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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Chapter 1441 - Chapter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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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1화

“그러게. 오랜만이야, 엄마.”여초연은 엄마라는 소리가 마음에 드는지 싱긋 미소를 지으며 구승훈을 지그시 바라보았다.그런데 그 미소가 너무 진지하고 애틋하게 느껴졌고 여초연은 마치 그동안의 그리움이 한 번에 가시는 것 같았다.“언제봐도 우리 아들은 참 예쁘게 생겼어. 그리고 점점 더 잘생겨지네.”“하리는 잘 있어? 내가 기억하기로는 최근에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리고 우리 손녀...”여초연은 그들이 그리운 듯 끊임없이 말했다.“그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를 그때 꼭 내 손으로 잘 키우고 싶었는데 너희들이 데려가겠다고 해서 내가 얼마나 아쉬웠다고. 지금은 잘 크고 있어? 이 할머니를 아직 기억하는지 모르겠다.”여초연은 마치 여기서 구승훈과 옛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추억하기로 마음먹은 듯, 한 마디 한 마디를 애틋한 감정을 담아 얘기했다.그러나 구승훈은 아랑곳하지 않고 총으로 그녀의 이마를 겨눴다.“시간을 끄시겠다?”그가 총을 들자마자 여초연의 옆에 서 있던 경호원들이 앞으로 달려와 그녀를 막아줬다.그리고 두 경호원도 빠르게 총을 꺼내려 했지만 구승훈에게 겨누기도 전에 그는 두 발의 총성과 같이 경호원의 손을 향해 쐈다.순간 그들의 총은 바닥에 떨어지면서 비명과 함께 나뒹굴었다.그러자 여초연은 코웃음 치며 말했다.“여재천 쪽 사람이라 그런지 하나같이 쓸모없네!”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다시 구승훈을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우리 아들 실력은 아무나 따라갈 수 없지. 그런데...”순간 여초연의 눈빛이 단번에 차가워지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네 형인 걸 알면서도 봐주지 않겠다면 그때 가서 이 엄마가 널 죽여도 원망하지 마.”말을 마치자마자 갑자기 휘파람을 불었는데 순식간에 주변 산에서 수십 명의 검은 그림자가 빠르게 나타났다.“진짜로 내가 아무 대비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건 아니겠지? 하하하!”비열한 웃음소리가 산 전체에 메아리쳤다.그러나 구승훈은 그 그림자를 보자마자 같이 웃음이 터져 나왔다.“이미 사람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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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2화

조시욱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여초연이 산 아래로 뛰어내리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구승훈은 냉큼 달려가 여초연을 잡으려는 데 조시욱이 그의 옷자락을 잡으며 말렸다.“놔요!”자신을 막아서는 조시욱에게 구승훈이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구승훈 씨, 정신 차려요!”조시욱이 눈살을 찌푸리고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여초연의 모습은 진작에 사라졌고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제대로 된 길 하나도 없고 아래가 어떤 상황인지 아무도 모르는데 그 여자 따라 뛰어내렸다가 무슨 일이 발생할지 생각해 봤어요?”구승훈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고 온몸에서 살기를 마구 뿜어냈다.그리고 조시욱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더니 다시 차갑게 웃으며 답했다.“지금 저한테 그런 말 할 자격이 있어요? 그때 여초연 씨를 제 손에서 뺏어가면서 저한테 뭐라고 했어요? 이 일에 제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으면서 결국 어떻게 됐지 한번 보라고요!”구승훈은 화가 난 나머지 이제는 가슴 쪽이 따끔거리기까지 했다.그러다가 다시 조시욱의 멱살을 잡았는데 잡고 있던 손은 이미 떨고 있었다.“조시욱, 이 비열한 놈아! 여재천이 오늘 여기서 모임이 있을 거라고 알려줬더니 그걸 홀랑 하리한테 고자질해? 미친놈, 나불거리면서 혹시나 하리가 위험해질 거라는 생각은 안 했던 거야? 하리가 여초연 씨한테 발각되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몰라서 그래?”“그러면서 내가 뒷감당을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말하네? 나한테 고려해야 할 게 아직 남아있기나 해? 내가 죽을 힘을 다해서 보호하고 있는 사람을 넌 한순간에 그들 앞에 밀어 넣었어. 조시욱, 넌 좋아하는 여자를 이런 식으로 대하냐?”말을 마치자마자 단번에 조시욱을 밀쳐버렸고 그는 중심을 잃고 그대로 차에 부딪히면서 한껏 어두운 얼굴로 구승훈을 바라보았다.당시 조시욱이 여초연을 데려갔을 때도 구승훈은 한 치의 원망도 하지 않았고 임명우가 자기 형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매우 차분했다.그러나 지금 그 소식을 강하리한테 발설했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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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3화

강하리는 냉큼 도망치려 했으나 이미 여재천이 사람들을 데리고 문 어구를 막고 있었다.키가 크지 않은 남자의 몸에서는 음산한 기운이 마구 감돌았다.사실 여초연이 사람들을 데리고 떠날 때 여재천은 여초연에게 따로 차를 마련해줬다.그리고 그녀는 자리를 떴지만 여재천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다.이건 그의 오랜 습관이었는데 정신없이 떠나다 보면 항상 뭔가 허점을 남겼기에 그는 다시 사람들을 데리고 혹시나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려 온 것이다.다만 여기서 강하리를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정말 생각지도 못했는데 여기서 하리 씨를 다 보게 되다니. 제가 하리 씨를 너무 과소평가했었네요?”강하리는 이미 들킨 마당에 더 이상 감출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저도 마찬가지인데요? 이곳에서 부장관님을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자연스럽게 한 발짝 물러섰다.그리고 뒤로 가만히 술병을 쥐었는데 여재천도 더는 그녀와 입씨름할 필요가 없어 보여 험상궂은 얼굴로 소리쳤다.“이 모든 게 다 하리 씨가 자초한 일이니까 나중에라도 저를 너무 탓하지 말아요!”말을 마치자마자 뒤에 있던 경호원들에게 눈빛을 보내자 그들은 빠르게 강하리를 향해 돌진했다.“하리 씨, 저희 말대로 따라주면 아마 덜 다칠 겁니다. 그런데 저희가 죽일 마음은 전혀 없거든요? 단지 하리 씨랑 저희가 원하는 사람을 바꾸려는 것뿐인데, 괜찮겠죠?”여재천은 말을 마치자마자 팔짱을 끼고 구경할 준비를 했다.이때 경호원들은 아마 여자 한 명이라고 방심하고 있다가 강하리가 술병을 깨고 덤비는 모습을 보고는 저마다 놀란 눈치였다.그리고 새빨간 피가 자기 머리 위에서 뚝뚝 떨어지자 경호원은 순간 독기가 바짝 올라 강하리를 향해 소리쳤다.“죽고 싶어 환장했네!”금방에라도 강하리한테 달려들려 하자 여재천이 한마디 했다.“살살해. 죽이지는 마.”순간 경호원이 행동을 잠깐 멈추고 망설이는 모습에 강하리는 이 기회를 틈타 깨진 술병으로 무자비하게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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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4화

하지훈은 하영준의 말 한마디에 바로 얼굴이 빨개졌다.“아빠, 자꾸 장난치지 말아요!”줄곧 침착하던 남자아이는 화가 잔뜩 나서 펄쩍펄쩍 뛰다가 무심결에 강하리와 눈이 마주치게 되자 재빨리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저희 아빠 말은 신경 쓰지 마세요. 지금 갱년기라 가끔 이상한 말을 하거든요.”그러나 볼은 여전히 빨개져 있었다.강하리는 눈앞의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며 한참이나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가 왠지 눈에 익은 남자아이의 모습에 기억을 더듬어보고 나서야 자신을 두 번이나 구해준 그 아이란 사실을 알아채게 되었다.지금은 비록 옷을 갈아입고 있었지만 잘생긴 그의 외모를 그녀가 알아보지 못할 리가 없었다.그런데 이 옆에 남자는 누구일까?그리고 뜬금없이 장모님 소리는 또 뭔가 싶었다.“지금 무슨 말씀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방금 도와주신 건 너무 고맙습니다.”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싱긋 미소를 지으며 하지훈에게도 인사했다.“그리고 방금 하지훈이라고 했나? 이모가 너무 고마워. 오늘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네 덕분에 살았어.”하지훈은 그녀의 말에 활짝 웃었는데 원래 붉어 있던 볼에 미소까지 더해지니 더욱 화사해 보였다.“고맙긴요. 전 그냥 심심해서 여기저기 놀러 다녔을 뿐인걸요.”강하리는 따스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두 사람의 모습에 하영준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 하지훈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벌써 뒤에서 몰래 점수를 따고 있었던 자기 아들이 내심 기특했기 때문이다.강하리는 하지훈과 얘기를 마치고 나서야 다시 하영준에게 시선을 돌렸다.“방금 정말 감사했습니다.”하영준이 다정하게 하지훈의 머리를 쓰다듬었는데 그는 신경질적으로 그의 손을 뿌리쳤다.“별말씀을요. 그리고 저도 아무 이유 없이 나섰던 게 아닙니다. 저희 아들 체면을 봐서라도 그쪽이 사고를 당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었거든요.”“그냥 구하고 싶었다고 말하면 되지 왜 제 핑계를 대세요?”그러자 하영준은 고개를 수그리고 익살스러운 얼굴로 되물었다.“네가 뭘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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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5화

여재천은 창백한 얼굴로 하영준을 바라보았다.그는 여전히 담담해 보이고 눈빛도 맑았지만 이상하게 여재천은 이곳에서 빨리 도망치고 싶었다.생각하다 보니 순간 자신이 너무 우스꽝스러웠다.어떻게 국내 최대 검은 세력 가문의 가장이 원래 떳떳하고 정당해야 하는 사람의 눈빛보다 더 맑고 청아할 수 있나 싶었기 때문이다.그 생각에 여재천은 마음속 깊숙이 쓰라린 후회가 몰려왔다.사실 그도 요 몇 년 동안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가 지금은 온갖 나쁜 짓을 다 하면서 하루 종일 숨어 다녀야 하는 쥐새끼랑 다름없는 삶을 살고 있었는데 문득 예전에 열심히 살았던 자기 자신한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그러다가 여재천은 쓴웃음을 지으며 하영준의 시선을 피했다.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여초연과의 거래도 거절했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여기까지 온 이상 이제 물러설 곳도 없었다.“하영준 씨, 만약 진짜로 그 영상을 사람들에게 공개한다고 해도 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그만한 돈도 없고요. 여초연 씨 쪽에 관해서도 더더욱 뭐라 해 줄 말이 없네요.”그러자 하영준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아쉽다는 듯이 그에게 말했다.“만약 부장관님께서 원하시면 제 인맥을 총동원해서라도 부장관님을 보호해 드리려고 했는데 지금 보니 그럴 필요가 없겠네요.”“됐어. 이제 데려가. 500억 내놓지 않는 이상은 절대 풀어주지 말고.”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밖으로 나가려 했다.바로 이때, 여재천이 겁에 질린 얼굴로 다급히 하영준을 불러세웠다.“잠깐!”거의 소리를 지르다시피 그를 부르자 하영준은 발걸음을 멈췄다.설마 여재천이 진짜로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다고 믿나 싶어 여유롭게 안경을 닦으려고 안경을 벗었는데 그제야 예전의 그 날카롭고 차가웠던 원래 모습이 드러나는 것 같았다.“여재천 씨, 제 시간은 함부로 낭비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만약 결정했으면 빨리 말하세요. 그런데 아직 고민 중이어도 괜찮습니다. 저희 리조트 지하 벙커는 언제든지 당신을 환영해 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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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6화

강하리는 하지훈의 자그마한 뒷모습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그러다가 문득 혹시 구승훈을 총으로 쏴버리겠다는 소리를 했다고 저리도 긴장하나 싶었다.통제실에 있던 사람들한테 인사를 건넨 뒤 빠르게 밖으로 나와보니 하늘은 이미 어둑해져 있었는데 오솔길 끝에서 구연정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순간 강하리는 자기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지더니 모퉁이 하나를 돌자 석양 아래에서 구승훈의 목에 올라타 석양을 잡으려고 손을 뻗고 있는 구연정이 보였다.예쁜 눈매와 앳된 얼굴이 석양빛 아래에서 화사하게 물들고 있었다.그리고 바람이 사르르 불자 마치 강하리의 귓가에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전달되듯 기분이 좋아졌다.비록 바람은 차가웠지만 마음속에는 따뜻한 파도가 일렁였다.“엄마!”구연정의 목소리가 들리자 강하리는 발걸음을 더욱더 재촉했고 구연정은 구승훈의 품을 벗어나자마자 단번에 강하리에게 와서 안겼다.“엄마, 뽀뽀해 줘요.”그러자 강하리는 박력 있게 구연정의 얼굴에 입을 맞췄다.“자기야, 뽀뽀해 줘요.”구승훈도 뻔뻔스럽게 다가오자 강하리는 그를 째려보다가 웃음을 못 참고 결국에는 그에게도 입을 맞춰줬다.원래 농담으로 한 말이었는데 진짜로 강하리가 뽀뽀해 줄 줄은 생각지도 못한 구승훈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순간 기분이 날아갈 것 같은 구승훈이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눈을 반짝거리며 강하리에게 말했다.“자기야, 한 번 더 해줘요.”말하면서 팔을 벌리고 강하리에게 다가왔는데 강하리가 냉큼 구연정을 안아 올리더니 그의 볼을 툭툭 찌르며 말했다.“스스로 만져봐. 내가 다시 뽀뽀해 줄 가치가 있는 얼굴인지?”그러자 구승훈은 못 말린다는 듯이 고개를 숙이고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구연정이 강하리의 품에 안겨 쉴 새 없이 노을의 모양을 말해주고 있는 걸 가만히 듣다가 무심결에 이렇게 잘생긴 얼굴인데 뽀뽀해 줄 가치가 없나 싶어 자기 볼을 만져보며 생각에 잠겼다.그러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강하리의 뒤를 쫓아가더니 뒤에서 그녀를 품에 안았다.그 모습에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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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7화

하지훈은 깜짝 놀라 얼른 손을 거뒀고 그 모습에 강하리는 구승훈을 매섭게 째려봤다.“미쳤어? 지훈이가 오늘 여러 번 도와줬어.”그리고 구연정은 원래부터 귀여운 아이라 얼굴 좀 만져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정상이라고 여겨졌다.그러다가 문득 예전에 단 한 번도 이렇게 과격한 반응을 보이지 않던 사람이 오늘따라 왜 이러는지 의문스러웠다.이때, 구승훈이 갑자기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자기야, 방금 저 남자애 이름이 뭐라고?”“지훈이.”그녀의 말에 구승훈이 차갑게 코웃음 쳤다.“고작 두어 번 도와준 거로 그렇게 친근하게 부를 일이야? 내 이름도 그렇게 불러주지 않으면서.”그러자 강하리는 구승훈을 노려보았다.“유치하게 지금 아이를 상대로 질투하는 거야?”구승훈은 순간 자기도 모르게 이가 갈렸다. 저건 단순히 어린 애가 아니라 나중에 자기 보배 둥이 딸을 데려갈 나쁜 놈이라 여겨져 도무지 곱게 보이지 않았다.그는 씩씩거리며 하지훈의 곁에 앉더니 구연정과 강하리와의 접촉을 아예 차단했다.하지훈은 약간 애처로운 얼굴로 자기 아빠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마치 이쪽의 상황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듯 여전히 심준호와 낮은 소리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하지훈은 역시나 아무 쓸모 없는 아빠라고 생각하고는 한숨을 내쉬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그러다가 차 한 잔을 정성스럽게 타서 구승훈에게 건넸다.“삼촌, 차드세요.”그러자 구승훈은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아가야, 쓸데없는 욕심은 안 부리는 게 좋을 거야. 알겠지?”하지훈의 귀는 단번에 뜨거워졌지만 그저 가볍게 웃어넘겼다.“삼촌, 전 단지 연정이가 너무 귀여워서 자기도 모르게 볼을 만졌을 뿐이에요. 죄송해요. 나중에는 꼭 조심할게요.”구승훈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그저 덤덤한 얼굴로 차 한 입 마셨다.그리고 애초에 하지훈의 말을 마음에 두지도 않았다.‘어린놈이 벌써 능글맞긴, 고작 칭찬 몇 마디로 내가 마음이 약해질 줄 알아?’하지훈은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강하리에게도 차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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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8화

그의 도발에 구승훈은 다시 뒤돌아 하영준 쪽으로 다가가 죽일 듯이 그를 노려봤다.이놈이 분명 불순한 의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 상대가 자기 아내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금방에라도 구승훈이 하영준에게 주먹을 날릴 것 같아 강하리가 재빨리 그를 다시 자리에 앉혔다.“어떻게 된 일이죠? 방금 한 말 무슨 뜻이에요?”강하리는 의아한 얼굴로 하영준에게 물었다.그리고 다시 심준호 쪽을 바라보니 그는 그저 차분하게 차를 마시고 있을 뿐, 전혀 해명해 주려는 마음이 없어 보였다.하영준이 강하리에게 차 한잔을 따라줬는데 그녀가 손을 뻗기도 전에 구승훈은 찻잔을 신경질적으로 옆으로 밀어버리더니 자신이 다시 조심스레 그녀의 찻잔에 차를 따랐다.“결혼을 약속한 사이라뇨?”그리고 한껏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하영준에게 되물었다.“그럼 혼인을 약속했으면서도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고 애까지 낳았다는 건가요? 그리고 아이가 이렇게 컸는데 이제 와서 그 일이 생각났나 보죠? 정말 보기 드문 쓰레기네요.”그의 도발에도 하영준은 여전히 점잖은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사실 제가 결혼할 때까지만 해도 하리 씨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도 마침 이혼해서 혼자인데 하리 씨, 혹시 예전에 했던 약속이 아직도 유효한가요?”하영준의 말에 강하리는 여전히 머리가 혼란스러웠다.대체 뭐가 마침 이혼했고 또 약속이 유효하다는 거지?개뿔!그녀는 단번에 고개를 돌리고 심준호에게 물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그러자 심준호가 구승훈을 힐끔거리며 답했다.“뭐가 어떻게 되긴. 이렇게까지 명확하게 말했는데도 모르겠어? 너랑 하 사장은 확실히 예전에 부모님끼리 혼약을 맺어준 적이 있었는데 중간에 상황이나 타이밍이 잘 안 맞아서 못 하게 되었지. 지금도 늦지 않은 것 같은데?”“이게 늦지 않았다고요?”“당연하지. 그리고 지금 시기가 딱 좋은 것 같아. 마침 지금 여초연 씨가 도망쳤는데 앞으로 언제 또 네가 위험에 처할지 모르잖아. 그런데 만약 네가 하씨 가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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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9화

구승훈과 강하리가 집에 돌아와 보니 이미 밤 10시가 넘어있었다.강하리는 구연정을 재우고 난 뒤에 서재로 향했다.그러나 들어가자마자 구승훈이 어두운 얼굴로 조시욱과 한창 통화하고 있었다.강하리는 그에게 다가가 품에 안기더니 가볍게 그의 등을 토닥여줬다.순간 구승훈은 조시욱과의 통화로 짜증이 올라온 상태였다가 강하리 덕분에 조금씩 진정되는 것 같았다.그러면서 입꼬리가 자기도 모르게 올라가더니 말투도 어느샌가 점점 부드러워졌다.“제 쪽 사람들이 곧 당신네 사람들과 교대할 테니까 여초연 씨 부하들은 일단 팬턴 리조트에 데려가 하영준 씨한테 넘겨요.”조시욱이 알겠다고 한 뒤 곧바로 전화를 끊으려는데 구승훈이 다시 입을 열었다.“조심해요. 여초연 씨는 못 찾으면 그만이니까. 이제 더 이상 우리 쪽 사람들이 다치지 않게 해줘요.”조시욱은 순간 멍해졌다가 한참 뒤에야 답했다.“네.”그러다가 강하리의 상태는 지금 어떤지 여쭤보고 싶어 살짝 망설였다.오후에 구승훈이 강하리가 연락이 안 된다면서 서둘러 리조트로 돌아간 뒤로는 그녀가 어떻게 됐는지 알려주지 않았기에 계속 마음에 걸렸다.그러나 고민 끝에 결국 한마디를 내뱉었다.“별다른 일이 없으면 끊을게요.”그리고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구승훈은 턱을 강하리의 목에 괴면서 물었다.“진짜로 다시 한번 고민해 볼 필요 없어? 만약 여초연 씨를 계속 못 찾고 나랑 같이 다니면 확실히 네가 위험한데.”그러자 강하리가 가볍게 코웃음 쳤다.“그래, 그럼 다시 한번 생각해 볼게.”순간 약이 살짝 오른 구승훈이 두 팔로 그녀를 힘껏 안았다.“진짜로 고민한다고?”그가 이를 악물고 묻자 강하리는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구 대표님의 호의를 저버릴 수는 없잖아요?”“난 그냥 해본 말이었단 말이야!”“난 진심으로 받아들였는데?”“안돼, 하씨 가문에는 다 나쁜 인간들뿐이라 싫어!”그러자 강하리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혹시 그래서 하영준 씨가 맨날 소송 건에 휘말렸다고 무시했던 거야?”그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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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0화

인월동 펜트하우스 거실.구승훈은 하지훈의 맞은편에 앉아 그를 빤히 바라보았고 강하리는 주방에 가서 우유 한 잔을 데워 왔다.“너무 늦었는데 일단 우유라도 마시고 자.”그러자 하지훈은 빠르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감사합니다.”고작 일곱, 여덟 살에 불과하지만 강하리는 하지훈을 처음 만났을 때만 그가 어린애라고 느꼈다.그리고 나중에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줬을 때나, 감시 카메라 영상을 복사해 줄 때나, 아니면 리조트에서 하영준과 다시 마주쳤을 때는 분명 아주 말을 잘 듣고 철이 일찍 든 아이로 보였다.하여 하지훈에게는 고마운 마음이 더 컸기에 강하리는 그의 얼굴을 살짝 주무르며 말했다.“고맙긴, 네가 이모를 여러 번이나 도와줬는데 내가 더 고맙지.”그러자 하지훈은 활짝 웃었는데 맑은 눈빛이 하영준과 똑 닮아 있었다.“당연히 도와드려야죠.”그러나 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구승훈이 차갑게 코웃음 쳤다. 비록 잘 들리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강하리는 지금 그의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는 걸 알아챌 수 있었는데 대체 왜 어린아이랑 이렇게 유치하게 구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아 그를 한껏 노려보며 말했다.“승훈 씨는 가서 일 봐. 지훈이는 내가 맡을게.”그러나 구승훈은 꼼짝도 하지 않고 차가운 얼굴로 하지훈에게 물었다.“아빠한테서 쫓겨났으면 심씨 가문에 갈 것이지 왜 우리 집에 왔는데?”그러자 하지훈은 애써 미소를 지었는데 강하리는 이상하게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승훈 씨, 그만 가서 일 보라니까?”구승훈을 밀어보았지만 그는 여전히 끄떡도하지 않았다.이상한 고집을 부리고 있는 구승훈 때문에 머리가 아파져 오던 이때, 하지훈이 갑자기 가방에서 문서 하나를 꺼냈다.“삼촌, 이건 제가 이 집에 잠시 머무는 동안 드는 숙식비입니다. 혹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으면 다시 말씀 주세요.”말을 마치자마자 이번에는 웬 상자 하나를 꺼냈다.“그리고 이건 우리 아빠가 가져다주라고 하셨던 물건인데 이전에 삼촌이 저희 쪽으로 주문했던 거라고 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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