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씨 저택.표세연은 너무 초조해 가만히 있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며 제 남편인 연재혁을 재촉했다.“오늘 손자 상견례 날에 어머님이 갑자기 아프다고 하시는 건 일부러 그러시는 게 아니겠어요?”연재혁도 골치가 아팠다.민수희는 정말 몸이 아주 불편한 건지 소식이 아예 끊겼고 게다가 연호민마저도 별다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연정훈은 이미 단호하게 태도를 보였고 계속 강행한다면 민수희와 연호민의 마음을 다치게 할 수도 있었다.“그만 재촉해요. 양씨 집안 사람들도 아직 채모이지 않았잖아요.”표세연은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그래도 양씨 집안은 신부 측이고, 우리는 신랑 측인데 우리 때문에 늦어진다면 정훈이 체면이 뭐가 되겠어요?”연재혁이 안경을 고쳐 쓰며 물었다.“그럼, 뭐 어떻게 할까요?”“그러지 말고 우리 둘이 가요!”“...”“재혁 씨는 다른 방법 있어요? 난 정말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해요.”“일단 진정해 봐요.”표세연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고 도우미에게서 가방을 건네받았다.“안 갈 거면 나 혼자라도 갈 거예요! 내 아들 체면은 내가 챙겨줄 거라고요! 당신은 그냥 집이나 얌전히 지키다가 이틀 뒤 학동 시티로 돌아가는 대로 이혼해요!”연재혁의 표정이 굳어졌다.표세연은 농담이 아니었는지 가방을 챙기고 바로 밖으로 걸었다.그러자 연재혁도 별수가 없어졌다. 정말 표세연을 혼자 보내고 이혼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연재혁은 도우미를 시켜 간단하게 말을 전하게 하고 그 뒤를 따랐다.“기다려 봐요. 같이 가요!”아래층의 표세연과 연재혁이 막 집을 나설 때쯤, 머리가 희끗한 연호민이 민수희의 알약을 챙겨주며 덤덤하게 말했다.“시간도 많이 늦었고 우리도 이만 가요. 우리가 가지 않으면 예의에 어긋나지 않겠어요?”그 말을 들은 민수희는 병상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두 눈을 마주하자 왠지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는데도 제 남편은 가문의 이익을 1순위로 두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아 서러웠다.“난 그럴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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