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생각해?”구승훈이 나지막이 물었다.강하리는 정신을 차리고 무심결에 새우를 입으로 가져갔다.구승훈은 자연스럽게 손을 거두었고 강하리는 그제야 상황을 인지했다.식탁에 둘러앉은 사람들은 다시 한번 조용해졌다.심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미간을 찌푸렸고 조씨 가문 사람들은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오늘은 양가가 만나는 자리였지만, 속으로는 두 아이의 약혼을 결정하려는 속셈이었다.하지만 갑자기 전 남편이 나타날 줄 누가 알았겠는가.게다가 전남편과 강하리의 관계가 꽤나 좋아 보이는 듯했다.이는 조씨 가문의 체면을 완전히 구기는 일이었다.다행히 조성진과 심문석의 관계가 돈독했기에 이 정도에서 그치지, 그렇지 않았다면 밥상은 이미 엎어졌을지도 모른다.쏟아지는 시선에 강하리는 빠르게 침착함을 되찾았다.그녀는 조용히 새우를 먹고 나서 입을 열었다.“할아버지, 할머니, 드릴 말씀이 있어요.”그녀가 입을 열자 조시욱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하리야, 밥 먹는 자리에서 꼭 분위기 망쳐야겠어?”강하리는 피식 웃었다. 옆에 있는 남자 때문에 다들 웃을 기분도 아닌 것 같았다.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이참에 속 시원하게 말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그녀는 조시욱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심씨 가문 어른들을 먼저 바라봤다.그러고는 조씨 가문 어르신을 쳐다봤다. “혹시라도 불편하게 해 드렸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꼭 해야겠어요. 저랑 시욱 선배는 안 맞는 것 같으니 약혼은 없던 걸로 해주세요.”“하리야!”조시욱이 당황한 듯 외쳤다.그가 무언가 더 말하려던 찰나, 조성진이 말을 끊었다.“됐어, 조용히 해!”그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강하리를 안쓰럽게 바라봤다.“괜찮다. 안 맞으면 어쩔 수 없지. 나도 알고 있었다...”어르신은 괜히 나이를 먹은 게 아니었다.강하리와 구승훈의 관계는 둘째 치고 강하리와 조시욱이 있는 모습만 봐도 강하리가 조시욱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진짜 눈곱만큼도 마음이 없는 것 같았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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