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서우는 순간 얼굴이 붉어지며 당황했다. ‘이 녀석이 어떻게 그런 옛날 일을 이렇게 사람들 앞에서 말할 수 있는 걸까? 게다가 기억력이 어쩌면 이리도 좋은지 그렇게 어릴 적의 사소한 일까지 뚜렷이 기억하고 있다니.’하지만 이것만 봐도 그가 진짜 예천우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이 일은 천우 외에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고 그녀 역시 그 누구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었다.“천우야, 네가 정말 천우였구나!”예서우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감격하여 앞으로 나서더니 예천우를 꼭 끌어안았다.예천우 역시 그녀를 살며시 안아주었다. 긴 세월이 흐르며 많은 것이 변했지만 고모를 향한 그의 마음만큼은 여전히 따뜻했다. 사실 예씨 가문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않으려고 마음먹지 않았다면 진작에라도 예서우를 찾아왔을 것이다.한참 후에야 예서우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이놈아, 돌아왔으면 왜 먼저 고모한테 알리지 않았어? 여태까지 대체 어디 있었던 거야? 왜 진작 고모를 찾아오지 않았니?”“저도 그러고 싶었죠. 하지만 예씨 가문 안에 절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는데 제가 어떻게 쉽게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겠어요?”예천우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뭐라고?”그 말을 듣자마자 예서우의 얼굴엔 분노가 서리며 싸늘한 기운이 온몸에서 뿜어져 나왔다.예웅남 또한 그 말을 듣고는 차갑게 굳어진 얼굴로 날카롭게 말했다.“예천우, 누가 널 죽이려고 했다는 거냐?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예씨 가문 사람들을 이간질하지 마라!”“허허, 제가 삼촌이라고 했나요?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왜 그렇게 급하게 뛰어나오세요?”예천는 비웃듯 가볍게 되묻자 예웅남은 얼굴이 더욱 창백해지며 목소리를 높였다.“방금 네가 예씨 가문 사람 중 널 죽이려는 사람이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게 바로 모함이고 가문의 단합을 깨뜨리는 행동이야!”“가문의 단합이요?”“우리 가문이 그렇게 단합이 잘 되는 줄 몰랐네요.”예천우는 싸늘한 미소를 띠며 비웃듯 말했다.“오랫동안 음모를 꾸미고 할아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