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서준은 상대가 종사급 고수를 데리고 있을 줄도 몰랐거니와 더욱 심각한 것은 상대가 이렇게 생각 없이 무모하게 행동할 줄도 몰랐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힘이 강하다 해도 남궁가의 차남인 자신을 이렇게 함부로 죽인다면 양 가문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을 텐데 말이다.물론 자신이 이 자리에서 죽으면 예씨 가문은 남궁가의 보복을 받아 필연적으로 멸문할 것이다. 하지만 그때가 되면 자신은 이미 죽어 있을 텐데 그 보복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러니 지금은 어떻게든 이 자리에서 살아서 빠져나가야 했다. 그다음에 충분히 대책을 마련하고 이 치욕을 되갚아 줄 생각이었다.남궁서준은 재빨리 태도를 바꿔 예천우에게 다급히 말했다.“예 가주님, 방금은 제가 잠시 말을 잘못한 겁니다. 조금 경솔했던 점은 사과드리죠.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과격하게 나오시면 곤란해요. 제가 여기서 죽으면 남궁 가문과 예씨 가문은 정말로 끝장을 보는 관계가 될 겁니다.”“끝장이라...”예천우가 가볍게 웃으며 무심히 대꾸했다.“모두 죽여 없애버리면 더 이상 갈등도 없을 텐데.”예천우의 이 담담한 한마디에 장내 모든 사람이 섬뜩함을 느꼈다. 이렇게까지 냉정하고 무자비한 발언은 차마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예씨 가문 사람들에게 이 말은 오히려 속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남궁 가문에게 억눌리고 핍박받으면서 언제 이렇게 당당한 날이 올지 꿈도 꾸지 못했으니까.남궁서준 역시 그 말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분명 이 녀석이 현실을 모르고 날뛰는 것이긴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정말로 자신을 죽일 실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급히 수습하려 애쓰며 말했다.“아, 아니죠. 그럴 것까지는 없어요. 그리고 우리 남궁 가문엔 남궁 노조께서 이미 수련을 마치고 출관하셨습니다. 그분의 경지는 이미 종사 경지 중에서도 최정점에 다다랐어요. 아무리 당신의 부하가 뛰어나다고 해도 절대로 우리 노조님의 상대가 될 수는 없을 겁니다. 게다가 남궁 노조께선 곧 백호 전신의 자리를 물려받으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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