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리도 확신하지 못했다.여명주를 만나기 전까지, 강하리도 노민우와 같은 생각이었으니까 말이다.하지면 여명주가 놀란 표정으로 겁을 먹은 걸 본 후, 강하리는 갑자기 이 일이 여명주가 지시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두 사람은 확실히 사이가 좋지 않다.하지만 미친 사이코패스도 아니고, 그런 일을 지시하고 병원까지 따라온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강하리는 약간 겁이 났다. 본인 때문에 손연지가 다친 것일까 봐 말이다.휴게실은 한동안 적막에 잠겼다.수술이 끝나길 기다리는 시간은 정말 숨 막히게 길었다.노민우는 가만히 앉아 버틸 수가 없어 자리에서 일어나 끊임없이 방을 맴돌았다.몇 걸음 걷다가 시계를 확인하고, 그렇게 초조하게 움직였다.강하리는 조용히 휠체어에 앉아, 말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기명 제약 인수 건, 거의 마무리 단계야. 회사에 남은 몇몇 주주들, 내가 다른 조건을 내밀어서 계약서를 받아낼 거야. 그렇게 되면, 기명 제약은 이제 네 것이야.”노민우가 갑자기 전혀 상관없는 말을 꺼냈다.그의 머릿속은 여전히 엉망이었다.왜 이 얘기를 꺼냈는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하지만 노민우는 멈출 수가 없었다.멈추면 온몸을 짓누르는 공포와 불안이 밀려올 것 같아서 말이다.“처음에는 그저 기명을 인수하는 걸 도와달라고 하고 싶었어요. 연지를 위한 것도 있지만 이제는 어머니의 관제에서 벗어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지금 보니까 이 일이 제가 가장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연지랑 결혼하려고 해도 자신이 없으니까...”강하리는 갑자기 고개를 들어 노민우를 바라보았다.노민우는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난 승훈이처럼 강하게 밀어붙일 힘이 없어요. 그렇다고 승훈이만큼 총명한 것도 아니고요. 내가 갖고 있는 건 그저 이 회사뿐이에요. 연지가 이걸 혼수로 받아줬으면 좋겠는데...”노민우는 여전히 중얼거리면서 얘기하고 있었지만 강하리는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느새 해가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