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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죽기 전엔 못 놔줘: Chapter 2241 - Chapter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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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1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박민정은 박예찬과 박윤우를 마중하러 초등학교로 갔다.학교 안에서는 방금 수업이 끝난 아이들이 책가방을 챙기며 하교 준비를 하고 있었다.유지훈은 새 학교에서도 유치원 때처럼 모두가 자신을 떠받들어 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박예찬과 박윤우 주변에만 모여들었다.화가 치밀어 오른 유지훈은 책가방을 챙긴 후 조동민이 박예찬과 박윤우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그에게 다가가 일부러 어깨로 들이받았다.“개자식아, 길 비켜.”조동민은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누구한테 한 말이야?”“대꾸한 놈이 개자식이지.”유지훈은 고개를 쳐들고 도발적인 눈빛을 보냈다.조동민은 속으로 화가 치밀었지만 가문의 회사가 유씨 가문과 얽혀 있어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했다.분노를 억누른 조동민은 유지훈에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모습을 보고 더욱 기고만장해진 유지훈은 조동민을 비웃듯 말했다.“나한테 뭐라도 해보겠다더니? 그냥 짖기만 하고 물지 못하는 겁쟁이 강아지네. 하하하! 매일 예찬이와 윤우의 뒤만 쫓아다니더니, 네 주인들 불러서 나한테 복수해 보라 그래!”그 말투와 행동이 워낙 건방져서 옆에 있는 진주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지훈아, 너 지금 너무 지나쳤어.”진주가 유지훈에게 말했다.진주가 자신을 타박하자 유지훈은 손을 뻗어 그 여자아이를 밀쳤다.조동민은 자신의 짝꿍을 괴롭히는 유지훈의 모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서 그를 혼내주려고 했다.하지만 조동민이 손을 쓰기도 전에 유지훈이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앞으로 휘청거리더니 넘어졌다.그의 뒤에서 박예찬이 조용히 발을 걷었다.유지훈이 바닥에 쓰러진 채 울부짖었다.“야, 누가 나를 찬 거야?”평소에 갑질을 해 온 탓에 아무도 그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박예찬이 걷어찼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더욱 없었다.“동민아, 진주야, 우리 가자.”박윤우는 유지훈의 몸을 뛰어넘으며 말했다.조동민이 웃으면서 말했다.“가자.”이 모습을 본 유지훈은 이를 악물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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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2화

사실 박윤우도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몰랐다. 하지만 그냥 그런 느낌이 들었다.유지훈은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무언가 더 말하려다가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다.“엄마... 흑흑...”최현아가 그를 데리러 온 것이었다.박예찬과 박윤우는 서로를 바라보며 동시에 눈살을 찌푸렸다.박윤우는 혀를 내밀며 비웃었다.“이렇게 큰아이가 혼나면 엄마 찾아다니고, 쯧쯧... 부끄럽지도 않아?”그의 말을 듣고 표정이 굳어버린 유지훈은 평소의 연기력까지 잃어버린 듯 멍하니 서 있었다.최현아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먼지투성이가 된 유지훈이 박예찬과 박윤우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보고 급히 다가갔다.“지훈아, 왜 그래? 누가 괴롭혔어? 왜 울어?”최현아의 싸늘한 시선은 박윤우와 박예찬을 향했다.박예찬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녀를 정면으로 응시했다.그 차갑고 깊은 눈동자를 바라보자 최현아는 소름이 돋았다.‘이 아이는 정말 아버지 유남준을 빼닮았구나.’유지훈은 고자질하려던 참이었지만 박윤우의 말이 떠오르자 억지로 삼켰다.“아... 아무도 괴롭히지 않았어요.”이 뜻밖의 대답에 박예찬과 친구들은 깜짝 놀랐다.‘평소에 늘 어른들에게 고자질하던 지훈이가 오늘은 왜 이러지?’“그럼 어쩌다 이렇게 지저분해진 거야?”최현아가 물었다.유지훈은 입술을 깨물고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제가 넘어졌어요.”최현아는 그의 모습을 보자 거짓말임을 단번에 알아챘다.그녀는 박예찬 일행을 노려보며 말했다.“너희들이 그런 거지?”조동민과 진주는 최현아의 기세에 눌려 움츠러들었다.박예찬이 모든 사실을 말하려는 순간 뒤에서 조동민의 어머니가 급히 달려왔다.한가영은 아첨하는 표정으로 최현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최 대표님, 이건 분명 오해예요! 우리 동민이는 지훈이의 가장 친한 친구예요. 절대 그럴 리가 없어요.”그러고는 조동민의 팔을 꼬집으며 말했다.“그렇지, 동민아?”조동민은 어머니의 말을 듣고 주먹을 꽉 쥐었지만 분노를 참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가영은 최현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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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3화

유지훈은 침을 꿀꺽 삼켰지만 진실을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엄마, 진짜 제가 넘어진 거예요. 다른 사람이랑은 상관없어요.”‘예찬이와 윤우에게 약해 보일 수는 없어. 게다가 여자아이들도 보고 있는데… 어떻게 엄마에게 의지할 수 있어? 그렇다면 인터넷에서 말하는 마마보이가 되는 거 아니야?’최현아는 입을 열지 않는 아들을 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왜 그렇게 조심성이 없어? 앞으로 조심해.”“알겠어요.”유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최현아는 그를 데리고 떠났다.유지훈은 발길을 옮기면서도 고개를 돌려 박예찬과 박윤우를 노려보았다.바로 그때 막 도착한 박민정은 우연히 최현아가 유지훈과 함께 떠나는 모습을 보았다.그녀는 황급히 아이들에게 다가갔다.“예찬아, 윤우야, 괜찮아?”그녀는 아이들이 최현아에게 괴롭힘을 당했을까 봐 걱정되었다.두 아이는 고개를 저으며 이구동성으로 말했다.“우리는 괜찮아요.”박민정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한가영은 그녀를 보고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박 대표님, 오랜만이네요. 아이들을 데리러 오신 건가요?”박민정은 단지 예의상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였다.“네.”“같이 가지 않을래요? 우리 집이 방향이 비슷한 것 같은데?”한가영은 이 기회를 틈타 남편 회사와 지엔 그룹의 협력을 도모하려 했다.하지만 박민정은 그녀에게 냉담한 태도를 보였다.“착각하신 것 같네요. 전 반대 방향이에요.”말을 마친 그녀는 몸을 굽혀 두 아이에게 말했다.“가자. 집에 가자.”“네.”박민정은 두 아이를 데리고 돌아갔다.진주도 떠난 후 뒤에서 이를 지켜보던 한가영은 혼잣말로 투덜거렸다.“너희 이모는 민정 씨의 친구 아니었어? 왜 이렇게 쌀쌀한 거야! 그리고 너희 이모 하랑 씨도 그래, 김씨 가문의 며느리로서 자기 가문을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니야?”조동민은 어머니의 불평에 이마를 찌푸렸다.‘왜 항상 남에게 의지하려 하지? 왜 스스로 노력하지 않는 걸까?’“엄마, 그런 이야기 그만해 주세요.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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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4화

최현아는 아들이 진짜로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휴지로 유지훈의 얼굴에 맺힌 눈물을 닦아주며 호통쳤다.“울긴 왜 울어? 이렇게 약해 빠져서야!”유지훈은 엄마의 호통에 바로 입을 다물었다.“감히 내 새끼를 건드리다니, 가만두지 않을 거야.”최현아는 박민정의 아이들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유명훈이 세상을 떠난 후 큰아들 집안은 완전히 뒷전으로 밀려났다. 친척들은 하나같이 둘째 아들 집안에 달라붙어 아첨하기에 바빴다.유남준이 유앤케이 그룹을 뺏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이제는 유앤케이 그룹을 자신이 창업한 IM 그룹에 편입시켰다.유남준은 유앤케이 그룹 자금으로 IM 그룹의 적자를 메꾸지 않았을까?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최현아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응, 엄마.”유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집으로 돌아간 최현아는 유석진을 찾아갔다.서재 안에서는 유석진이 붓을 잡고 서예를 연습하고 있었다.장손이 괴롭힘을 당했다는 소리에 화가 났지만 최현아처럼 속 좁게 굴지는 않았다.붓을 잠시 멈추더니 다시 글씨를 쓰며 담담하게 말했다.“애들끼리 다투고 싸우는 건 흔한 일이야. 그렇게 신경 쓸 필요 없어.”“하지만 아버님, 우리 지훈이가 그냥 당하고만 있어야 하나요? 이대로 두면 둘째 집안에서는 우리를 만만하게 보고 기를 펴지 않겠어요?”최현아가 말했다.마침내 한 폭의 글씨를 완성한 유석진은 고개를 들어 최현아를 바라보았다.“현아야, 넌 성미가 너무 급해.”최현아는 그의 말이 옳다는 걸 알고 고개를 숙였다.유석진은 곧이어 말을 덧붙였다.“우리 아들이 남보다 못하니, 우리는 조용히 처신해야 한다.”그의 말을 들은 최현아는 얼굴이 살짝 굳었다.유성혁은 정말 쓸모가 없었다. 유남준에게 구타당해 병원에 실려 간 후 완전히 기가 죽어버렸다.그녀는 원래 유성혁의 손을 빌려 유남준의 네 아들을 제거하려 했지만 이제는 그것도 불가능해졌다.“됐어, 너는 가서 쉬어라. 지훈이가 괴롭힘당한 일은 내가 네 작은 아버지에게 일러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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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5화

고영란은 그 말을 듣고 싸늘하게 웃음을 지었다.“장 대표님은 당신을 모르시는 게 아니라, 알고도 피하시는 거예요.”그녀는 몸을 늘리며 기지개를 켰다.“몇 년 전 당신이 해외로 놀러 가셨을 때 장 대표님 댁에 일이 생겨 도움을 청했던 거 기억나요? 제가 연락 안 되니 당신을 찾았는데,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잖아요.”유지욱은 고개를 갸우뚱했다.“그런 적이 있었어?”그는 약간 어색하게 물었다.고영란이 눈을 흘기며 말했다.“참 대단한 기억력이네요. 자신에게 불리한 건 죄다 잊어버리시고.”고영란이 유지욱을 모욕했지만 그는 예전처럼 얼굴을 붉히며 나가지 않았다.그는 지금 남에게 부탁하는 처지라는 걸 잘 알고 있다.“그땐 내가 잘못했어. 장 대표님을 만나게 좀 자리를 만들어주면 안 돼? 직접 사과드리고 싶어.”유지욱이 말했다.고영란은 그의 이런 태도를 보며 의아해했다.“당신 대체 무슨 속셈인 거예요? 오늘따라 나한테 왜 이렇게 공손한 거예요?”그녀는 유지욱이 분명 장서준에게 무언가를 부탁할 게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결국 유지욱은 사실을 털어놓았다.“우리 형이 말하는데 아버지 묘지 풍수가 좋지 않대. 마침, 우리 유씨 가문 묘지 옆에 장씨 가문의 땅이라, 장 대표님과 상의해 땅을 사려고.”그의 말을 들은 고영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당신의 형이 그 땅을 원한다면, 직접 가서 상의하시면 될걸, 왜 당신이 나서는 거예요?”유지욱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지며 목소리 톤이 저절로 높아졌다.“그게 무슨 소리야? 내 아버지 묘지 일인데, 내가 나서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고영란은 갑자기 높아진 그의 목소리에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지욱 씨, 지금 저한테 소리 지르는 거예요?”유지욱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런 뜻이 아니었어. 어쨌든 당신도 한때는 우리 유씨 가문 며느리였잖아. 이 정도 부탁도 못 들어줘?”“이 정도 부탁?”고영란은 그를 비웃었다.“그렇게 간단한 일이면 당신이 직접 하지 그래요?”유지욱은 또다시 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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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6화

유석진과 전화를 끊은 후 유지욱은 고영란에게 물었다.“방금 형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애들끼리 싸웠다는 게 대체 무슨 말이야?”“싸웠다고요?”고영란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예찬이와 윤우는 다친 데 없어요?”“당신의 손자들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지훈이가 다쳤대, 듣자 하니 예찬이와 윤우가 다른 애를 도와서 지훈이를 때렸다네.”유지욱은 눈살을 찌푸렸다.“애들한테 잘 설명해 줘야 해. 형제끼리 서로 도와야지, 어찌 남을 도와서 동생을 괴롭혀?”고영란은 그의 말을 듣고 속이 뒤집힐 듯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하지만 그녀는 화를 억누르고 그를 비웃으면서 말했다.“우리 예찬이와 윤우는 천하에 가장 얌전하고 사려 깊은 아이들인데, 어찌 남을 도와 가족을 괴롭히겠어요? 당신이 오히려 아주버님한테 제대로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지훈이는 어릴 적부터 아버님 곁에서 자라, 아버님과 그 아이의 엄마가 버릇없이 키워서 건방지고 오만해요. 그 아이는 맞아도 싸요.”“우리 아이들이 무사하다니 다행이네요. 아주버님께 전화해서 말씀드리세요. 만약 제 손자에게 상처 하나 생기면 그의 손자도 절대 살아남지 못할 거라고.”말을 마친 고영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방 안으로 들어갔다.더 이상 유지욱의 잔소리를 들을 생각이 없었다.유지욱은 그녀의 태도를 보고 분노와 좌절감이 치밀어 올랐다. 따라가서 따져보고 싶었으나 그녀에게 부탁했던 일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어쩔 수 없이 그는 박민정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바로 그 시각 박민정은 회사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어제 오후에 아이들을 데리러 갔던 일은 이미 잊고 있었다.시아버지에게서 전화가 걸려 온 것을 본 박민정은 순간 의아해졌다.‘평소에 일 있으시면 남준 씨에게 전화하시던 분이 오늘은 무슨 일로 나한테 직접 전화하셨지?’“아버님, 혹시 무슨 일이 있으시나요?”전화를 받은 그녀는 조심스레 물었다.유지욱은 박민정이 이치를 잘 헤아리고 대화하기 편하다는 것을 잘 알기에 직접 연락한 것이다.“민정아, 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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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7화

박민정은 전화를 끊은 후 그 사건의 경위를 다시 시아버지 유지욱에게 설명해 주었다.그러나 유지욱은 박예찬의 이런 행동에 찬성하지 않았다.“지훈이가 잘못한 건 맞지만 상대는 예찬이 아니라 다른 아이잖아. 다음부터 이런 일이 생기면 예찬이에게 남의 일에 참견하지 말고, 가만히 지켜보라고 해.”그의 말에 박민정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아버님, 예찬이가 어른이 돼서도 남의 잘못을 눈감아 주라는 말씀이세요?”그녀의 말을 들은 유지욱은 말문이 막혔다.박민정은 차분하게 이어서 말했다.“저는 예찬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방법이 잘못됐을 뿐이죠. 먼저 발로 차면 안 된다고 이미 일러뒀어요.”말을 마친 박민정은 유지욱이 대답하기도 전에 업무가 바쁘다는 이유로 다시 전화를 끊었다.유지욱은 문 앞에 서서 기분이 유난히 우울했다.‘도대체 왜 다 내 말을 안 듣고 남과 원수지려고 하는 거야?’“어머, 아들한테는 감히 연락하시지 못하고 며느리에게 전화하신 거예요? 우리 민정이가 착해서 괴롭히기 쉽다고 생각하셨나요?”고영란의 조롱 섞인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그녀는 멀리 가지 않고 현관 쪽에 서서 유지욱과 박민정의 통화 내용을 듣고 있었다.유지욱은 그녀의 비아냥에 입술을 깨물며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농담은 그만하고, 장 대표님 그 일은 도와줄 거야 말 거야?”“제가 도와주면 저한테 무슨 이득이 있어요?”고영란은 일부러 물었다.“한 가족이 무슨 이득을 따져?”유지욱은 본능적으로 말했다.“누가 당신이랑 한 가족이에요. 참 뻔뻔하시네요.”고영란은 한 마디 던진 뒤 하이힐을 딱딱 울리며 거실로 걸어가 소파에 앉았다.유지욱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이번 한 번만 도와줘. 우리 아버지가 하늘나라에서도 당신에게 고마워하실 거야.”고영란은 따듯한 물을 마시며 말을 이었다.“됐어요. 아버님은 늘 편애하셨어요. 저를 유씨 가문 며느리로 여긴 적이 없어요. 내가 당신을 도와줄 리가 없잖아요. 아주버님을 도와줄 일은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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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8화

유석진은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유지욱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형, 무슨 말 하는 거야? 아버지 유언장에도 분명히 재산은 형에게 준다고 했잖아. 내가 어떻게 형과 재산을 다투겠어?”유석진은 손에 든 컵을 꽉 움켜쥐고 고개를 숙이며 한숨을 쉬었다.“아버지께서 내게 모든 재산을 주신 건… 이 아들이 아버지를 실망하게 했기 때문이야. 아버지는 내 미래가 걱정되셨던 거야. 내가 앞으로 돈을 벌지 못해 힘들게 살까 봐.”그는 또 눈시울을 붉히며 유지욱을 바라보았다.“지욱아, 너희 집 남준이는 얼마나 훌륭해. 큰 회사도 운영하고 있잖아. 하지만 우리 아들은 집에서 놀고, 먹고 마시는 것밖에 못 해. 내가 늙으면 어떤 신세가 될지 몰라.”유석진의 말을 들은 유지욱의 눈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형, 왜 그런 말 하는 거야? 우리는 한 가족이야, 어떻게 형네 집안이 어려워지는 걸 가만히 지켜보겠어.”유석진은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나를 잘 대해주는 건 알아. 다만 남준이가 나를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남준이와 이미 이야기를 나눴어. 애초에 형한테 서운한 거 없었대.”유지욱은 유석진을 위로했다.유석진이 다시 말을 이었다.“그러면 남준이에게 장 대표와 이야기 좀 나눠 달라고 부탁해 줄 수 있어?”유지욱은 망설였다.이전에도 유남준에게 유석진을 도와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유남준은 그 일만 도와주고 다른 일은 더 이상 도와줄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바가 있었다.“됐어... 역시 남준이는 나를 원망하는 모양이군.”유지욱은 서둘러 대답했다.“아니야. 내가 남준이에게 부탁할게. 우리 가문 묘지를 위한 일이니 분명히 흔쾌히 도울 거야.”“그래.”유석진은 웃음을 간신히 참아냈다.그는 이어서 말했다.“하지만 이번에는 절대 내가 제안했다고 말하지 마. 나는 여전히 걱정되는 게…”“알았어. 내가 직접 찾아낸 명당이라고 할게.”“응, 알았어.”유석진과 이야기를 마친 후 유지욱은 서둘러 아들 유남준을 찾았다.한편 줄곧 박민정의 곁을 지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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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9화

전화 너머로 장서준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유 대표님도 아시다시피, 대표님의 큰아버지는 절대 손해 보실 분이 아니에요. 그런 분이 제 땅을 시세보다 비싸게 사시겠다고 하시니 분명 다른 속셈이 있으시겠죠.”장서준은 유남준이 그의 큰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기에 거리낌 없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네, 그러면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저는 당연히 그분에게 싸게 넘기고 싶지 않아요.”장서준은 난처한 표정이었다.“하지만 오늘 대표님 아버지께서 저를 찾아오셨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문전박대할 수밖에 없었어요.”장서준은 유남준에게 매우 공손하게 말했지만 그는 과거에 아버지가 장서준과 작은 마찰이 있었음을 알고 있었다.“장 대표님, 땅을 팔지 말지는 본인 결정이에요.”유남준은 단호하게 말했다.“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원하시면 팔고, 아니면 팔지 않으셔도 돼요.”“하지만…”“아버지 쪽은 걱정하지 마세요.”“아, 그렇다면 다행이네요.”장서준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유지욱이 유남준에게 일러바칠까 봐 걱정스러웠던 모양이다.유남준은 핸드폰을 내려다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더니 곧 다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잠시 후 토지 주소를 보낼 테니 그곳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철저히 조사해. 하루 안에 반드시 조사 결과를 보고해.”“알겠습니다.”전화 너머에서는 즉각 대답했다.전화를 끊은 유남준의 표정이 심각해지자 옆에 있던 박민정이 그에게 물었다.“무슨 일이에요? 아버님이 또 아이들 일로 남준 씨를 찾아오신 거예요?”유남준은 이 일을 박민정에게 설명해 주었다.그의 말을 들은 박민정은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그곳에 황금이라도 숨겨져 있나요?”박민정이 비웃었다.“황금은 당연히 없겠지. 하지만 돈벌이 수단은 분명히 있을 거야.”유남준은 차분히 말했다.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유석진은 늘 그런 식이었다. 과거에도 불법적인 방법으로 돈을 번 전적이 많아 고영란은 그가 유언장을 위조했다고 의심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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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0화

유남준이 이렇게 말하자 장서준은 거절하지 않았다.“좋아요. 유 대표님께서 원하신다면 공짜로 드려도 돼요.”장서준은 유쾌하게 웃으며 특별히 너그러운 태도를 보였다.“그러실 필요 없어요. 제가 시세보다 열 배 비싼 가격으로 인수할 거예요.”유남준이 말했다.그의 말을 들은 장서준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열 배요?”“네, 맞아요.”“그러면 대표님이 너무 손해 보세요. 그 땅이 그렇게 가치가 없어요.”장서준이 다시 입을 열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손해 볼일도 없고 장 대표님도 없을 거예요.”유남준이 단호하게 대답했다.여기까지 말하자 장서준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알겠어요. 대표님 말씀대로 하시죠. 전 모두 따르겠어요.”전화를 끊은 후 유남준은 부하에게 바로 계약서를 체결하라고 했다.당일 퇴근 후 유남준은 박민정과 아이들을 데리고 옛 저택으로 돌아갔다.유지욱은 그가 땅을 확보했다는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옆에 앉아 있던 고영란은 의아함을 느꼈다.‘내가 남준이에게 진실을 설명해 줬는데, 왜 장 대표를 찾아간 거지?’“남준아, 그 땅을 얼마에 샀어?”유남준은 사실과 다르게 말했다.“시세보다 열 배 비싼 가격에 샀어요.”“열 배?”고영란은 깜짝 놀랐다.“그 땅이 황무지 아니었어? 어떻게 그렇게 비싸? 장 대표가 너무 하는 거 아니야? 분명 네가 젊어서 속인 거겠지.”고영란은 바로 장서준의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려고 했다.그런데 유지욱이 그를 말렸다.“원래 장 대표가 절대 팔려고 하지 않던 땅이야. 이제 겨우 동의했는데, 괜히 일을 그르치지 마.”유남준도 말을 이었다.“계약은 이미 끝났어요. 아버지가 묘지 확장에 쓰신다고 했으니, 돈을 좀 더 들여도 괜찮아요. 게다가 장 대표가 계속 팔려고 하지 않아서 제가 오래 설득해서 겨우 넘겨받은 거예요.”아들의 말을 들은 고영란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땅 문제는 이미 해결됐으니, 큰아버지를 모셔 와 묘지 확장 문제를 논의하자.”유지욱이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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