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승희는 점점 멀어져 갔지만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여보세요?”부승희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너 그 자식이랑 헤어질 거야?”부승희는 당황해서 발신자를 보니 이승우였다.‘헐. 이 멍청이.’그녀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몇 걸음 더 걷자 휴대폰이 다시 울렸지만 이번엔 받지 않았다.휴대폰이 잠잠해졌고 그녀가 십자로 근처에 다다랐을 때 뒤를 돌아보니 이승우의 모습은 이미 희미해져 있었다.얼핏 보니 이 재수 없는 놈이 일어나긴 했지만 차 뒷부분에 기대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죽으려고 그러나? 피가 마르기를 기다리는 거야?’부승희는 코웃음을 치며 무시하고 돌아섰고 입구를 지나 몇 걸음 걷자마자 또 전화가 울렸다.부승희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그래도 친구 사이인데 내가 죽는 걸 지켜보기만 할 거야?”“네가 죽든 말든 난 이미 너 안 보이는데 죽는 거 지켜볼 일이 없어.”부승희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좋아. 부승희. 네가 이겼어.”이승우는 말을 끝내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부승희는 전화를 내려다보며 한참 미간을 찌푸렸다.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몇 걸음 물러나 그가 또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지 보기로 했다.바닥에는 한 구의 시체가 있었고 이승우는 바닥에 누워 있었다. 부승희의 마음이 순간 철렁했지만 곧 깨달았다.‘하. 죽은 척하는 거지?’부승희는 이승우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이승우는 받지 않았고 그가 이미 기절한 상태라는 걸 깨달았다.그 순간 부승희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고 가슴 깊은 곳에서 미칠 듯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오늘 이승우가 여기서 정말 죽게 되더라도 그것은 모두 그가 자초한 일이었고 자신에게서 돈을 뜯어낼 생각은 하지 말라고 속으로 생각했다.그러나 두 집안 간의 관계를 떠올리며 그녀는 결국 이희영에게 전화를 걸었다.“고모, 안녕하세요.”“승희야, 무슨 일이야?”“이승우가 길가에서 기절해서 곧 죽어가고 있어요. 사람 보내서 데려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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