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서는 처음 이런 곳에 오기도 했고 여재훈이 직접 얘기를 꺼냈기에 거절하지 않았다.“여 대표님, 번거롭겠지만 부탁드리겠습니다.”여재훈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번거롭긴. 하나도 번거롭지 않아.”고은서는 여재훈과 함께 아주 고풍스러운 홀로 향했다. 입구에 도착해 고은서가 초대장을 꺼내려는데 스태프가 공손하게 인사하며 그녀와 여재훈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여 대표님, 안으로 모시겠습니다.”여재훈의 파트너로 오인한 스태프를 보며 고은서가 바로잡으려는데 여재훈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고은서 씨는 초대를 받고 파티에 참석했습니다. 존중을 표해 이름을 부르는 편이 좋을 듯 싶은데요. 고은서 씨는 혼자서도 충분히 빛나는 게스트이지 누군가의 부속품이 아닙니다.”고은서는 여재훈이 이런 디테일까지 챙기며 대신 나설 줄은 몰랐기에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재훈의 목소리는 높지 않았지만 믿음이 느껴지는 아우라가 있어 스태프는 바로 고은서에게 예의를 갖추며 손을 내밀었다.“고은서 씨, 안으로 모시겠습니다.”고은서도 더는 따지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여재훈과 함께 파티장으로 들어갔다. 벽에는 많은 서예 작품과 그림이 걸려 있었고 모양이 특별한 분재들도 보였다. 거기에 고풍스러운 의자와 병풍까지, 고은서는 고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홀은 사람들로 가득했는데 티브이에 자주 나오는 업계 선배들도 보였다. 그들은 일반 파티처럼 화려하게 차려입기보다는 대부분 캐주얼한 복장이었고 다가오는 여재훈을 보며 활짝 웃더니 몇 명은 여재훈에게 인사하려고 마중 나오기까지 했다.“여 대표님, 왜 이렇게 늦었어요? 옆에 계신 분은 따님인가요?”한 사람이 물었다.여재훈이 얼마 전 딸의 회사를 운영 중단하게 했을뿐더러 그 딸이 얼마나 부끄러운 짓을 했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었지만 마음속으로 어떻게 생각하든 이런 장소에서 그런 기분 나쁜 얘기를 꺼낼 사람은 없었다.“따님 참 예쁘네요, 아우라도 뛰어나고. 여 대표님, 참 좋으시겠어요.”옆에 있던 사람이 칭찬을 늘어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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