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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Chapter 1131 - Chapter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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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1화

“사실 에비뉴 그룹이 표절 시비에 휘말렸을 때, 구 대표는 여진 주얼리를 손볼 수도 있었어. 하지만 안 그랬지. 그게 무슨 뜻인지 알겠지?”천아름이 강하리를 향해 눈썹을 까딱였다.강하리는 숨을 살짝 멈칫하더니 복잡한 감정이 밀려들었다.곧이어 그녀는 천아름이 자신의 속마음을 읽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지난번엔 자기 회사에서 네 입지를 다져주더니 이번엔 보석 업계에서 네 자리를 잡아주고 있어.”“사실 구 대표의 마음은 항상 너한테 있었어.”천아름은 결국 참지 못하고 구승훈의 편을 들었다.그녀는 진심으로 강하리가 안쓰러웠고 구승훈에게도 화가 났다.하지만 두 사람의 이별은 끝내 그녀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다른 사람들은 그녀가 자유롭게 산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결국에는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몰랐다.자신의 사랑은 볼 수 없더라도 최소한 다른 사람의 사랑이라도 봐야 했다.강하리는 그녀의 말에 대해 가타부타하지 않았다.듣기 좋게 말하면 구승훈이 그녀를 돕는 것이지만, 그는 그녀에게 필요 여부를 물은적조차 없었다.이건 마치 구승훈의 마음속에 그녀는 영원히 그의 날개 아래 숨어 사는 작은 꽃송이와 같이 무슨 일이든 영원히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자격이 없다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강하리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대신 홍보팀 부장을 데리고 바로 사무실에 딸린 작은 회의실로 향했다.천아름은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휴대폰을 들고 게임을 시작했는데 신제품 표절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조급해 보이지 않았다.한편 강하리는 회의실에 들어서자마자 명령을 내렸다.“우리 쪽 홍보 계정으로 여진 주얼리가 매수한 계정들을 따라 게시물을 올리도록 하세요.”홍보팀 부장은 그 말을 듣고 즉시 미간을 찌푸렸다.그녀는 다소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강하리를 바라보았는데 그 눈빛은 마치 강하리가 아무것도 모르는 문외한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대표님, 이 시점에 여진 주얼리 표절 건으로 글을 올리면 여진 주얼리에 대한 관심만 더 키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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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2화

구승훈은 강하리가 이렇게 빨리 움직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잠시 멍해 있다가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 쓴웃음을 지었다.그래, 그가 어떻게 잊겠는가.그녀는 애초 정양철 회장이 진심으로 재능을 아꼈던 강하리였다.그녀는 나문빈이 유엔의 수많은 고급 인재를 마다하고 굳이 바다를 건너 찾아온 협력자였다.그녀는 협상 테이블에도 올랐었고, 문송그룹도 무너뜨렸었다.구승훈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는데 눈빛이 다소 복잡했다.“하리가 이미 시작했으니 화제가 예정된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우리 손에 있는 자료를 풀면 되겠군.”“알겠습니다.” 홍보팀 부장이 대답하고 사무실에서 나갔다.한편 계속 구승훈 사무실에 서 있던 양희수는 갑자기 마음이 불안해졌다.사실 이번 디자인 시안 유출 사건은 정말 그녀와 아무 관련이 없었다.그녀는 단지 과거 송유라가 있을 때 송유라의 라인이라 마음속으로 강하리를 좋아하지 않았을 뿐이다.하지만 그녀가 정말 디자인 시안을 유출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다. 특히 그녀는 디자인팀 부장이라는 민감한 자리에 앉아 있었다.그녀가 강하리와 대립했던 것은 단지 그녀가 그렇게 순순히 자기 목을 타고 오르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었고 겸사겸사 송유라를 위해 몇 년간 쌓인 울분을 풀어주려 했을 뿐이다.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녀의 예상을 다소 벗어난 듯했다.구승훈은 그녀를 처리하지 않았지만 마치 이 한 편의 쇼를 관람하게 하려는 듯 그녀를 극중 인물보다 더 괴롭게 만들었다.양희수 부장은 문득 후회스러워졌다. 왜 순간적으로 생각을 잘못해서 송유라 때문에 강하리와 맞섰던 걸까!송유라는 이미 다시 살아날 수 없을 만큼 확실히 짓밟혔는데 말이다.양희수는 참지 못하고 구승훈을 쳐다보며 말했다. “대표님, 별일 없으시면 저 먼저 퇴근해도 되겠습니까?”기획안을 넘겨보고 있던 구승훈은 그 말을 듣고도 눈꺼풀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양 부장, 배짱도 크지만 생각도 참 아름답군.”양희수의 얼굴이 굳어졌다. “다, 다시는 강 대표님과 맞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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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3화

그의 한마디는 여진 주얼리의 표절을 부인했을 뿐만 아니라 에비뉴 주얼리에게 갑질을 한다는 누명까지 씌웠다.나중에 만약 에비뉴 주얼리가 다시 표절 사건을 언급한다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에비뉴 주얼리가 정말 명성을 믿고 갑질을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일 것이다.기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여진 주얼리는 정말 표절하지 않았다는 말씀이죠?”“물론입니다!”책임자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하지만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등 뒤 대형 스크린에 갑자기 몇 장의 채팅 캡처 화면이 나타났다.채팅 내용은 전부 에비뉴 신제품 디자인 도안을 어떻게 훔치고 어떻게 에비뉴가 하소연도 못 하게 만들지에 대한 것이었다. 게다가 에비뉴보다 하루 앞당겨 발표회를 정했을 뿐만 아니라 특수한 수단을 이용해 에비뉴의 광고 모델까지 빼앗았다는 내용까지 전부 적혀 있었다.채팅 캡처 화면이 공개되자마자 발표회 현장은 즉시 발칵 뒤집혔다.뒤를 돌아본 책임자의 얼굴색이 순식간에 변했다. “이, 이건, 이건 다른 사람이 위조한 겁니다! 에비뉴가 저희를 모함하는 거예요!”그러나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대형 스크린에는 또 다른 CCTV 영상이 재생되었다. 영상 속에는 누군가가 몰래 천아름의 사무실에 잠입해 그녀의 컴퓨터에서 디자인 중이던 몇 가지 도안을 복사해 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이 CCTV 영상에 이어 녹음 파일 하나가 공개되었다.녹음 파일 속 두 사람은 천아름의 컴퓨터에서 복사해 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의 목소리는 방금 발표회에서 의기양양하게 열변을 토하던 바로 그 책임자의 목소리였다.책임자의 얼굴색이 극도로 굳어졌다.그는 갑자기 돌아서서 중앙 제어 콘솔로 달려가 대형 스크린을 끄려고 했다.하지만 그가 막 다가가기도 전에 기자들에게 다시 둘러싸였다. “이 캡처 화면과 CCTV, 녹음 파일에 대해 해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해명할 것 없습니다. 이건 전부 에비뉴 주얼리의 모함입니다!”하지만 그는 미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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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4화

강하리는 사실 구승훈의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다.그가 전에 말했던 것처럼 그는 더는 그녀를 강요하지 않겠지만 또한 절대로 그녀에게서 멀어지지도 않을 것이었다.설령 그녀가 더는 한 걸음도 나아가려 하지 않아도 괜찮았다.그럼 그가 적극적으로 다가가면 그만이었다.강하리의 마음속은 뭐라 설명할 수 없이 복잡했다.그녀는 혀뿌리에 맴도는 쓴맛을 꾹 누르며 복잡한 표정으로 한번 웃었다.그녀가 이게 구승훈의 애교이자 그녀의 비위를 맞추려는 행동이라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그녀 마음에는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수도 없이 보여준 호의와 애교, 이제는 무덤덤할 뿐이다.하지만 매번 그녀가 이 남자와 마음이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마다 이 남자는 그녀에게 커다란 실망을 안겨주었다.한 번 또 한 번, 설령 정말 상처가 아물었다 해도 그 고통은 잊을 수 없었다.하물며 지금은 상처조차 아직 아물지 않았다.구승훈 한 일들이 그녀 마음속에 정말로 아무런 파문도 일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하지만 그녀는 더 잘 알고 있었다. 개 같은 자식, 그녀가 두 번 세 번 돌아볼 가치가 없는 남자였다.강하리는 턱을 살짝 치켜들었다. 분명 휠체어에 앉아 있었지만, 여전히 어딘가 고고한 기운을 풍겼다.“착각이 많으시네. 난 당신한테 고마워한 적 없어요. 당신이 싼 똥을 당신이 직접 처리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그리고 에비뉴 일에 앞으로 끼어들지 마세요.”강하리는 말을 마치고서야 비로소 고개를 들어 구승훈을 바라보았다.구승훈의 미소 짓던 얼굴은 어느새 약간 굳어졌고 다소 답답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너무 매정하게 굴지 말아 줄래? 나 오늘 그래도 너한테 도움은 됐잖아, 안 그래?”강하리는 부인하지 않았다.오늘 일은 구승훈은 확실히 도움을 주었다.만약 구승훈의 한 방이 없었다면 오늘 이 일은 분명 그렇게 순조롭게 해결되지 못했을 것이다.그리고 지금, 일이 해결되었을 뿐만 아니라 얼마 전 에비뉴 그룹의 표절 논란에 대한 오명도 벗었고 심지어 내일 신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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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5화

강하리가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한바탕 소동은 에비뉴 주얼리 공식 블로그의 새 게시물 하나로 마무리되었다.@에비뉴주얼리V: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영원히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것입니다.구승훈은 “나도 앞으로 다시는 네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어.”라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강하리의 얼굴에 서린 거리감을 보고는 입가에 맴돌던 말을 도로 삼키고 대신 다른 말을 했다.“여진 주얼리 배후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가자, 같이 식사나 하면서 내가 알려줄게.”강하리가 잠시 멈칫하자, 구승훈의 눈에 다시 웃음기가 가득 찼다.“안심해. 그냥 식사만 하는 거야. 다른 건 아무것도 안 할게. 아니면 나 평생 발기부전으로 살 거야, 어때?”강하리는 그를 한번 쳐다보더니 휠체어를 밀며 밖으로 나갔다.구승훈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쓴웃음을 짓고는 따라나섰다.역시, 지금의 강하리는 감정 얘기만 안 하면 어떻게든 괜찮았다.그녀의 쌀쌀맞은 뒷모습을 보며 구승훈이 답답하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다.특히, 그녀가 조시욱과 즐겁게 식사하고 이야기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랬다.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은 구승훈이 지금 뜻밖에도 함께 식사 한 끼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것이다.적어도 그녀는 예전처럼 그를 보자마자 역겨워하지는 않았다.구승훈은 자신조차 그 시간을 어떻게 견뎌냈는지 알 수 없었다.하지만 강하리가 그를 보자마자 역겨워서 토할 것 같아 했던 것을 떠올릴 때마다, 그는 여전히 가슴이 답답해지곤 했다.처음에 그가 강하리를 자기 곁에서 밀어내는 것이 강하리를 화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게다가 임희주를 이용해 여초연의 시선을 현혹해야 했다.그는 원래 최악의 상황까지 각오했지만 강하리가 그의 앞에서 토하는 것을 보았을 때 머리부터 발끝까지 싸늘해지는 것을 느꼈다.심장이 두근거리고, 두려웠다. 다시는 그녀의 용서를 받지 못할까 봐, 다시는 그녀 곁으로 돌아가지 못할까 봐.지금 생각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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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6화

구승훈은 끝내 강하리를 데리고 서산 1호 빌리지로 향했다.익숙한 저택이 눈앞에 다가오자 싸늘하던 강하리의 표정은 더욱 차가워졌다.“네가 요즘 가리는 게 많다면서.” 구승훈은 낮고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녀는 부상 이후에 몸이 극도로 예민해졌다. 내장 여러 곳에 손상을 입어 수술은 마쳤지만 온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었다. 짠 음식과 기름진 음식은 아예 금지된 상태이고 섭취하는 물도 용량을 따져야 했다. 조금만 방심하면 온몸이 붓고 통증이 밀려들어 온전히 회복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니 그녀는 외식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오늘 이 자리에 나온 것은 여진 주얼리의 배후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하지만 지금 이 저택을 보고 있자니 밥을 먹을 기분은 커녕 곁에 있는 구승훈의 입에 폭탄이라도 쑤셔 넣고 싶은 심정이었다.“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요. 밥 한 끼일 뿐이에요. 저는 그저 보고만 있을게요.”말은 평온했지만 태도는 단호했다. 그녀는 정보만 받아가면 되니 음식 따윈 중요하지 않았다. 구승훈의 입꼬리가 살짝 흔들렸다.“그럼 네가 굶게 되잖아. 내가 그걸 그냥 두고 볼 수 있을까?”그 말에 강하리는 헛웃음이 나왔다.‘굶긴다니? 너만큼 잔인하게 사람 버리는 양아치도 드물거든.’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구승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아줌마한테 다 물어봤어. 네가 뭘 못 먹는지, 어떤 음식은 피해야 하는지 다 확인했어.그러니까 나에게 한 끼 정도 은혜를 베푼다고 생각하고 나랑 제대로 된 밥 한 끼를 먹자.”강하리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거절하고 싶은데 어쩐지 목이 메여 말을 잇지 못하였다.저택 안에 서리 낀 정원 한쪽에는 새로 지어진 온실 꽃방 두 개가 자리 잡고 있었다.바깥은 눈이 쌓인 한겨울이었지만 온실 안의 꽃들은 화려하게 만개해 있었다.한 꽃방에는 리시안셔스가 활짝 피어 있었고 다른 한 꽃방에는 다양한 고급 장미들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리시안셔스는 그나마 관리가 쉬운 꽃이지만 장미는 손이 많이 가는 꽃이다.이렇게까지 아름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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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7화

구승훈의 관자놀이가 씰룩거렸다.강하리가 돌아서 나가려는 순간 그는 그녀를 막아서더니 단번에 안아 저택 안으로 성큼 들어섰다.“뭐 하는 거죠? 당장 내려놔요! ”강하리의 목소리는 차가운 유리처럼 날카로웠다.그녀의 얼굴은 싸늘하게 굳어 있었고, 그대로 품에 안긴 채 팔을 뻗어 구승훈의 뺨을 힘껏 때렸다.“구승훈씨, 이렇게까지 저를 힘들게 하는 것이 재밌으신가요?”뺨을 맞고도 그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그녀에게 조금 더 다가섰다.“미안해. 설명 안 한 건 내 잘못이야. 장미들은 임희주와 아무 상관없어. 처음부터 너를 위해 심은 거야. 집에 누구도 들인 적 없어. 우리 둘 집인데 내가 어떻게 다른 여자를 들이겠어.”그의 목소리는 낮고 조용했지만 마음은 다 드러나 있었다.그럼에도 강하리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눈가가 붉어졌고, 그 속에 고인 감정은 너무나도 복잡했다.“구승훈씨, 도대체 저를 얼마나 더 몰아붙여야 만족하겠어요?”말로는 놓아준다고 해놓고 정작 행동은 늘 반대였다.처음에 끝내자고 한 것도 구승훈 이었는데 감정을 쏟아내지 않으면 안 되게끔 자꾸만 그녀를 몰아세웠다. “미안해... 진짜 미안해. 나도 나를 못 말려. 너한테서 확신 하나만 얻고 싶었어. 하리야, 네 마음속에 내가 다시는 들어갈 수 없을까 봐, 그게 제일 무서워.”강하리는 그를 밀쳐내고 휠체어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그러나 그보다 빠르게 구승훈이 그녀를 뒤에서 꽉 끌어안았다.“잘못했어. 화내도 돼. 욕해도 돼. 근데... 제발 무시하지는 말아줘.”몸을 아무리 비틀어도 그의 팔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구승훈씨!”“응!”구승훈은 마치 혼난 강아지처럼 순순히 대답하며 고개를 푹 숙였다.“제가 정말 잘못했어요. 주인님, 제발 화 풀어줘요.”강하리는 당황한 표정으로 그를 응시했다.“누가 주인이에요?!”구승훈은 슬그머니 그녀의 귀 옆에 입을 맞췄다.“전에 네가 나보고 개라고 했잖아. 그럼 이제부터 나는 너만 바라보는 개야.”“뻔뻔하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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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8화

강하리는 조용히 구승훈을 바라봤다.그는 아무렇지 않게 그녀의 접시에 반찬을 올려주었다.“한 번만 먹어봐. 입에 맞는지 보자. 괜찮으면 다음에도 해줄게.”강하리는 그를 바라보다가 젓가락을 들지 않고 물었다.“문을 열지 않을 거예요?”구승훈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밥부터 먹자. 괜히 열었다가 식욕만 떨어지니까.”강하리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지만 더는 따지지 않았다.하지만 계속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신경이 곤두섰다.결국 몇 입 먹지도 못한 채 그녀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왜, 입에 안 맞아?”구승훈이 눈썹을 살짝 올리며 물었다.강하리는 짧게 침묵하다 조용히 말했다.“이 정도면 먹은 걸로 해요. 이제 말해줘요... 여진 주얼리 뒤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듣고 나서 갈게요.”구승훈은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표정에는 아쉬움이 살짝 스쳤다. 그런데도 여전히 그녀에게 반찬을 건넸다.“이걸 만들려고 얼마나 걸렸는데... 고작 두세 입 먹고 끝이야?”계속된 초인종 소리에 강하리는 인상을 더욱 찌푸렸다.결국 마지못해 젓가락을 다시 들어 몇 입을 더 먹었다.그 모습을 확인한 구승훈은 더는 말하지 않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지금 봐서는 여진 주얼리 뒤엔 심씨 가문 셋째 부인 쪽 사람이 있는 것 같아. 하지만 이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려면 분명히 다른 누군가의 지원이 있었을 거야.”강하리는 눈살을 좁혔다.‘또 심씨 가문 셋째 부인 쪽이라고?’“전에 말했던 교도관이 단서를 알아냈다면서요. 구체적으로 무슨 단서가 나왔는데요? 진짜 심씨 가문 셋째 부인 쪽 사람들이에요? 아니면 누가 그쪽을 일부러 이용한 거예요?”구승훈은 대답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향했다.문이 열리자마자 얼굴이 상기된 여자가 들이닥쳤다.목소리는 날이 서 있었고 얼굴은 창백했다.“구승훈! 당신이 뭔데 연청이를 잡혀가게 한 거야! 걔가 당신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그녀는 바로 심씨 가문 셋째 부인 석연란이었다.이틀 전 경찰이 갑자기 들이닥쳐 그의 딸 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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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9화

구승훈은 그렇게 말하고 나서 강하리를 자신의 뒤로 감쌌다.행동은 너무도 자연스러워 마치 몸에 배어 있는 본능 같았다.석연란은 눈을 크게 부릅뜨고 구승훈을 노려봤다.“구승훈! 네가 지금 뭘 하는지 알아? 강하리는 이미 조시욱이랑 얽히고 설켰어! 심지어 양쪽 가문이 약혼 이야기까지 오가고 있다는 거, 너 아직도 모르고 있는 거야?”그 말에 구승훈의 눈빛이 당황했다. 까맣고 깊은 눈동자 위로 금세 어두운 기운이 내려앉았다. 그는 조용히 고개를 돌려 강하리를 바라봤다. 무언가 대답이라도 바라는 듯한 시선이었지만 강하리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석연란을 똑바로 바라보며 구승훈에게는 단 한 번의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구승훈은 허탈하게 웃음을 지으며 손등 위로 혈관이 불거질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 강하리는 그의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석연란의 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두 가족은 실제로 조시욱과의 약혼을 계속해서 밀고 있었고, 그녀 역시 모든 걸 알고 있었다. 사고 이후 날로 기력이 쇠해져 가는 할아버지 앞에서 그녀는 그저 말없이 계속 미뤄오기만 했다. 노인은 자신의 딸이 시집가는 것도 못 봤다며, 손녀의 행복한 결혼을 평생 소원처럼 말해왔고, 조시욱을 유독히 눈여겨 보아왔다. 기대를 애써 외면해온 그녀였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강하리의 침묵은 구승훈에게 그냥 사실이라는 대답으로 다가왔다. “약혼이라니...”그러니 조시욱이 집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던 것도, 그녀가 직접 나서서 자신에게 포기하라 말했던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구승훈은 자책하듯 웃었다. 어쩌면 자신은 그저 혼자 착각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구승훈의 눈빛은 순식간에 싸늘함을 넘어 분노로 바뀌었다.꽉 쥔 주먹은 뼈마디가 뚜렷이 드러나고, 마디가‘딱딱’하게 울렸다.강하리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그런 그녀 앞에서 석연란은 마치 승리자처럼 입꼬리를 올렸다.“이런 상황인데도 넌 아직도 강하리를 감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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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0화

강하리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속눈썹이 몇 번 떨리더니 마침내 입을 열었다.“변명할 게 없어요.”약혼 이야기가 오간 건 사실이고, 그것을 구승훈에게 해명할 의무는 없었다.“오늘 여진 주얼리에 대해 말해줘서 고마워요. 음식도 맛있었어요.”의자를 밀고 일어선 그녀는 얼굴이 이미 하얗게 질려 있었다. 오늘 하루의 활동량은 그녀에게는 이미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이었다. 다리는 저릿저릿 아파졌고 숨 쉬는 것조차 힘겨워 이곳에 더는 머물고 싶지 않았다.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질식할 것 같았다.한때는 기회가 있으면 반드시 구승훈에게 받은 모욕과 상처를 갚아주겠다고 다짐했으나, 지금은 구승훈이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을 보니, 이상하게도 통쾌함은커녕 마음이 더욱 무거워졌다.순간 구승훈이 그녀의 손목을 움켜잡았다. 그러고는 힘껏 당겨 식탁 위로 그녀를 내리눌렀다. 구승훈의 눈가에는 붉은 기운이 감돌았고, 눈빛에는 조소가 섞여 있었다.“변명할 게 없다고? 강하리, 이젠 너한테 한마디 설명조차 들을 자격도 없는 거야?”그의 목소리는 분노에 찢겨 있었다.강하리는 비명을 지를 듯한 고통을 느꼈다. 붙잡힌 손목은 다름 아닌 부상 중인 손목이었다.그녀는 여러 번 몸을 비틀며 벗어나려 했지만 결국 고함을 질렀다.“자격 있다고요?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결혼식장에서 나를 홀로 두고 갔을 때 뭐라도 설명했었어요?! 임희주와 함께 다니는 걸 내 눈앞에서 보여줄 때 변명 한마디라도 했냐고요?! 왜 지금 와서 내가 뭘 했는지 일일이 보고해야 하는데요?! ”말끝은 가시처럼 날카로웠다.구승훈의 손이 순간 굳어졌다.잠시 후 나직하게 물었다.“그럼 지금은 내가 설명하면 들어줄 거야?”“듣기 싫어요.” 그녀는 단호하게 잘랐다. “그럴 필요도 없어요. 언젠가 당신이 결혼하게 되면 연정이 아빠니까 예의상 참석은 하려고 생각했어요.”그 말에 구승훈의 목구멍이 메어왔다.그는 웃었다. “그래? 그럼 너와 조시욱이 약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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