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끝나자마자 구승훈은 심준호의 손에 밀쳐 그대로 흡연실의 유리 벽에 쾅 하고 부딪쳤다.사람들이 놀란 눈으로 그쪽을 바라봤다. 마치 말려들까 봐 겁이라도 난 듯 서둘러 자리를 떴다.등이 세게 부딪쳤는데도 구승훈의 표정은 변함없었다.“임희주랑은 아무 사이도 아니야.”그는 천천히 또박또박 말했다.심준호는 코웃음을 쳤다.“그래? 그럼 임희주랑 관계 있는 사람은 나란 거냐? 한 사람과 자면서도 다른 사람을 그리워하고, 너 구승훈, 정말 뻔뻔하구나.”구승훈은 이마를 살짝 찡그렸다.“외삼촌.”그는 담배를 손가락으로 짓눌러 껐다.“강하리랑 내 사이에서 내가 잘못한 건 인정해. 그래서 지금 벌을 받고 있잖아. 심지어 그녀가 화가 나서 칼로 내 가슴을 찔러도, 난 감수할 거야. 하지만, 내가 하지도 않은 일까지 뒤집어쓸 생각은 없어.”그의 얼굴에 짙은 그늘이 드리워졌다.왜 심준호가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안 됐다.하지만 최근 강하리의 태도를 생각해보면, 자신을 보면 역겨워 하고, 스치기만 해도 손을 씻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구승훈은 벌떡 일어나 나가려 했다.하지만 심준호가 막아 섰다.“어디 가?”구승훈의 눈빛이 차갑게 얼어붙었다.“이미 죄를 뒤집어썼으니, 적어도 무슨 죄인지 알고 죽어야 하지 않겠어?”심준호는 여전히 놓아주지 않았다.둘은 흡연실에서 대치하게 되었다.구승훈의 눈빛은 점점 더 날카로워졌고, 거기에 살기까지 담겼다.“심준호, 나를 손쓰게 만들지 마.”심준호는 눈을 가늘게 떴다.“그게 무슨 뜻이야?”구승훈은 그의 팔을 거칠게 밀치고 병실 쪽으로 향했다.병실 안에는 아직 몇 명이 연정아 곁을 지키고 있었다.가정부 이모는 백아영 옆에, 조시욱은 강하리 옆에 앉아 있었다.구승훈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네 사람 모두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백아영은 여전히 분노가 남아 있었는지 시선을 피했고, 강하리 역시 한 번 쳐다보곤 금방고개를 돌렸다.가정부 이모는 눈짓으로 구승훈에게 말했다.“조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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