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진은 자신도 모르게 차에서 내려 박민정을 따라갔다.생각해보면, 박민정을 직접 본 건 정말 오래전 일이었다. 가장 최근이라 해봤자, 인터넷에 올라온 영상 속 모습이 전부였다.그런데 막상 눈앞에 마주하니, 박민정은 예전이랑 얼굴은 그대로인데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한서진은 그런 박민정을 따라 대형 쇼핑몰 안으로 들어섰다.박민정은 진서연과 함께, 자기 옷은 물론 남편, 엄마, 아이 겨울옷까지 한꺼번에 고르는 중이었다.그때, 진서연이 예쁜 원피스를 발견하곤 눈을 반짝이며 외쳤다.“보스! 이것 좀 봐요, 이 원피스 너무 예쁘지 않아요? 보스한테 완전 찰떡일 것 같은데요!”그렇게 말하며 손을 뻗는 순간, 누군가가 먼저 휙 낚아챘다.바로 한서진이었다.그녀는 옷을 들어 살펴보며 무심한 듯 말했다.“예쁘긴 하네.”진서연은 얼굴을 찌푸렸다.“저기요, 이 옷 제가 먼저 본 거거든요?”한서진은 일부러 모르는 척 고개를 갸웃했다.“어머, 그래요? 전 못 봤는데요? 먼저 봤다고 다 자기 건가요? 아직 돈 낸 것도 아니잖아요?”“그쪽, 너무 무례한 거 아니에요?”진서연은 어이없어하면서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그때 박민정이 다가오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한서진 씨?”한서진은 그제야 박민정을 알아본 척하며, 익숙한 목소리로 말했다.“어머, 너였구나? 민정이.”진서연이 놀란 눈으로 물었다.“보스, 아는 사이세요?”박민정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응. 오늘 회사에 왔던 두 한 씨 대표님 중 한 분의 따님이야.”그 말은 곧, 예전에 알던 사람이고 사이도 별로 안 좋다는 뜻이었다.진서연도 금세 눈치를 챘다.‘아, 그래서 굳이 이 옷을...’“민정아, 이 옷 네가 먼저 본 거니?”한서진이 물었다.하지만 박민정이 대답도 하기 전에, 그녀는 능청스럽게 말을 이었다.“그랬구나~ 그럼 내가 실수했네? 남이 본 걸 먼저 챙기다니, 내가 너무 급했지~”요즘 한서진은 체중이 꽤 늘어난 상태라, 이 원피스는 그녀에게 맞지도 않았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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