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Bab 791 - Bab 800

1254 Bab

제791화

“모연준 씨는 경인에 가족이 있나요?”양시연이 물었다.모연준의 운전기사가 그 사람을 챙겨준다는 건 두 사람이 평범한 친구 사이가 아니라는 걸 의미했다.연정훈은 양시연의 의문을 바로 알아차렸다.그들에게 있어 운전기사와 조수는 아주 중요한 사람들이며 쉽게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지’ 않았다.더군다나, 모연준은 차갑고 다른 사람을 돕는 성격도 아닌 것 같았다.연정훈이 대답했다.“잘 모르겠어.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고구마 더 먹을래?”연정훈이 대화 주제를 돌리자 양시연은 조금 이상하게 느꼈지만 대답 대신 고개를 저었다.“집에 돌아가서 먹고 싶으면 내가 구워줄게. 재료도 있고, 오븐도 있으니까.”연정훈이 말했다.“좋아요.”그렇게 대화는 중단되었다.양시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부승원은 이 사건을 직접 목격했고 이번 일이 부승희와 관련이 있다면 부승원이 알아서 처리할 것이다.차량은 어느새 강남 시티 앞에 도착했다. 여 아주머니는 두 사람이 이렇게 일찍 돌아온 것을 보고 놀라며 집에 들어서자마자 상황을 물었다.양시연은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것 같아 바로 말했다.“임신했다고요?”여 아주머니는 놀라서 외쳤고 양시연은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평소랑 똑같이 하시면 돼요.”‘어떻게 평소랑 똑같을 수 있어요!’여 아주머니는 자리를 맴돌며 한참 고민하다가 행동으로 옮겼다.축하 편지 작성, 레시피 체크, 임산부 돌보는 방법도 하나도 빠짐없이 찾아보았다.양지원과 양홍두도 이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연정훈의 부모님에게 숨길 수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비밀로 하자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양시연은 방 침대에 누워서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다행히도 여기저기에서 걸려 온 연락은 모두 연정훈이 받았다.양시연은 핸드폰을 들고 검사 결과를 보면서 여러 가지 정보를 검색했다.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오후 네 시가 되었다.연정훈은 그제야 양시연의 곁에 누웠다. 연정훈은 한 손을 머리 뒤에 대고 천장과 양시연을 번갈아 쳐다보았고 아직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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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2화

연정훈은 귀찮아서 전화를 받지 않으려 했지만, 양시연이 재촉했다.“그래도 할 일은 해야죠.”연정훈은 어쩔 수 없이 양시연의 이마에 키스하고 양시연을 품에 안고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저예요, 임성원.”연정훈은 잠시 멈칫했고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양시연이 옆에 있었기에 연정훈은 무표정으로 양시연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팔을 천천히 빼고 일어났다.연정훈은 양시연을 옆에 두고 질문했다.“무슨 일이야?”임성원이 말했다.“정신병원 쪽에서 소현주 상태가 좋아졌다고 하네요. 퇴원 조건을 충족했다고 합니다.”그러자 연정훈의 얼굴에 차가운 기색이 스쳤다.“그쪽에서는 어떻게 처리했어?”임성원이 대답했다.“대표님의 지시가 없었기에 원장님이 퇴원 신청을 승인하지 않았습니다.”연정훈은 잠시 침묵했다. 그때 양시연이 침대에서 일어나자 연정훈이 말을 이었다.“좀 생각해 보고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알겠습니다.”연정훈이 급하게 전화를 끊자 양시연은 연정훈이 평소와 다름없지만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무슨 일이에요?”양시연은 궁금해하자 연정훈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그냥 협력 얘기였어.”“아...”양시연은 더 이상 의심하지 않고 연정훈을 끌어안으며 말했다.“아까 별로 못 먹었잖아요. 아래 내려가서 뭐 좀 먹을래요?”“좋아, 같이 가자.”연정훈은 휴대폰을 두고, 별다른 내색 없이 양시연의 손을 잡고 내려갔다.양시연은 하루 종일 행복했고, 잠들기 전까지 기분 좋게 지냈다.그건 연정훈도 마찬가지였고 소현주에 대한 걱정을 잊고 양시연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그런데 밤이 깊어지고 연정훈은 무서운 악몽을 꾸었다.꿈속에서 양시연은 배를 움켜잡고 차 옆에서 쓰러져 있었고, 소현주는 차 안에서 미친 듯이 웃고 있었다.연정훈은 놀라서 잠에서 깨어났고, 식은땀을 흘리며 양시연이 여전히 품에 안겨 자는 모습을 확인했다. 그리고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뱉었다.밤은 고요했고, 연정훈은 오랫동안 양시연을 바라보며 생각을 점차 정리했다.소현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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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3화

양시연은 사탕을 하나 입에 넣으며 궁금한 듯 물었다.“부 대표님이 그렇게 까다로운 분인가요?”비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그렇게 까다로운 건 아니에요. 그런데 완벽주의자라 작은 결점도 못 참고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세요.”그때, 사무실 밖에서 경쾌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반우희가 천진난만하게 사무실로 들어왔고 그 모습에 사무실 분위기가 한층 밝아진 것 같았다.양시연은 그 모습을 보고 살짝 미소 지었고 비서는 양시연의 눈빛을 읽고 재빨리 문을 열어 반우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우희 씨, 케이크 먹으러 와요.”반우희는 잠시 당황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비서가 오늘따라 양 탈을 쓴 늑대처럼 느껴졌다.“빨리 와요. 다들 기다리고 있어요.”비서가 웃으면서 손짓했다.반우희는 별 의심 없이 사무실로 들어왔다. 양시연은 이미 케이크를 나누고 있었고, 반우희에게 오늘 하루 어땠는지 다정하게 물었다.반우희는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저, 벌써 일주일 동안 실수 한 번도 안 했어요! 팀장님이 이제 거의 완벽하다고 하셨어요!”“정말요? 대단해요!”양시연은 웃으며 반우희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반우희는 기쁜 표정으로 케이크를 한 입 크게 먹으며, 양시연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던 중 양시연이 비서에게 말했다.“부 대표님네 가사 도우미 빨리 구해야겠네요.”비서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좋은 가사 도우미 찾기는 정말 어렵죠. 일급 25만 원도 구하기 힘들어요.”반우희는 갑자기 자세를 고쳐 앉으며 물었다.“일급이 얼마라고요?”“25만 원이요.”비서의 말에 반우희는 바로 질문을 이어갔다.“매일 가야 하나요?”“아니요, 주 2회만 가면 돼요.”‘이렇게 좋은 일자리가 있다니!’비서가 별다른 말을 꺼내기도 전에 반우희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저 청소 진짜 잘해요! 저한테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우희 씨가요?”“네네. 저 청소 잘하는데 저 한 번만 시켜주실래요?”양시연은 슬며시 입꼬리를 올렸다. 이번 새해에 부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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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4화

양시연과 연정훈은 함께 정문으로 들어섰다. 넓은 홀 중앙에 긴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양홍두는 그 테이블 한쪽 끝에 서 있었으며, 양지원과 양석진은 반대편에 자리하고 있었다.양지원은 긴 머리를 묶어 비녀로 고정했고, 연보라색의 전통 한복을 입고 흰색 여우 털을 어깨에 둘렀다. 외관은 평범한 차림이었지만, 양지원이 착용한 붉은 보석 세트는 은근히 세련된 느낌을 더하며, 단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양석진은 진지한 얼굴로 붓을 쥐고 있었고 그 옆에서 양홍두는 먹을 갈고 있었으며 함께 새해맞이 서예를 쓰고 있었다.양시연은 연정훈의 팔을 가볍게 놓았다. 그리고 양지원과 양석진 쪽으로 한 걸음 내디디며 몰래 눈빛을 교환했다.연정훈은 양홍두가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연정훈을 발견한 양홍두가 붓을 멈추고 물었다.“내 서예가 어떠냐?”주변 사람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그들의 대화를 지켜보았다.연정훈은 한참 서예를 살펴본 후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할아버님, 제 아버지도 서예를 많이 하셨지만, 할아버님의 서예를 보면 정말 감탄을 금치 못할 거예요.”“정말?”“당연하죠.”연정훈은 더 가까이 다가가 세부적인 부분을 하나하나 짚어갔다. 연정훈의 말투는 마치 양홍두를 서예의 대가로 모시는 것 같았다.이에 조금 놀란 양시연이 몰래 양지원에게 물었다.“할아버지 서예가 그렇게 대단해요?”그러자 양지원과 양석진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고 양지원이 대답했다.“넌 아직도 정훈이 입담을 몰라?”“...”‘아, 역시 그런 거군.’그때, 양홍두가 마른기침하더니 다시 연정훈에게 질문했다.“실은 나도 내 서예가 평범하다는 걸 알고 있네. 그런데 자네 장인어른과는 비교할 수 있겠는가?”“...”양시연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모든 사람의 시선이 연정훈에게 쏠렸다.그러나 연정훈은 아무렇지 않게 양석진을 향해 말했다.“아버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양시연은 속으로 웃음을 참았다. 역시 연정훈은 말을 넘기는 솜씨가 일품이었다.그러자 양석진은 붓을 놓으며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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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5화

식사 자리에서 양시연은 큰소리로 양석진과 양지원의 결혼을 축하했다. 양홍두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못해 함께 축하의 말을 했다.“그래도 밖에서는 좀 조심해.”양홍두가 말을 덧붙였다.“조심해 봤자예요. 오빠는 이미 유명 인사이고 난 돈이 많으니까 어떻게든 주목받을 운명이에요. 걱정은 감사해요.”양홍두는 대답이 없었고 양시연과 연정훈은 얌전히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양석진은 분위기를 풀기 위해 웃으며 말했다.“최대한 조용히 지내겠습니다.”양홍두는 듣고 나서 몇 번 헛기침했다.“최대한이라니, 듣기만 해도 엉터리 같군.”다행히 양시연의 임신 소식 덕분에 분위기는 조금 누그러졌다. 양홍두는 잠시 생각에 잠겼고 이 가문에 곧 아기가 태어날 거라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연정훈은 잠깐 자리를 떠나 폭죽을 챙겨왔다.그 덕에 새해의 분위기가 한층 더 진하게 느껴졌다.양홍두는 술기운이 좀 돌자 갑자기 양지원이 좋아하는 떡을 만들겠다고 했다. 많이 취한 건지 이 야밤에 직접 떡을 만들겠다고 아우성쳤다.갑작스러운 양홍두의 말에 양지원은 어이가 없었지만 그 마음이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었다.“알겠어요, 아버지. 그냥 소파에 앉아서 쉬고 계세요. 다른 사람을 시켜서 만들게요.”임신 중인 양시연이 행여나 피곤할까 연정훈은 양시연이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게 했다.사실 떡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한 사람은 큰 돌절구에 앉아서 떡을 만들고, 또 한 사람은 큰 나무망치로 그 떡을 쳐야 했다.힘을 쓰는 건 연정훈의 몫이었다.양석진은 시계를 빼고, 팔꿈치를 걷어붙이며 떡 만들기에 몰두했다.예상외로 두 사람은 손발이 척척 맞았다.모녀는 양홍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어느새 양지원은 양석진 옆에 다가가 양석진의 소매를 조심스럽게 올려줬다. 그 모습이 마치 오랜 세월을 함께 지낸 부부처럼 자연스러웠다.연정훈은 잠시 멈춰서 그런 모습들을 살펴보다가 슬쩍 시선을 돌렸다.양시연은 소파에 기대어 앉아 양홍두와 웃고 있었는데 연정훈에게 시선 한번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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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6화

양지원과 양석진은 조용히 떡을 만들고 있었다. 위층에서 양시연과 연정훈이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것과는 달리, 아래층은 평화롭고 차분한 분위기였다. 두 사람은 아무도 부르지 않고 서로 손발을 맞추며 작업을 이어갔다.양지원은 잠시 휴식을 취하러 위층으로 올라갔다. 샤워하고 나서 거울 앞에서 머리를 말리는데 가슴이 조금씩 떨려왔다.이제 어린 소녀도 아니었지만 결혼 상대가 양석진이라는 것만 생각하면 다시 소녀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이번에는 자신의 마음을 모른 척하지 않았고 양석진을 놓치지도 않았다.드디어 양석진과 결혼을 했다.잠시 뒤 양지원은 드라이기를 내려놓고 화장실을 나섰다. 고개를 드니 양석진이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고 샤워를 마치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다. 평소와 다름이 없었지만 양지원은 왠지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시선을 거두고 스킨 케어를 시작했다.그렇게 순서대로 바르고 있는데 양석진이 어느샌가 양지원의 뒤로 걸어왔다.양지원은 거울 속으로 양석진과 시선을 마주했고 심장이 쿵쿵 뛰었다.그런데 갑자기 오성호랑 이혼하고 세운으로 가서 양석진을 만났던 기억이 떠올랐다.양석진은 내색하지 않고 관저에서 저녁을 함께하자고 했으나 양지원이 모두 거절했었다.하지만 결국 등쌀에 못 이겨 양석진과 저녁을 함께 했다.저녁 식사 자리는 아주 조용했고 양석진은 다정하게 반찬도 집어주었다.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 양지원을 위층으로 불렀다.그날 어떻게 방으로 들어가고 방에 들어가서 어떻게 침대 위로 눕혀졌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양석진이 강하게 몰아붙이던 키스와 단단한 품만이 선명히 떠올랐다.관계가 끝나고 양지원은 허겁지겁 옷을 챙겨입었는데 그러다가 거울 속 양석진의 깊은 시선과 마주하게 되었다.마치 지금의 양석진과 같은 시선이었다.양지원은 몰래 심호흡하며 작은 앰플을 들었다.그러자 뒤에서 양석진이 말했다.“아까 그거 바르는 거 봤어.”“...”양지원은 당황하지도 않고 대답했다.“두 번 발라야 해요.”“그래.”양석진이 고개를 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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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7화

“지원아, 네가 미안해할 필요는 없어.”양석진은 양지원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우리 둘 사이는 네가 한 걸음만 다가와 주면 돼.”나머지는 양석진이 알아서 하면 되었다.양지원은 목이 메어와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그리고 양석진의 품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흘렸다.양석진은 죄책감을 느끼는 양지원을 알고 있었기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하지만 이렇게 좋은 날 과거에 잠겨 시간을 허비하는 건 아쉬운 일이었다.그래서 낮은 목소리로 양지원의 관심사를 돌렸고 고개를 숙여 양지원의 입술에 키스했다.이젠 양지원도 분위기에 몸을 맡겼다.양지원은 양석진의 목에 손을 걸고 키스에 응했다.방의 온도는 점점 뜨거워지고 양석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양지원을 안아 들고 침대로 향했다.“음...”다른 한편 반우희는 창가에서 아래층 커플이 키스하는 걸 열심히 지켜보고 있었다.그리고 손에 쥔 걸레를 내려 두고 아래층에 쓰레기를 버리러 내려갔다.그런데 고개를 들어보니 먹을 쏟은 것 같은 밤하늘에 달빛이 참 아름다웠다.모든 사람이 마음껏 사랑을 하고 있는데 오직 본인만이 일하고 있는 것 같았다.반우희는 한숨을 내쉬었으나 오늘 받은 일급으로 동생들에게 야식을 시켜줄 생각을 하니 다시 힘이 나는 것 같았다.그렇게 생각을 마치고 반우희는 부승원의 오피스텔로 돌아갔다.사실 오피스텔로 치기에는 평수가 커 별장 같은 느낌이 들었다.청소를 마치고 반우희는 기사한테 전화를 걸었고 기사는 아직 식사 중이라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그래서 반우희는 얌전히 기다리기로 했다.그러다가 우연히 부승원 집에 남아 있는 고가의 간식이 눈에 들어왔고 이 많은 걸 버리는 건 아쉬운 일이니 차라리 본인이 먹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차라리 나한테 버리면 완전 고맙지.’그때 승주가 반우희에게 전화를 걸어왔다.“샤부샤부 준비 다 끝났으니까 빨리 와요.”“알겠어!”반우희는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뜨거운 샤부샤부와 동생 세 명과 함께 맞는 새해라니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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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8화

부승원이 고개를 돌려 반우희를 바라봤고 반우희는 바보같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러자 부승원은 바로 시선을 냉장고로 돌리고 식재료를 찾았다.반우희는 그제야 알아차리고 물었다.“혹시 저녁 안 드셨어요?”“그래.”‘어머. 정상인처럼 대답할 줄 아는 사람이었잖아!’반우희는 조금 놀란 기색이었다.그리고 방금 부승원의 간식을 먹은 보답으로 반우희는 대신 요리를 해주겠다고 나섰다.“제가 해드릴게요. 저 요리 잘해요.”“그래 보여.”‘요리 잘하니까 볼살이 통통하게 올랐지.’부승원이 이번에도 고분고분 대답하자 반우희는 점점 흥분되었고 용기를 내어 부승원의 옆으로 걸어갔다.“스파게티 하려고요?”“응.”“무슨 소스인데요?”부승원은 무뚝뚝하게 토마토소스를 옆에 두었다.“아, 토마토스파게티?”반우희는 부승원을 바라보며 다시 질문했다.“그런데 정말 요리할 줄 알아요? 제가 도와드릴게요.”“냉장고에 식재료 다 있어.”반우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냉장고에서 소스를 챙겨오고 토마토를 썰었다.부승원은 거절하지 않았고 묵묵히 면을 삶으며 작은 냄비를 반우희에게 건네 소스를 만들게 했다.반우희는 기쁜 마음이 얼굴에 드러났다.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할 때 부승원은 늘 반우희를 꾸짖기만 했었다. 그러나 정인 그룹에 들어가고 두 사람은 직급 차이로 꾸중할 기회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부승원이 반우희의 말을 고분고분 따르고 같이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니... 반우희는 인정받는 기분이 들었다.물이 끓고 부승원은 면을 냄비에 넣었고 핸드폰을 꺼내 타이머를 눌렀다.반우희는 계속 부승원을 힐끔거렸고 부승원이 이렇게 추운 날 외투 안에 얇은 흰 셔츠만 입고 있는 게 보였다.‘음... 뭔가 잘생겨 보이는데?’반우희는 자신의 안목에 자신이 있었다. 레전드는 영원한 레전드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부승원은 진작 반우희의 시선은 눈치챘으나 그럴 여유가 없어 무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반우희가 자신을 바라보다가 눈을 데굴데굴 굴리는 모습이 딱 봐도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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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9화

반우희는 의아해 되물었다.“네?”‘접시 가지고 오라고?’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으나 부승원의 말에 고분고분 접시를 가지고 다시 나타났다.“여기요.”접시를 건네자 부승원은 반우희 손에 쥔 포크를 낚아채 자신이 건드리지 않은 부분의 스파게티를 덜어 그 접시에 올려줬다.“먹어.”반우희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아니 그게 아니라...”“조용히 해...”“네...”반우희는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슬쩍 돌렸다.‘뭐야. 누가 언제 스파게티 먹고 싶다고 했어?’‘그래도 나눠줬는데 한 입도 안 먹는 건 아니지.’그래서 반우희는 얌전히 자리에 앉아 스파게티를 먹기 시작했다.‘뭐지? 탄 거야?’반우희는 한 입 먹고 부승원을 향해 눈을 깜빡거렸다.부승원은 여전히 묵묵히 스파게티를 비웠다.그러자 반우희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방금까지 요리 잘한다고 그렇게 자랑했는데 소스를 태운 것도 모르다니.지금 보니 부승원도 가끔은 참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아니. 대표님은 좋은 사람 맞아. 전에 승주 사건 모든 변호사가 거절했는데 대표님만 받으셨잖아. 돈도 되지 않은 사건인데 정의를 위해 받으신 거지. 정의를 위해!’그 생각을 하니 부승원이 마치 부처님처럼 느껴졌다.‘그리고... 대표님은 정말 너무 잘생겼어!’반우희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는 없었으나 혹시 배가 부르지 않아 그런 건가 싶어 부승원은 또 냉장고에서 과일을 한가득 꺼내왔다.다시 자리로 돌아오니 반우희가 남겨준 스파게티는 별로 입도 대지 않고 어디 불편한 듯 자리만 고쳐 앉고 있었다.그래서 부승원은 아예 핸드폰을 꺼내 들고 문서를 보냈다.반우희는 새로운 업무가 생긴 줄 알고 눈을 반짝였다.“제가 뭘 해드리면 될까요?”“서재에서 프린트해 와. 펜도 챙겨오고.”“네!”반우희는 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신이 난 채로 서재로 향했다.그리고 종이와 펜을 챙겨 다시 나타났다.부승원은 건네받지 않고 턱으로 반우희를 자리에 앉게 했다.반우희는 얌전히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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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0화

부승원은 어렸을 때부터 성적이 늘 좋은 편이었고 또래 중에서 천재로 불렸다.그리고 대부분의 천재는 바보를 이해하기 어려웠다.반우희의 문제 풀이를 보며 부승원은 답답해 미칠 노릇이었다.“나도 알아요. 다시 할게요.”“자꾸 쳐다보지 마세요. 긴장된단 말이에요.”“차라리... 집에 가져가서 하면 안 될까요?”기초 문제 하나 또 틀리고 자꾸 시험지를 뒤로 빼는 모습에 부승원은 인상을 찌푸렸다.그리고 빠르게 반우희 손에 쥔 펜을 가져가 문제지 위로 엑스를 그렸다.반우희는 다시 찬찬히 읽어보더니 그제야 알겠다는 듯 말했다.“아, 4번이네!”문제를 제대로 읽지 않아 실수한 것이었다.부승원은 기혼 동료가 아이들 숙제를 가르치다가 혈압이 올라간다는 기분이 뭔지 알 것 같았다.눈앞의 반우희가 여전히 헤헤 웃고 있는 걸 보다가 부승원은 펜을 들어 반우희의 볼 위로 엑스를 그렸다.그러자 반우희는 빠르게 얼굴을 가리고 경악했다.‘지금 뭐 하는 거야!’부승원은 펜을 내려 두고 차갑게 말했다.“이젠 제대로 기억할 수 있겠지?”반우희가 입을 삐죽였다.“네...”“계속 해.”“네.”반우희는 도망칠 구멍이 보이지 않자 한숨을 내쉬고 다시 문제를 풀었다.연이어 정답을 맞히고 반우희가 꽤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자 부승원은 더 이상 개입하지 않았다.그래서 의자에 등을 기대 피곤한 몸을 쉬게 했다. 그러다가 집을 찾은 이유가 문서 때문이라는 게 떠올랐다.‘쯧. 저 멍청이 때문에 계획이 다 망가졌어.’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서재로 향했다.시험지를 모두 풀고 나니 시간이 많이 늦어버렸다.부승원은 부승희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방을 나서려는데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들어와.”문이 빼꼼 열리고 작은 머리가 쏙 보였다.부승원은 멈칫하고 반우희를 바라봤다.반우희는 토끼 모양인 귀여운 모자를 착용하고 있었고 볼에 그린 엑스표도 이미 지워져 있었다.“변호사님...”반우희는 늘 부승원을 말꼬리를 늘리며 불렀다.부승원은 고개를 돌렸고 서재의 온도가 후끈 올라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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