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리가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한바탕 소동은 에비뉴 주얼리 공식 블로그의 새 게시물 하나로 마무리되었다.@에비뉴주얼리V: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영원히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것입니다.구승훈은 “나도 앞으로 다시는 네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어.”라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강하리의 얼굴에 서린 거리감을 보고는 입가에 맴돌던 말을 도로 삼키고 대신 다른 말을 했다.“여진 주얼리 배후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가자, 같이 식사나 하면서 내가 알려줄게.”강하리가 잠시 멈칫하자, 구승훈의 눈에 다시 웃음기가 가득 찼다.“안심해. 그냥 식사만 하는 거야. 다른 건 아무것도 안 할게. 아니면 나 평생 발기부전으로 살 거야, 어때?”강하리는 그를 한번 쳐다보더니 휠체어를 밀며 밖으로 나갔다.구승훈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쓴웃음을 짓고는 따라나섰다.역시, 지금의 강하리는 감정 얘기만 안 하면 어떻게든 괜찮았다.그녀의 쌀쌀맞은 뒷모습을 보며 구승훈이 답답하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다.특히, 그녀가 조시욱과 즐겁게 식사하고 이야기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랬다.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은 구승훈이 지금 뜻밖에도 함께 식사 한 끼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것이다.적어도 그녀는 예전처럼 그를 보자마자 역겨워하지는 않았다.구승훈은 자신조차 그 시간을 어떻게 견뎌냈는지 알 수 없었다.하지만 강하리가 그를 보자마자 역겨워서 토할 것 같아 했던 것을 떠올릴 때마다, 그는 여전히 가슴이 답답해지곤 했다.처음에 그가 강하리를 자기 곁에서 밀어내는 것이 강하리를 화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게다가 임희주를 이용해 여초연의 시선을 현혹해야 했다.그는 원래 최악의 상황까지 각오했지만 강하리가 그의 앞에서 토하는 것을 보았을 때 머리부터 발끝까지 싸늘해지는 것을 느꼈다.심장이 두근거리고, 두려웠다. 다시는 그녀의 용서를 받지 못할까 봐, 다시는 그녀 곁으로 돌아가지 못할까 봐.지금 생각해도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