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강하리는 손연지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끝낼 때는 명확하게 끝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한번 상대에게 실망하게 되면 끝까지 가긴 힘들 것이다.게다가 지금 상황에서 이도 저도 아닌 관계를 억지로 이어 나가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가문의 반대를 무릅쓴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강하리는 아니까 말이다,노씨 가문의 노민준이 도와준다고 해도, 노민우는 노씨 가문의 어른이 아니다.노민우의 어머니가 동의해야 손연지가 편하게 시집살이할 수 있을 것이다.게다가 지금 여씨 가문에서 손연지를 아주 미워하지 않던가.여씨 가문이 얼마나 악독한지 이번 사건만 봐도 알 수 있으니까 말이다.손연지가 떠난 건 노민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손연지가 할 수 있는 것은 떠나는 것뿐이다.손연지를 위해서, 손연지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말이다.강하리는 그런 손연지의 선택을 존중했다.하지만...강하리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구승훈을 보면서 물었다.“나를 데려다준다고요? 정말요?”“당연하지.”구승훈이 대답했다.“내가 아니면 누가 널 데려다주겠어?”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앞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여유롭게 얘기했다.“다리 하나쯤 부러져도 괜찮다면, 가죠.”구승훈은 그대로 멈춰 섰다. 강하리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드니 강하리의 병실 문 앞에 심문준과 심씨 가문 사람들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구승훈을 본 심문준의 표정은 아주 어두웠다.구승훈은 어찌할 바를 몰라 일단 자연스레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 제가 하리를 데려다줄게요.”심문준은 그저 구승훈을 흘깃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같이 온 사람들과 함께 강하리를 데리고 떠났다.구승훈은 그 자리에 남겨진 채 약간 억울해했다.예전이었다면 구승훈은 뻔뻔하게 심씨 가문으로 가서 사죄를 했겠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난 뒤, 구승훈은 본인이 용서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버렸다.“하... 그래, 이게 다 내 업보지. 다 돌려받는 거지, 뭐.”구승훈은 고개를 돌려 천아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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