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웅남은 더는 지체할 생각이 없었다. 지금 이대로 가면 자신이 쌓아 올린 이미지는 무너지는 것도 시간문제였다.그런 그의 모습에 예서우는 거의 미쳐버릴 지경이었다.그녀는 단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다. 자신이 줄곧 지지해 왔던 둘째 오빠가 그토록 잔혹하고 사악한 자일 줄이야.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해친 장본인이 바로 예웅남이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조차 힘들었다.그는 큰오빠 예정환의 가족을 계속해서 해치려 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아버지를 죽이려 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분노에 찬 그녀는 이를 악물고 외쳤다.“예웅남, 넌 죽어야 해. 내가 널 죽여 버릴 테야!”지금 당장이라도 그에게 달려들 기세였고 진심으로 그를 해칠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하지만 예관희가 그녀를 막아섰다.“서우야, 안 돼. 지금 중요한 건 저놈을 죽이는 게 아니라 천우를 지키는 거야.”그는 지금도 예천우를 믿고 있었다. 특히나 남궁은서까지 나선 이상 어쩌면 정말로 저 두 절정종 고수들과 맞설 방도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절정종의 두 종주는 청룡 전신과 비견될 만큼 무시무시한 실력을 지닌 자들이었다. 예관희가 불러들인 에이스들조차 상대도 되지 못할 고수였다.그는 곧바로 자신의 뒤에 서 있는 송무근을 돌아보며 말했다.“무근아, 네가 정체를 밝히면 예웅남도 쉽게 널 건드릴 수 없을 거야. 그러니 내 말 잘 들어. 날 신경 쓰지 말고 천우를 데리고 이곳을 떠나.”송무근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지만 예관희의 간절한 눈빛 앞에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오늘은 제 목숨을 걸고라도 천우 도련님을 지켜내겠습니다.”하지만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절정종의 두 종주가 언제 공격해 올지 경계하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그들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시선조차 예천우 쪽으로 향해 있었다.‘뭐지?’예웅남도 당황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정우찬을 향해 말했다.“종주님, 왜 가만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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