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를 끝낸 후, 고은서는 침대에 쓰러졌다.민시아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민시후에게서 떨어지는 것이 그에게는 최고의 축복이다. 그녀는 이 평온을 깨지 말아야 했다.잠을 설친 탓인지, 이튿날 출근한 고은서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송민아가 다가와 물었다.“어떻게 됐어? 민시후에게 전화했어?”고은서가 고개를 끄덕였다.“응.”“왜 이렇게 우울해 보여? 민시후가 걱정돼?”고은서는 어색하게 웃어 보이며, 민시후의 수술이 끝나면 그 결과를 알려달라고 부탁했다.송민아는 대략적인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민씨 가문에서 줄곧 고은서를 경계하고 있으니, 또 누군가가 경고했을 것이다.“고은서, 민시후가 모든 기억을 되찾으면 어떻게 할 거야?”“민시아 말로는, 의사 선생님께서 수술이 잘돼도 최근 2년간의 기억을 되찾지 못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대. 설령 기억을 되찾는다 해도 민시후는 나한테 실망할 거야.”“그리고 요즘 괜찮은 여성이 민시후를 보살피고 있고,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양가에서 두 사람의 결혼을 추진할 거라고 했어.”“애초에 우리는 친구 사이일 뿐이니 민시후가 나를 떠나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 좋은 일이야.”송민아는 고은서의 말을 듣고 오히려 자책했다.“예전에 민시후가 나를 피해 다닐 때, 너무 화나서 ‘연애길이 확 막히고 좋아하는 사람과 안 됐으면 좋겠다’고 저주한 적이 있어.”“정말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고은서, 나 너무 악독한 거 아니니?”자책하는 송민아를 보며, 고은서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그 정도 능력이면, 회사 다니지 말고 점집을 차려도 되겠어.”그래도 송민아는 속상했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고 화풀이하는 건 옳지 않았다.송민아가 곁에 앉자, 고은서는 그녀의 오밀조밀한 얼굴을 살짝 꼬집었다.“반성도 잘하고 남을 배려할 줄도 아는 네가 어떻게 악독한 사람이야?”“송민아, 너는 좋은 사람이야. 너를 놓친 민시후가 오히려 손해지.”고은서의 칭찬에 송민아는 살짝 어색해하며 그녀의 손을 밀쳐냈다.“민시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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