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Bab 601 - Bab 610

1254 Bab

제601화

연정훈은 반박하지 않았다.이 모든 일이 결국 자신이 자초한 결과라는 걸 알고 있었다. 애초에 양시연에 대한 감정을 더 일찍 깨닫지 못했던 게 가장 큰 문제였다. 조금만 더 빨리 솔직해졌더라면 이렇게까지 오해가 깊어지진 않았을 것이다.“우리가 함께했던 그 시절 나의 잘못이야. 그건 인정해.”양시연은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돌렸다.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억눌린 울분이 가슴 깊은 곳에서 차올랐다.“정말 당신이 잘못을 인정한다면 이번 한 번은 그냥 너그럽게 넘어가 줘요. 이 모든 건 내가 공짜로 얻은 행운이라고 치고 결혼 이야기는 꺼내지 말아줘요.”연정훈은 어이없었다.“...”“그건 별개의 문제야.”양시연은 어이없었다.“...”‘쳇!’그녀는 자세를 고쳐 앉아 침대 머리맡에 기대며 입술을 삐죽거렸다. 그리고 연정훈을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정훈 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나한테 잘해주면 내가 정훈 씨한테 고마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그런 뜻은 아니야.”“근데 정훈 씨 행동 논리는 그런 뜻으로 보여요!”“아니라고.”이번에는 연정훈이 반박했다.“논리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너한테 잘해주는 건 네가 내게 돌아오길 바라는 거지 네가 나한테 고마워하길 바라는 게 아니야. 네가 그렇게 받아들이는 건 내 진심을 왜곡하고 개념을 바꿔치기하는 거야.”양시연은 침묵을 지켰다.“...”논리로 전직 교사와 대화하려는 건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다.양시연은 다른 접근 방식을 택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곧장 물었다.“정훈 씨는 계속 소현주 씨랑 헤어진 뒤로는 다시 엮일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어요. 맞죠?”“응.”“거짓말하지 말아요!”그녀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울렸다. 마치 치명적인 약점을 잡은 듯 당장이라도 벌떡 일어나 그의 성한 다리를 걷어차고 싶은 심정이었다.연정훈은 양시연이 자세를 바르게 하고 앉는 모습을 보고 순간적으로 자신이 또 어떤 실수를 했는지 곰곰이 떠올렸다.양시연은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턱을 치켜들었다.“그해 내가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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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마음대로 말해요. 난 더 이상 신경 안 써요.”양시연은 체념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어차피 정훈 씨랑 결혼할 마음 없으니까요.”연정훈은 대꾸하지 않고 조용히 그녀의 말을 듣고 있었다.양시연은 한숨을 내쉬며 연정훈을 힐끗 쳐다보고는 모든 걸 꿰뚫어 본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정훈 씨가 정인을 나한테 넘긴다고 해서 내가 고마워할 줄 알아요? 당신 속셈은 너무 뻔해요.”연정훈은 억울한 듯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잠시 침묵하던 그는 손으로 이마를 눌렀다.‘됐다. 이렇게는 대화가 안 통하겠군.’그는 자세를 고쳐 앉으며 몸을 이완했다. 다리를 꼬고 양시연 맞은편에 편히 기대앉은 그는 차분히 물었다.“그래서 내가 뭘 노린다는 건데?”양시연은 턱을 살짝 치켜들고 자신만만한 태도로 말했다.“요즘 몇 년 안에 관직에 오르려는 생각 하고 있죠?”“그런 셈이지.”양시연은 비웃음을 흘렸다.“흥!”그러고는 고개를 홱 돌리며 연정훈을 흘겨보았다.“그러면서도 아무 속셈이 없다고요?”연정훈은 순간 이해가 되지 않아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양시연은 연정훈이 반박할 틈을 주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예전엔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 했던 사람이 이제는 권력을 노리고 있는 거죠. 정인 그룹은 더 이상 당신에게 필요 없으니까 나를 이용해서 털어내려는 거고요. 그러고 나서는 다시 날 집에 끌어들여서 양손 가득 챙기겠다는 계산 아니에요?”연정훈은 그녀의 단호한 말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 ‘대체 무슨 상상을 하는 거야.’그가 아무 말 없이 잠자코 있자 양시연은 자신이 제대로 간파했다고 확신한 듯 미소를 지었다.“내 말이 맞죠?”“...”연정훈은 진심으로 화가 났다. 속이 뒤집히는 듯했다.‘정인을 네가 원해서 준다는데 내가 이걸 계산적으로 이용한다는 소리를 들어야 해?’“이미 말했잖아. 정인 그룹은 네 소유가 된다고.”“정훈 씨랑 결혼하면요? 아이가 생기면요? 결국 정인 그룹은 정훈 씨 아이한테 넘어가는 거 아니에요? 내가 바보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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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연정훈 씨!”“하...그만 하세요...”“음...음...”방에서는 부끄러운 목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다행히 아무도 방해하지 않았다.알파카 두 마리가 침실 주위를 맴돌며 왔다 갔다 할 뿐이었다.침대에 앉아 있던 양시연은 연정훈의 품에 기대고 있었지만, 옷은 이미 흐트러져 있었다. 양시연의 얼굴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셔츠의 단추는 풀어졌고 속옷도 흐트러져 있었다.양시연은 한 손으로 흘러내리려는 셔츠를 붙잡고 다른 손으로는 연정훈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하지만 연정훈의 힘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연정훈의 오른손은 지금 순간 악행을 벌이고 있었다.양시연은 연정훈에게 철저히 지배당했다.미세한 소리가 양시연을 부끄럽게 만들었지만, 온몸에 퍼지는 쾌감은 그녀로 하여금 삶의 행복을 온전히 느끼게 했다.양시연은 한 송이의 꽃처럼 연정훈의 지배하에 천천히 피었다.‘기분이 좋다...’연정훈은 양시연의 어깨에 부드럽게 입맞춤하며 천천히 양시연의 주의를 흩트렸다. 연정훈의 움직임은 그녀가 자극을 더욱 강렬하게 느끼도록 만들었다.양시연은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천장을 바라보았고 흐릿해진 시선은 초점을 잃은 듯했다.연정훈은 갑자기 멈췄다.양시연은 가볍게 소리를 냈다. 숨을 고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불만이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연정훈은 양시연을 다시 누우라고 하고 무릎으로 고정하자 그녀의 그녀의 다리가 살짝 벌어졌다.연정훈이 셔츠를 벗는 모습을 보자 양시연은 심장이 빨리 뛰었다.그는 다시 입맞춤을 시작했다. 양시연의 손을 잡은 채 연정훈의 입술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양시연은 고개를 저으며 그를 밀치며 말했다. “안돼요! 정훈 씨, 그만 멈춰요!”‘멈추라니!’연정훈은 양시연이 순순히 따르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스스로 단추를 풀었다. 그리고 양시연의 손을 강제로 움직이게 했다.양시연은 눈을 꼭 감고 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썼다.그런데 다음 순간 가슴에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양시연이 피하려는 순간 뜨거운 열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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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양시연은 힘없이 미간을 찌푸리며 눈을 떴다.“우리 집에 가서 뭐 하시려는 거예요?”“청혼 하려고.”양시연은 코웃음을 치며 쓴웃음을 지었다.“가세요. 엄마 집에 있어요.”‘엄마가 정훈 씨를 잡아먹지 않으면 다행이겠네요.’연정훈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9시 정각에 너희 집에 갈게.”양시연은 눈을 깜빡이며 잠시 망설였다. 그의 진지한 태도에 괜히 걱정되었다.그러나 곧 마음을 고쳐먹었다. 어차피 양지원이 있으니 연정훈이 간다고 한들 좋은 일이 생길 리 없었다.‘흥.’연정훈은 욕실로 가서 욕조에 물을 채운 뒤 다시 침대 옆으로 와 양시연을 자연스럽게 안았다.양시연은 연정훈이 귀찮았다.“집에 가서 씻을게요!”연정훈은 아무 말 없이 입을 꾹 다물었다.양시연은 속으로 미칠 것 같았다.지금은 그와 다툴 기운도 없고 끈적거리는 몸이 너무 불편했다. 연정훈은 아까 끝까지 하지 않았으니 욕실에서 무례한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욕실 문이 닫히자 양시연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나가세요. 씻을 거예요.”연정훈은 대답 대신 그녀를 욕조 안으로 들어 올렸다.“내가 씻겨줄게.”그는 수건을 그녀의 머리 위에 부드럽게 올렸다.“난....”연정훈은 샤워 헤드를 켜서 부드러운 물줄기를 양시연의 땀에 젖은 얼굴 위로 흘렸다.양시연은 아무 말 없이 그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았다.‘아. 정훈 씨는 정말 귀가 먹었나? 점점 더 짜증 나네!’그러나 연정훈은 아랑곳하지 않고, 따뜻한 물과 섬세한 손길로 그녀를 조심스레 씻겨주었다.몸에 닿는 적당한 힘과 온기에 그녀는 점점 졸음이 밀려오는 듯했다.눈을 반쯤 감은 채 참지 못하고 물었다.“정훈 씨, 혹시 몇 년 동안 마사지 샵에서 근무했어요?”연정훈은 어이없었다.“...”밤새 그들은 엉뚱한 대화를 이어가며 얼떨결에 같은 침대에서 잠들었다.양시연은 이불을 모두 차지했고 연정훈은 화내는 대신 다른 이불을 꺼내 덮었다.밤은 고요했고, 양시연은 술에 취한 몸이 한층 편안해지며 달콤한 잠에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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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양씨 가문의 저택 앞 작은 마당까지 호화로운 차들이 줄지어 있었다. 양시연은 조심스럽게 세어보았다. 적어도 열 대 이상의 차량이 있었다. 각 차의 트렁크는 모두 열려 있었고 그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이미 모든 짐은 집 안으로 옮겨진 듯했다.양옆에 서 있는 경호원들은 위압감을 자아냈다.‘무슨 일이야? 큰 인물이 양석진 씨를 방문하기라도 하는 건가?’그녀는 어리둥절한 마음으로 집 안으로 들어섰다.집 안은 발 디딜 틈도 없었다.테이블 위에는 온갖 선물들이 빼곡히 쌓여 있었고 바닥에도 선물 꾸러미가 가득했다.몇몇 아주머니들이 선물을 정리하려 분주히 움직였지만, 함부로 손댈 수 없는 분위기였다.“여 아주머니,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여 아주머니는 양지원이 어릴 적부터 돌봐온 보모로 양씨 가문에서 오래도록 일해온 사람이었다.그녀는 양시연의 질문을 듣고 잠시 손을 닦으며 대답하려는 찰나 갑자기 위층에서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양시연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 계단을 올려다보았다.‘연정훈 씨?!’양시연은 본능적으로 나비 앞에 몸을 가리며 섰다.나비는 고개를 빼꼼 내밀고 천진난만하게 바라보았다.‘안녕, 아빠.’양시연은 어이없다는 듯 입을 다물었다.“...”그녀는 나비의 머리를 살짝 눌러 자리에 앉혔다.연정훈은 단정한 정장 차림으로 포멀한 복장이었다.서서히 계단을 내려오며 여유로운 미소를 띠고 있었다.양시연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정훈 씨, 도대체 뭐 하러 온 거예요?”연정훈은 계단 중간에서 잠시 멈추고 고개를 살짝 돌리며 말했다.“어제 너한테 말했잖아.”양시연은 그의 말을 곱씹으며 머릿속에서 떠올리려 했다.‘청혼?!’그녀는 즉시 긴장하며 집 안의 물건들을 다시 한번 훑어보았다.‘이놈이 감히...!’양시연은 급히 아래층을 내려다보았다. 양지원은 보이지 않았고 대신 내려온 사람은 양홍두였다.양홍두는 연정훈에 대해 항상 좋은 인상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연정훈의 능력과 미래를 높이 평가했고 인품 또한 중요하게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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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표세연 씨! 당신 아들이 연씨 가문의 재산을 전부 털어가고 있어요. 요양 자금을 다 날리고 싶지 않으면 빨리 물건이나 가져가세요!”양씨 가문의 양지원이 처음으로 전화 속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화를 냈다.그 반대편 표세연은 거실에 앉아 무표정하게 전화를 들고 있었다.표세연이 원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니었다.연정훈이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 말릴 수 없었다.거기에 세운의 그 여자는 문제가 터졌을 때 누구보다 신이 나더니 이제 와서 자기 차례가 되자 세운에서 나오지도 않고 양시연의 신분을 의심하며 양씨 가문과의 관계를 꺼리기까지 했다.‘문제가 있다. 분명히 문제가 있다.’표씨 가문은 이렇게 복잡한 일이 없었는데, 연정훈은 미친 짓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건 분명히 연정훈의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성격 때문이었다.“지원 씨, 제 말 좀 들어보세요.”“듣고 싶지 않아요! 당장 물건이나 가져가세요!”표세연은 차분히 침묵했다.“...”그는 큰 잔에 차를 가득 따르며 천천히 말했다.“예전에는 내 잘못이 있었지만, 그게 연정훈과 무슨 상관이 있나요? 정훈이는 절대 시연이가 출신이 낮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사람을 깔본 건 나였지 내 아들은 아니에요.”양지원은 비웃듯 되물었다.“...연정훈이 사람을 깔보지 않았다고요? 연정훈은 단지 예쁜 여자의 유혹에 넘어가 마음이 흔들린 것뿐이죠!”“아니에요! 그건 절대 아니에요!”표세연은 서둘러 아들을 변호하며 급히 덧붙였다.“소현주 일도 제 잘못입니다.”양지원은 조용히 쏘아붙였다.“소현주랑 표세연 씨가 사귀었어요?”양지원이 비꼬듯 말했다.“그건 아니죠...”표세연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비위를 맞췄다.“당시 내가 사람을 보냈었어요...”...아래층에서 들리던 양지원의 목소리는 점차 부드러워졌다.한편 양시연은 침대에 엎드려 나비와 함께 과자 한 봉지를 나누어 먹고 있었다.“정상적이지 않은 연정훈 씨랑 같이 지내면서 그동안 참 힘들었을 거야.”나비는 과자를 천천히 씹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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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엄마.”“응?”양시연은 진지한 얼굴로 다가와 정색하며 물었다.“연정훈 씨, 혹시 무슨 숨겨진 병이라도 있는 건 아닐까요?”양지원은 순간 멍해졌다가 이내 딸과 눈을 마주치며 웃음을 터뜨렸다.양시연은 소파에 몸을 기댄 채 한숨을 쉬며 말했다.“연정훈, 정말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요.”“그러게 말이다.”양지원은 웃음을 멈추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제정신이 아니니까 미친 듯이 너와 결혼하려고 하는 거겠지.”양시연은 고개를 숙인 채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녀의 손끝은 나비를 만지작거렸고 마음속은 복잡한 감정으로 어지러웠다.감동이라기보다는 어쩌면 단순한 허영심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양시연은 스스로 생각했다.연정훈이 아니라도 권력 있고 우수한 누군가가 이렇게 간절히 다가왔다면 양시연은 비슷한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양지원은 케이크 한 조각을 집어 딸의 입에 가져다주며 부드럽게 물었다.“그래서 네 마음은 어떠니?”양시연은 눈길을 이리저리 굴리며 대답했다.“결혼하고 싶지 않아요.”“진심이니?”“그 사람 요즘 너무 성가셔요.”양지원은 한동안 말없이 양시연을 바라보았다.“...그래도 결국은 네 선택이지.”양시연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아이고.’양시연에게 자기 모습을 똑바로 바라보라고 거울을 하나 건네주고 싶었다. 그녀가 성가신 건지 아니면 부끄럽고 화가 난 건지 스스로 확인해 보라는 뜻에서였다.양지원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혁수는 아마 희망이 없겠구나.’양시연은 옆으로 다가가 양지원을 살며시 껴안으며 작게 말했다.“저 정말 지금 결혼할 생각 없어요. 집에 온 건 뭔가 제대로 해보려고 결심한 거예요.”양지원은 딸의 등을 부드럽게 두드리며 위로했다.“너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어.”“아니에요.”양시연은 고개를 저으며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딸이 아니라면 연정훈 씨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이번 일은 아예 해낼 수 없었을 거예요.”“그건 어리석은 생각이야.”“...”양지원은 단호히 말했다.“‘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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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정인 그룹에서.연정훈은 방금 부승원을 배웅하고 돌아왔다.부승원은 초안을 훑어본 뒤 짧게 한마디를 남겼다.“안 되겠다. 너희 엄마한테 부탁해서 무당이라도 불러야겠어. 넌 귀신 들린 게 틀림없어.”정인 그룹의 규모를 생각하면, 최대 주주의 변경은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었다.연씨 가문이 몇 대에 걸쳐 상업에서 쌓아온 자산을 고작‘혼수’로 내놓는다니 이건 완전히 풋내기나 할 법한 무모한 짓이었다.게다가 상대방이 이를 단번에 거절했다는 사실은 더할 나위 없이 굴욕적이었다.비서실장은 연정훈의 의도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감히 충고할 수는 없었다. 그는 속으로 조마조마한 마음을 감춘 채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갔다.연정훈은 무거운 마음으로 책상 앞에 앉아 서랍을 열었다.서랍 깊숙한 곳에는 작은 상자가 있었다.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한 쌍의 반지가 들어 있었다.이 반지는 예전에 양시연이 그에게 돌려보낸 것이었다.연정훈은 반지를 들고 한참 동안 가만히 바라보았다. 결국 조심스레 반지를 다시 상자에 넣었다.연정훈은 미친 게 아니고 단지 처음으로 자신감이 부족했을 뿐이었다.그래서 서둘러 승부수를 던졌다. 양시연을 떠나지 못하게 잡아두고 싶었다.양시연은 변한 것 같으면서도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그가 사랑했던 사람이었지만, 이제 그녀에게는 더 많은 선택지가 생겨 있었다.양혁수는 양시연을 좋아하고 있었으며 두 사람은 점점 가까운 사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와 비교하면 연정훈은 자신에게 뚜렷한 강점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양시연이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감정을 품을 때 관계를 확실히 정리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그 후에는 매일 그녀와 함께하며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 기회가 있을 것이다.이런 생각을 하며 연정훈은 책상으로 돌아와 만약 양시연이 거절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신중히 고민하기 시작했다.양시연은 늘 그에게 자신만만한 태도를 지적했지만, 정작 연정훈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양시연이 거절할 때마다 연정훈의 마음은 점점 더 불안해졌고, 그는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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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반우희는 주스를 마시며 물었다.“부승희 씨, 연 대표님 편을 안 들어주시나요?”부승희는 눈동자를 살짝 굴리더니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저는 항상 옳고 그름을 따지는 사람이에요. 이치에 맞는 걸 도울 뿐 가족 편은 들지 않죠.”반우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역시 부승희 씨다!’“그런데 말이에요.”부승희는 목소리를 조금 낮추며 양시연에게 시선을 돌렸다.“네가 연정훈의 청혼을 거절한 이유가 이제 연정훈을 안 좋아해서야? 아니면 연정훈에 대한 앙금 때문이야?”양시연은 잠시 망설였다.그때 반우희가 손목시계를 흘끗 보며 재빨리 끼어들었다.“2초 이상 망설였어요!”부승희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양시연을 가리키며 말했다. 부승희는 자신이 영리하다고 생각했다.양시연은 어이없었다.“...”양시연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잠시 멈췄다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생각 중이었어요.”“좋아하는지 아닌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양시연은 고기를 한 입 먹으며 천천히 말했다.“너무 오랫동안 연애 문제를 멀리하다 보니 조금 서툴러졌나 봐요.”부승희는 흥미롭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렇군요.”양시연은 헛기침하며 대화를 마무리하려는 듯 고개를 돌렸다."반우희는 털털하게 단도직입적으로 상황을 정리했다.“아직 조금은 좋아하지만, 그렇게 많이 좋아하진 않는 거죠. 앙금도 조금은 있지만, 굳이 앙갚음할 마음은 없어요.”그렇게 말하고 나서 반우희는 자신만만하게 양시연에게 물었다.“제 말이 맞죠. 양시연 언니?”양시연은 말없이 달콤한 수프를 그녀 앞에 밀어놓았다.“많이 먹어. 이거 맛있어.”“네.”부승희는 웃음을 터뜨리며 음식을 맛보았다.“사실 이해는 가요. 전 애인이 쫓아오면 누구라도 망설이겠죠.”양시연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불쑥 물었다.“이승우가 승희 씨한테 다시 대시하면 받아줄 거예요?”부승희는 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지만, 금세 익살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니요.”양시연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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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화

“됐거든요.”양시연이 숟가락을 쥐고 낮게 중얼거렸다.“돈이 많으니까 돈으로 날 사려는 것 같아요. 누가 누구를 잡아두는 건지도 모를 일이죠.”“오늘 아침이었어요.”그녀는 말하다가 점점 화가 치밀어 오르는 듯했다.“우리 집에 선물 잔뜩 들고 와서 청혼한다고 하더니 내 앞에서는 여전히 뻔뻔하게 굴더라니까요.”부승희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반박했다.“뻔뻔하다고 해서 초조하지 않다는 건 아니죠!”양시연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초조해요? 전혀 그렇게 안 보이던데요.”부승희는 양손을 뻗으며 말했다.“안 초조했으면 천천히 시연 씨를 설득했겠죠. 이렇게 대대적으로 단기전으로 나설 이유가 없잖아요?”양시연은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연정훈의 행동이 분명 평소의 그와는 달랐다.그러다 문득 생각이 스쳤다.그녀는 부승희를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잠깐만! 부승희 씨, 너 뭔가 스파이 같은 느낌이 있어요.”반우희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뭔가 수상해요.”부승희는 어이없었다.“...”양시연은 숟가락을 조용히 내려놓으며 단호한 목소리로 물었다.“연정훈 씨한테 뭔 얘기 듣고 날 부른 거 아니죠?”부승희는 의자를 바짝 당기며 허리를 곧게 펴더니 말했다.“무슨 소리예요. 난 그냥 옛 친구가 그리워서 온 거라고요!”부승희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삐죽 내밀고 말했다.“생각이 너무 많아졌네요. 역시 신분이 달라지더니 우리 같은 가난한 친구들은 다 의심부터 하네요.”양시연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부승희는 양시연이 믿지 않는 걸 보자 한숨을 쉬며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잠금을 해제하며 말했다.“봐요. 직접 확인해요. 나랑 연정훈이 마지막으로 연락한 건 정말 한참 전이었어요.”부승희는 양시연이 굳이 확인하지 않을 거라 속으로 확신했다. 두 사람 사이가 그렇게 막역하지는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런데 뜻밖에도 양시연은 휴대폰 화면으로 시선을 옮기며 단호히 말했다.“그러면 연정훈과의 카톡 채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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