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원은 그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싸늘하게 식어버렸다.무언가 더 말하려던 찰나, 등 뒤에서 간호사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들려왔다.“누가 전화 만지라고 했어?”이지원은 급히 전화를 끊고는, 마치 아무 번호나 막 눌러본 척 어색하게 연기했다.“당장 꺼져! 나, 남준 오빠한테 전화할 거야! 남준 오빠가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분명히 나 구하러 올 거야! 그때 되면 너희 다 끝장이야!”간호사는 씩씩대며 다가왔다.“이게 미쳤나, 감히 전화를 해? 손목을 확 잘라버릴까 보다!”이지원은 움찔하며 목을 잔뜩 움츠렸다.“아, 안 돼요, 안 돼... 다시는 안 그럴게요...”“다시는 안 그럴 거면, 얼른 돌아가!”간호사가 쏘아붙였다.하지만 이지원은 차마 다시 방으로 돌아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돌아가면 정신병동 룸메이트에게 또 한바탕 두들겨 맞을 게 뻔했으니까.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말을 듣지 않으면 간호사가 바로 진정제를 주사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으니.결국 이지원은 터벅터벅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방에 들어서며, 이지원은 간절히 기도했다.‘제발... 제발 룸메이트가 자고 있기를... 절대 깨어나지 않기를...’조심스레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룸메이트가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이 보였다.이지원은 그제야 숨을 내쉬며 안도했다.그러나 그 평온은 오래가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 안에서는 이지원의 울음 섞인 비명 소리와 함께 룸메이트의 욕설이 터져 나왔다.“잘도 도망 다니네! 다리를 부러뜨려야 정신을 차릴 거야! 어디서 감히 도망쳐?”“다시는 안 그럴게요... 안 그럴게요...”이지원은 울먹이며 애원했다.정신병동에서는 이런 울음소리나 고함소리가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그러니 아무도 방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신경 쓰지 않았다.한편, 간호사는 이지원의 전화 기록을 확인하다가 깜짝 놀랐다.진짜로 외부로 전화를 걸었고,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던 것이었다. 심지어 통화 기록까지 남아 있었다.병원장에게서 특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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