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예천우가 그렇게 강하게 경고하지 않았다면 홍선우 역시 이홍만을 어느 정도는 응징했겠지만 결국에는 적당히 수습하고 넘어갔을 것이다.이홍만이 저지른 몇몇 일들이 회사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번만큼은 아무런 숨김도 있을 수 없었다. 업계의 어두운 관행이야 서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지만 이홍만이 연루된 일들은 그 이상으로 심각했다. 그는 협박과 강요 등 중대한 범죄까지 저질렀고 이 모든 것은 결국 경찰에게 넘길 수밖에 없었다.무엇보다 홍선우는 이번에 예천우에게 완전히 겁을 먹었고 그의 경고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게 남아 있었고 단 한 순간도 숨길 생각을 할 수 없었다.이홍만의 최후는 당연하게도 아주 비참했다.홍선우와 이홍만이 로비를 빠져나가자 예천우는 조용히 류서연과 김미원을 바라봤다. 막 입을 열려던 찰나 갑자기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김미원이 바닥에 무릎을 꿇어버렸다.“도련님,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아까는 눈이 멀어서 감히 도련님을 몰라보고 헛소리만 늘어놓았습니다. 제발 한 번만, 한 번만만 용서해 주세요. 그냥 저란 사람이 없었다고 치고 한 번만 살려주세요.”예천우는 살짝 당황했다. 사실 그는 김미원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었고 아예 신경조차 쓰지 않고 있었다.그런데 김미원이 알아서 이렇게까지 무릎을 꿇고 사죄를 청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사실, 이 모든 건 자업자득이었다.아무리 불편하고 보기 싫어도 남을 무시하고 아무 말이나 내뱉는 태도는 결국 자기 자신만 곤란하게 만들 뿐이었다.그 모습을 본 류서연은 당황해 급히 다가가며 말했다.“예, 예천우 씨, 미원 언니가 앞뒤 못 가리고 말을 심하게 한 건 정말 잘못했어요. 하지만 원래 심성이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오늘은 한 번만 눈 감아 주세요.”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덤덤하게 대답했다.“서연 씨를 봐서 한 번만 넘어가죠.”이렇게 말한 것은 김미원에게 류서연의 은혜를 확실히 새기게 하려는 의도였다. 그러고는 김미원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