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옆으로 비켜서서 뒤따라온 사람들을 들여보냈다.그리고 쇼핑백 하나를 열어 슬리퍼 한 컬레를 꺼냈다.“이건 구 사장님께서 고르신 커플 슬리퍼입니다. 사모님께서 거절하셔도 괜찮다네요. 버리셔도 된다고...다만 버리시면 또 사서 보낼 거라고 하셨습니다.”그 뒤로 세면도구 세트였다.“이건 구 사장님 세면도구입니다. 비상용으로 하나 두겠다고 하셨습니다. 역시 거절하셔도 되고, 버리셔도 상관없다고 했습니다. 물론 다음에 오실 때 또 가져오신다네요.”이어서 구승훈의 옷들과 생활용품이 줄줄이 나왔다.모든 걸 정리한 후 또 다른 대형 쇼핑백들이 들어왔다.“이건 사모님을 위한 옷들입니다. 구 사장님께서 직접 사모님 취향에 맞춰 고르셨고요, 옷뿐 아니라 액세사리랑 피부관리 제품까지 준비하셨습니다.”“그리고 나머지는 간식이랑 장난감입니다. 구 사장님 말씀으로는 본인 딸은 본인이 책임질 거라고, 다른 남자가 나서서 챙길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여자는 정중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연스럽게 조시욱 쪽을 힐끗 봤다.조시욱은 문가에 조용히 서 있었다.그는 손에 들고 온 소박한 쇼핑백을 내려다보고는 웃음을 잃었다.반면 강하리는 거실을 가득 메운 이상한 물건들을 보며 화가 치밀어 올랐다.‘미쳤구나! 또.’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여성 직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가져온 대로 다 가져가요. 여긴 중고품 판매징이 아니거든요. 이딴 건 필요 없어요.”앞장섰던 여자는 여전히 반듯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죄송합니다, 사모님. 저희는 전달만 담당합니다. 구 사장님 말씀으로는, 필요 없으면 사모님께서 직접 버리셔도 괜찮다고 했습니다.”그녀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는 물러나갔다.강하리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다.손연지가 팔을 걷어붙이고 당장이라도 구승훈의 슬리퍼와 세면도구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리려 했지만, 하리와 연정이 옷은 챙겨야 했다. 하지만 슬리퍼에 손을 대려던 찰나 노민우가 다급히 끌어당겼다.“뭐야, 왜 이래?”손연지가 노려보자 노민우는 어색하게 웃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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