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 Chapter 1421 - Chapter 1430

All Chapters of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Chapter 1421 - Chapter 1430

1445 Chapters

제1421화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초연 씨가 이미 우리한테 여러 번 잡혔던 사림이니까 너무 낙담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이제 그 아들이라는 사람만 손에 넣으면 여초연 씨는 금방 돌아올 테니까.”“아들이라...”“제가 반드시 찾아낼 거예요.”구승훈은 단호한 얼굴로 말했다.조시욱은 막 뭐라고 하려다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그러자 구승훈이 그를 힐끔 바라보며 답했다.“지금 가장 중요한 게 당신이 입고 있는 이 제복을 지키는 일입니다. 만약 당신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한테도 많은 불편이 있을 테니까요.”그의 말에 조시욱이 차갑게 코웃음 쳤다.“아직 그 정도는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아요.”구승훈이 여전히 믿지 못하는 얼굴로 빤히 바라보자 조시욱이 다시 말을 이었다.“진짜예요. 저희 부모님들이 예전에 모두 열사셔서 조직에서도 많이 도와주고 있거든요.”그제야 구승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나 조시욱이 아무리 그렇게 말해도 처벌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그럼 수고 해줘요.”그의 말에 조시욱은 또다시 놀란 눈치였다.“혹시 약을 잘못 먹은 건가요, 아니면 아직 안 먹은 건가요?”그러자 구승훈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문득 당신이 없으면 앞으로 제 인생에서 재미가 많이 줄어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그의 말에 조시욱이 단번에 구승훈을 발로 차버리려고 했다.“젠장, 양심 좀 챙기시죠?”구승훈은 빠르게 그를 피해 곧장 의료진 쪽으로 갔는데 옆에 있던 의사들이 그를 치료해 주기 위해 아까부터 기다리고 있었다.강하리는 차에서 담요를 꺼내 왔다.요 며칠 기온이 약간 올라가긴 했어도 아직 겨울이었고 차가운 강물에 상처 난 몸을 반나절이나 담그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구승훈의 상태가 매우 걱정되었다.그리고 그가 이쪽으로 걸어오는 걸 보자마자 냉큼 달려가 담요를 그의 몸에 둘러줬다.“안아 줘.”구승훈이 팔을 벌리자 강하리는 재빨리 피했다.“냄새나.”순간 구승훈은 할 말을 잃었다.
Read more

제1422화

멀지 않은 곳에서 두 사람의 애틋한 모습을 본 조시욱은 재빨리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외부에는 이번 강가에서 벌어진 사고가 그저 가벼운 사건 사고로 알려졌다.그러나 이 일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모든 사람은 저마다 가슴 위에 돌덩이를 올려놓은 듯 불안하고 답답했다.조시욱의 처벌 결과도 곧 나왔다. 그의 말대로 직위는 유지되었지만 실권은 일시적으로 중단되었다.구승훈은 전화상으로 조시욱의 말을 듣자마자 가볍게 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이때, 강하리가 생강차 한 잔을 구승훈에게 건네줬다.“이제 어떡할 거야?”구승훈은 차를 건네받자마자 한 번에 입으로 털어 넣더니 다시 컵을 그녀에게 건네주며 답했다.“어떡하긴, 할거해야지.”강하리는 잠시 멍해 있다가 싱긋 미소를 지으며 컵 씻으러 주방에 가려고 몸을 일으켰는데 갑자기 구승훈이 그녀를 품에 안았다.“잠시만 안고 있자.”그리고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는 한참 후에야 다시 말을 이었다.“사실 안 괜찮아. 내가 죽더라도 그 여자가 도망치지 못하게 막아야 했는데.”그러자 강하리가 그를 매섭게 째려봤다.“죽는다는 말은 좀 안 하면 안돼?”구승훈은 계속 그녀의 어깨에 기대고 있다가 부스스 웃는 바람에 열기가 그대로 어깨에 전해졌다.“아까 다른 남자한테 다시 시집가겠다며? 내가 죽으면 바로 다른 사람 찾아 떠나가면 되겠네.”순간 강하리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죽는다는 말이 들릴 때마다 심장을 바늘로 콕콕 찌르듯이 아팠다.“승훈 씨, 가라면 내가 못 갈 것 같아?”구승훈이 고개를 살짝 돌리고 그녀의 목에 턱수염을 문지르다가 갑자기 혈관이 튀어나온 부분에 입을 가져갔다.“그러기만 해!”남자의 목소리에는 독기가 가득 서려 있었다.그리고 마치 다른 남자한테 시집가겠다고 말하기만 하면 당장에라도 그곳을 물어뜯을 기세였다.그러나 강하리는 단번에 그를 밀쳐내더니 어두운 얼굴로 주방에 갔다.그러자 구승훈은 뻘쭘한 듯 자기 턱수염을 만지며 재빨리 강하리를 따라갔다.“화났어?” 강하리는 아무
Read more

제1423화

오영숙은 한심한 얼굴로 그를 쳐다봤지만 구연정은 구승훈이 불쌍해 보였다.“아빠 너무 불쌍해.”순간 구승훈의 입꼬리가 씩 올라가더니 냉큼 구연정을 안고 그녀의 귓가에 몇 마디 속삭였다.그러자 그녀는 한참 동안 고민해 보더니 빠르게 외쳤다.“아빠가 잘못했으니까 벌을 받아야 해요.”구승훈이 그녀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그럼 아빠가 오늘 소파에서 자야 하는데, 괜찮겠어?”그의 말에 구연정이 냉큼 고개를 저었다.“안 돼요. 아빠가 소파에서 자는 건 싫어요.”“그럼 빨리 가서 말해.”구승훈은 말을 마치자마자 재빨리 구연정을 강하리의 침실 앞에 내려주고는 그녀에게 눈빛을 보냈다.그러자 구연정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바로 그녀의 침실 문을 두드렸다.“엄마, 들어갈래요.”얼마 지나지 않아 방 안에서 강하리의 잠긴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빠도 문 앞에 있어?”구승훈은 다시 한번 구연정에게 윙크했다.“아빠는 서재.”말이 끝나기 바쁘게 거실 문이 열렸다.그러나 강하리가 문을 열자마자 입구에 서 있던 구승훈과 눈이 딱 마주쳤다.순간 구연정을 냉큼 안아 올리고 문을 닫으려는데 구승훈이 빠르게 손을 문틈 사이로 끼워 넣는 바람에 그대로 쾅 하고 부딪히게 되었다.구승훈은 너무 아픈 나머지 소리조차 나오지 않아 울상을 지으며 강하리에게 말했다.“여보, 나 진심으로 반성했어. 그리고 다시는 안 그럴게. 용서해 주라, 응?”그러자 강하리가 그를 힐끔 바라보더니 차갑게 웃으며 되물었다.“승훈 씨, 많이 아파?”구승훈이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응.”그의 대답에 강하리의 눈빛이 더 차가워졌다.“아프면 됐어. 아니면 또 잊어버리겠지!”말을 마치자마자 거칠게 문을 닫았다.순간 문 앞에 서 있던 오영숙과 구승훈은 할 말을 잃은 채 가만히 서 있다가 오영숙이 먼저 입을 열었다.“대표님, 불쌍한 연기도 이제는 안 먹히네요.”그러자 구승훈이 차갑게 그녀를 힐끔 보더니 한 마디를 내뱉었다.“이번 달 보너스는 받고 싶지 않은가 봐요?”“
Read more

제1424화

경찰서.구승훈이 도착해보니 조시욱은 이미 진작에 와 있었다.그리고 구승훈을 보자마자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건넸다.“가요. 안에는 이미 얘기를 다 해뒀어요.”그렇게 구승훈과 조시욱은 나란히 안쪽으로 들어갔다.취조실에는 임명우가 앉아 있었는데 그들을 보자마자 싱긋 미소를 지었다.“왜 이제야 오셨어요?”그는 정말 여유로워 보였는데 취조실에 갇혀 심문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부하직원들을 대하듯 눈을 내리깔고 바라보았다.구승훈이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더니 그에게 물었다.“한 대 피울래요?”그러자 임명우가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수갑을 찬 손으로 담배를 건네받았다.“감사합니다. 저는 구 대표님을 다시 만나게 되면 분명 저를 죽일 듯이 팰 줄 알았는데.” 구승훈은 가타부타 말을 하지 않고 바로 의자에 앉아 임명우와 똑같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임 대표님께서 그토록 큰 선물을 주셨는데 제가 어떻게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그의 말에 임명우는 큰 소리로 웃더니 한껏 득의양양해서는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답했다.“보아하니 우리 구 대표님과 조 소령님은 고작 이정도밖에 안 되는 거였군요.”순간 화가 치밀어 오른 조시욱은 단번에 임명우의 의자를 발로 걷어차 넘어뜨렸지만 그의 웃음소리를 멈추게 하지 못했다.구승훈은 담배 한 대를 꺼내 입에 물더니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그러나 피우지는 않고 그저 손에 끼운 채 조시욱이 임명우를 때리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만 보았다.이때, 방안에 연기가 자욱이 퍼지자 임명우가 갑자기 웃음을 멈추고 눈앞의 구승훈을 빤히 바라보았다.그리고 열심히 자신을 때리는 조시욱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얼굴과 몸 구석구석이 붓고 피멍이 들어서야 구승훈은 한 마디를 내뱉었다.“그만하면 됐어요.”조시욱은 마지막으로 그를 힘껏 걷어차고 나서야 씩씩거리며 한발 물러섰다.구승훈이 준봉에게 눈빛을 보내자 준봉은 냉큼 달려와 임명우를 일으켜 세웠다.“얼음 좀 드릴까요?”구승훈이 손에 들고 있던 얼음팩을 흔들며 묻더니 몸을
Read more

제1425화

조시욱은 한껏 의아한 얼굴로 임명우를 다시 바라보았고 준봉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구승훈 쪽을 살폈는데 사실 지금 두 사람의 머릿속에는 같은 생각이 맴돌고 있었다.‘임명우 씨가 구승훈 씨의 형이라고?’‘형?’그리고 당사자인 임명우도 눈이 순간적으로 휘둥그레졌다가 다시 작아지더니 곧이어 취조실에 그의 실성한 듯한 웃음소리가 가득 울려 퍼졌다.멍든 얼굴로 미친 사람처럼 웃으니 더 기괴스럽고 무섭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그리고 마치 엄청 웃긴 얘기를 들은 것처럼 숨이 차 하더니 눈물까지 찔끔 흘렸다.“제가 당신 형이라고요? 구승훈 씨, 정말 미쳤어요? 여초연 씨가 멀쩡했던 사람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군요.”“하하하, 그리고 방금 뭐라고요? 제가 여초연 씨 아들이라고요? 정말 웃기지도 않아서. 제가 진짜 그 여자의 아들이었으면 이런 고통을 받을 필요가 있었을까요?”준봉과 조시욱도 임명우가 웃는 모습을 보고 더욱더 의심을 품게 되었는데 오직 구승훈만이 그대로 자리에 앉아 약간 부어오른 손을 어루만지며 다시 덤덤하게 말했다.“인정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됩니다.”그리고 임명우가 다 웃고 난 뒤에야 다시 말을 이었다.“그런데 저는 이 사실이 맞는지 아닌지에 대해 얼마든지 증명해 드릴 수 있어요.”임명우의 얼굴이 삽시에 굳어졌다.“마음대로 해도 되는데 구승훈 씨, 아마 빨리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제 변호가 지금 모든 절차를 마쳐서 제가 곧 여기서 나갈 거거든요. 제가 나가기만 하면 당신, 그리고 당신도.”그는 조시욱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오늘 저한테 했던 모든 행동을 후회하게 할 겁니다!”그러자 구승훈은 대수롭지 않은 듯이 그에게 답했다.“그렇다면 두 번째 나쁜 소식을 전해야겠네요. 애석하게도 당신은 여기서 못 나갑니다. 형.”순간 임명우가 피식하고 웃으며 되물었다.“그래요? 그러면 우리 구 대표님께서는 어떻게 저를 또 가두려는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구승훈은 대답하기 전에 천천히 자리에 일어서더니 임명우에게 다가가 똑같이 여유롭게 웃
Read more

제1426화

구승훈이 집에 돌아와 보니 강하리가 한창 소파에 앉아 서류를 보고 있었는데 무의식적으로 손목시계를 내려다보고 강하리에게 다가갔다.“왜 안 자고 있어?”그리고 외투를 벗어 팔에 걸쳤다.그러자 강하리가 그를 힐끔 쳐다보며 물었다.“어디 갔었어?”그녀의 물음에 구승훈의 얼굴이 단번에 어두워졌지만 애써 괜찮은 척 답했다.“그냥 답답해서 한 바퀴 돌고 왔어.”아주 잠깐이었지만 강하리는 그의 감정 변화를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그리고 눈앞의 남자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는데 혹시나 여초연의 일 때문에 기분이 안 좋은 건지 그가 매우 걱정됐다.“시욱 선배한테 들었는데 지금 전국적으로 여초연 씨에 대한 1급 수배령이 떨어져서 그 여자가 국내에 있는 한 잡히는 건 시간 문제래. 물론 이런 상황에서 멍청하게 출국하진 않겠지만 아무튼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구승훈은 가만히 강하리를 내려다보더니 싱긋 미소를 지었다.“알아.”그의 모습에 강하리가 미간을 찌푸리고 되물었다.“또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그러자 구승훈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비록 마음속으로 임명우가 여초연의 아들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되지만 아직 아무 결과도 나온 게 아니었기에 괜히 강하리까지 걱정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그냥 피곤해서.”구승훈의 말에 강하리가 한참 동안 고민하더니 그의 얼굴을 덥석 잡았다.“충전 필요해?”순간 구승훈의 눈빛이 단번에 반짝거리더니 강하리를 보고 싱긋 미소를 지었다.눈앞의 이 여자는 분명 그가 떠나기 전까지 화가 잔뜩 나서는 거들떠보지도 않더니 지금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의 얼굴을 만져주고 또 충천해 주겠다고 한다.경찰서에서 나온 후로 줄곧 차가웠던 마음이 갑자기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어떻게 충전 시켜줄 건데?”그러자 강하리는 손으로 그의 얼굴을 받쳐주다가 가볍게 그의 입에 입 맞췄다.순간 구승훈은 어리둥절해 있다가 고작 이건가 싶어 단번에 그녀를 안고 안방으로 향하려는데 강하리가 그의 넥타이를 덥석 잡아당겼다.“아직 승훈 씨를 용
Read more

제1427화

구승훈이 한참 동안 머뭇거리다가 물었다.“혹시 담배 한 대만 피워도 될까?”강하리는 잠깐 멍한 얼굴이었다가 이내 돌아누우며 눈을 담았다.“딱 한 대야.”그러자 구승훈은 싱긋 미소를 짓더니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 맞춰준 뒤 밖으로 나갔다.구승훈이 나가자마자 강하리는 눈을 뜨고 다시 굳게 닫힌 안방 문을 바라보았다.거실 창가 쪽에 간 구승훈은 담배에 불을 붙였다.성욕을 풀고 나니 그제야 마음이 조금 진정되는 기분이었다.그러나 여초연과 임명우만 머릿속에 떠올리면 또다시 먹구름이 낀 듯 가슴이 답답했고 금방에라도 한차례 폭풍우가 몰아칠 것처럼 음침하기 그지없었다.사실 구승훈도 알다시피 만약 그의 예측대로 임명우가 진짜로 여초연의 아들이면 괜찮은데 아니라면 저 폭풍우가 금세 자신한테 몰아쳐 올 것이라 생각했다.담배 한 개비를 손가락 사이에 끼웠지만 구승훈은 피우지 않았다.그리고 멍하니 그걸 내려다보며 생각하고 있다가 손끝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고 나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바로 이때, 그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노민우.구승훈의 눈빛이 순간 반짝거렸다.“무슨 일?”수화기 너머에서 노민우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나와.”그러자 구승훈이 눈살을 찌푸리고 되물었다.“지금?”“응. 지금.”구승훈은 담배꽁초를 눌러서 끈 다음 소파에서 코트를 가지고 다시 문밖을 나섰다.강하리는 침대에 누워 줄곧 밖의 인기척을 듣고 있다가 현관문이 열리고 다시 닫힌 뒤에야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잠옷을 다시 갈아입은 뒤 거실에 잠깐 있다가 서재로 들어왔다.구승훈이 노민우가 말한 바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새벽 네 시가 넘었고 술집의 야간 공연도 막바지에 이르러 있었다.구승훈은 여유롭게 바에 앉아 보드카 한 잔을 주문했다.“무슨 일인지 빨리 말해.”노민우는 이미 많이 마셨는지 눈이 거의 다 풀려있었고 구승훈이 온 걸 보자마자 애써 정신을 차리려 했다.“오늘 여재천이 무슨 전화를 받았는지 급히 집을 나서더라고. 나갈
Read more

제1428화

구승훈이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날이 밝아있었다.문을 열고 들어가니 강하리와 구연정이 테이블에 앉아 한창 아침 밥을 먹고 있었다.구연정이 구승훈을 보자마자 냉큼 그를 불렀다.“아빠!”그제야 강하리도 그를 발견하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술 냄새나니까 빨리 가서 씻어.”구승훈은 미안한 마음에 오영숙을 보고 소리 없이 입 모양으로 물었다.“하리 화났어요?”오영숙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젓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구승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리고 샤워 후 다시 새 옷으로 갈아입고 나와보니 아이도 밥을 거의 다 먹고 있는 것 같았다.그녀의 얼굴에는 밥풀이 묻어 있었고 코끝에도 채소잎이 그대로 묻어 있어 구승훈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휴지 한 장을 뽑아 깨끗이 닦아준 뒤에 강하리 옆에 살며시 앉았다.이때, 강하리가 그에게 반찬을 집어주며 말했다.“많이 먹어.”“이, 이거 설마 죽기 전의 내 마지막 만찬은 아니겠지?”그가 놀란 얼굴로 그릇에 담긴 요리를 보자 강하리는 그를 매섭게 째려보았다.“먹기 싫으면 말고.”그녀의 말에 구승훈은 그제야 활짝 웃으며 밥을 먹기 시작했고 화기애애한 아침 식사 시간도 그렇게 끝나갔다.밥을 다 먹고 난 뒤, 구승훈은 강하리를 외교부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다.가는 길 차 안에서 구승훈이 대뜸 강하리에게 물었다.“왜 어젯밤에 어디 갔는지 안 물어봐?”“묻지 않아도 이렇게 말해주려고 하니까?”“내가 나가서 몰래 다른 여자라도 만나지는 않을지 걱정되지 않아?”그의 말에 강하리가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했다.“나랑 그렇게 힘을 빼고도 밖에 나가서 그럴 정력이 남아돈다고? 승훈 씨도 이제 서른이야, 자기가 아직도 20대 혈기 왕성한 남자인 줄 알아? 착각이 너무 심한데?”순간 구승훈은 할 말을 잃었다가 분에 차서는 이까지 갈며 말했다.“너 아주 딱 기다려. 네 몸이 회복되기만 하면 내가 아주 제대로 증명해 보일 테니까.”그러나 강하리는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입을 삐죽거렸다.구승훈은 잠시 머뭇
Read more

제1429화

“난 잘 지내. 연정이도 아주 잘 지내고. 이따 사진 몇 장 보내줄게.”“좋아! 많이 보내줘. 여기에 있는 동안 우리 공주님이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어...”손연지는 계속해서 수화기에 대고 떠들었다.비록 이국땅에 있지만 적어도 지금은 매일 즐겁고 충실하게 살고 있다는 사실만은 알 수 있었다.하여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결국에는 하려던 말을 다시 삼켰다.“맞다. 하리야, 나 며칠 후에 귀국해야 할 것 같아.”강하리가 살짝 놀란 듯 그녀에게 되물었다.“갑자기?”“내 지도 교수가 국내에서 수술 제안을 받았는데 아주 어려운 사례래. 그래서 우리 대학원생들도 모두 같이 가서 참관하기로 했어.”강하리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언제 오는데? 그리고 위치는?”“4월 초. 보경시.”“그래, 그때 되면 내가 마중 나갈게.”“OK. 됐다, 그만해야겠다. 나 엄마한테도 전화해야 해. 명절인데 전화 한 통화도 없다고 또 뭐라 하실라.”그렇게 손연지는 급히 전화를 끊었다.강하리는 물끄러미 핸드폰을 내려다보더니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노민우의 결혼식이 마침 손연지가 돌아왔을 때 하게 되는 일이 없기만을 바랐다.그녀는 핸드폰을 가방 안에 넣은 뒤 외교부 안으로 들어갔다.그러다가 문득 고개를 돌렸다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여재천과 눈이 마주치게 되었다.언제부터 저기에 서 있었는지, 강하리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그러다가 문득 혹시 방금 손연지와의 통화 내용도 들은 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했다.그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두 주먹을 꽉 쥐었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부장관님, 안녕하세요.”역시나 여재천은 자기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부장관님은 무슨, 그냥 아저씨라고 불러.”그러나 강하리는 웃으면서 정중하게 거절했다.“직장인데 아무렇게나 부르면 안 되죠.”이때 여재천이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그게 뭐 어때서? 예전에 아저씨가 너무 바빠서 너를 잘 돌봐주지 못한 바람에 명희한테 괴롭
Read more

제1430화

여재천은 굳은 얼굴을 한 채 외교부 안으로 들어갔다.그러다가 오고 가는 사람들이 인사를 건네자 어쩔 수 없이 덤덤한 척 받아줘야 했다.역시 강하리라는 여자를 너무 만만하게 본 것 같았다.여재천은 진태형과 그렇게 오랫동안 동료로 지냈지만 여태껏 단 한 번도 사이가 틀어진 적이 없었는데 그의 딸은 외교부로 들어오자마자 여재천을 협박하고 있었다.그 생각만 하면 여재천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요즘 참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짜증이 나있던 상황이었는데 여명희마저 그의 속을 뒤집고 있었다.처음에는 강하리가 외교부로 돌아온 날, 두 사람이 싸운 일로 사람들 앞에서 호되게 꾸짖었는데 이번에는 조명현의 결혼식에 그런 일까지 벌여 아예 잡혀 들어갔다.그는 여명희의 친아버지로서 비밀리에 임명우를 꺼내줄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뻔히 보는 앞에서 여명희를 빼내 주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그리고 강하리는 이러한 상황을 다 꿰뚫어 보고 있었다.여재천은 자기 사무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책상에 내팽개쳤다.비서가 들어오면서 마침 이 장면을 보고는 무의식적으로 한 발짝 뒤로 물러서더니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부장관님, 30분 후에 운강시 외교단과 미팅이 있으시고 점심에 오찬이 끝난 후 오후에는...”그러나 비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재천이 그의 말을 잘랐다.“오후에 미팅들은 모두 취소해. 다른 일 있어.”“그게...”“뭐가 그게야, 일 있다는 소리가 안 들려?”비서는 순간 겁에 질려 얼굴이 하얘지더니 원래 하려던 말을 다시 삼키고는 서둘러 답했다.“네, 알겠습니다.”비서가 떠나간 뒤 여재천은 차를 따르며 최대한 마음을 가라앉히려 했다.운강 외교단은 그들의 상급자들과 같이 오는데 이번 방문은 주로 양측의 군사 전략 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 양국 외교단뿐만 아니라 국방부도 함께 참여한다.하여 여재천은 원래 통역가로 여명희를 내세우려 했다.좋은 기회이기도 하고 또 사람들 앞에서 자기 딸을 자랑하고 싶기도 했다.그러나
Read more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