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조이현은 능청스럽게 입을 다물며 일부러 미안한 척했다.“양시연 씨, 미안해요. 제가 당신 얘길 한 건 아니에요. 신경 쓰지 마세요.”“괜찮아요.”양시연은 미소를 지으며 차를 한 모금 마셨다.“조이현 씨는 건강검진 받으러 오셨나요?”조이현은 뻔뻔하게 웃으며 대답했다.“산부인과에 왔어요.”양시연은 일부러 놀란 척 물었다.“임신하셨군요?”“...”양시연은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이며 마치 친근하게 묻는 듯한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둘째인가요?”조이현의 얼굴이 굳어졌지만 양시연은 모르는 척 자연스럽게 이어갔다.“전에 한 번 임신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 딸이었나요? 아니면 아들이었나요?”이 주제는 조이현에게 금기였다. 누군가 이 이야기를 꺼내기만 해도 그녀는 분노로 이성을 잃곤 했고 더구나 그 일이 있던 당시 양시연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다. 조이현이 유산의 충격과 분노로 양시연의 외할머니가 입원해 있던 병원까지 찾아가 난동을 부렸었다. 양시연은 그런 사실을 잘 알면서도 이 주제를 꺼내 조이현을 노골적으로 자극했다.조이현은 온몸에 긴장이 감돌았고 무심코 눈에 들어온 찻잔을 집으려 했지만 양시연이 먼저 찻잔을 들어 올렸다.두 사람의 눈빛이 교차했고 양시연은 차분하지만 냉랭한 표정을 지었고 조이현의 눈은 분노로 불타오르고 있었다.“조이현 씨 내가 당신과 어떤 원한으로 얽힌 적 있던가요?”양시연이 침착하게 물었다.조이현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더 이상 가식적인 태도를 유지하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응수했다.“당신이 나한테 원한이 없다고? 당신 때문에 내 첫 아이가...”조이현이 울컥하며 말을 이어가려 했지만 양시연은 단호하게 그녀의 말을 끊었다.“조이현 씨의 불행은 당신이 사람을 잘못 본 탓이에요.”양시연이 조이현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솔직히 말해서 당신 같은 사람이 겪는 불행은 모두 당신이 자초한 거라고 봐요.”양시연은 과거를 떠올렸다. 조이현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녀를 고위층 남성의 차에 태우려 했던 일 그리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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