무나도 간절하게... 자신이 그의 말처럼 다른 세계로, 엔데스 명우가 없는 세계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유영아, 이한이가 그러던데 너 격세 해서 돌아온 거라며? 예전에 한 번 죽었던 적이 있어?”연기가 너무 자욱해진 탓에 소은지는 의식이 점점 약해져 갔다.그러나 수화기 너머의 이유영은 지금 이쪽이 어떤 상황인지 몰라 그저 그녀의 물음이 당황스럽기만 했다.그리고 이유영이 대답하기도 전에 소은지가 다시 말을 이었다.“나도 너처럼 다른 세계로 갔으면 좋겠어!”“은지야!”소은지의 말에 이유영은 마음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는데 수화기 너머에서 아까보다 많이 홀가분해진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이한이 말하길, 너도 큰 불길 속에서 그렇게 된 거라며?”그런가?정말로?이유영은 순간 숨이 턱하고 막혀왔다.“그, 그러면 나도 이 화재로 인해 여기 세상을 떠나겠네?”“은지야!”이유영이 다시 큰 소리로 소은지를 불렀다.화재로 세상을 떠난다고?“지금 어디야?”수화기 너머에서 이유영의 다급한 목소리와 문밖을 나오는 발소리가 동시에 들려오자 자신을 위해 뛰어오려는 그녀의 모습에 소은지는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그리고 짙은 연기 때문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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