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도대체 왜 이러는 거지? 호감을 표시했다가, 낙담했다가, 모르는 사람이 보면 진짜 나한테 푹 빠진 줄 알겠어.’“민아는 내가 민시후처럼 속을 알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데, 이건 나도 인정해. 너희보다 나이도 몇 살 더 많고, 원래 감정 표현에 서툴러서 그래.”송민준은 여전히 어딘가 허전한 표정이었다.“근데 시후가 너랑 더 잘 맞는다는 생각은 안 들어. 우리 부모님도 만나봤잖아. 깨어 있는 분들이라 조건 같은 걸 전혀 따지지 않아.”“나는 스캔들도, 잊지 못한 첫사랑도 없어. 주위에 여자들이 맴돌아도 관심이 없고, 너무 일만 미친 듯이 하다 보니 바쁠 때가 많다는 거 빼고는 결점이 없어.”송민준은 고은서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나는 네가 하는 일에 간섭하지 않을 거고 너의 생활 방식도 존중할 거야. 스스로 최고의 동반자라고 생각하는데, 선입견 없이 나를 볼 수는 없을까?”“...”고은서는 송민준이 이렇게까지 진지해질 줄은 생각지 못했다.‘어떻게 된 거지? 입장을 분명히 밝혔는데, 왜 포기하지 않고 계속 물고 늘어지는 거지? 내가 이 사람을 경계하는 것이 단순히 선입견 때문일까?’하지만 설령 오해라 해도 송민준은 그녀가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었다.고은서가 가볍게 헛기침했다.“민준 오빠, 전에도 말했듯이 오빠는 조건도 좋고 멋진 사람인데 나랑은 진짜 안 맞아. 지난번에 약속했잖아. 예전처럼 편한 사이로 지내고 어색한 얘기는 꺼내지 않기로.”송민준이 잔을 들고 술을 한 모금 마시더니 솔직하게 말했다.“너를 겁주고 싶지 않아서 그랬어. 천천히 가까워지면 기회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네가 시후 일에 이렇게 신경 쓰는 것을 보고 더 기다릴 자신이 없어졌어.”고은서는 냉철한 이미지인 송민준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저렇게 감정 표현을 잘하는 사람이 아닌데. 우리 사이에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갑자기 왜 이러는 거지?’이유는 지난번에 물어봤기 때문에 같은 질문을 반복하지 않았다.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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