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현이 멈칫하더니 한껏 당황한 얼굴로 구승훈을 바라보았다.이 와중에도 그가 차분하게 저걸 물어볼 수 있다는 거에 살짝 놀라기도 했다.그러나 지금 석연란의 상태는 매우 불안정했다.아픈 것보다도 눈앞의 구승훈이 너무 무서웠다.그리고 그의 말뜻을 겨우 알아듣고는 빠르게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 비밀을 알게 되면 똑같이 죽을까 봐 미처 물어보지도 못했어. 구 대표, 그래도 내가 네 할머니가 되는 사람인데 한 번만 살려주면 내가...”그러나 석연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구승훈은 단번에 그녀를 바닥으로 패대기쳤고 다시 그녀에게 성큼성큼 걸어왔다.소매를 걷어붙이고 손목의 관절을 하나씩 꺾으며 다가오는 구승훈의 모습에 석연란은 겁에 질려 통증도 잊은 채 빠르게 정주현에게로 기어갔다.이때, 구승훈이 큰 소리로 정주현에게 물었다.“이 여자가 사람을 시켜서 당신 아버지를 죽였는데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거야?”석연란은 그의 목소리에 살기를 느끼고는 고개를 들어 정주현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다시 미친 듯이 뒤로 물러났다.“아니야, 내가 아니라 시연이야! 진시연... 그 애가 나한테 만약 내가 가만히 있으면 양철 씨가 그때의 일을 모두 말할 거라고 협박했어! 진시연이야...”심문실은 순식간에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고 들리는 건 오직 석연란의 찢어질 듯한 울음소리뿐이었다.정주현은 한껏 심란한 얼굴로 눈앞의 석연란을 바라보다가 다시 눈을 꼭 감더니 한참 동안 마음을 가라앉힌 뒤에야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구승훈은 바닥에 한껏 웅크린 채로 누워있는 석연란을 경멸의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옆에 서 있던 경찰에게 인사를 건네고 그도 빠르게 자리를 떴다.현장에 있던 두 경찰은 눈빛을 서로 주고받더니 단번에 석연란을 일으켜 세웠다.“지금부터 석 여사님께서는 사건의 모든 경과를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 보탬이 없이 말해주시길 바랍니다.”...심준호는 한껏 어두운 얼굴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이게 지금 오늘 저녁에만 몇 대째인지 그도 잘 몰랐다.늘 침착했던 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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