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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Chapter 1231 - Chapter 1240

1261 Chapters

제1231화

눈을 감은 손연지는 누군가 병실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간호인이 문을 열자 문 앞에는 복도에서 서성이기만 하던 남자가 서 있었다.“연지 환자를 보러 오신 거예요?”노민우는 병상에 누워있는 손연지를 쳐다보았다.죽을 고비는 넘겼다고 하지만 얼굴은 여전히 새하얗게 질려있었다.노민우는 자기 뺨을 내치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왜 그랬을까.이런 상황에서 아이의 일로 고민하다니.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건 손연지인데 말이다.그런데 노민우는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말에 손연지의 건강을 생각하지 못했다.수술을 마친 지 몇 시간이나 지났는데 노민우는 이제야 손연지를 보러 들어왔다.노민우는 죄책감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손연지를 마주 본 노민우는 마음이 아팠다.하지만 손연지는 아무것도 보지 못한 사람처럼 시선을 돌렸다.어쩌면 봐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다.노민우가 병실 앞을 서성이면서 들어오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손연지의 마음은 점점 식어갔으니까 말이다.지금도 마찬가지였다.어쩌면 처음부터 손연지는 알고 있었다.손연지와 노민우는 다른 세상의 사람이라는 걸.그래서 손연지는 노민우에게 설레지 않으려고 애썼다.그리고 결혼 따위 생각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하지만 과거의 일을 떠올리고 되짚어봐도 두 사람의 사이는 그리 가깝지만은 않았던 것 같았다.신분 때문이나 의견 차이 때문이 아닌 그저...실망해서였다.손연지의 눈에는 실망이 가득 드리워져 있었다.그런 눈으로 노민우를 쳐다보면서, 손연지는 본인이 밑도 끝도 없는 늪에 빠져 가라앉는 기분이 들었다.“무슨 일이야?”결국 손연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갈라진 목소리에 노민우가 정신을 차리고 손연지에게로 걸어갔다.“아직도 아파?”그렇게 물으면서 노민우가 손연지의 손을 잡으려고 했다.손연지는 링거를 꽂은 손을 치우면서 대답했다.“괜찮아.”말을 마친 손연지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흘렸다.“날 병원까지 데리고 와줘서 고마워. 하마터면 죽을 뻔했거든.”“우리 사이에 고맙다는 말은 필요 없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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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2화

손연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침묵이 대답이 되어주었다.노민우가 손연지를 양심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손연지는 그냥 그렇게 하라고 할 것이다.손연지는 이미 결정한 일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노민우는 손연지의 말에 이성을 잃고 손연지를 보더니 갑자기 입을 맞추었다.부드러운 키스가 아닌, 쫓기는 듯하면서도 과격한 키스였다.진통제 약효가 다 떨어져서, 손연지는 수술 부위가 아주 아팠다.노민우와 대화를 하는 것조차 힘들었다.하지만 노민우의 행동은 그런 손연지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행동이었다.옆의 간호인도 노민우를 말리고 싶었다.수술을 금방 끝낸 여자한테 이게 할 짓인가 싶었다.하지만 간호인이 말리기도 전에, 노민우가 그대로 굳어버렸다.입가에서 비릿하고 짠맛이 느껴졌다.비릿한 건 손연지의 피였고, 짠 것은 손연지의 눈물이었다.노민우는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본인이 한 짓을 알게 되었다.노민우는 떨리는 손으로 피 묻은 손연지의 입가를 매만졌다. 그리고 또 눈물을 닦아주었다.“미안해.”노민우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난 그저... 너랑 떨어지기 싫어서... 내가 잘못했어, 연지야. 정말 잘못했어. 날 이렇게 버리지 마. 제발... 나한테 가라고 하지 마.”손연지는 천천히 눈을 감고 침묵으로 그를 거절했다.간호인은 얼른 가서 노민우를 손연지의 옆에서 떼어냈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 금방 수술을 끝낸 사람을 그렇게 함부로 대하면 어떡해요! 상처가 벌어지면 책임질 거예요? 얼른 나가요. 그냥 복도에 있는게 났겠어요. 다시는 들어오지 마요.”노민우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복잡해졌다.만약 노민우가 아직도 아이 때문에 고민하는 중이었다면 손연지의 말을 듣고 바로 나갔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노민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손연지였다.손연지가 없으면 아이조차 없을 테니까 말이다.노민우는 손연지와 몇 걸음 떨어진 거리에 선 채 후회만 했다.망설이다니.노민우가 감히 망설일 자격이 있을까.노민우가 잘못 생각한 것이 있었다.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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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3화

부은 얼굴과 입가의 피를 보면서 손연지는 한참 있다가 물었다.“이게 무슨 일이야?”그리고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노민우의 얼굴을 매만지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다시 손을 거두어들였다.노민우는 약간 실망한 표정으로 얘기했다.“손연지, 너 양심 좀 챙겨라. 난 널 지키려다가 이렇게 된 건데, 그게 무슨 태도야.”손연지는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손연지가 뭐라고 물어보기도 전에 옆의 간호인이 먼저 얘기했다.“환자분, 어제 환자분이 잠에 드신 이후 사람들이 찾아왔어요. 연지 환자님의 환자 가족이라고 하던데, 자궁 문제 때문에 연지 환자분의 자궁도 잘라버릴 거라고... 그 사람들이 칼까지 들고 쳐들어와서 경비원이 두 명이나 다쳤어요. 다행히 이 남자분께서 지켜줘서... 그렇지 않았으면 정말 위험했을 거예요.”그 말을 들은 손연지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다른 곳은 다친 데 없어?”손연지는 노민우를 보면서 물었다.하지만 표정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걱정된다거나 마음 아파하는 기색은 전혀 없었고 죄책감 또한 없었다.노민우는 약간 미간을 찌푸렸다. 이건 구승훈이 말한 것과 약간 달랐다.어젯밤 노민우가 다친 후, 노민우는 원래 바로 상처를 치료하려고 했다. 하지만 전에 구승훈이 다쳤을 때, 일부러 강하리 앞에서 다친 모습을 보여주던 것이 생각나 노민우는 결국 치료를 하지 않았다.입가의 피 또한 닦지 않았다.그래도 이건 손연지를 지키려다가 남은 영광의 상처니까 말이다.“있어. 많이 다쳤어. 얼마나 아픈데... 봐봐.”노민우는 그렇게 말하면서 옷을 벗으려고 했다.가슴과 등 쪽에 상처가 있었기에 옷을 벗어서 보여주고 싶었다.하지만 노민우가 단추를 풀고 있을 때 손연지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검사를 받아. 그리고 변호사를 구해서 그 가족들을 고소해. 그러면 편할 거야.”말을 마친 손연지는 다시 눈을 감았다.“...”이건 노민우의 생각과 너무 달랐다.“그게 끝이야?”손연지는 그제야 눈을 떴다.“가서 상처부터 처리해. 의료비는 나한테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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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4화

“그 사람은 내가 아니어도 되는 거잖아. 나보다 더욱 좋은 여자를 만날 수도 있잖아. 그러니까 노민우는 나와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이야. 나는 그저... 부모님이 걱정돼. 내가 가면 부모님을 챙겨줄 사람이 없으니까 말이야.”강하리는 손연지의 눈을 보고 그녀가 마음을 먹었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만 끄덕였다.“부모님은 걱정하지 마. 내가 잘 챙길게.”손연지는 웃으면서 대답했다.“역시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강하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거기서 잘 있어.”“당연하지.”손연지는 얘기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내 생각 많이 해줘.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넌 보고 싶을 것 같아.”강하리는 울고 싶지 않았지만 손연지의 말을 들은 후에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노민우는 상처를 처리한 다음 병실로 돌아와 두 사람이 엉켜 안은 채 눈물을 흘리는 것을 발견했다.“왜? 무슨 일이에요? 연지 어디 아파요?”강하리는 손연지의 눈물을 닦아주고 얘기했다.“난 일 때문에 먼저 가볼게.”손연지는 고개를 끄덕였다.강하리가 떠난 뒤 노민우는 얼른 손연지 앞으로 왔다.“왜? 무슨 일이야? 어디 아파?”손연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먼저 물었다.“벌써 검사 끝났어?”“아직 검사 시작도 안 했어. 그게 꽤 까다롭더라고. 그래서 먼저 돌아온 거야.”손연지는 입술을 말고 눈앞의 노민우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가 봐.”노민우는 고분고분하게 대답했다.“알겠어. 그럼 나 이제 갈게. 점심에 보양식 가져올 테니까 기다려. 알겠지?”손연지는 시선을 내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노민우는 손연지가 아직도 화가 나서 그런 줄 알고 그저 환한 표정으로 떠났다.강하리 쪽의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노민우가 떠난 뒤, 의료진이 와서 손연지를 데리고 병실을 떠났다.손연지는 저도 모르게 노민우가 멀어진 방향을 쳐다보았다. 그러다 결국 눈물 한 방울을 또르르 흘렸다.의료진은 강하리가 부른 것이었다.손연지를 운송하는 구급차에서 내린 것은 바로 노민준이었다.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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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5화

병실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노민우는 강하리를 쳐다보았다.거의 울 것만 같은 표정으로 말이다.“그래서 나더러 검사하러 가라고 한 거네요... 나를 떼어놓고 도망치기 위해서.”강하리는 손연지의 차가 사라진 방향을 보면서 노민우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시선을 돌려 슬픔을 감췄다.“그렇지 않으면 연지가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그냥 말해줄 수는 있잖아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헤어지면... 나는 도대체 뭐였던 거예요?”노민우는 당장이라도 강하리에게 달려들어 때릴 것처럼 강하리를 노려보았다.구승훈이 나타나 노민우의 어깨를 잡고 강하리 앞에서 사라졌다.“네 태도를 조심해.”그 목소리는 위협이 가득했다.평소였다면 노민우는 겁을 먹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노민우를 속이고 손연지를 데려갔다.그러니 이성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내 태도가 뭐가 어떤데.”노민우는 붉어진 눈시울로 구승훈에게 얘기했다.“구승훈, 너 양심 있으면 잘 생각해 봐. 너도 그렇고, 강하리도 그렇고. 두 사람이 싸울 때마다 난 너를 열심히 도와줬어. 하지만 두 사람은? 너희 둘이 나를 어떻게 대했는지 알아? 날 속이고... 다들 나를 속이고 연지를 빼돌린 거잖아...”노민우가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구승훈이 노민우의 얼굴을 가격했다.옆에서 지나가던 사람은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노민우도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하지만 더욱 이성을 잃었다.노민우는 알 수 없었다.떠난다고 해도 왜 말 한마디 없이 떠난 것인가.이렇게 혼자 남겨지고 버려진 기분은 참... 속상했다.“정신이 좀 들어?”구승훈이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정신이 좀 들면 얘기해. 우리 하리 앞에서 화내지 말고. 진정이 안 됐으면 더 맞던가.”구승훈한테 맞은 노민우는 잠시 비틀거리다가 겨우 몸을 일으켰다.그리고 눈에는 여전히 분노가 가득했다.구승재가 말리려는데 강하리가 입을 열었다.“어제 민우 씨가 망설이고 있을 때부터 이 결과는 정해진 거였어요. 노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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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6화

그래서 강하리는 손연지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끝낼 때는 명확하게 끝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한번 상대에게 실망하게 되면 끝까지 가긴 힘들 것이다.게다가 지금 상황에서 이도 저도 아닌 관계를 억지로 이어 나가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가문의 반대를 무릅쓴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강하리는 아니까 말이다,노씨 가문의 노민준이 도와준다고 해도, 노민우는 노씨 가문의 어른이 아니다.노민우의 어머니가 동의해야 손연지가 편하게 시집살이할 수 있을 것이다.게다가 지금 여씨 가문에서 손연지를 아주 미워하지 않던가.여씨 가문이 얼마나 악독한지 이번 사건만 봐도 알 수 있으니까 말이다.손연지가 떠난 건 노민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손연지가 할 수 있는 것은 떠나는 것뿐이다.손연지를 위해서, 손연지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말이다.강하리는 그런 손연지의 선택을 존중했다.하지만...강하리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구승훈을 보면서 물었다.“나를 데려다준다고요? 정말요?”“당연하지.”구승훈이 대답했다.“내가 아니면 누가 널 데려다주겠어?”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앞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여유롭게 얘기했다.“다리 하나쯤 부러져도 괜찮다면, 가죠.”구승훈은 그대로 멈춰 섰다. 강하리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드니 강하리의 병실 문 앞에 심문준과 심씨 가문 사람들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구승훈을 본 심문준의 표정은 아주 어두웠다.구승훈은 어찌할 바를 몰라 일단 자연스레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 제가 하리를 데려다줄게요.”심문준은 그저 구승훈을 흘깃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같이 온 사람들과 함께 강하리를 데리고 떠났다.구승훈은 그 자리에 남겨진 채 약간 억울해했다.예전이었다면 구승훈은 뻔뻔하게 심씨 가문으로 가서 사죄를 했겠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난 뒤, 구승훈은 본인이 용서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버렸다.“하... 그래, 이게 다 내 업보지. 다 돌려받는 거지, 뭐.”구승훈은 고개를 돌려 천아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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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7화

노민우는 강하리가 손연지를 데리고 어디로 간 것인지 몰랐다.그저 손연지가 노민우를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만 알았다.얼굴도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손연지를 쫓아가려던 노민우는 그제야 본인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게 되었다.손연지는 이미 노민우를 받아들이려고 애썼다.계속 노민우를 위해 본인의 한계를 낮춰주고 노민우를 양해해 주었다.하지만 노민우는 그저 임신 가능성 때문에 손연지를 홀로 방에 두었다.그 생각에 노민우는 손을 들어 본인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그리고 그제야 현실을 깨달았다.손연지는 노민우를 버렸다는 것을 말이다.B시 외곽의 한 창고. 구승훈은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창고에서는 한 남자의 비명과 다른 남자의 분에 찬 목소리가 들렸다.옆에 있던 경찰은 미간을 찌푸리고 닫혀있는 창고 문을 흘깃거리더니 그제야 얘기했다.“구 대표님, 친구분은...”“알아서 할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일에 지장이 있지 않을 테니까요.”하지만 경찰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는 듯 창고의 문을 바라보았다.얼마나 지났을까. 안에서 비명이 그칠 때 창고의 문이 열렸다.노민우의 셔츠는 이미 땀으로 젖어있었다. 하얀 옷에는 군데군데 핏자국이 있었다.그 모습을 본 경찰은 놀라서 얼른 안으로 들어갔다.하지만 남자가 살아있는 걸 보고 겨우 한숨을 돌렸다.그 남자는 정신도 멀쩡해 보였고 숨도 잘 붙어있었다.노민우에게 한참이나 얻어맞았지만 여전히 소리를 지를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이거 신고할 거야! 경찰이 이래도 돼? 그 여자 때문에 나는 아이를 잃었어! 내 아이를 위해 복수할 거야!”목소리가 크지는 않았지만 얼마나 화가 난 것인지는 잘 알 수 있었다.노민우는 화가 나서 또 발길질을 하려고 했다.하지만 구승훈이 노민우를 말렸다.그리고 그 남자 앞으로 가서 남자를 내려보았다.바닥에 쓰러진 남자는 여전히 물러서지 않겠다는 듯 구승훈을 쳐다보고 있었다.욕설을 퍼부으려던 때, 갑자기 구승훈이 발을 들어 남자의 얼굴을 밟았다.그리고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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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8화

‘아닐 거야. 나를 속이려고 일부러 그렇게 말한 거였어.’하지만 돌아가는 길에 누군가 그들을 미행하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평온하던 남자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그날 밤, 그는 심문을 받을 때 묻는 말에 솔직하게 대답했다. 구승훈은 경찰과 연락한 뒤, 심씨 가문 별장 앞에서 지프차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기억이 맞다면 지프차는 조시욱의 차일 것이다.그는 콧방귀를 뀌더니 중얼거리면서 옷깃을 여몄다.‘기회를 잡는 자가 승리하는 법이야.’구승훈은 차 트렁크에서 비타민 종합 세트 상자를 꺼내고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심준호는 다국적 사건을 조사하느라 계속 외국에 있다가 오늘에 귀국했다. 그는 피곤해서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다.그러나 눈앞에 서 있는 두 사람 때문에 정신이 번뜩 들었다.“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그날 조시욱이 강하리의 사무실에서 나간 후, 그녀는 곧바로 심준호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녀는 조성진과 심문석의 건강을 생각해서 당분간 가족한테 말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이도 저도 아닌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 않았다.두 가문의 어르신께 말할 수 없었으니 심준호한테 알려주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별일 아니야.”조시욱은 강하리를 힐끗 쳐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심준호는 강하리를 향해 눈짓했다.그가 한 말은 심준호가 원하는 대답이 아니었다.심씨 가문 사람들은 구승훈을 내키지 않아 했다. 구승훈보다 조시욱을 그녀의 남편감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만약 강하리가 싫다고 하면 심준호는 삼촌으로서 조카의 의견을 존중할 것이다.심준호는 가문에서 그녀를 향한 무언의 압박을 대신 감수하려고 했다.강하리가 조시욱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도 강요할 생각이 없었다.그가 강하리를 지그시 쳐다보자 조시욱이 미간을 찌푸렸다.조시욱은 고개를 돌리면서 말했다.“하리야, 구승훈 같은 사람은 너한테 어울리지 않는...”“그 사람과 상관없는 일이에요. 시욱 선배는 저랑 어울리지 않아요.”강하리는 그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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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9화

구승훈이 왔다는 소식에 세 사람은 서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 강하리의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한숨을 내쉬었다.‘개 같은 놈, 왜 갑자기 온 거지?’조시욱은 주먹을 꽉 쥔 채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그는 구승훈과 엮일 때마다 불쾌하다고 생각했었고 오늘 같은 날은 더욱 만나고 싶지 않았다.심준호는 강하리와 조시욱을 번갈아 보더니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두 가문의 사람들은 아직도 응접실에서 화기애애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심준호가 사용인을 향해 말했다.“별채의 응접실로 안내하세요.”“알겠어요.”심준호는 강하리와 몇 마디를 나누고는 별채 쪽으로 걸어갔다. 조시욱이 가만히 서 있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형의 결혼식과 할아버지 생신이 지난 후에 말하겠다고 약속했잖아.”그는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면서 차갑게 말했다.“선배는 어르신이 충격을 받을까 봐 나중에 알려주자고 약속한 거 아닌가요? 그래서 삼촌한테만 말했어요. 그러면 삼촌이 알아서 두 가문 어르신께 말씀드릴 거라고요.”조시욱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더니 피식 웃었다.“하루라도 빨리 알려주고 싶었어? 우리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공개하고 싶었냐고!”강하리는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아무 말도 없이 응접실로 향했다.그는 강하리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쳐다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때 갑자기 주해찬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주해찬은 강하리와 쉽게 친해질 수 있지만 선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었다.그녀와 친한 친구로 지내면 아주 잘해주지만 다른 의도가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부터 가시를 세운다고 했다.조시욱은 주해찬의 말을 믿지 않았고 그가 여자를 유혹할 줄 모른다고 생각했다.‘여자의 마음을 얻는 건 식은 죽 먹기야. 살살 꼬드기면 아무리 차가운 여자라도 마음을 열 수밖에 없어.’자신감 넘치던 그는 실패의 쓴맛을 보았다. 강하리는 마음을 열 생각조차 없었기에 어떤 방법을 써도 소용없었다.그는 별채 쪽을 쳐다보더니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한편, 별채 응접실.구승훈은 태연하게 앉아서 기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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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0화

“하리는 그놈을 좋아하지 않으니까 괜찮아.”“하지만 가문의 어르신들은 아주 마음에 들어 해. 너도 알다시피 하리는 효녀잖아.”구승훈은 옅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심씨 가문 사람들은 하리한테 좋아하지 않는 남자랑 결혼하라고 강요하지 않아. 적어도 너는 그런 사람이 아니잖아.”심준호가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아부 떨어도 소용없는 거 알지? 어영부영 넘어갈 생각하지 마.”심준호는 그나마 기분이 풀렸다고 해도 가문의 어르신은 여전히 구승훈을 내키지 않아 했다.구승훈이 웃으면서 당당하게 말했다.“그래도 사실이잖아. 너는 하리한테 강요하지 않을 거야.”심준호는 고개를 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심씨 가문에서 조시욱과 결혼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해도 구승훈을 받아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구승훈은 멋쩍게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정양철 자살 사건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어. 너는 뭐라도 알아냈어?”심준호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하리가 나한테 연락했었어. 곧바로 조사해 보았더니 내연녀랑 연관된 것 같더라. 예상 밖의 단서라서 놀랐어. 그쪽은 내가 제대로 조사할 테니 걱정하지 마. 만약 일부러 그런 거라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구승훈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를 쳐다보았다.“언제부터 조사할 생각이야?”심준호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구승훈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깨달았다.구승훈은 심미현이 실종된 것도 심씨 가문 내연녀와 연관되어 있다고 여겼다. 이 추측이 맞다면 내연녀가 정양철을 죽이려고 한 것도 이해가 되었다.심준호의 표정이 점점 차가워졌다.구승훈은 찻잔을 매만지면서 생각에 잠겼다. 그동안 사건을 조사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심준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요즘 알아낸 거라도 있어?”그는 구승훈이 갑자기 찾아온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심씨 가문 사람이라면 절대 거절하지 못할만한 중요한 무언가를 준비했을 것이다.“당연하지. 조금 있다가 조씨 가문 사람들과 같이 식사하고 싶어.”심준호는 그를 힐끗 쳐다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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