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1631 - Chapitre 1632

1632

제1631화

량소는 다시는 오지 않았고, 대신 운 한림이 내 앞에 자주 나타났다.그는 공방이 운영하는 상점에 여러 번 사람을 데리고 찾아왔는데, 이 상점은 자수공들이 만든 자수품을 전문으로 파는 곳으로, 몇 년 동안 운영하면서 많은 세가 관료의 부녀자들이 다녀갔다. 나는 가끔 이곳에 들러 손님들을 응대하곤 했다.사실 자수품을 파는 것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었다. 진성 전체를 둘러봐도 모 낭자의 자수 솜씨에 견줄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다. 다만 귀한 손님을 상대로 장사를 해야 가격을 좀 더 비싸게 받을 수 있었다.특히나 요즘 조정에서 여성이 독립된 호적을 갖는 것을 허락해 다들 은화를 많이 벌수 있게 되어, 집 한 채 마련해 평안히 살아가는 걸 꿈꿨다.나는 군주로서의 신분이 있고, 또 섭정왕비의 외사촌이니 자연히 관료 부인들과 친분을 맺기 좋았다.운 한림은 처음에는 그저 사환을 데리고 상점 밖을 지나가다 무심코 안을 한 번 들여다보고는 그냥 가버렸다.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더니, 이제는 아예 들어와 물건을 사기 시작했다.상점에는 옷이나 도포 외에도 부채, 손수건, 작은 병풍 같은 자수품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 여성용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옷은 사지 않고 접이식 부채만 샀다.사실 접이식 부채는 형태가 다양하지 않았다. 대부분은 둥근 부채로, 좋은 옷감 위에 꽃과 새, 물고기, 짐승을 양면 자수로 정교하게 수놓아 생동감이 넘쳤다. 접이식 부채가 적은 이유는 비단은 가볍고 부드러워서 종이로 만든 것처럼 잘 접히지 않기에, 비단을 사용해 접이식 부채를 만드는 것이 꽤 번거롭기 때문이다.그럼에도 간혹 제작되긴 하는데, 이는 펼쳤을 때의 정교함을 위해서이다.그리고 그가 그런 부채를 무척 좋아하는 것 같았다. 올 때마다 꼭 한 자루씩 사갈 정도였으니 말이다.어느 날, 내가 상점이 아닌 안쪽 내실에서 장부를 정리하고 있을 때, 그가 점원에게 묻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늘은 군주께서 만드신 자수품이 있소?”점원이 대답했다.“둥근 부채 하나 있습니다. 다만 솜씨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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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2화

마음에 일렁였던 작은 물결은 결국 오래 머물지 못했다. 나는 여전히 예전처럼 정해진 삶의 궤도 위를 묵묵히 따를 뿐이었다.어떤 사람은 마치 인생 속 한 줄기 따스한 햇살 같다. 잠시 따뜻함을 안겨주고는, 해가 저물듯 사라져 버린다.그 일이 있고 몇 달쯤 흘렀을 무렵이었다. 언니가 나를 찾아와 이런 저런 말들을 전해주었다. 량소 쪽에서 경조부에 신고를 했는데, 누군가 계속 자신을 미행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경조부가 자세히 조사한 끝에 그 뒤를 밟고 있던 사람이 운 한림이 보낸 이들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고 했다.그래서 언니는 곧장 운 한림을 찾아갔는데, 운 한림은 혹시 그가 다시 나에게 폐를 끼칠까 염려되어 사람을 붙였다고 한다.그러다 자연스럽게 그 외의 이야기들도 몇 가지 더 전해 듣게 되었다.알고 보니 운 한림이 장원으로 급제하기 전 어느 해에, 그는 병든 어머니를 모시고 과거를 보러 상경한 적이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이미 병세가 깊었지만, 죽기 전에 아들의 급제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유언 같은 소원을 품고 있었고, 그는 그 바람을 저버릴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어머니를 모시고 길을 나섰던 것이다.하지만 진성에 도착하자 장거리의 고된 여정에 어머니의 병은 더욱 악화되었고, 결국 객잔 안에서 쓰러지고 말았다.그때 객잔 주인은 혹시라도 객사하는 일이 생길까 봐 두려워 그 모자를 가차 없이 내쫓았다고 한다.그는 어머니를 업고 여기저기 객잔을 찾았지만 아무도 받아주지 않아 이틀을 노숙했다.가을 날씨는 제법 싸늘했고, 결국 병은 걷잡을 수 없이 깊어졌다.그는 어머니를 모시고 의원을 찾아갔지만, 병세가 너무 위중해 의원은 치료를 꺼려했다. 그때 마침 내가 하녀를 데리고 그 길을 지나던 중, 그가 무릎을 꿇고 간절히 애원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나는 하녀를 시켜 사정을 알아보게 했고, 상황을 들은 뒤 빈집 하나를 내어주어 그 모자를 임시로 머물게 했다. 그리고 사람을 보내 약왕당으로 청작을 불러오게 했다.결국 그의 어머니는 끝내 세상을 떠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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