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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의 모든 챕터: 챕터 1221 - 챕터 1230

1503 챕터

제1221화

강하리도 확신하지 못했다.여명주를 만나기 전까지, 강하리도 노민우와 같은 생각이었으니까 말이다.하지면 여명주가 놀란 표정으로 겁을 먹은 걸 본 후, 강하리는 갑자기 이 일이 여명주가 지시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두 사람은 확실히 사이가 좋지 않다.하지만 미친 사이코패스도 아니고, 그런 일을 지시하고 병원까지 따라온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강하리는 약간 겁이 났다. 본인 때문에 손연지가 다친 것일까 봐 말이다.휴게실은 한동안 적막에 잠겼다.수술이 끝나길 기다리는 시간은 정말 숨 막히게 길었다.노민우는 가만히 앉아 버틸 수가 없어 자리에서 일어나 끊임없이 방을 맴돌았다.몇 걸음 걷다가 시계를 확인하고, 그렇게 초조하게 움직였다.강하리는 조용히 휠체어에 앉아, 말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기명 제약 인수 건, 거의 마무리 단계야. 회사에 남은 몇몇 주주들, 내가 다른 조건을 내밀어서 계약서를 받아낼 거야. 그렇게 되면, 기명 제약은 이제 네 것이야.”노민우가 갑자기 전혀 상관없는 말을 꺼냈다.그의 머릿속은 여전히 엉망이었다.왜 이 얘기를 꺼냈는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하지만 노민우는 멈출 수가 없었다.멈추면 온몸을 짓누르는 공포와 불안이 밀려올 것 같아서 말이다.“처음에는 그저 기명을 인수하는 걸 도와달라고 하고 싶었어요. 연지를 위한 것도 있지만 이제는 어머니의 관제에서 벗어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지금 보니까 이 일이 제가 가장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연지랑 결혼하려고 해도 자신이 없으니까...”강하리는 갑자기 고개를 들어 노민우를 바라보았다.노민우는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난 승훈이처럼 강하게 밀어붙일 힘이 없어요. 그렇다고 승훈이만큼 총명한 것도 아니고요. 내가 갖고 있는 건 그저 이 회사뿐이에요. 연지가 이걸 혼수로 받아줬으면 좋겠는데...”노민우는 여전히 중얼거리면서 얘기하고 있었지만 강하리는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느새 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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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2화

노민준이 엄숙한 태도로 얘기했다.노민우는 약간 멍해 있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얘기해.”옆의 강하리는 미간을 찌푸리고 노민준을 쳐다보았다.하지만 노민준은 그들 앞에서 얘기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노민준은 노민우와 함께 휴게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강하리는 굳게 닫힌 문을 보고 갑자기 걱정되었다.천아름과 구승재는 서로 눈치를 보다가 강하리에게 물을 건네주었다.천아름이 낮은 목소리로 위로했다.“살아있기만 하면 돼. 걱정하지 마.”강하리는 입술을 달싹이면서 주먹을 가볍게 쥐었다.“응.”살아만 있다면, 다른 건 다 괜찮았다.휴게실 밖의 세 사람은 같이 간호실로 갔다.하지만 휴게실 안의 분위기는 아까보다 더욱 무거웠다.“형, 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노민우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노민준은 침묵하더니 갑자기 물었다.“너, 손연지랑 결혼하겠다고 했지?”그 말에 노민우도 한층 진지해졌다.“그래, 난 연지랑 결혼할 거야.”노민우는 당당하게 얘기했다.노민준과 비교하면, 노민우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어릴 때부터 노민우는 인내심이 없었고 뭐 하나 끝까지 해낸 적이 없었다.공부도, 일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건 감정도 마찬가지였다.노민우는 인내심이 없었고 진중하지 못했다.마치 처음에 강하리를 좋아했던 것처럼, 좋아할 때는 진심을 다하지만 난관에 부딪히면 그대로 포기하니까 말이다.그래서 구승훈이 강하리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보고 노민우는 그대로 강하리를 포기해 버렸다.그다음에도 노민우는 많은 사람을 좋아했었다.하지만 거절당하면 그대로 포기하곤 했다.그러나 손연지는 달랐다.손연지의 외모는 노민우가 여태껏 좋아했던 사람들과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었다.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노민우는 그런 손연지를 좋아하게 되었다.한 여자와 이렇게 오래 관계를 유지한 것은 처음이었다. 심지어 남은 생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도 처음이었다.노민우는 매일 손연지를 안고 있고 싶었다. 손연지가 노민우한테 화를 내고 노민우를 때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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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3화

하지만 지금은...노민준은 노민우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어쩔 수 없어. 이제 네 생각을 얘기해 봐.”노민우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노민우는 확신을 잃은 듯한 표정으로 입술을 꽉 깨물었다.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형, 지금 의료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데...”노민준은 노민우를 쳐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조용한 휴게실 안에서 갑자기 핸드폰 벨 소리가 들렸다.노민우의 어머니가 노민우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하지만 노민우는 바로 수신 거부 버튼을 누른 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노민준은 노민우에게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시계를 확인한 노민준은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렸다.“저녁에 여씨 가문과 식사 자리를 갖기로 했어. 파혼은 그렇다고 쳐도 너랑 손연지의 일은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봐. 지금 충동적으로, 혹은 죄책감 때문에 결혼했다가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생각이 정리되면 나한테 얘기해.”말을 마친 노민준은 문을 열고 나갔다.휴게실에 남은 노민우는 멍하니 서 있었다.그 일로 인해 너무 큰 충격을 받아서, 노민우는 머릿속이 복잡했다.노민준이 말한 건 틀린 것 하나 없다.하지만... 손연지를 포기하는 건 절대로 못 할 일이다.하지만 아이를 가질 수 없는 것도... 후회되지 않을까?노민우는 휴게실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서 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다리의 감각이 느껴지지 않자 노민우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밖으로 나갔다.강하리는 의사와 얘기하면서 손연지가 앞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그래서 노민우가 휴게실에서 나온 것을 보고 노민우를 쳐다보았다.그건 경고와 같은 눈빛이었다.구승훈도 어느새 강하리를 따라 이곳으로 왔다.“왜? 우리 하리가 널 죽이기라도 할 것 같아?”구승훈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했다.노민우는 억지로 웃으면서 물었다.“다들 식사는 했어요? 내가...”“식사는 이따가 하고, 일단 이것 좀 봐.”구승훈이 노민우를 보면서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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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4화

그들이 얼른 고개를 돌렸다. 침대에 누워있던 손연지가 갑자기 눈을 떴다.손연지의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투명해졌다. 마치 금방이라도 부서질 유리 같아 보였다.강하리는 휠체어를 밀고 들어왔다. 다른 사람들도 빠르게 병실로 들어갔다.노민우도 달려 들어가려다가 문득 멈춰 섰다.강하리는 그런 노민우를 쳐다보고 가볍게 웃음을 흘리고 먼저 문을 열었다.노민우는 강하리의 그 웃음소리를 듣고 온몸이 굳어버렸다.마치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속이 두근거렸다.병실 문 앞에 서 있으면서도 안으로 들어갈 자신이 없었다.노민우가 머뭇거릴 사이에 병실의 문이 그대로 닫혀버렸다.노민우는 닫힌 문을 보면서 괜스레 한숨을 돌렸다.무섭고 걱정되었다.지금 병실에 들어갔다가 손연지에게 자기가 망설이고 있다는 것을 들킬까 봐서 걱정이었다.병실 안.손연지는 겨우 강하리를 보면서 고개를 저으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강하리는 붉어진 눈으로 손연지를 쳐다보았다.이런 상황에서 웃음을 짓는 손연지를 보면서 강하리는 가슴이 아팠다.손연지는 겨우 입술을 움직여 얘기했다.“이제... 내 심정을... 알 것 같아? 너도 한... 번 당해봐.”강하리는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지만 겨우 눈을 감고 눈물을 참았다.하지만 손연지는 강하리에 대해서 아주 잘 알았다. 게다가 산부인과 의사인 손연지는 칼에 찔렸을 때부터 이미 이 상황에 대해 짐작하고 있었다.“몸조리 잘해.”강하리는 이불을 개어주면서 눈물을 훔쳤다.“너도 들었겠지만 난 병원에 산부인과 요양센터를 만들 거야. 네가 그 센터장을 맡아주길 기다리고 있는 중이야.”손연지는 눈을 깜빡이면서 웃었다.강하리가 그 센터를 만들려고 한다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센터가 손연지를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것도 말이다.손연지가 노씨 가문 사람들에게 얕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강하리는 어떻게든 손연지의 지위를 높여주고 싶었다.“그래.”손연지가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러다가 손연지가 더 얘기했지만 강하리가 그 말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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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5화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오늘은 이만 돌아가 줘. 나 좀 쉬게.”손연지는 더 묻지도 않았고 노민우의 얘기를 꺼내지도 않았다.강하리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잘 쉬고 있어. 난 여기 쭉 있을게. 옆 방을 빌렸으니까 내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불러줘.”손연지는 강하리의 선의를 거절하지 않고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손연지는 저도 모르게 밖을 쳐다보았다가 시선을 다시 돌렸다.병실 문이 열렸다. 노민우가 얼른 강하리 앞으로 다가왔다.“연지는 어때요? 어디 아픈 곳은 없대요? 연지...”노민우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강하리는 손을 들어 노민우의 뺨을 내리쳤다.망설이지 않고 한 번에 말이다.노민우는 그대로 굳어버렸다.마른침을 삼킨 노민우가 입을 열고 겨우 얘기했다.“내가 잘못한 거예요.”강하리는 그 말을 듣고 눈가가 붉어졌다.강하리는 두 사람의 감정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애초에 강하리 본인도 자기의 감정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으니까 말이다.하지만 노민우가 이렇게 손연지를 망가트리는 건 지켜볼 수가 없었다.생명의 위협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자신 때문에 죽을 뻔했는데, 노민우는 고작 임신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망설이고 있었다.“하.”강하리는 웃음인지 한숨인지 모를 숨을 내쉬고 얘기했다.“노민우 씨, 그렇게 아이가 소중하면 임신이 가능한 사람을 찾아가요. 오늘부터 다시는 연지 앞에 나타나지 마요. 당신은 그럴 자격도 없으니까.”노민우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버렸다.“하리 씨, 그게 무슨 말이에요?”강하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구승훈과 함께 옆 병실로 갔다.구승훈은 노민우를 보고 가볍게 한숨을 내쉰 후 노민우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리고 강하리를 밀고 병실로 들어갔다.안으로 들어가니 어느새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구승훈은 강하리를 데리고 들어와 손을 씻은 후 같이 테이블 앞에 앉았다.하지만 강하리는 입맛이 없었다.“문준 아저씨가 가져다주신 거야. 아무리 그래도 밥은 먹어야지.”구승훈이 강하리 앞에 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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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6화

강하리는 구승훈이 더 움직이기 전에 얼른 숟가락을 들고 죽을 먹었다.구승훈은 옆에서 강하리에게 반찬을 짚어주었다.어느새 두 사람 사이에서는 수저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강하리는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였다. 그리고 그 시각. 벽 하나를 사이 두고 노민우가 복도에 서 있었다.노민우는 여전히 망설이고 있었다.하지만 손연지와 결혼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었다.그저 망설여지는 것뿐이다.손연지가 임신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도 충분히 충격적인데, 망설임 없이 바로 대답하라는 건 더욱 어려웠다.노민우는 가슴이 답답했다.그저 이 일을 정리하고 침착하게 생각해 보고 싶었던 것인데 왜 손연지를 만나지 못하게 하는 것인지.그렇다면 손연지는?손연지도 노민우를 만나고 싶지 않다는 건가?설마 강하리가 한 말이 손연지의 뜻인 건가?복도의 벤치 위에 앉은 노민우는 온몸에 힘이 빠져 축 늘어졌다.“민우 오빠.”여명주의 목소리에 노민우가 분노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쳐들었다.“당신이 뭐라고 감히 여기에 와요.”여명주는 억울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민우 오빠, 아까 날 죽이려고 한 거 아니었어요?”노민우는 주머니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꺼내 흡연실로 걸어가면서 얘기했다.“아까가 아니라 지금도 당신을 죽이고 싶은 거니까 죽고 싶지 않으면 꺼져요.”여명주는 노민우를 따라가면서 얘기했다.“민우 오빠, 내가 사람을 시켜 연지 씨를 저렇게 만든 거라고 생각해요?”“그렇지 않으면요?”노민우가 그대로 멈춰 섰다.여명주는 억울해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난 그런 적 없어요! 아무리 내가 연지 씨를 미워한다고 해도, 죽도록 미워한다고 해도 난 그런 적 없다고요! 민우 오빠, 날 믿어줄 수 있어요?”노민우는 그냥 차갑게 웃은 후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앞으로 걸어갔다.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여명주가 갑자기 노민우를 그러안았다.“민우 오빠, 그렇게 날 못 믿겠어요?”노민우는 여명주와 더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지금 당장 여명주를 죽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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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7화

천아름과 구승재가 다 시선을 돌리는 것을 본 강하리는 바로 구승훈을 밀어내고 그릇을 들었다.하지만 곰탕을 보면서 기분이 더욱 속상해진 것 같았다.곰탕을 마신 지 시간이 꽤 되었으나 효과는 여전히 미미했다.한숨을 내쉰 강하리가 코를 막고 그 곰탕을 마셔버렸다.심씨 가문 어르신들이 걱정하시니까 어쩔 수 없이 마시는 것이다.다 마시자마자 구승훈이 과일을 가져다주었다.“이것도 먹어.”구승훈이 얘기했다.강하리는 구승훈을 쳐다보았다가 또 천아름과 구승재를 쳐다보았다.두 사람이 이쪽을 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강하리는 구승훈이 준 과일을 먹어버렸다.구승훈은 입꼬리를 올렸다.그때 천아름이 갑자기 얘기했다.“밥은 안 먹었는데 괜히 배가 부른 것 같아.”강하리는 멈칫하고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구승재도 마른기침을 하면서 겨우 웃음을 참았다.“나도.”구승훈은 티슈를 꺼내 손을 닦으면서 차갑게 웃었다.“그러면 내려가서 산책이나 하고 와요. 배가 다 꺼질 때까지.”천아름이 혀를 차고 뭐라고 얘기하려고 할 때 강하리가 끼어들었다.“조사한 건 어떻게 됐어?”강하리에게 있어서 더욱 중요한 건 손연지의 일이다.천아름은 구승훈과 더 말싸움을 하지 않고 진중해진 목소리로 얘기했다.“이 일은 여명주와 상관없는 일인 것 같아.”강하리는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강하리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천아름의 입에서 그 말을 들으니 약간 의아하긴 했다.천아름은 그런 강하리의 표정을 보고 옆의 남자를 향해 눈짓했다.“그날 밤 손연지와 여명주가 바에서 싸운 후, 네 남편이 쭉 여명주를 감시했거든. 여명주가 손연지의 일 때문에 너랑 연정이를 해칠까 봐.”강하리는 약간 멍해졌다. 구승훈이 여명주를 감시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강하리는 아무렇지 않은 듯 구승훈을 쳐다보지 않고 담담하게 천아름의 말을 기다렸다.구승훈은 강하리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천아름은 두 사람이 아무 반응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오히려 약간 실망했다.천아름은 두 사람이 감동해서 눈물이라도 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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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8화

구승재는 계속 손을 올려놓고 있었으니까 말이다.한 번도 내려놓은 적이 없었다.천아름은 어느새 그 손에 익숙해져 구승재가 자기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다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였다.구승재의 손을 만진 천아름은 약간 멍해 있다가 자연스럽게 손을 내려놓으려고 했다.구승재는 이때를 틈타 갑자기 천아름의 손을 잡아버렸다.천아름은 자기보다 세 살이나 어린 남자와 손을 잡았다는 사실에 갑자기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천아름이 고개를 돌려 담담하게 얘기했다.“누나가 동생 손 좀 만지는 게 뭐 어때서.”구승재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얘기했다.“당연히 안 돼지. 손은 여자 친구가 만지는 거야. 그러니까 누나는 안돼.”천아름은 원래 구승재를 놀려주고 싶었는데 구승재가 담담하게, 또 능글맞게 대처하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뭐? 여자 친구? 그럼 안 만지면 되는 거 아니야.’천아름은 자연스럽게 손을 빼냈다.구승재도 더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천아름의 손을 보면서 아무도 모를 복잡한 생각을 할 뿐이었다.천아름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을 이어갔다.“다행히 우리가 내내 알아본 결과, 용의자를 찾아냈어.”강하리는 심장이 조여드는 것 같았다.천아름은 구승재를 보면서 말했다.“자료는 어디 있어? 얼른 네 형수님한테 보여드려.”하지만 구승재는 천아름의 말이 들리지 않는 것처럼 멍하니 서 있었다.“구승재 씨?”강하리가 참지 못하고 구승재를 한 번 더 불렀다.그러자 구승재가 그제야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준비한 자료를 강하리에게 넘겼다.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선을 돌린 구승재가 설명을 이어 나갔다.“손연지 씨의 환자 가족입니다. 그 환자는 며칠 전 병원으로 옮겨졌고 손연지 씨가 그 환자의 담당 주치의였어요.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아 아이가 유산되었고 유산 과정에 출혈이 심해져서 아이와 자궁 다 잃게 되었죠. 그래서 그 환자의 가족이 병원에서 난리를 치면서 손연지 씨한테 똑같이 복수할 거라고 했어요.”말을 마친 구승재는 다시 천아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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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9화

진시연이었다.강하리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마음속에서 분노가 스멀스멀 피어올랐다.또 진시연이라니.강하리는 눈가가 붉어졌다.아까까지만 해도 진시연을 찌르는 노민우를 말렸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차라리 말리지 말고 몇 번 더 찌를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강하리 뿐만이 아니라 손연지까지 죽이려고 들다니.진시연이 감히... 감히!강하리는 분노를 참지 못해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구승훈이 따뜻하고 큰 손으로 강하리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리고 부드러운 손으로 차가워진 강하리의 손을 매만졌다.강하리는 시선을 들어 구승훈을 마주했다.하지만 화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았다.구승훈은 손으로 강하리의 눈을 가볍게 비벼주고 얘기했다.“진정해. 이 일은 내가 제대로 조사하고 처리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강하리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나랑 아버지는 못 해준 것 없이...”구승훈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부드러운 시선으로 강하리를 쳐다보았다.“이 세상에는 이상한 사람들이 아주 많아. 자기만 챙기고 자기만 생각하는 그런 이기적인 사람도 많단 말이야. 그래서 아무리 잘 해줘도 부족하다고 느끼는 거지.”강하리는 구승훈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했다.아마 강하리를 위로하기 위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노민우는 복도에서 새벽까지 앉아 있었다.강하리는 몇 번이고 손연지의 병실을 드나들면서 복도에 앉아 있는 노민우를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마지막으로 강하리가 손연지의 병실에 들어갔을 때, 손연지는 눈을 뜬 채 무슨 생각에 잠겨있는 것 같았다.강하리는 그런 손연지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손연지는 복도에 앉아 있는 노민우를 쳐다보고 있었다.“도대체 뭘 망설이고 있는 걸까?”손연지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갈라진 목소리였지만 강하리는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지금 들어와서 내가 아이를 못 가지는 상황이라 헤어지겠다고 얘기하면 될 것을. 왜 저렇게 고민하는 걸까? 내가 매달릴까 봐 저러는 거야?”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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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0화

강하리는 멈칫하고 고개를 돌려 노민우 옆에 서 있는 구승훈을 쳐다보았다.강하리는 한숨을 쉬고 손연지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복도.구승훈은 노민우 곁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승훈의 핸드폰은 계속 울리고 있었다.노민우는 그저 고개를 떨구고 조용히 앉아 있으려고 했다.구승훈이 강하리처럼 노민우를 무시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말이다.하지만 노민우는 점점 짜증이 나서 구승훈에게 여기 서 있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그때 마침 구승훈이 입을 열었다.“여기서 이렇게 죽은 것처럼 있을 거야?”노민우가 고개를 홱 쳐들었다.“내가 뭐 어떻게 해야 하는데.”구승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되물었다.“아이가 그렇게 중요해?”노민우는 한숨을 내쉬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넌 이미 예쁜 딸이 있으니까 내 심정을 모르는 거야. 네가 내 심정을 알기나 해?”구승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차갑게 웃었다.“연정이가 어떻게 태어난 것 같아?”노민우는 더욱 화가 치밀었다.“구승훈, 넌 지금 그게 내 앞에서 할 소리야?”구승훈은 멍청이를 보는 것처럼 노민우를 쳐다보았다.“난 가끔 이해할 수가 없어. 같은 노씨 가문 사람인데, 어떻게 이렇게 멍청할 수가 있지? 네 아이큐는 다 네 형한테 나눠준 거야?”“...네가 하리 씨와 다툴 때, 난 진심을 다해서 널 도와줬어. 그런데 넌 지금 나한테 이러는 거야?”구승훈은 괜히 노민우에게 말을 걸었다고 생각했다.발걸음을 옮겨 밖으로 나가려고 하다가 결국 다시 멈춰 섰다.아무리 멍청하다고 해도 친구니까...“난 하리를 내 곁에 잡아두기 위해 연정이를 만든 거야. 나한테 아이는 중요하지 않아. 하리를 잡아두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면 연정이를 만들 생각도 안 했겠지. 그러니까 잘 생각해 봐. 내가 원한 건 하리였거든.”말을 마친 구승훈은 혀를 쯧 차고 노민우를 쳐다보았다.노민우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하지만 아이가 없으면 두 사람은...”“아이가 없어도 똑같아. 난 나고 하리는 하리야.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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