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Bab 1121 - Bab 1130

1149 Bab

제1121화

구승훈은 곧장 답장을 보냈다.‘버렸어?’‘아직은... 근데 조금만 지나면 어떻게 될지 몰라.’‘응.’그에게 있어서는 조시욱 앞에서 자신의 물건을 바로 버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승리한 셈이었다. 어찌 됐든 결과는 기대하지 않았다. 아침 식사는 다소 어색했다.조시욱이 뭔가 말을 꺼내려 할 때마다 노민우가 빠르게 끼어들어 대화를 끊었다.결국 강하리와 조시욱이 함께 집을 나선 뒤에야 손연지가 노민우 엉덩이를 퍽 걷어찼다.“야, 손연지! 너 진짜 왜 이래!”노민우는 억울한 표정으로 손연지를 노려봤다.“나 이렇게 먼 데까지 와서 널 보러 온 거야! 이렇게 대해도 돼?”손연지는 비웃으며 말했다.“나를 보러 온 게 아니라, 구승훈 개자식 심부름하러 온 거 아니야?”노민우는 헛기침했다.“나 이제 B시에서 살 거잖아. 구승훈한테 잘 보여야지.”손연지는 이를 갈았다.“노민우, 너 진짜 출세했구나!”노민우는 툭툭거리며 말했다.“노씨 집안이랑 독립하고 약혼 끊으려고 얼마나 애썼는데.”“...”그녀는 한동안 노려보다가 조용히 투덜거렸다.“그래 봤자 아직 정식으로 끊은 것도 아니잖아.”“지금 진행 중이잖아! 인정 좀 해줘라. 이렇게 노력하는데 상이라도 줘야 하는 거 아냐? 오늘 밤 나랑 같이 자자. 어때?”“꺼져!”손연지는 단칼에 거절하며 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러자 노민우가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목에 입을 맞췄다.“한 번만 하자, 응? 나 진짜 너무 보고 싶었어. 만져봐, 터질 것 같아.”손연지는 화가 나서 그의 가슴팍을 쾅 밀어쳤다.“뭐? 터질 것 같다고? 좋아, 바지 내려 봐. 어디 얼마나 터졌는지 직접 확인하게!”“...아니야 조금 과장됐어!”“흥, 버섯 따위가 무슨 터진다고. 웃기시네...ㅋㅋ”손연지는 웃었다.“터진 버섯이 더 작아지는 거 아냐?”노민우는 치를 떨었다.“내가 버섯인지 아닌지 너 몰라? 좋아, 오늘 제대로 보여줄게. 내가 표고버섯인지 아닌지 직접 확인해!”그는 손연지를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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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2화

조시욱은 질문을 던진 순간 바로 후회했다.그는 이마를 짚으며 자신이 얼마나 우습고 한심한지 깨달았다.이런 사소한 감정에 휘둘리다니. 물어봤자 상처만 남을 걸 알면서도 그는 참지 못했다.“미안해.”강하리가 입을 열기도 전에 조시욱이 먼저 고개를 숙였다.“다른 뜻은 없어. 그냥... 구승훈이 부러웠어.”그의 목소리에는 쓸쓸한 감정이 배어 있었다.처음에 주해찬을 통해 강하리에게 접근했을 때 그저 담담했었다. 강하리를 오래도록 좋아했지만, 그것이 이성까지 잃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와 함께할수록 그의 감정은 점점 깊이 빠져들었다. 게다가 구승훈의 존재가 그의 마음에 불을 붙였다. 그는 힘없이 웃으며 말했다.“방금 한 말은 잊어줘.”강하리는 아무 말 없이 조시욱의 사과를 듣고 있었다.그녀도 모르게 마음이 조금 복잡해졌다.그녀는 조시욱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구승훈과의 사이는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채 엉켜 있었고,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사람과 새롭게 시작한다는 건 결국 또 다른 상처를 남기는 일일 뿐이었다. 게다가 조시욱은 너무 갑자기 다가왔다. 그녀가 입원해 있는 동안 그의 따뜻한 관심과 돌봄은 분명 그녀에게 스며들었다.“미안해 선배.”강하리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그녀는 방금 조시욱이 던진 질문을 부정하지 않았다.“솔직히 말할게요. 만약 구승훈이었다면 화가 났을 거에요.”어쩌면 그들의 관계는 이미 산산이 부서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구승훈은 여전히 그녀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였다. 상처든 아픔이든, 모두 그녀의 일부였다.강하리는 고개를 숙였다.“선배가 듣고 싶어 하는 답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말할게요. 나...선배 받아줄 수 없어요. 미안해요.”조시욱은 운전대를 잡은 채 한참 동안 침묵했다.오랜 침묵 끝에 그는 가볍게 웃었다.“알겠어. 그러면 친구로 지내자.”그는 멈칫하더니 다시 설명했다.“어젯밤 그 일, 일부러 숨긴 건 아니야. 기밀 사항이라 어쩔 수 없었어. 그리고...”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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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3화

조시욱은 급히 달려와 그녀를 부축하려 했지만, 강하리는 자연스럽게 그의 손을 밀어버렸다. 조시욱은 잠시 손끝이 굳었지만, 곧 돌아서서 그녀의 휠체어를 꺼냈다.“하리야... 나...”“다시 말하지만, 굳이 설명할 필요 없어요.”강하리는 고개를 숙인 채 휠체어에 앉았고, 부드럽게 웃었다.“고마워요. 데려다줘서.”말을 마친 그녀는 홀로 휠체어를 밀며 JM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조시욱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하리야! 구승훈 그렇게 조사하다간 정말 위험할 수 있어!”강하리는 잠시 걸음을 멈췄지만 대답은 하지 않았다.대신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자마자 휴대전화를 꺼냈다.구승훈의 이름 앞에서 한참 망설인 끝에 짧게 문자를 보냈다.‘잠깐 만나죠.’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정주현이 안예서와 수다를 떨며 웃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그는 강하리를 보자 바로 달려왔다.“구치소에 아는 사람 통해 부검 보고서 받아왔어요. 문제는 하나도 없대요. 근데... 임명우라는 사람 말을 믿을 수 있을까요?”강하리는 사무실로 들어가면서 손을 닦았다.그리고 쓴웃음을 지었다.“저도 잘 모르겠어요.”처음부터 그녀는 임명우를 멀리했다. 그는 설명할 수 없는 불안함과 위험함을 풍겼다.마치 또 다른 정양철 같았다. 잡히지 않고 꿰뚫을 수도 없는 존재. 임명우는 가끔 차가웠다가 가끔은 이유 없이 날카롭고 또 때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선을 넘나들었다. 불편함을 주면서도 아슬아슬하게 선을 지켰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 예를 들면 임희주와 관련된 일, 그리고 이번 정양철 사건처럼.정주현은 피곤한 기색이 보였다. 어젯밤 제대로 잠도 못 잔 듯 얼굴이 창백했다.강하리는 그를 부드럽게 위로했다.“저도 알아보고 있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정주현은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걱정하는 건 나보다 우리 어머니에요. 알죠? 예전에 정양철이 우리 어머니를 이용해 강하리씨를 괴롭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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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4화

“아니... 약국의 감초야? 재수없네 정말...” 정주현이 투덜거렸다.구승훈은 코웃음을 지으며 들어와 맞은편 소파에 털썩 앉았다.“그쪽도 마찬가지지.”정주현은 노골적으로 눈을 굴리며 강하리를 향해 물었다.“하리야, 너 사무실을 아무나 드나들게 해?”강하리는 책상 위 서류를 내려다보며 두 사람의 대화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구승훈은 미소를 지으며 정주현을 바라봤다.“나하고 하리가 얘기할 게 있어... 좀 방해가 되네.”“네가 여기 사장이라도 되냐?” 정주현은 의자에 느긋하게 몸을 기댔다.구승훈은 이를 갈며 말했다.“나가고 싶지 않으면 끌어내 줘?”“와, 구 사장 무섭네.”“정주현!”“둘 다 그만 해요.”강하리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순식간에 두 사람 모두 조용해졌다.구승훈은 입을 다물고 얌전히 소파에 기대있었고 정주현도 얌전히 자세를 고쳐 앉았다.강하리는 안예서에게 전화를 걸었다.“커피 한 잔이랑 물 한 병 부탁해.”잠시 후 안예서가 커피와 물을 들고 들어왔다.그녀는 커피를 내려놓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아까 임씨 쪽 비서가 연락 왔어요. 회의 참석하라고요.”강하리는 고민에 빠져 있는 동안 구승훈이 먼저 나섰다.“몸이 불편하다고 전해. 필요하면 나문빈을 보낸다고 전해.”안예서는 살짝 놀라 강하리를 바라봤다.강하리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해.”안예서는 구승훈을 다시 한번 쳐다보았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고 컵을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정주현은 콧방귀를 뀌며 중얼거렸다.“거들먹거리기는.”구승훈은 가볍게 눈을 치켜떴지만, 이제는 상대하지 않았다.“조사는?” 강하리가 물었다.구승훈이 드디어 고개를 들었다.“했어.”그는 몸을 뒤로 기대며 말했다.“부검 보고서는 별다른 이상 없었어. 하지만 정양철 부검 담당 법의관이 사건 며칠 후 실종됐더라. 아직 실종자 명단에 있어. 그리고 사건 당일 교도관은...”구승훈은 말을 멈췄다가 이어갔다.“심씨 가문 쪽에 있는 관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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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5화

연미숙은 한마디만 남기고 전화를 끊어버렸다.정주현은 강하리를 바라봤다.강하리는 조용히 말했다.“집에 가보세요.”정주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섰다.하지만 구승훈 옆을 지날 때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마지못한 듯 그의 어깨를 톡톡 쳤다.“하리 잘 부탁해.”구승훈은 대꾸하지 않았다.다만 차가운 눈빛으로 정주현을 쳐다봤다.정주현은 이제는 말없이 급히 사무실을 빠져나갔다.사무실은 다시 고요해졌다.구승훈은 여유롭게 물었다.“강 대표, 호위라도 필요하신가요?”강하리는 무시한 채 물었다.“교도관은?”“교통사고로 식물인간 됐어.” 구승훈은 태연하게 답했다.“한 번 손댄 이상 뒤처리는 완벽하게 했겠지.”강하리의 얼굴은 점점 더 굳어졌다.‘모든 걸 조작한 자는 누구인가. 감히 심가의 감시 아래서 심가 사람을 이용해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다니.’그녀는 지친 듯 숨을 내쉬었다.‘평범하게 사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 거야.'구승훈은 언제 다가왔는지 자연스럽게 강하리의 태양혈을 지그시 눌렀다.“피곤하지? 내가 좀 도와줄까?”강하리는 잠시 망설이다가 조용히 그의 손길을 피했다.구승훈의 손이 허공을 맴돌았고, 강하리는 아무렇지 않은 듯 옆에 놓인 문서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자녀 양육 및 면접 교섭 협의서였다.구승훈은 얼굴이 굳어졌다.“이게 무슨 뜻이야?”강하리는 책상 뒤에 앉은 채 무표정하게 말했다.“이해가 안 돼요? 필요하시면 변호사를 불러드릴게요.”구승훈은 협의서를 책상 위에 툭 던졌다.그는 게으른 듯 책상 모서리에 걸쳐 앉아 내려다봤다.“서명 못 해.”그는 몸을 기울여 강하리 앞에 가까이 다가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조시욱은 아무 때나 내 딸을 볼 수 있는데, 나는 시간과 장소까지 제한받아야 한다고? 하리야, 정말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어?”강하리는 냉정하게 그를 쳐다봤다.“구승훈씨, 임희주가 당신의 병을 전부 알고 있는데, 저는 아직 제대로 알지도 못해요. 뭐가 잔인한 거죠?”구승훈은 숨을 삼켰다.“아직도 그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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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6화

구승훈은 강하리를 바라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이제는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 그는 코웃음을 치며 물었다. “조시욱이 널 찾아왔었나? 너한테 날 설득하라고 했어?”눈앞의 남자 눈동자에는 분명 분노가 억눌려 있었다.강하리는 그를 흘끗 보더니, 돌아서서 다른 쪽으로 물러나려 했다.“승훈 씨, 이건 당신과 나 사이의 일이에요. 모든 일에 시욱 선배를 끌어들일 필요 없어요.”구승훈은 갑자기 손을 들어 강하리의 목덜미를 잡으며 그녀가 계속 뒤로 물러나는 것을 막았다. “이게 우리 두 사람의 일이라는 걸 너도 알면서, 왜 조시욱을 도와 날 설득하려는 거지?”강하리는 그에게 뒷목을 잡혀 통제할 수 없이 몸을 앞으로 기울였는데 바로 눈앞에 있는 이 남자의 잘생긴 얼굴에는 불만이 가득했다.“강하리, 너 어떻게 조시욱을 도와서 날 설득할 생각을 해?”강하리가 힘껏 몸부림쳤지만 그는 그 틈을 타 그녀를 더욱 꽉 잡았다.“승훈 씨, 이거 놔요!”구승훈은 차갑게 웃으며 손을 뻗어 그녀를 안아 올렸다.순식간에 세상이 뒤집히는 듯했고 구승훈은 그녀를 그대로 사무실 책상에 밀어붙였다.강하리는 다리가 불편해서 저항조차 너무 세게 할 수 없었다.“승훈 씨, 미쳤어요!”강하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구승훈은 강하리의 턱을 잡고 입을 맞췄다.조급함과 초조함이 섞인 키스는 무언가를 확인하려는 듯 혀가 파고드는 것은 처음부터 거절할 수 없는 기세였고 강하리는 자신의 입술이 강제로 벌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반항은 아무런 소용이 없는 듯했고 오히려 상대방을 더욱 거세게 만들 뿐이었다.그러다 강하리는 갑자기 몸부림을 멈췄다.어차피 키스 한 번 안 해본 것도 아니고, 이 키스는 그냥 개한테 물렸다고 생각하기로 했다.그녀가 고분고분해지자, 구승훈의 거칠던 키스도 드디어 조금씩 부드러워졌다.그러나 강하리는 시종일관 그에게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키스는 오랫동안 계속되었고 입술과 혀가 이미 마비되기 시작했지만 구승훈은 여전히 그녀를 놓아주기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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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7화

그녀는 힘껏 액자를 던지고는 사무실 책상에서 미끄러져 내려왔다.“나가요!”구승훈은 손을 들어 액자를 받은 후 입을 달싹이다가 액자 속 사진을 보고는 순간 멈칫했다.사진 속에서 그와 강하리는 함께 구연정을 안고 있었는데 구연정은 눈이 초승달처럼 휘어지도록 웃고 있었다.구승훈은 액자를 쥔 채 침을 꼴깍 삼켰다.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 순간, 강하리는 가슴속의 쓰라림을 참으며 액자를 다시 빼앗아 왔다.“나가요, 못 알아들었어요? 사람 불러야 나갈 건가요?”구승훈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다가 잠시 후 입을 열었다. “사진을 간직하고 있는데 조시욱은 왜 돕는 거야?”강하리는 탁 소리와 함께 사진을 덮어버리고 그의 시선을 피했다.“착각이 심하시네요. 사진은 간직한 게 아니라, 미처 바꾸지 못했을 뿐이에요. 그리고 난 누구도 돕지 않았어요. 단지 당신과 완전히 선을 긋고 싶을 뿐이라고요!”구승훈은 더는 그녀와 논쟁하지 않았다. 사진을 미처 바꾸지 못한 건지, 아니면 차마 바꾸지 못한 건지, 그는 그래도 구분할 수 있었다.그 액자는 예전에 서산 퍼스트 빌리지 침대 옆 탁자에 놓여 있던 액자였다.처음에 이 액자를 가져갔을 때, 안에는 분명 그와 강하리의 사진이 들어 있었을 것이다.그리고 이 세 가족의 사진은, 분명히 강하리가 나중에 바꿔 넣은 것이었다.“조시욱을 돕는 게 아니라면, 날 걱정하는 거야?”구승훈이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강하리의 액자 위에 놓인 손가락이 살짝 움찔했다.하지만 입에서 나온 말은 여전히 그 한마디였다. “착각하지 마세요.”구승훈은 웃음을 터뜨리며 그녀 앞에 쭈그리고 앉더니 손을 들어 그녀의 귓불을 잡았다.“하리야, 넌 정말 거짓말을 못 해.”강하리의 손가락이 다시 한번 움찔거렸다.“맞아요, 나 거짓말 못 해요. 당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연정이가 다시는 아빠를 못 보게 될까 봐 두려워요. 내가 연정이에게 완전한 가정을 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연정이에게 아빠가 있다는 건 보장해 줘야죠. 그러니까 구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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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8화

강하리 사무실을 나올 때, 구승훈은 결국 그 합의서를 가지고 갔다.“미안해.” 구승훈이 말했다. “나도 단지 너에게서 확실한 대답을 듣고 싶었을 뿐이야.”그는 다소 울적하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하리야, 내가 정말 원망스럽겠지만 한 가지는 네가 틀렸어.”남자는 눈꺼풀을 내리깔고 눈 속의 짙은 슬픔을 가렸다.“난 한 번도 네가 반드시 내 곁으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한 적 없어. 그리고 항상 알고 있었어. 너의 선택지는 나 하나뿐이 아니라는 걸. 심지어 네가 날 떠나면 어쩌면 지금보다 더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기도 해. 하지만 난 이 손 놓을 수가 없어.”“하리야, 처음부터 놓지 못한 사람은 나였고 체면 없는 사람도 나였어.”“걱정 마, 앞으로는 절대로 널 다그치지 않을 거야.”말을 마친 구승훈은 몸을 돌려 밖으로 걸어 나가다가 막 문 앞에 이르렀을 때 다시 걸음을 멈췄다.“조시욱에게 더는 널 이용할 필요 없다고 전해줘. 난 포기하지 않을 거고, 이 일은 너와 관계있을 뿐만 아니라 나와도 관계있어. 하지만 걱정 마, 연정이가 아빠를 잃을 일은 없을 테니까.”“그리고, 임명우는 요즘 되도록 만나지 마. 난 정양철이든 여초연이든, 이 남자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해. 어쩌면 이 남자가 어느 정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을지도 몰라.”“그리고 심씨 가문 셋째 일도, 너무 조급해하지 마. 이미 몇 가지 단서를 찾았으니 확실해지면 전화할게.”곧 사무실 문이 열렸다가 다시 닫히고 구승훈의 모습은 그녀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강하리는 말없이 시선을 거두었지만 마음속은 온갖 감정으로 어지럽게 뒤섞여 있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녀는 겨우 심호흡을 하고 감정을 추슬렀다.바로 그때, 그녀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고 강하리는 발신자를 확인하고 전화를 받았다.저편에서 에비뉴 주얼리 전담 비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강 대표님, 이쪽에 좀 문제가 생겨서요, 혹시 한번 와주실 수 있을까요?”강하리는 입술을 깨물고 맞은편 건물을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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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9화

“일은 다 끝내셨나요?”고위 임원들은 서로를 쳐다볼 뿐 아무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강하리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다들 끝내신 것 같네요. 그럼 지금 회의실로 가시죠. 다들 일을 얼마나 훌륭하게 끝내셨는지 확인해야겠네요.”그녀는 시종일관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아무도 그녀를 정말 만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얼마 전 몇몇을 처리했던 효과가 분명히 남아 있었지만 여전히 불복하는 사람이 있었다.“해명 좀 하셔야 하지 않겠어요?” 군중 속에서 갑자기 누군가가 말했다.순간 강하리의 시선이 무심코 그쪽으로 향했다.말을 한 사람은 역시나 예전에 송유라를 지지했던 한 고위 임원으로 지난번 임원 회의에서도 줄곧 불만을 품고 있었는데 그때는 그녀 차례가 다가오지 않았다.그러다 이번에는 결국 참지 못하고 나선 것이다.강하리가 가볍게 웃었다. “디자인 부서 양 부장님? 디자인 원고에 문제가 생겼는데 양 부장님이 저에게 해명을 못 할망정 오히려 저에게 해명을 요구하시는 건가요?”양희수 부장의 안색이 굳어졌다. “강 대표님, 그게 무슨 말씀이죠? 이번 원고는 애초에 우리가 디자인한 게 아니에요. 강 대표님께서 직접 사람을 구해서 디자인한 거잖아요. 지금 원고가 유출됐는데 책임을 전부 우리 부서에 떠넘기시려는 건가요?”강하리는 표정 변화 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책임은 책임 있는 사람에게 있는 거지, 제가 누구에게 떠넘긴다고 해서 그 사람 책임이 되는 건 아니에요.”그녀는 모든 사람의 얼굴을 훑고 그들의 표정을 눈에 담은 후 몸을 돌려 사무실로 돌아갔다.다만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에 그녀는 한마디 남겼다.“회사는 한가한 사람을 키우는 곳이 아니에요. 자기 일이 아주 잘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따로 저한테 와서 보고하세요. 올 용기가 없으면 다들 자기 자리로 돌아가시고요!”“그리고, 홍보팀 부장님은 저랑 사무실로 같이 가시죠!”그녀가 말을 마치는 순간, 사무실 문도 따라 닫혔다.양희수는 이를 악물고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지만 여전히 불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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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0화

이 말을 마친 구승훈은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사무실에 들어서자 천아름이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나른한 모습이 막 잠에서 깬 듯했다.“언니는 또 어디 가서 놀다 왔어?”천아름은 손을 멈추지 않고 말했다. “내가 놀 시간이 어디 있어! 이제야 네가 왜 굳이 나랑 협력하려는지 알 것 같아. 넌 날 그냥 짐승 부리듯 하잖아. 발표회부터 홍보 기획까지, 심지어 마지막에는 날 모델로까지 확정했잖아. 하리야, 구 대표한테서 다른 건 다 배워도 되지만 그 더러운 자본가 수법은 제발 배우지 마!”강하리의 눈에 웃음기가 가득했다.얼마 전 에비뉴 주얼리의 모델을 빼앗긴 후 강하리와 천아름은 며칠 동안 새로운 모델에 대해 상의했지만 그 사람들 중에는 다소 강하리와 천아름의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이 많았다.결국 그녀는 임시로 모델을 천아름으로 바꿨다.주얼리 업계에서의 명성으로 말하자면 어떤 스타도 천아름에게 비할 바가 못 될 것이다.게다가 천아름이라는 사람은 외모나 분위기 면에서도 그 스타들에게 뒤지지 않았다.다만 예전에는 그녀가 직접 모델을 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강하리에게 억지로 떠밀려 이 자리에 앉게 된 것이었다.이런 그녀의 모습에 강하리는 좀 우습기도 했다.“언니가 요즘 좀 바쁘게 지내고 싶다고 말했잖아.” 강하리의 눈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누구를 피하는 줄 알겠어.”천아름은 코를 만지작거렸다. “내가 피할 사람이 어디 있어. 피하려면 남들이 날 피해야지. 봐, 지금 구승재도 계속 나 피하고 있잖아.”강하리는 그녀를 한번 쳐다보았다. 천아름은 비록 자연스럽게 말했지만 강하리는 그래도 그녀의 말투에서 이상한 감정을 읽어냈다.다만 이 이상한 감정이 그녀가 피하는 그 사람에게서 온 것인지, 아니면 구승재에게서 온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천아름은 왠지 이 주제에 대해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듯 그저 강하리를 향해 눈썹을 치켜올렸다.“뉴스 봤어?”강하리는 유리 벽에 걸린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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