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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Chapter 1431 - Chapter 1440

1445 Chapters

제1431화

여재천이 강하리한테 막 무슨 말을 하려는데 갑자기 카메라가 그들 쪽으로 오는 걸 보고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그래. 열심히 해.”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강하리의 어깨를 토닥여줬는데 강하리는 그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다시 답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반드시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여재천은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손을 다시 거두었고 회의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그리고 회의 내내 비록 여재천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지만 강하리는 그의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걸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심지어 몇 번은 정신을 못 차리는 바람에 하마터면 실수할 뻔하기도 했다.협의회는 오전 내내 진행되었고 점심에는 외교부가 마련한 오찬도 있었는데 강하리도 참석해야 했다.오찬이 끝난 뒤, 원래 사무실로 돌아가거나 집에 가야 했을 강하리는 돌아가지 않고 외교부에 머물렀다.외교부 주차장.준봉은 어느 평범해 보이는 검은색 승용차 안에 앉아 있다가 강하리가 다가오는 모습에 냉큼 차 문을 열어줬다.“가져오라고 한 물건은요?”준봉이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마스크랑 옷은 모두 챙겼습니다. 그리고 가발은 제가 아름 씨한테서 빌려왔어요.”강하리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물었다.“다른 차는요?”그러자 준봉이 멀지 않은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는데 그곳에는 강하리가 평소에 운전하던 차가 세워져 있었다.“차에는 문준 아저씨가 타고 있습니다.”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인 뒤 더 이상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준봉은 강하리가 자신이 가지고 온 물건을 하나씩 검사하는 모습을 보고 또 뒷좌석의 가림막까지 올려줬지만 끝내는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물었다.“사모님, 혹시 어디 가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대표님께서 사모님 다리가 아직 완전히 회복된 게 아니라고 하셨는데 제가 목적지까지 모셔다드리겠습니다.”“제가 그 의도를 모를까 봐요? 그냥 준봉 씨는 이따 문준 아저씨랑 같이 돌아가면 될 것 같아요.”그녀의 말에 준봉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가 결국에는 못 참고 구승훈에게 문자를 보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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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2화

구승훈은 방금 조시욱과의 통화를 끝내자마자 준봉한테서 온 문자를 보게 되었다.그리고 얼굴이 단번에 어두워지더니 냉큼 준봉에게 전화를 걸었다.“어떻게 된 거야?”그러자 준봉이 버벅거리며 답했다.“방, 방금 사모님께서 꾸민 모습이 너무...”그는 머릿속으로 마땅한 단어를 찾느라 한참 동안 고민하다가 다시 답했다.“너무 특이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따라오지 못하게 하시더니 혼자 차를 끌고 가셨고요.”“뭐?”준봉은 한껏 난감한 얼굴로 다시 답했다.“그냥 지금 당장 사모님한테 전화 한번 걸어보세요. 구체적으로 어디 가는지도 말해주지 않았거든요.”구승훈의 얼굴이 삽시에 어두워지더니 냉큼 준봉과의 통화를 끊고 강하리에게 전화를 걸었다.강하리는 주차장에서 나오자마자 여씨 가문의 운전기사가 이미 문 어구에 차를 주차해 둔 걸 발견했다.그리고 얼마간 지난 후 여재천은 아주 자연스레 차에 올라탔는데 차에는 이미 누군가가 타고 있었다.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채자마자 여재천의 얼굴이 확 변하더니 주위를 경계하며 물었다.“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와?”그러자 그 사람은 가볍게 코웃음 치며 답했다.“왜 못 오는데? 그리고 지금 내 아들을 구하려고 하는 일인데 내가 안 오면 당신들이 최선을 다했는지 아닌지 내가 알 수 없잖아?”여초연의 목은 이미 많이 쉬어있었고 얼굴도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다.예전의 그녀는 항상 단정한 옷차림에 우아하기 그지없었는데 지금은 아예 딴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그러자 여재천이 다시 어두운 얼굴로 물었다.“너한테 지금 전국적으로 최고 수배령이 떨어졌다는 걸 몰라서 이래? 그런 사람이 지금 내 차에 탔다는 건 나까지 불구덩이에 밀어 넣겠다는 거야?”그러자 여초연은 우아하게 자신의 하얗게 변한 머리를 쓸어 넘겼다.“불구덩이에는 당신 스스로 뛰어내리지 않는 이상 누구도 감히 당신을 밀어버리지 못해.”여재천의 눈에는 분노가 서려 있지만, 동시에 두려움도 섞여 있었다.“반드시 최선을 다해 명우를 구해낼게. 그러니까 잠시만 몸을 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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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3화

여재천은 순간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눈치껏 입을 닫았다.그리고 그가 입을 다물고 나서야 여초연은 조금 진정되는 듯싶었다.“지금은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 우리 명우만 구해내면 진태형 씨를 죽여줄게.”여재천의 눈이 순간적으로 휘둥그레졌다.그동안 비록 부장관 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하루하루를 얼마나 불안하게 보내고 있는지 모른다.혹시나 조직을 배신한 일이 들통날까 봐, 혹시나 진태형이 다시 돌아와 그를 지금 자리에서 밀어낼까 봐 너무 두려웠다.지금 만약 그의 가장 큰 소원이 뭔지 물어본다면, 그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진태형이 반역자의 죄명을 가지고 관에 들어가게 하는 것이고 왠지 그래야만 두 다리를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았다.하여 방금 여초연의 조건을 듣자마자 자기도 모르게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무슨 방법이라도 있어?” “그건 말해줄 수 없고.”그녀의 말에 여재천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여태껏 그녀가 나서서 실패한 일이 거의 없었기에 너무 믿음이 갔다.그렇지 않으면 당시의 구씨 가문도 그렇게 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그러고 보면 구씨 가문의 그 늙은이는 그토록 강하리가 싫었던 걸까?구동근이 구승훈을 얼마나 아끼는지 사실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고 구승훈이 바라는 걸 들어주지 않을 사람이 아니었다.만약 여초연이 중간에서 이간질만 하지 않았더라면 두 사람 사이가 이렇게까지 서먹해지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다만 이 독사 같은 여자는 평소에도 자기 실체를 잘 드러내지 않고 다녀, 구씨 가문의 사람들이 아직 이 여자의 진정한 악독함을 모르고 있는 게 오히려 안타까울 정도였다.그렇게 차 안은 조용한 상태에서 어느 회원제 리조트로 향하고 있었다.강하리는 한참 뒤에서 그 차를 뒤쫓아가고 있는데 마침 구승훈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왜?”“왜냐고?”구승훈의 말투는 역시나 삐딱했다.“우리 주인님께서 뭐하고 있나 알고 싶어서. 혹시 다른 남자라도 만나러 가시나?”강하리는 눈썹을 들썩거렸다.비록 구승훈의 얼굴이 보이지 않지만 무의식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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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4화

VIP 리조트는 거의 실명제였다.강하리는 자기 이름을 남기기 싫어 입술을 꽉 깨물었다.그리고 여재천의 차가 이미 리조트 안으로 들어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걸 보고는 자기도 모르게 핸들을 꽉 쥐었다.그녀는 리조트 이름을 한번 확인한 후 냉큼 천아름에게 전화를 걸었다.“팬턴 리조트에 들어가고 싶은데 혹시 방법이 있을까?”“거긴 왜? 심씨 가문에도 리조트가 있잖아?”천아름은 점심시간이라 잠깐 눈을 붙이고 있다가 비몽사몽인 상태에서 전화를 받게 되었다.“일이 있어서 그래. 좋기는... 내 이름 남기지 않고 들어가고 싶어.”“전화해 볼게.”천아름은 빠르게 전화를 끊었다.그리고 얼마간 지난 후 입구에 있던 경비원이 한 통의 전화를 받더니 이내 강하리 쪽으로 다가와 물었다.“천아름 씨 친구분이실까요?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그렇게 강하리는 경비원을 따라 직원 통로를 통해 들어갔다.그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천아름에게 부탁한 것이었는데 바로 될 줄이야, 그것도 직원 통로라니.“천아름 씨는 여기에 자주 오나요?”그러자 경비원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한껏 예의를 갖추고 말했다.“저희 사장님이 천아름 씨의 친구입니다.”강하리는 그저 눈을 깜빡거리다가 더 이상 묻지 않았다.그리고 안쪽으로 들어가자마자 경비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도로를 따라 들어가 보니 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조용하고 작은 길 하나가 나왔다.강하리는 이 길을 따라 끝까지 차를 몰고 가다가 어느 숲속에 숨겨진 호수 하나를 발견했다.비록 지금 풍경을 감상할 기분이 아니었지만 눈앞의 경치에 입을 다물지 못하다가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대나무 숲속에서 여재천의 차가 어렴풋이 보였다.강하리는 차를 세울 곳을 찾아 숲을 한 바퀴 돌아 여재천의 차가 서 있는 건물 뒤로 들어갔다.빠르게 정원에서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는데 한 여자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강하리는 자기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졌다.그러나 목이 많이 쉬어있는 것 같아 그 사람이 맞는지 확신하기 힘들었다.강하리는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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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5화

남자아이가 한껏 난감한 표정을 짓자 강하리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쪼그리고 앉아 그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괜찮아요. 제가 방법을 다시 생각해 볼게요.”이때, 남자아이가 눈을 도로록 돌리더니 다시 답했다.“내가 도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잠깐 기다려봐.”그리고 말을 마치자마자 어디론가 뛰어갔다.강하리는 원래 그 남자아이를 불러세우려고 했지만 달리기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깜쪽같이 대나무 숲으로 사라졌다.어차피 그가 진짜로 자신을 도울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 것도 아니었기에 담장 주변을 한 바퀴 돌며 뒷문 같은 곳이 있는지 찾아보려던 이때, 그 남자아이가 다시 눈앞에 나타나더니 웬 종업원의 옷을 강하리에게 건네줬다.“이 옷으로 갈아입으면 들어갈 수 있을 거야.”강하리는 놀라기도 했고 너무 기뻐서 옷을 건네받자마자 남자아이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보였다.그러자 남자아이는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남편을 잡으면 내가 이 총으로 한 방에 죽여줄게!”‘그, 그럴 필요까지는 없단다.’그 뒤로 강하리는 구석 쪽에 가서 옷을 갈아입은 후, 다른 종업원의 뒤를 따라 마당 안으로 들어갔다.선글라스와 마스크는 이미 모두 벗었기 때문에 들어갈 때 고개를 숙여야 했다.어깨까지 내려오는 단발머리는 고개를 숙이는 바람에 얼굴이 다 가려져 오롯이 뾰족한 턱만 드러낸 채 술을 들고 다른 종업원의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방 안에는 이미 적지 않은 사람이 앉아 있었는데 정 가운데 앉은 사람은 여재천이 아니었다.그는 상석이 아닌 옆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한창 사람들에게 굽신거리며 아첨을 떨고 있었다.강하리는 당황한 기색을 애써 감추고 조용히 술을 테이블 위에 올려다 놓은 뒤 한 병 한 병씩 열었다.그리고 술을 따는 틈 타 살짝 고개를 들었으나 상석에 앉은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기도 전에 어디선가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직 다 안 왔어요?”말이 떨어지자마자 한 여자가 안쪽에서 걸어 나왔는데 연보랏빛 치맛자락이 눈에 확 들어왔다.그러다가 병따개를 잡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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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6화

강하리는 순간 눈앞이 아찔해 났다.그리고 일부러 놀란 표정을 지으며 한 발짝 뒤로 물러서더니 이내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 제가 잠깐 딴생각했습니다... 죄송합니다!”말은 그렇게 해도 절대 고개는 들지 않으려 했다.그러자 여초연이 강하리의 눈앞까지 다가와 다시 말했다.“괜찮아요. 제가 뭐 잡아먹기라도 해요? 그저 어딘가... 제 아들 며느리랑 너무 닮아서 그래요.”순간 강하리의 몸이 그대로 얼어붙었다.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너무 방심했던 것 같았다.여기서 여초연을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들어왔다.여재천과 다른 사람들은 아마 그녀가 지금 가발도 쓰고 있고 스타일도 확 바뀌어 강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그런데 여초연도 그녀를 본지 꽤 오래되지 않았나?그렇다는 건 강하리가 요즘 어떤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는지, 또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저 비슷한 체형만 보고 자연스레 강하리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었다.강하리는 계속 고개를 숙인 채 곧 무릎이라도 꿇을 기세로 다시 말했다.“사모님, 전 그저 일개 종업원일 뿐인데 제가 어떻게 감히 사모님 아들 며느리일 수 있겠습니까?”그러자 여초연은 다시 코웃음 쳤는데 그녀도 슬슬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었다.“아니면 얼굴 좀 보자니까? 설마 얼굴을 들 용기도... 없는거야?” 그녀의 말에 강하리는 몸이 더욱 세게 떨렸다.그리고 뭐라고 막 변명하려던 이때, 갑자기 밖에서 남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당신들은 왜 우리 엄마를 괴롭혀요!”남자아이의 목소리가 문 앞에서 울려 퍼지자 방 안의 모든 사람이 어리둥절해했다.순간 강하리는 냉큼 뒤돌아 그 남자아이를 끌어안았다.“여기는 왜 왔어? 빨리 나가!”“엄마, 무서워하지 말아요. 제가 지켜드릴게요!”남자아이는 말을 마치자마자 강하리의 품 안에서 벗어나더니 장난감 총을 손에 쥐고 강하리의 앞을 가로막으며 환상적인 연기를 펼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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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7화

긴장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이제 몸에 슬슬 한계가 오고 있었다.방금 순간적으로 심장 박동이 빨라진 후로부터 그녀는 지금 손발이 무감각해질 정도로 차가웠고 가슴도 찌릿찌릿했다.강하리는 남자아이를 안고 비틀거리며 정원을 벗어나 막 내려놓으려는데 갑자기 아이가 말했다.“어떤 남자가 저기서 기다리고 있는데 그 사람이 저더러 들어가 보라고 했어요.”구승훈일 것이다.그가 왔다는 생각에 강하리는 순간 온몸의 긴장이 확 풀리면서 눈앞이 캄캄해졌다.그러나 이런 고통을 애써 참으며 남자아이를 내려주고 다시 일어나려는데 뒷마당에서부터 요란스러운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또다시 온몸의 신경이 곤두선 강하리는 남자아이의 손을 잡고 도망치려고 했지만 아이는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전 안 갈래요.”강하리도 강제로 데려갈 마음이 없었다. 지금 상태로 남자아이까지 데려갔다가 더 힘들기만 하기 때문이다.하여 남자아이를 놓아주고는 구승훈이 있다는 방향으로 또다시 비틀거리며 달려갔다.그러나 뒤에서 쫓아오는 발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리는 동시에 그녀의 호흡도 점점 가빠지기 시작했다.그리고 눈앞의 하늘과 땅이 서로 뒤바뀐 듯 어지러웠고 귓가에서 울리는 소리마저 어렴풋한게 마치 물속인 것 같았다.시야가 점점 흐릿해지고 호흡에는 피 맛이 느껴지면서 정처 없이 달려가고 있던 이때,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대나무 숲에서 누군가가 그녀를 확 낚아채더니 그대로 끌어당겼다.하늘과 땅이 뒤바뀌고 세상이 모든 색을 잃은 것처럼 희미한 게 현실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데 오직 안긴 사람의 체온과 다급한 목소리만 진짜처럼 느껴졌다.“강하리, 간도 크다?”남자는 이를 갈며 말했다.그리고 안아 올리려는 것 같았는데 지금 그녀의 눈에는 남자의 턱과 울창한 대숲 사이로 보이는 햇살만 보였다.강하리는 눈을 지그시 감더니 구승훈의 허리를 껴안고 그의 가슴에 얼굴을 기댔다.“잠시만, 숨 좀 돌릴게.”구승훈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강하리는 안정적으로 뛰는 그의 심장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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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8화

같은 시각, 강하리를 뒤쫓아갔던 남자가 다시 돌아왔다.“찾았어?”여초연이 턱을 한껏 치켜들고 물었다.그녀는 입구의 흔들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햇빛이 비친 얼굴은 비록 초췌했지만 여전히 아름다웠다.그녀의 물음에 남자는 조심스레 답했다.“사모님, 제가 나갔을 때는 이미 그 종업원이 보이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다 모른다고 했습니다.”“멍청한 것!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고작 여자 하나를 못 찾는다고?”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숙인 채 숨소리조차 내기 조심스러워했다.문제는 이 팬턴 리조트가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도 아니었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여기 배후의 사장이 국내 최대 조직의 우두머리인 하영훈이라고 했다.이곳에서 그들은 물론, 지금 상석에 앉은 저 사람이 직접 나서도 만약 하영훈의 말 한마디면 그도 감히 여기서 행패를 부리지 못할 것이다.아래 사람들이 모두 말하지 않자, 여초연은 냉랭한 얼굴로 방으로 들어갔다.그리고 들어가자마자 곧바로 여재천에게로 향했는데 그는 한창 사람들에게 어떻게 자기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임명우를 몰래 구해낼 수 있을지 낮은 소리로 상의하고 있다가 여초연이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다가오는 걸 발견했다.“왜...”그러나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초연은 그의 체면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은 듯 뺨을 거칠게 내리쳤다.여재천은 얼굴이 따끔거리는 동시에 억제할 수 없는 분노가 마구 치솟았다.“미쳤어?”그러자 여초연은 차갑게 웃으며 되물었다.“난 당신이 미친 것 같은데? 의심스러운 점을 발견했으면 당장 쫓아가야지, 시간을 끌어?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을 다 죽게 만들려고 작정했어?”여재천은 화가 잔뜩 치밀어 올랐지만 여초연의 말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막 되물으려고 하는데 옆에 있던 사람이 여초연에게 물었다.“무슨 뜻이에요? 의심스러운 점이요? 사모님, 혹시 방금 그 여종업원을 말하는 건가요?”여초여는 그제야 마음이 가라앉은 듯 다시 우아하고 담담한 원래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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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9화

“일단 그렇게 마무리하고 이만 돌아가세요. 이따 사람들이 몰려들기 전에.”여초연은 말을 마치자마자 돌아섰다.모든 사람의 안색이 저마다 어두웠지만 그저 한숨만 내쉴 뿐 아무도 대꾸하지 못했다.그러나 이 한숨에는 감회가 담겨져 있는지, 아니면 후회가 담겨있는지 서로 몰랐다.한편.구승훈은 강하리의 말을 듣자마자 눈빛에 살기가 돋쳤다.“확실해?” 그리고 더 세게 강하리의 손을 잡자 강하리는 눈살을 찌푸렸지만 그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응.”구승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는 바람에 강하리의 몸도 같이 흔들렸다.그리고 그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고 말했다.“지금 조시욱 씨한테 전화를 걸기에는 너무 늦었어. 그쪽에서는 이미 널 찾지 못한다는 사실만으로 지금 의심하기 시작했을 테니까.”그러다가 갑자기 그녀의 입에 가볍게 입 맞췄다.“이따 아름 씨더러 데리러 오라고 할게. 그러니까 얌전이 어디 가지 말고 여기에 있어. 알겠지?”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강하리의 손을 놓고 밖으로 나가려 했는데 강하리가 다시 그의 손을 잡고 물었다.“어디가?” “네 시어머니이자 우리 사랑스러운 엄마 뵈러 가야지.”“승훈 씨, 지금 그쪽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는지 알기나 해?”경호원을 얼마나 데려왔는지는 고사하고 방 안의 사람만 해도 거의 스무 명 정도였는데 이런 상황에서 혼자 쳐들어간다는 건 거의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그러자 구승훈은 강하리의 얼굴을 살짝 꼬집으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내가 바보야? 지금 당장 그 사람들과 싸우겠다는 게 아니라 단지 여초연 씨를 이곳에 남게 하려고 그래.”“그리고 다시는 약속을 어기지 않을게. 두 번 다시는 너랑 헤어지는 일이 없게 할 거니까 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강하리가 잡고 있는 손가락을 하나씩 폈다.결국 강하리는 어쩔 수 없이 그가 떠나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만 있어야 했다.밖에서 곧 자동차의 엔진 소리가 들려오자 강하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대나무 숲속으로 차가 사라지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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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0화

순간, 구승훈의 눈빛이 확 돌변하더니 한껏 살기가 돋친 얼굴로 하영훈에게 경고했다.“당장 그 더러운 생각 집어치우는 게 좋을 겁니다. 내 딸은 절대로 당신한테 줄 수 없으니까.”“당신이 무슨 꿍꿍이인지 내가 모를 것 같나요? 하씨 가문의 권세는 항상 혈통을 제일 중요시 했죠. 당신은 지금 당신 아들에게 여러 가지 보험을 들게 하려는 거잖아요. 죄송한데 이걸 어쩌죠? 제 딸은 그쪽 아들한테 아무 관심이 없거든요.”그의 말에 하영훈이 껄껄거리며 웃었는데 점잖은 얼굴로 미소를 지으니 얼굴이 더욱 화사하게 느껴졌다.“너무 섣불리 그런 소리하지 말아요. 혹시 알아요? 진짜 나중에 커서 그쪽 딸이 먼저 첫눈에 반할지?”“첫눈에 반하기는 개뿔, 당장 내 눈앞에서 꺼져요! 그리고 오늘 일에 대해 그쪽이 원하는 건 뭐든지 다 들어줄 테니까 내 아내, 내 딸은 털끝만치도 건드리지 못합니다. 절대!”구승훈은 그와 더 말했다가는 곧 주먹이 날아갈 것 같았다. 그러다가 문득 앞을 보니 이미 그들은 모든 차를 한 대씩 검사하고 있어 그와의 대화는 여기서 마무리했다.하영훈도 자신과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구승훈을 보고는 어쩔 수 없이 차에서 내렸는데 갑자기 뒤돌아 그에게 뭔가를 던져줬다.내려다보니 금으로 된 자물쇠였다.“우리 아들이 당신 딸한테 주는 상견례 선물.”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손을 휘휘 저으며 자리를 떴다.그는 그 자물쇠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또다시 화가 치밀어 올라 신경질적으로 그걸 사물함에 던져놨다.차량 검사는 이미 반 정도 진행되고 있었고 구승훈은 맞은 편에 있는 차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한 대 한 대씩 모든 검사를 마친 뒤, 이제 두 대의 차량만이 남게 되었다.이때, 구승훈의 핸드폰이 울렸다.“대표님, 대표님께서 찾으시는 분이 지금 끝에서 두 번째 차에 타고 있는데 그쪽 사람들이 많아 보여서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구승훈은 전화를 끊자마자 곧바로 차에 시동을 걸었다.그리고 그 차도 리조트에서 출발하자마자 뭔가 이상함을 느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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