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란은 그 말을 듣고 싸늘하게 웃음을 지었다.“장 대표님은 당신을 모르시는 게 아니라, 알고도 피하시는 거예요.”그녀는 몸을 늘리며 기지개를 켰다.“몇 년 전 당신이 해외로 놀러 가셨을 때 장 대표님 댁에 일이 생겨 도움을 청했던 거 기억나요? 제가 연락 안 되니 당신을 찾았는데,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잖아요.”유지욱은 고개를 갸우뚱했다.“그런 적이 있었어?”그는 약간 어색하게 물었다.고영란이 눈을 흘기며 말했다.“참 대단한 기억력이네요. 자신에게 불리한 건 죄다 잊어버리시고.”고영란이 유지욱을 모욕했지만 그는 예전처럼 얼굴을 붉히며 나가지 않았다.그는 지금 남에게 부탁하는 처지라는 걸 잘 알고 있다.“그땐 내가 잘못했어. 장 대표님을 만나게 좀 자리를 만들어주면 안 돼? 직접 사과드리고 싶어.”유지욱이 말했다.고영란은 그의 이런 태도를 보며 의아해했다.“당신 대체 무슨 속셈인 거예요? 오늘따라 나한테 왜 이렇게 공손한 거예요?”그녀는 유지욱이 분명 장서준에게 무언가를 부탁할 게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결국 유지욱은 사실을 털어놓았다.“우리 형이 말하는데 아버지 묘지 풍수가 좋지 않대. 마침, 우리 유씨 가문 묘지 옆에 장씨 가문의 땅이라, 장 대표님과 상의해 땅을 사려고.”그의 말을 들은 고영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당신의 형이 그 땅을 원한다면, 직접 가서 상의하시면 될걸, 왜 당신이 나서는 거예요?”유지욱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지며 목소리 톤이 저절로 높아졌다.“그게 무슨 소리야? 내 아버지 묘지 일인데, 내가 나서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고영란은 갑자기 높아진 그의 목소리에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지욱 씨, 지금 저한테 소리 지르는 거예요?”유지욱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런 뜻이 아니었어. 어쨌든 당신도 한때는 우리 유씨 가문 며느리였잖아. 이 정도 부탁도 못 들어줘?”“이 정도 부탁?”고영란은 그를 비웃었다.“그렇게 간단한 일이면 당신이 직접 하지 그래요?”유지욱은 또다시 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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