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미 목소리가 다 갈라져 있었다.방금 열 몇 곡의 노래를 불렀는데 전부 고음도 많았고 또 연달아 부른 탓에 목소리에 무리가 간 듯했다.그러나 박민호의 애원에도 한수지는 그저 차갑게 웃으며 되물었다.“지금 장난해? 네가 싫으면 안 해도 되는 줄 알아?”박민호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다.“지금 딱 3초 준다!”그녀의 말에 깜짝 놀란 박민호는 결국 무릎 꿇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한잔, 두잔...오늘 컨디션도 안 좋았던 박민호는 지금 온몸이 쑤셨다.이때, 한수지가 호탕하게 웃으며 박민호의 얼굴에 돈을 뿌려줬다.이건 박민정이 시킨 게 아니였지만 한수지는 한때 박민호가 자주 하던 행동을 똑같이 보여주면서 그게 어떤 기분인지 제대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소원대로 박민호는 오늘 육체적으로 힘든 것도 있지만 자존심이 완전히 짓밟혔다.“계속해. 그리고 그대로 기어서 나가!”한수지의 말에 박민호의 얼굴이 다시 하얗게 질렸다.“네? 안 나가면 안 될까요?”밖에는 다른 손님들도 많은데 자신의 이런 굴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쯧쯧쯧, 돈도 벌고 싶은데 또 체면도 차리고 싶은 거야? 다시 한번 말해두는데 너 같은 사람한테 오늘처럼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만 기억해.”말을 마치자마자 문을 열었다.박민호는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어 거절하려는데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덩치가 커다란 경호원들이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순순히 하라는 대로 할래, 아니면 또 얻어터질래?”한마디로 그의 마지막 자존심까지 다 잃게 했다.한참 동안 망설이던 박민호는 고개를 수그린 채 어쩔 수 없이 천천히 기어나갔다.역시나 밖에 앉아 있던 수많은 손님들은 이 모습을 보고 저마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그리고 박민정도 어느새 무리 속에서 박민호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보스, 그만할까요?”진서연이 더는 보기 힘들었는지 박민정에게 물었지만 그녀는 차갑게 고개를 저었다.“이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민호는 평생 깨우치지 못하고 저렇게 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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